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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Samādhi)의 어원과 의미 구조에 관한 소고
- '집중'의 두 층위와 '심일경성(心一境性)' 해석을 중심으로 -
A Study on the Etymology and Semantic Structure of Samādhi: Focusing on the Two Dimensions of 'Concentration' and the Interpretation of Cittassa Ekaggatā
초록
본고는 불교 수행의 핵심 개념인 삼매(三昧, samādhi)의 의미 구조를 어원적 분석과 경전적 용례 검토를 통해 고찰한다.
특히 한국어 번역어 '집중'이 지니는 두 가지 의미 층위, 즉 '여러 요소의 수렴(concentration)'과 '한 주체의 지향(focus)'을 구분하고, 이를 팔리어 경전의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ssa ekaggatā)' 해석에 적용한다.
맛지마 니까야 117경(Mahācattārīsakasuttaṃ)의 용례 분석을 통해, 팔정도(八正道)의 여러 요소들이 준비(parikkhatā)된 상태로서의 삼매가 단순한 대상 집중(focus)을 넘어선 '마음의 통일된 상태(unification of mind)'라는 점을 논증한다.
이를 통해 삼매가 불교 수행론에서 지니는 포괄적 의미망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주제어: 삼매(samādhi), 집중(concentration/focus),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ssa ekaggatā), 팔정도(八正道), 마음의 통일(unification of mind)
1. 서론: '삼매' 번역어의 문제 제기
삼매(三昧)는 산스크리트어 사마디(samādhi)의 음역(音譯)이며, 의역(意譯)으로는 정(定)이 사용된다.
불교 교학에서 삼매는 '마음을 한곳에 모아 움직이지 아니하는 안정된 상태'
또는 '잡념을 떠나 오직 하나의 대상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경지'로 정의된다.
그러나 한국어 번역어 '집중'은 두 가지 상이한 의미 층위를 내포하고 있어 개념 이해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국어사전은 '집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1. 한곳을 중심으로 하여 모임. 또는 그렇게 모음.
2.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 부음.
이 두 정의는 언어철학적으로 구분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여럿(다수의 요소)이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收斂)하는 현상'이고,
둘째는 '하나(한 주체)가 특정 대상을 향해 정신적 에너지를 지향(志向)하는 행위'이다.
전자는 영어의 'concentration'에, 후자는 'focus'에 각각 상응한다.
본고는 이러한 '집중'의 두 의미 층위를 분석적 도구로 삼아,
삼매의 본질적 정의인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ssa ekaggatā)'의 해석 지평을 확장하고,
초기불교 경전에 나타난 용례를 통해 그 타당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2. 삼매(Samādhi)의 어원과 의미 분석
2.1. 산스크리트어 어원 분석
'Samādhi'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나, 공통적으로 '모으다', '놓다'의 의미를 지닌 어근(dhā)에 두 개의 접두사(sam, ā)가 결합된 형태로 이해된다 .
| 구성 요소| 의미 | 비고 |
|--------|---------------------------------------|------|
| sam | 함께(together), 완전히(completely), 통합된(integrated) | PIE 뿌리 sem-(하나, 함께) |
| ā | ~을 향하여(toward), 방향 지시 |
| √dhā | 놓다(to put, to place), 붙잡다(to hold) | PIE 뿌리 dhe- (놓다, 두다) |
이러한 어원적 결합은 두 가지 주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
(1) sam-ā-dhā: '함께 모아서 놓다'
- 의미: 인식적 조건들(cognitive conditions) 또는 잠재된 형성들(samskaras)을 함께 모아 의식 전면에 드러나게 하는 것
- 강조점: 여러 요소의 수렴(convergence)과 통합
(2) sama-ādhi: '균등하게 놓다' 또는 '동일하게 하다'
- 의미: sama(동등한, 균등한) + ādhi(더 높은, 더 나은)의 결합으로,
마음과 대상의 숙련된 통일(the skillful unification of mind and object)
- 강조점: 주체와 대상의 합일(union)과 지향
이러한 어원적 양의성(兩義性)은 삼매 개념이 본질적으로
'통합(integration)'과 '지향(direction)'의 두 측면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2. 중국어 번역어 '정(定)'과 '삼매(三昧)'
불교가 중국으로 전래되면서 samādhi는 음역과 의역의 두 방식으로 번역되었다 .
- 음역(音譯): 三昧(sānmèi) - 구마라집(Kumārajīva)의 번역에서 주로 사용
- 의역(意譯): 定(dìng, 안정) - 현장(Xuanzang)의 번역에서 주로 사용
'정(定)'은 마음의 흔들림 없음(안정성)을 강조하는 반면, '삼매(三昧)'는 원어의 음을 차용하여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담게 되었다.
3.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ssa Ekaggatā)의 두 해석
삼매의 본질적 정의는 '심일경성'이다. 『Chūḷavedallasutta』(MN 44)에서는
"cittassa ekaggatā ayaṃ samādhi(마음의 집중, 이것이 삼매다)"라고 명확히 규정한다.
3.1. 'Ekaggatā'의 언어적 분석
Ekaggatā(팔리어)는 산스크리트어 ekāgratā(एकाग्रता)에 해당하며, 다음과 같이 분석된다 :
- eka: 하나(one)
- agga: 끝(point), 최상(peak)
- -tā: ~성(性), 상태(state)
따라서 문자적 의미는 '하나의 점에 있음(one-pointedness)'이다.
3.2. 두 가지 해석의 전통
Richard Shankman에 따르면, 'cittassa ekaggatā'는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
| 해석 유형 | 영문 번역 | 의미 특성 | 강조점 |
|-------- |-----------|---------------|--------|
| 해석 A | one-pointedness | 단일 대상에 고정된 집중 | 대상 지향(focus) |
| 해석 B | unification of mind | 마음이 고요해지되 대상과 합일되지 않고, 변화하는 경험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는 상태 | 내적 통일성(unification) |
해석 A는 위빠사나 운동과 버마 전통에서 강조하는 것으로, 특정 대상(예: 호흡)에 주의를 집중하는 수행 방식과 밀접하다. 이는 앞서 논의한 'focus' 개념에 상응한다.
해석 B는 초기 경전에 보다 충실한 해석으로,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광범위한 현상을 알아차릴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concentration' 개념, 즉 여러 심리적 요소들이 하나로 통합된 상태에 가깝다.
