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도 깨끗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얼룩진 마음과 실수로 흘린 말들을 모두 한데 넣고 씻어내고 싶습니다. 희어야 할 생각들은 한결 희어지고 선명하게 간직해야 할 기억들은 더욱 선명해지기를 바랍니다. 하얗게 일렁이며 부풀어 오르는 기대에 흠뻑 젖었다가도 다시 차고 맑은 기분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물론 사소한 마찰이나 스침 정도로는 불꽃을 튀기지 않으려 합니다. 맑게 갠 날 쏟아져 내리는 빛처럼 환한 것들을 가까이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지거나 구멍 난 것들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어느날 내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마냥 가깝고도 부드럽게 가닿고 싶습니다.
〈박준 시인〉
Cello Suite No. 6, BWV 1012 in D Major: I. Prélude · Michiaki Ue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