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사령관 넷 “김정은 현명한 선택하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유사시 군사 행동을 명령했을 때 실행에 옮길 ‘전쟁 지휘부’는 4인이다. ◇ 해리 해리스(해군 대장)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튼(공군 대장)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공군 중장) 미사일방어국장, 그리고 빈센트 브룩스(육군 대장) 한미연합사령관이다. 이들이 22일 경기도 오산 미군기지 기자회견장에 함께 섰다. 별 숫자만 15개였다. <△ 사진:>미군 핵심 지휘관들이 22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 내 35방공포여단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앞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국장,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전시도 아닌 평시에 미군의 실전 지휘부인 현직 대장 3명과 중장 1명이 한곳에 집결해 공동회견을 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네 사람은 모두 군복 차림이었다.하지만 미군 수뇌부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외교’였다.관련기사브룩스 “북 위협 확실히 존재, 장사정포 서울 타격 가능”김정은, 이달 초 휴전선 1㎞ 거리 부대 방문 … 도발 작전 지시 가능성 /해리스 사령관은 “가장 중요한 시작점은 외교적 해법”이라며 “외교적 해법은 현재 김정은이 한반도에 던진 도전을 풀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군사는 뒤에서 외교를 지원해야 한다. 군사가 우선이고 외교가 (군사를) 도와선 안 된다”고도 했다. ◇ 브룩스 사령관도 “북한은 최근 18개월 동안 두 차례의 핵실험을 포함해 28번의 도발을 감행했다”면서 “최근 도발을 잠시 접은 것은 좋은 징후로 외교적 노력이 성공적으로 이행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정치적·외교적·경제적 수단을 이용해 상황을 억제해야 한다. 김정은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했다.<△ 사진:> 1999년 코보소 전쟁에서 활약했던 F-117 스텔스 전투기. ▷*…북한이 외교적 해법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경고도 있었다.하이튼 사령관은 “미 전략사령부가 갖고 있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한반도에 제공하겠다”며 “이 자산들의 능력을 자신한다”고 했다. 전략사령부는 미국의 핵 전력과 감시·정찰 자산, 미사일방어 경보 시스템을 운용한다. 이와 관련, 미국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미 해군이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초고속 발사체(HVP) 함포를 조기 배치한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VP는 160㎞ 거리의 목표를 72초 만에 타격하는 무기 체계다. 브룩스 사령관은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때 북한도 큰 손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네 명의 장성 뒤쪽엔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대 2기가 있었다. 패트리엇 체계와 사드 체계는 미군 미사일방어(MD)의 핵심 전력이다. 최근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으로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는 위협에 대해 미군 전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대응 의지를 과시한 셈이다.<△ 사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이 마을을 수색하고 있다. ▷*… 미군 당국은 당초 기자회견 장소로 경북 성주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를 검토했다. 그러나 ‘사드 체계 반대 주민과 시위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한국 정부의 지적에 따라 오산 공군기지로 장소를 옮겼다.기자회견 후 미군 장성 네 명은 헬기를 타고 경북 성주골프장으로 향한 뒤 사드 체계를 둘러봤다. 아직 골프장 안으로 들이지 못한 발사대 4기의 임시 배치를 빨리 실행하라고 한국 정부를 재촉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철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