Atthasālinī(『아비담맛타 상가하』 주석서)는 ekaggatā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이 집중은 마음의 집중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성은 산란하지 않음(non-scattering)이고,
기능은 함께 존재하는 법들(co-existent states)을 함께 결합하는(welding together) 것이며,
이는 마치 물이 목욕가루를 반죽하는 것과 같다."
이 설명에서 '함께 결합하는 것'이라는 기능적 측면은 해석 B, 즉 마음의 통일성을 지지한다.
4. 경전 용례 검증: 『Mahācattārīsakasuttaṃ』(MN 117)을 중심으로
본고의 논지를 검증하기 위해 『Mahācattārīsakasuttaṃ』(대사십경, MN 117)의 용례를 분석한다.
"seyyathidaṃ — sammādiṭṭhi, sammāsaṅkappo, sammāvācā, sammākammanto, sammāājīvo,
sammāvāyāmo, sammāsati; yā kho, bhikkhave, imehi sattahaṅgehi cittassa ekaggatā parikkhatā
— ayaṃ vuccati, bhikkhave, ariyo sammāsamādhi saupaniso itipi, saparikkhāro itipi."
"비구들이여, 이것이란 즉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바른 정진, 바른 기억이다.
비구들이여, 이 일곱 가지 요소들에 의해 준비된(parikkhatā) 마음의 집중(cittassa ekaggatā)이,
비구들이여, 이것을 성스러운 바른 삼매(ariyo sammāsamādhi)라고 한다.
그것은 또한 원인을 가진 것이라고도 하고, 필요한 것을 갖춘 것이라고도 한다." [MN 117]
이 경문에서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다:
1. 바른 삼매(sammāsamādhi)는 팔정도의 다른 일곱 가지 요소(정견→정념)에 의해 '준비된(parikkhatā)' 상태로 제시된다.
2. 이는 바른 삼매가 단독으로 존재하는 집중 행위가 아니라,
여러 선(善)한 마음 요소들이 함께 모여 형성하는 통합적 상태임을 의미한다.
3. '심일경성'이 여기서는 대상에 대한 좁은 집중(focus)보다는,
일곱 가지 요소들이 하나로 통합된 상태(unification)로 이해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통합으로서의 삼매' 개념은 비유적 표현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Jāṇussoṇibrāhmaṇasuttaṃ』(SN 45.4)의 유명한 수레의 비유에서,
'평온(upekkhā)은 짐(dhura)의 삼매(samādhi)이다'라고 설해진다.
여기서 '짐(dhura)'은 믿음, 지혜 등 수레를 끄는 핵심 요소들을,
'삼매(samādhi)'는 이 요소들이 조화롭게 기능하도록 하는 안정된 상태를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이 삼매의 성격을 '평온(upekkhā)'이 규정한다는 사실이다.
평온은 치우침 없는 균형의 상태로서, 이 구절은 삼매가 단순한 대상 고정(one-pointedness)이 아닌,
모든 수행적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며 통합된 상태(unification of mind)임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는 앞서 논의한 심일경성의 해석 B(마음의 통일)를 지지하는 강력한 증거이다.
또한 『Anupadasutta』(MN 111)의 용례도 주목할 만하다:
"vitakko ca vicāro ca pīti ca sukhañca cittekaggatā ca ..."
"일으킨 생각(vitakka)과 지속적 고찰(vicāra)과 희열(pīti)과 행복(sukha)과 마음의 집중(cittekaggatā)이 ..."
초선(初禪)의 구성 요소로서 'cittekaggatā'는 다른 요소들(vitakka, vicāra, pīti, sukha)과 함께 열거된다.
이는 심일경성이 다른 요소들과 병존하면서 마음의 통일성을 담당하는 기능을 수행함을 보여준다.
5. 현대적 해석: Samādhi와 Concentration의 구분
현대 불교 지도자들과 학자들은 삼매를 단순한 '집중(concentration)'과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5.1. 질적 차이
| 구분 | Concentration (집중) | Samādhi (삼매) |
|---------|----------------------|----------------|
| 심리적 특성 | 의지력에 의존, 긴장 가능성 | 안정되고 단순하며, 노력이 덜 듦 |
| 대상 관계 | 단일 대상에 고정 | 마음이 통일되어 대상에 집착하지 않음 |
| 방해 대응 | 방해 시 짜증/붕괴 | 방해 후 쉽게 재집중, 내적 마찰 적음 |
| 일상 예 | 마감 앞둔 집중, 운전 중 집중 | 조용한 아침, 자연스러운 몰입 |
5.2. 의미의 포괄성
Andrew Olendzki는 삼매를 "마음을 통일하고 그 알아차림을 특정 대상 위에 놓는 것(unifying the mind and placing its awareness upon a particular object)"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는 '통일(unifying)'과 '놓음(placing)'이라는 두 측면을 모두 포함함으로써,
본고가 제시한 '집중'의 두 층위를 아우른다.
Bhikkhu Bodhi는 삼매를 "일반적으로 분산되고 소산되는 마음의 흐름을 함께 모아(collects together)
내적 통일(inner unification)을 유도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또한 "삼매는 오직 유익한 집중(wholesome one-pointedness)"이며,
살인자가 가지는 집중과는 구별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삼매가 단순한 집중 능력이 아니라, 도덕적·정신적 질성을 수반하는 개념임을 보여준다.
Bhikkhu Bodhi가 지적했듯, 삼매는 단순한 집중 능력이 아니라 도덕적·정신적 질성을 수반한다.
이러한 질적 차이는 수행의 주체가 느끼는 감수성에서 두드러진다.
SN 45.4에서 삼매가 '평온(upekkhā)'과 결합되어 'dhurasamādhi'로 표현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진정한 삼매, 즉 바른 삼매(sammāsamādhi)는 결코 긴장된 집중 상태가 아니라,
짐의 무게(수행의 책임)조차 평온하게 담아내는 안정된 균형감을 동반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일상적 집중(concentration)이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적 긴장을 수반한다면,
불교의 삼매(samādhi)는 그 자체로 평온과 해탈을 향한 과정의 일부인 것이다.
