청도 가는 길
淸道 가는 길은 42번 국도를 타고 가면 되지만
아버지 계시는 靑島는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
청도 가는 길은
천천히 내 몸 속의 가려운 곳을 찾아
해바라기 씨처럼 꾹꾹 박혀있던
도시의 비늘을 털어내는 한가로운 길
어젯밤 과음한 김과장의 숙취를 달래주던 24시
영자네 아줌마 푸짐한 너스레를 고아낸 해장국 한 그릇
먹으러 가는 수더분한 길
오월이 오면 온 산에 신열이 돋아 붉은 반점 생겨나듯
桃花빛 짙은 미소로 길마재 험준한 고갯길 뒷심 받쳐주느라
휘발성 용매를 한꺼번에 덮어쓰는 황홀한 길
7월 가로수를 활보하는 계곡의 물소리가 40년 넘은 고물 연식에
모처럼 청정의 기름을 바겐세일 하는 길
내 지갑의 부피만큼 교태를 발라주던 정마담 손길도 잠시
고갯길 쉼터 화장실에서 쉽게 씻어내는 무공해 길인데
아버지 계시는 청도는 사철 푸른 안개를 두르고
간간히 어미 잃은 새끼 갈매기 울음 소리만 들릴 뿐
생전 불효가 파도만큼 쌓여 뱃길을 막는 것인지
고향 다녀 올 때마다 아버지는 이 고갯마루 포장마차에서
막걸리 한 사발에 노을처럼 취하셨고
이제는 대문을 걸어 잠그고 아예 두문불출이십니다
한번도 얼굴 마주친 적 없는 사람들
길 가의 이름없는 꽃처럼 순박하고 착할 것 같은
청도 마을 지나는 길에
지난밤 섬에는 복숭아꽃이 활짝 피었고
갈매기는 수평선에서 날아오르며 노을이 아름다웠습니다
아버지 안부를 여쭙습니다
첫댓글 아버지가 그리우시군요 나도 그립습니다
치유할 수 없는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