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의 고향이 충북 진천이라고 했나요?
그 옛날 군대(전경대) 시절 고참 박상병의 고향이 충북 진천이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추억 여행을 떠나봅답니다.
- 때 : 1970년대 후반
- 장소 :전남 여천군 삼일면 어느 전경 대대 본부
- 박상병의 몽타주
키 : 쪼맨함, 눈 : 불그스른 한 강렬한 눈빛
특기 : 뱀 만지는데 고수임, 전봇대 타기 명수(일명 다람쥐)
요정도만 하고 이야기 웃음 보따리를 풀어볼까 합니다.
[추억 하나]
어느 추운 겨울날 고참 박상병은 일석 점호를 마치고 도둑 고양이 처럼 취사장에
몰래 들어갔습니다. 그는 쌀 씻는 대형 고무다라이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홀라당
벗고 반신욕을 즐기고 있던중, 순찰을 돌던 당직 관이 취사장에 불이 켜진 걸 보고
들어가 보니 박상병은 고무다라이 속에서 때 삣기는데 열중이였습니다.
당직관은 "으악!! "하고 놀라면서 "내일 아침 당직실로 왓!!"하며 화를 내며
돌아갔습니다(박상병이 얼마나 미웠을까요?)
다음날 아침, 박상병은 광목 알리 빤스만 착용하고 홀라당 벗은 채로 행정본부 앞에서
차렷자세로 한시간 동안 오들오들 떨면서 벌을 섰답니다.
그때 나는 느꼈답니다.
남의 눈에 눈물 내면 자기 눈에 피눈물이 난다는 진실을......
[추억 둘]
역시 추운 겨울날, 고참 박상병과 저는 선로 점검차 여수 주변의 산과 강과 논밭으로
전봇대 따라 삼만리를 돌아댕기던 중, 갑자기 박상병의 눈에서 광기가 났더랍니다.
그건 논두렁에서 뱀 구멍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순간, 박상병은 무슨 횡재를 한 듯 괴성을 지르더니 반 미친사람처럼 구멍을 향해
손을 잡아 넣었습니다. 곤히 동면중이던 수십마리의 뱀을 깨우더니 한 마리 한마리씩
손으로 잡아 내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얄밉던지)
우짭니까! 고참인데...
저는 왼손깍지 깍지 마다 뱀 한마리 씩을 무슨 금가락지 끼듯이 끼었습니다.
저의 왼손에 6-7마리의 뱀이 꽈리를 틀며 저의 왼팔뚝을 쫘 들어갔습니다.
아하~~~ 박상병도 7-8마리의 뱀을 왼손에 잡고 있었습니다.
그때, 민간인 누구라도 봤으면 얼마나 가관이였겠습니다.
두놈의 군인이 하라는 선로 보수는 안하고 왼손에 전부 뱀으로 칭칭 감아......
지금 생각해보니 그 뱀이 꽃뱀으로 기억되네요....
둘은 여수와 순천 사이 미평 다리 밑에 땅꾼 들에게 갔습니다.
박상병은 흥정을 하더니 지폐 수장을 세는것을 내눈으로 봤는데, 내 한테는 딸랑
라면 한그릇만 사주고 입을 싹~ 닦았습니다.
정말로 얄미운 박상병이였습니다.
그당시 동면 중이던 그 뱀들은 박상병을 얼마나 저주했을까요?
[추억 셋]
박상병 어느 툐욜날 오후, 독사 한마리를 잡아 통신대앞 연병장에 풀어놓고
나무 짝대기로 약을 올리던중, 또다시 그 당직관에게 걸렸답니다.
얼굴색이 파래진 당직관 왈 "이놈의 시끼!!완전 군장해 연병장으로 집합해!"
그날 박상병 혼자 그 넗은 연병장을 수십바퀴 돌았답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그 얄밉던 진천의 박상병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재밌었던
군대시절 추억을 만들어 준것 같아 가끔 웃음이 나곤 합니다.
당시 같이 복무했던 선배, 동기, 후배 모두들 지금 어디에서 무엇하시나요?
소리꾼님, 행여 마실(마을)다니실 때 위와 비슷한 사람 만나거들랑
연락해 주이소, 후사 하겠습니다. 이상!
첫댓글 ㅎㅎㅎㅎㅎ 후사가 얼만가요?
저..진천입니다..진천군 이월면..ㅎㅎ70년대 후반이면 저도..,논산29연대 출신..,박상병??고향이 여기라서..인적사항만 알으면 찾을수있습니다.참..오늘 석옥시인밈..지나시다 들렷네요,,,제 농장에..ㅎㅎ방랑나그네님은 언제 발랑하세요~지나시는 길에~~ㅎㅎㅎ반가워요..
헉스----지나시다가????? 크---우렁이님 횡재 하셨네요. 나두 진천 가서 살을래요
이 사람 고향 아닙니다. 그곳은 고인의 고향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