6. 결론: 삼매 이해의 지평 확장
본고는 삼매(samādhi)의 의미 구조를 어원적 분석과 경전적 용례 검토를 통해 고찰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어 번역어 '집중'은 '여럿의 수렴(concentration)'과 '하나의 지향(focus)'이라는
두 가지 의미 층위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는 삼매 이해의 분석적 도구로서 유효하다.
둘째, 삼매의 본질적 정의인 '심일경성(cittassa ekaggatā)'은
'단일 대상에 대한 집중(one-pointedness)'과 '마음의 통일된 상태(unification of mind)'라는
두 해석이 가능하며, 이는 각각 'focus'와 'concentration' 개념에 상응한다.
셋째, 『Mahācattārīsakasuttaṃ』(MN 117)의 용례는 바른 삼매가 팔정도의 다른 요소들에 의해
'준비된(parikkhatā)' 상태임을 보여주며, 이는 삼매를 단순한 대상 집중보다는
여러 선한 마음 요소들이 통합된 상태로 이해해야 할 근거를 제공한다.
심일경성(心一境性)에서 '일(一, eka)'은 대상의 단일성뿐만 아니라,
상태의 균일성(Uniformity)을 의미한다.
『Janavasabhasuttaṃ』 (DN 18.)에서 신들이 ekaggā samāpajjiṃsu 했다는 것은,
각기 다른 심리적 층위에 있던 존재들이 범천의 전조에 대해서
'개별적 의향'를 내려놓고 '평탄하고 균등한(sama) 통일 상태'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삼매가 개별적 집중을 넘어선 '전체적 정렬(Total Alignment)'의 사건임을 입증한다.
또한 『Aniccasaññāsuttaṃ (SN 22.102)』등에 나오는 개별 서까래들이
각기 다른 각도로 뻗어 있다가 지붕의 정점으로 '기울어지고(ninnā)', '모여서(samosaraṇā)'
그 결과 '통합'되는 것과 같다.
결론적으로, 삼매는 단일한 개념이 아니라 '마음의 통일'과 '대상에의 지향'이라는 두 측면을 포괄하는 다층적 개념이다.
초보 수행자에게 삼매는 특정 대상에 대한 집중(focus)으로 접근되지만,
깊은 수행 단계에서는 모든 정신적 요소들이 하나로 통합된 상태(unification)로서 체험된다.
이러한 이해는 삼매에 대한 지나치게 협소한 해석을 경계하고,
불교 수행론의 풍부한 지평을 온전히 드러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참고문헌
1. Bhikkhu Bodhi (2012), A Comprehensive Manual of Abhidhamma, Independent Publishers Group.
2. Shankman, Richard (2008), The Experience of Samadhi*, Shambhala Publications.
3. Olendzki, Andrew, "What's in a Word? Samādhi", Tricycle Magazine.
4. "Samadhi and Concentration Are Not the Same", Gassho.info.
5. "Samadhi - Etymology, Origin & Meaning", Online Etymology Dictionary .
6. "Samadhi", Wikipedia .
7. "Ekaggata", Wikipedia .
8. "Right Concentration (Samma Samadhi)", Budsas.org .
9. 맛지마 니까야(Majjhima Nikāya) 44, 111, 117경.
10. 디가 니까야(Dīgha Nikāya) 18경.
11. 상윳따 니까야(Saṃyutta Nikāya) SN 22.102경, SN 45.4경.
삼매(Samādhi)의 어원과 의미 구조에 관한 소고 - '집중'의 두 층위와 '심일경성(心一境性)' 해석을 중심으로, 그리고 니까야 정형구 분석을 통한 수행론적 재구성 -
A Study on the Etymology and Semantic Structure of Samādhi: Focusing on the Two Dimensions of 'Concentration' and the Interpretation of Cittassa Ekaggatā, with a Meditative Reconstruction through Analysis of Nikāya Stock Phrases
초록
본고는 불교 수행의 핵심 개념인 삼매(三昧, samādhi)의 의미 구조를 어원적 분석과 니까야 정형구 분석을 통해 고찰한다.
특히 한국어 번역어 '집중'이 지니는 두 가지 의미 층위,
즉 '여러 요소의 수렴(concentration)'과 '한 주체의 지향(focus)'을 구분하고,
이를 팔리어 경전의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ssa ekaggatā)' 해석에 적용한다.
본고의 핵심 논지는 니까야에서 삼매를 나타내는 동사가 오직 중간태/수동태 형태인 `samādhiyati`로만 나타난다는 문법적 사실에서 출발한다.
이는 삼매가 수행자의 의지적 행위(focus)라기보다,
특정 조건이 성숙했을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통합 상태(unification)로 이해되었음을 시사한다.
삼매 발생의 조건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정형구인 "sukhino cittaṃ samādhiyati(행복한 자의 마음은 삼매에 든다)"*는 이러한 해석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한다.
나아가 삼매 진입 과정을 묘사하는 두 정형구 'cittaṃ pakkhandati pasīdati santiṭṭhati adhimuccati'와 'santiṭṭhati sannisīdati ekodi hoti samādhiyati'에 대한 미시적 언어 분석을 통해,
두 구절이 수행의 서로 다른 국면(대상 진입 단계와 내면화 완성 단계)을 보여줌을 논증한다.
맛지마 니까야 117경(Mahācattārīsakasuttaṃ)의 용례 분석을 통해,
팔정도의 여러 요소들이 준비(parikkhatā)된 상태로서의 삼매가 단순한 대상 집중(focus)을 넘어선
'마음의 통일된 상태(unification of mind)'라는 점을 논증함으로써,
삼매가 불교 수행론에서 지니는 포괄적 의미망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주제어: 삼매(samādhi), 집중(concentration/focus),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ssa ekaggatā), samādhiyati, 팔정도(八正道), 마음의 통일(unification of mind), 행복(sukha), 수행 단계
1. 서론: '삼매' 번역어의 문제 제기
삼매(三昧)는 산스크리트어 사마디(samādhi)의 음역(音譯)이며, 의역(意譯)으로는 정(定)이 사용된다.
불교 교학에서 삼매는 '마음을 한곳에 모아 움직이지 아니하는 안정된 상태' 또는 '잡념을 떠나 오직 하나의 대상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경지'로 정의된다.
그러나 한국어 번역어 '집중'은 두 가지 상이한 의미 층위를 내포하고 있어
개념 이해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국어사전은 '집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1. 한곳을 중심으로 하여 모임. 또는 그렇게 모음.
> 2.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 부음.
이 두 정의는 언어철학적으로 구분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여럿(다수의 요소)이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收斂)하는 현상'이고,
둘째는 '하나(한 주체)가 특정 대상을 향해 정신적 에너지를 지향(志向)하는 행위'이다.
전자는 영어의 'concentration'에, 후자는 'focus'에 각각 상응한다.
본고는 이러한 '집중'의 두 의미 층위를 분석적 도구로 삼아, 삼매의 본질적 정의인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ssa ekaggatā)'의 해석 지평을 확장하고,
니까야에 나타난 정형구 분석을 통해 그 타당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특히 삼매 진입 과정을 묘사하는 세 개의 핵심 정형구에 대한 면밀한 언어 분석을 통해,
수행 단계에 따른 '집중'의 질적 변화와 삼매 발생의 조건을 추적할 것이다.
2. 삼매(Samādhi)의 어원과 의미 분석
2.1. 산스크리트어 어원 분석
'Samādhi'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나, 공통적으로 '모으다', '놓다'의 의미를 지닌 어근(dhā)에 두 개의 접두사(sam, ā)가 결합된 형태로 이해된다.
| 구성 요소 | 의미 | 비고 |
|-----------|------|------|
| sam | 함께(together), 완전히(completely), 통합된(integrated) | PIE 뿌리 sem-(하나, 함께) |
| ā | ~을 향하여(toward), 방향 지시 | |
| √dhā | 놓다(to put, to place), 붙잡다(to hold) | PIE 뿌리 dhe- (놓다, 두다) |
이러한 어원적 결합은 두 가지 주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1) sam-ā-dhā: '함께 모아서 놓다'
- 의미: 인식적 조건들(cognitive conditions)을 함께 모아 의식 전면에 드러나게 하는 것
- 강조점: 여러 요소의 수렴(convergence)과 통합 → concentration 층위
(2) sama-ādhi: '균등하게 놓다' 또는 '동일하게 하다'
- 의미: sama(동등한, 균등한) + ādhi(더 높은, 더 나은)의 결합으로, 마음과 대상의 숙련된 통일
- 강조점: 주체와 대상의 합일(union)과 지향 → focus 층위
이러한 어원적 양의성(兩義性)은 삼매 개념이 본질적으로 '통합(integration)'과 '지향(direction)'의 두 측면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2. 니까야에 나타나는 동사형: `samādhiyati`의 의미
삼매 개념의 두 층위는 동사형 분석을 통해 더욱 명확해진다.
여기서 주목할 결정적 사실은, 니까야에서 '삼매에 들다'를 의미하는 동사가
오직 중간태/수동태 형태인 `samādhiyati`로만 나타난다는 점이다.
능동태 형태(예: 가상적인 `samādadāti`)는 니까야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 형태 | 빠알리어 | 문법적 성격 | 의미 | 비고 |
|------|----------|-------------|------|------|
| 중간/수동 | samādhiyati | 중간태(Ātmanepada)/수동태 | 그에게 삼매가 일어난다, 그는 삼매에 놓여진다 | 니까야에 실제 나타남 |
| 사역형 | samādahati | 사역형(Causative) | (조건을 갖추어) 삼매에 들게 하다 | 니까야에 나타남 |
| 능동형 | (samādadāti) | 능동태(Parasmaipada) | 그가 삼매에 든다 (의지적 행위) | 니까야에 나타나지 않음 |
이 문법적 사실은 수행론적으로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1. 삼매는 '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는 것'이다: 능동태의 부재는 삼매가 수행자의 의지적 행위(focus)로서 '행해지는'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2. 삼매는 조건이 성숙했을 때 자연 발생한다: `samādhiyati`의 수동적 성격은 삼매가 특정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저절로 일어나는 현상임을 보여준다.
3. 수행자의 역할은 '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사역형 `samādahati`(삼매에 들게 하다)는 수행자가 직접 삼매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삼매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정견, 정념, 정정진 등)을 갖추는 역할을 함을 나타낸다.
이러한 분석은 삼매에 관한 초기불교의 가르침이 '수행자 중심의 능동적 집중'보다 '조건 중심의 자연발생적 통일'에 더 가까움을 보여준다.
3.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ssa Ekaggatā)의 두 해석
삼매의 본질적 정의는 '심일경성'이다. 『Cūḷavedallasutta』(MN 44)에서는 "cittassa ekaggatā ayaṃ samādhi(마음의 집중, 이것이 삼매다)"라고 명확히 규정한다.
3.1. 'Ekaggatā'의 언어적 분석
Ekaggatā(팔리어)는 산스크리트어 ekāgratā(एकाग्रता)에 해당하며, 다음과 같이 분석된다:
- eka: 하나(one)
- agga: 끝(point), 최상(peak)
- -tā: ~성(性), 상태(state)
따라서 문자적 의미는 '하나의 점에 있음(one-pointedness)'이다.
#### 3.2. 두 가지 해석의 전통
Richard Shankman에 따르면, 'cittassa ekaggatā'는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 해석 유형 | 영문 번역 | 의미 특성 | 강조점 | 동사형 대응 |
|-----------|-----------|-----------|--------|-------------|
| 해석 A | one-pointedness | 단일 대상에 고정된 집중 | 대상 지향(focus) | (능동형 - 니까야에 없음) |
| 해석 B | unification of mind | 마음이 고요해지고 통일된 상태 | 내적 통일성(unification) | samādhiyati (증명됨) |
해석 A는 특정 대상(예: 호흡)에 주의를 집중하는 수행 방식과 밀접하나, 이를 능동적으로 '행하는' 동사형이 니까야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해석 B는 니까야에 실제로 나타나는 `samādhiyati`의 용례와 일치하며,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안정된 통일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concentration' 개념, 즉 여러 심리적 요소들이 하나로 통합된 상태에 가깝다.
Atthasālinī(『아비담맛타 상가하』 주석서)는 ekaggatā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이 집중은 마음의 집중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성은 산란하지 않음(non-scattering)이고, 기능은 함께 존재하는 법들(co-existent states)을 함께 결합하는(welding together) 것이며, 이는 마치 물이 목욕가루를 반죽하는 것과 같다."
이 설명에서 '함께 결합하는 것'이라는 기능적 측면은 해석 B, 즉 마음의 통일성을 지지하며, `samādhiyati`가 가리키는 상태와 일치한다.
4. 삼매 발생의 조건: "sukhino cittaṃ samādhiyati"
4.1. 정형구 분석: 기쁨에서 삼매로
니까야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다음 정형구는 삼매 발생의 조건을 가장 명확히 보여준다:
> pāmojjaṃ jāyati, pamuditassa pīti jāyati, pītimanassa kāyo passambhati, passaddhakāyo sukhaṃ vedeti, sukhino cittaṃ samādhiyati.
| 단계 | 빠알리 | 의미 | 연결 |
|------|--------|------|------|
| 1 | pāmojjaṃ jāyati | 기쁨이 생긴다 | (선행 조건) |
| 2 | pamuditassa pīti jāyati | 기뻐하는 자에게 희열이 생긴다 | 기쁨 → 희열 |
| 3 | pītimanassa kāyo passambhati | 희열이 있는 자의 몸이 고요해진다 | 희열 → 신체적 고요 |
| 4 | passaddhakāyo sukhaṃ vedeti | 고요해진 몸이 행복을 느낀다 | 고요 → 행복 |
| 5 | sukhino cittaṃ samādhiyati | 행복한 자의 마음이 삼매에 든다 | 행복 → 삼매 |
4.2. 이 정형구가 말해주는 삼매의 본질
이 정형구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삼매의 직접적 원인이 '행복(sukha)'이라는 사실이다.
특정 대상(호흡, 까시나 등)에 집중해서 삼매에 든다는 표현은 여기서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 기쁨(pāmojja) → 희열(pīti) → 고요(passaddhi) → 행복(sukha) → 삼매(samādhi)
라는 내적 상태의 연쇄적 발전이 삼매로 이끈다.
4.3. 문법적 의미: `sukhino cittaṃ samādhiyati`
`sukhino cittaṃ`에서 `sukhino`는 '행복한 자의'라는 의미의 소유격이다. 즉:
- 행복한 자의 마음은 (저절로) 삼매에 든다.
- '내가 집중해서 삼매를 이룬다' → '행복이라는 조건이 갖춰지니 마음이 삼매에 놓여진다.'
이는 앞서 논의한 `samādhiyati`의 수동적 성격과 정확히 일치한다:
- 주어: `cittaṃ` (마음)
- 동사: `samādhiyati` (삼매에 들다, 3인칭 단수 현재 중간/수동태)
- 조건: `sukhino` (행복한 자의) - 소유격으로 표현된 조건
이는 삼매가 특정 조건(행복) 하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임을 문법적으로 보여준다.
5. 삼매 진입의 두 정형구 분석
5.1. 제1정형구: 대상으로의 진입 단계
> cittaṃ pakkhandati pasīdati santiṭṭhati adhimuccati.*
| 동사 | 어원 | 기본 이미지 | 수행 단계 |
|------|------|------------|-----------|
| pakkhandati | pa- (앞으로) + √khand (뛰다) | '쑥 들어간다' | 대상으로의 진입 |
| pasīdati | pa- (완전히) + √sad (앉다) | '편안히 앉는다' | 표면적 안정화 |
| santiṭṭhati | saṃ (함께) + √ṭhā (서다) | '우뚝 선다' | 확립(establishment) |
| adhimuccati | adhi (~을 향해) + √muc (풀다) | '하나로 묶이다 / 확신하다' | 통합과 확신 |
* 정형구에서 adhimuccati 대신에 vimuccati가 나타나는 경문이 자주 나타나는데 오기로 보인다.
이 구절은 마음이 아직 대상(예: 호흡, 까시나)에 익숙하지 않은 초기 수행 국면을 보여준다:
1. `pakkhandati`: 대상 속으로 '쑥' 들어간다.
2. `pasīdati`: 대상 위에 '편안히 앉아' 안정을 얻는다.
3. `santiṭṭhati`: 그 안정이 더욱 강화되어 '우뚝 선다'.
4. `adhimuccati`: 대상과 '하나로 묶이고', 그 상태에 대한 내적 '확신'이 생긴다.
여기서 `pasīdati`(앉다) → `santiṭṭhati`(서다)의 순서는 주목할 만하다. '앉음'은 아직 완전히 굳어지지 않은 안정이며, '섬'은 그 안정이 강화되어 확립된 상태를 의미한다. 즉, 약한 안정이 강한 안정으로 발전하는 과정이다.
5.2. `adhimuccati`의 이중적 의미: '묶임'과 '확신'
`adhimuccati`는 √muc(풀다)에서 파생되었으나, 접두사 adhi(~을 향해)와 결합하여 독특한 의미 스펙트럼을 형성한다:
| 의미 층위 | 어원적 이미지 | 심리적 상태 |
|----------|---------------|-------------|
| 묶이다 | '~을 향해 풀어져서 하나로 묶이다' | 대상과의 통합, 이원성 소멸 |
| 확신하다 | '의심/망설임을 풀다' → '확정하다' | 내적 확신, 의심 없음 |
이 두 의미는 상충하지 않으며, 오히려 동일한 상태의 서로 다른 측면을 조명한다:
- 묶임: 대상과의 관계적 측면 (객관적 상태)
- 확신: 그 상태에 대한 주관적 체험 (내적 태도)
대상과 완전히 하나가 되었을 때(묶임), 거기에는 어떠한 의심이나 망설임도 있을 수 없다. 이것이 바로 확신의 상태이다. 따라서 `adhimuccati`는 삼매의 완성 단계에서 존재론적 통합과 인식론적 확정이 동시에 일어남을 보여주는 핵심 개념이다.
5.3. 제2정형구: 내면화 완성 단계
> tesaṃ pahānā ajjhattameva cittaṃ santiṭṭhati sannisīdati ekodi hoti samādhiyati.
| 동사 | 어원 | 기본 이미지 | 수행 단계 |
|------|------|------------|-----------|
| **santiṭṭhati** | (앞과 동일) | '다시 우뚝 선다' | 재확립 |
| **sannisīdati** | saṃ + ni (아래로) + √sad (앉다) | '깊이 가라앉는다' | 초월적 안정 |
| **ekodi hoti** | eka (하나) + odi + hoti (된다) | '하나로 모인다' | 단일화 |
| **samādhiyati** | sam-ā-√dhā의 중간/수동태 | '삼매에 놓여진다' | 조건 성숙에 따른 자연 발생 |
이 구절은 장애(pahāna)를 버린 후, 이제 대상이 외부가 아니라 '내면(ajjhatta)'에서 다시 펼쳐지는 심화된 수행 국면을 보여준다:
1. `santiṭṭhati`: 내면에서 대상이 '다시 우뚝 선다'.
2. `sannisīdati`: 선 채로 더 깊이 '가라앉는다'.
3. `ekodi hoti`: 모든 심리적 요소가 '하나로 모인다'.
4. `samādhiyati`: '삼매에 놓여진다' (더 이상 '내가' 하는 것이 아님).
여기서 `santiṭṭhati`(서다) → `sannisīdati`(가라앉다)의 순서는 제1구절의 `pasīdati`(앉다) → `santiṭṭhati`(서다)와 역전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수행의 깊이에 따라 '안정'의 질이 달라짐을 보여준다:
| 구분 | 제1구절 (초기) | 제2구절 (후기) |
|------|----------------|----------------|
| 안정의 단계 | 앉음(표면적 안정) → 섬(확립) | 섬(확립) → 가라앉음(초월적 안정) |
| 이미지 | 의자에 앉아 자세를 굳힘 | 선 채로 땅속으로 스며듦 |
5.4. 세 정형구의 관계와 수행론적 함의
세 정형구는 삼매 발생의 서로 다른 측면을 조명하며, 함께 하나의 통일된 수행론을 구성한다:
| 구분 | 제1정형구 | 제2정형구 | 제3정형구 |
|------|-----------|-----------|-----------|
| 내용 | pakkhandati pasīdati santiṭṭhati adhimuccati | santiṭṭhati sannisīdati ekodi hoti samādhiyati | sukhino cittaṃ samādhiyati |
| 단계 | 대상 진입 → 안정 → 확립 → 통합 | 재확립 → 가라앉음 → 단일화 → 삼매 | 행복 → 삼매 |
| 초점 | 대상과의 관계 과정 | 내면화 완성 과정 | 조건과 결과 |
| 동력 | 의도적 주의 | 장애 제거 후 자연 발생 | 행복(sukha) |
이 세 정형구를 종합하면, 삼매는 다음과 같은 다층적 과정을 통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 초기: 대상에 대한 의도적 주의(pakkhandati)를 통해 기쁨과 희열이 발생
- 중기: 희열이 신체적 고요(passaddhi)와 행복(sukha)으로 발전
- 후기: 행복을 조건으로 마음이 자연스럽게 삼매에 듦(samādhiyati)
이 일련의 과정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은 '행복'이다.
행복 이전까지는 수행자의 노력(의도적 주의, 대상 유지 등)이 필요하지만, 행복이 발생한 이후 삼매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것이 초기불교가 가르치는 삼매의 조건성(paṭiccasamuppāda)이다.
6. 경전 용례 검증
6.1. 『Mahācattārīsakasuttaṃ』(MN 117)의 용례
> "seyyathidaṃ — sammādiṭṭhi, sammāsaṅkappo, sammāvācā, sammākammanto, sammāājīvo, sammāvāyāmo, sammāsati; yā kho, bhikkhave, imehi sattahaṅgehi cittassa ekaggatā parikkhatā — ayaṃ vuccati, bhikkhave, ariyo sammāsamādhi saupaniso itipi, saparikkhāro itipi."
>
> "비구들이여, 이것이란 즉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바른 정진, 바른 기억이다.
비구들이여, 이 일곱 가지 요소들에 의해 준비된(parikkhatā) 마음의 집중(cittassa ekaggatā)이,
비구들이여, 이것을 성스러운 바른 삼매(ariyo sammāsamādhi)라고 한다.
그것은 또한 원인을 가진 것이라고도 하고, 필요한 것을 갖춘 것이라고도 한다."
이 경문에서 주목할 점은:
1. 바른 삼매는 팔정도의 다른 일곱 가지 요소에 의해 '준비된(parikkhatā)' 상태로 제시된다.
2. 이는 바른 삼매가 단독으로 존재하는 집중 행위(focus)가 아니라,
여러 선(善)한 마음 요소들이 함께 모여 형성되는 통합적 상태(unification) 임을 의미한다.
3. '준비됨(parikkhatā)'이라는 표현은 삼매가 조건에 의해 발생함을 시사하며,
이는 `samādhiyati`의 수동적 성격과 일치한다.
6.2. 수레의 비유(SN 45.4)와 평온(upekkhā)
> "upekkhā dhurasamādhi"
> "평온(upekkhā)은 짐(dhura)의 삼매(samādhi)이다."
여기서 '짐(dhura)'은 믿음, 지혜 등 수레를 끄는 핵심 요소들을, '삼매(samādhi)'는 이 요소들이 조화롭게 기능하도록 하는 안정된 상태를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이 삼매의 성격을 '평온(upekkhā)'이 규정한다는 사실이다.
평온은 치우침 없는 균형의 상태로서, 이 구절은 삼매가 단순한 대상 고정(one-pointedness)이 아닌, 모든 수행적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며 통합된 상태(unification of mind)임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6.3. 『Janavasabhasuttaṃ』(DN 18)의 'ekaggā samāpajjiṃsu'
> "idaṃ sutvā devā tāvatiṃsā ekaggā samāpajjiṃsu"
> "이것을 듣고 삼십삼천의 신들은 하나가 되어(ekaggā) 들어갔다(等至, samāpajjiṃsu)."
여기서 신들이 'ekaggā samāpajjiṃsu' 했다는 것은, 각기 다른 심리적 층위에 있던 존재들이
'개별적 지향'을 내려놓고 '평탄하고 균등한(sama) 통일 상태'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삼매가 개별적 집중(focus)을 넘어선 '전체적 정렬(Total Alignment)'의 사건임을 입증한다.
7. 현대적 해석: Samādhi와 Concentration의 구분
현대 불교 지도자들과 학자들은 삼매를 단순한 '집중(concentration)'과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7.1. 질적 차이
| 구분 | Concentration (집중) | Samādhi (삼매) |
|------|----------------------|----------------|
| 심리적 특성 | 의지력에 의존, 긴장 가능성 | 안정되고 단순하며, 노력이 덜 듦 |
| 대상 관계 | 단일 대상에 고정 | 마음이 통일되어 대상에 집착하지 않음 |
| 방해 대응 | 방해 시 짜증/붕괴 | 방해 후 쉽게 재집중, 내적 마찰 적음 |
| 동사 형태 | (능동형 - 니까야에 없음) | samādhiyati (중간/수동태) |
| 발생 방식 | 의지적 행위 | 조건 성숙에 따른 자연 발생 |
7.2. 의미의 포괄성
Andrew Olendzki는 삼매를 "마음을 통일하고 그 알아차림을 특정 대상 위에 놓는 것(unifying the mind and placing its awareness upon a particular object)"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는 '통일(unifying)'과 '놓음(placing)'이라는 두 측면을 모두 포함함으로써, 본고가 제시한 '집중'의 두 층위를 아우른다.
Bhikkhu Bodhi는 삼매를 "일반적으로 분산되고 소산되는 마음의 흐름을 함께 모아(collects together) 내적 통일(inner unification)을 유도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또한 "삼매는 오직 유익한 집중(wholesome one-pointedness)"이며, 살인자가 가지는 집중과는 구별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삼매가 단순한 집중 능력이 아니라, 도덕적·정신적 질성을 수반하는 개념임을 보여준다.
특히 Bhikkhu Bodhi가 지적했듯, 삼매는 단순한 집중 능력이 아니라 도덕적·정신적 질성을 수반한다. 이러한 질적 차이는 수행의 주체가 느끼는 감수성에서 두드러진다. SN 45.4에서 삼매가 '평온(upekkhā)'과 결합되어 'dhurasamādhi'로 표현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진정한 삼매, 즉 바른 삼매(sammāsamādhi)는 결코 긴장된 집중 상태가 아니라, 짐의 무게(수행의 책임)조차 평온하게 담아내는 안정된 균형감을 동반함을 시사한다.
8. 결론: 삼매 이해의 지평 확장
본고는 삼매(samādhi)의 의미 구조를 어원적 분석과 니까야 정형구 분석, 그리고 동사형에 대한 문법적 고찰을 통해 재조명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어 번역어 '집중'은 '여럿의 수렴(concentration)'과 '하나의 지향(focus)'이라는 두 가지 의미 층위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는 삼매 이해의 분석적 도구로서 유효하다.
둘째, 니까야에서 '삼매에 들다'를 의미하는 동사가 오직 중간태/수동태 `samādhiyati`*로만 나타난다는 문법적 사실은 결정적이다. 능동태 형태가 없다는 것은 삼매가 수행자의 의지적 행위(focus)가 아니라, 조건이 성숙했을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통합 상태(concentration)로 이해되었음을 시사한다.
셋째, 삼매 발생의 조건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정형구 "sukhino cittaṃ samādhiyati(행복한 자의 마음은 삼매에 든다)"는 이러한 해석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한다. 삼매는 '내가 집중해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기쁨→희열→고요→행복이라는 내적 조건의 성숙에 따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이다.
넷째, 삼매 진입의 두 정형구는 수행의 서로 다른 국면을 보여준다:
- 제1구절 `pakkhandati pasīdati santiṭṭhati adhimuccati`는 대상과의 최초 조우 단계에서 '앉음 → 섬'으로 발전하는 안정화 과정을 나타낸다.
- 제2구절 `santiṭṭhati sannisīdati ekodi hoti samādhiyati`는 장애 제거 후 내면화 단계에서 '섬 → 가라앉음'으로 심화되는 초월적 안정 과정을 나타낸다.
- 두 구절에서 '앉음'과 '섬'의 순서 역전은 수행의 깊이에 따라 '안정'의 질이 달라짐을 보여준다.
다섯째, `adhimuccati`는 '묶임'(대상과의 통합)과 '확신'(내적 확정)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니며, 이는 삼매 완성 단계에서 존재론적 통합과 인식론적 확신이 동시에 일어남을 보여준다.
여섯째, 『Mahācattārīsakasuttaṃ』(MN 117)의 용례는 바른 삼매가 팔정도의 다른 요소들에 의해 '준비된(parikkhatā)' 상태임을 보여주며, 이는 삼매를 단순한 대상 집중보다는 여러 선한 마음 요소들이 통합된 상태로 이해해야 할 근거를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삼매는 단일한 개념이 아니라 '마음의 통일(unification)'을 핵심으로 하는 다층적 개념이다. 초보 수행자에게 삼매는 특정 대상에 대한 의도적 주의(focus)로 접근될 수 있으나, 깊은 수행 단계에서는 모든 정신적 요소들이 하나로 통합된 상태(unification)로서, 그리고 행복이라는 조건 하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으로 체험된다.
니까야가 오직 `samādhiyati`(중간/수동태)만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삼매가 본질적으로 '일어나는 것'이지 '하는 것'이 아님을 웅변한다. 이러한 이해는 삼매에 대한 지나치게 협소한 해석을 경계하고, 불교 수행론의 풍부한 지평을 온전히 드러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참고문헌
1. Bhikkhu Bodhi (2012), *A Comprehensive Manual of Abhidhamma*, Independent Publishers Group.
2. Shankman, Richard (2008), *The Experience of Samadhi*, Shambhala Publications.
3. Olendzki, Andrew, "What's in a Word? Samādhi", Tricycle Magazine.
4. "Samadhi and Concentration Are Not the Same", Gassho.info.
5. "Samadhi - Etymology, Origin & Meaning", Online Etymology Dictionary.
6. "Samadhi", Wikipedia.
7. "Ekaggata", Wikipedia.
8. "Right Concentration (Samma Samadhi)", Budsas.org.
9. 맛지마 니까야(Majjhima Nikāya) 44, 111, 117경.
10. 디가 니까야(Dīgha Nikāya) 18경.
11. 상윳따 니까야(Saṃyutta Nikāya) SN 22.102경, SN 45.4경, SN 35.120경, SN 56.1경.
12. 앙굿따라 니까야(Aṅguttara Nikāya) AN 6.53경.
--이하 자료--
三昧(定, samādhi)
삼매는 samādhi를 音譯한 것이고 意譯이 定이다.
그 의미는 心一境性(cittassa / citt-ekaggatā)이라고 한다.
대체적으로 '집중'으로 번역하는데 우리 말 집중은 두 가지 다른 범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여러 요소가 하나로 집중되는데 영어로는 concentration에 상응하고
다른 하나는 하나가 하나로 집중하는 focus와 상응하는 의미이다.
예를 들면 '모든 권력은 오로지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다.'와
'그 대통령의 관심은 오직 권력에만 집중되어 있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心一境性(cittassa / citt-ekaggatā)에 대해서도 두 가지 의미를 모두 사용하는 것 같지만
대부분 특정 대상에 대한 집중(focus)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즉 마음이 특정 대상(境) 하나(一)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mahācattārīsakasuttaṃ』 (MN 117)에서의 용례처럼 여러 요소가 하나로 모여 있는 집중,
즉 心의 풍경(境, 상태)가 단일(一)한 상태로도 읽을 수 있고,
이 후자가 오히려 삼매의 의미에 부합하는 것 같다.
다만 욕계 상태에서의 4념처(正念) 수행에서 수행대상(身受心法)을 잊지 않고 있는 기억(sati)을 집중(focus)이라고 할 수 있고 또한 무색계 선정에서 空, 識, 無所有 - 想에 대한 집중(focus)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바른 삼매(正定)에서는 여러 요소(예: 초선에서는 尋伺喜樂이라는 요소)들의 心一境性(cittassa / citt-ekaggatā)이라고 읽는 것이 용례에 부합한다.
三昧(삼매):
잡념(雜念)을 떠나서 오직 하나의 대상(對象)에만 정신(精神)을 집중(集中)하는 경지(境地).
집중(集中):
1. 한곳을 중심(中心)으로 하여 모임. 또는 그렇게 모음.
2.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 부음.
定(정): 마음을 한곳에 모아 움직이지 아니하는 안정(安定)된 상태(狀態).『네이버 사전』
(cittassa / citt)ekaggatā: 心一境性
선정의 본질은 심일경성(心一境性, 팔리어: ekaggatā 에-깍가따-, 영어: one-pointedness) 즉 집중이다.[4]
일반적인 표현으로는 일심집중(一心集中, 일심으로 집중함)을 말한다.
보다 정확히는, 마음[心]이 대상[境]과 하나[一]가 되는 상태[性], 즉 대상에 마음이 완전히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
cittassa ekaggatā ayaṃ samādhi 『Cūḷavedallasuttaṃ』 (MN 44)
seyyathidaṃ — sammādiṭṭhi, sammāsaṅkappo, sammāvācā, sammākammanto, sammāājīvo,
sammāvāyāmo, sammāsati; yā kho, bhikkhave, imehi sattahaṅgehi cittassa ekaggatā parikkhatā
— ayaṃ vuccati, bhikkhave, ariyo sammāsamādhi saupaniso itipi, saparikkhāro itipi.
『Mahācattārīsakasuttaṃ』 (MN 117)
vitakko ca vicāro ca pīti ca sukhañca cittekaggatā ca …
ākiñcaññāyatanasaññā ca cittekaggatā ca 『anupadasuttaṃ』 (MN 111.)
의견통일(ekaggā samāpajjiṃsu: 等至)
idaṃ sutvā devā tāvatiṃsā ekaggā samāpajjiṃsu —
“obhāsametaṃ ñassāma, yaṃvipāko bhavissati, sacchikatvāva naṃ gamissāmā”ti.
『Janavasabhasuttaṃ』 (DN 18.) / 『mahāgovindasuttaṃ』 (DN 19.)
Seyyathāpi, bhikkhave, kūṭāgārassa yā kāci gopānasiyo
sabbā tā kūṭaṅgamā kūṭaninnā kūṭasamosaraṇā, kūṭaṃ tāsaṃ aggamakkhāyati;
『Aniccasaññāsuttaṃ (SN 22.102)』 / 『Appamādasuttaṃ』 (AN 6.53)
“yassa saddhā ca paññā ca, dhammā yuttā sadā dhuraṃ.
hirī īsā mano yottaṃ, sati ārakkhasārathi.
“ratho sīlaparikkhāro, jhānakkho cakkavīriyo.
upekkhā dhurasamādhi, anicchā parivāraṇaṃ.
“abyāpādo avihiṃsā, viveko yassa āvudhaṃ.
titikkhā cammasannāho {vammasannāho (sī.)}, yogakkhemāya vattati.
“etadattani sambhūtaṃ, brahmayānaṃ anuttaraṃ.
niyyanti dhīrā lokamhā, aññadatthu jayaṃ jayan”ti.
그것에(수레에) 믿음과 지혜가 있고, 이러한 법들이 항상 짐(dhura)에 연결되어 있다.
양심은 몰이막대요, 마노(意)은 고삐(끈)이며, 기억(念)은 보호하는 마부이다.
그 수레는 계율이라는 장비를 갖추었고, 禪이라는 바퀴 축과 정진이라는 바퀴를 가졌다.
평온(捨; upekkhā)은 짐(dhura)의 균형(samādhi; 安定, 三昧)이며, 무욕은 수레의 덮개이다.
악의 없음과 해치지 않음, 그리고 여읨이 그 사람의 무기이다.
인내는 가죽 갑옷이며, 이 수레는 유가안은(瑜伽安穩, 속박을 벗어남)으로 향해 나아간다.
이렇게 자신 안에서 생겨난 이 수레는 더할 나위 없는 고귀한 수레(梵車)이다.
지혜로운 자들은 (이 수레를 타고) 세상으로부터 벗어난다. 진실로 승리하며 이기기 위하여.
『Jāṇussoṇibrāhmaṇasuttaṃ』 (SN 45.4)
'upekkhā dhurasamādhi 평온(捨; upekkhā)은 짐(dhura)의 균형(samādhi; 安定, 三昧)'
『Jāṇussoṇibrāhmaṇasuttaṃ』 (SN 45.4)
정형구
cittaṃ pakkhandati pasīdati santiṭṭhati adhimuccati.
tesaṃ pahānā ajjhattameva cittaṃ santiṭṭhati sannisīdati ekodi hoti samādhiyati.
Idha bhikkhave bhikkhu cakkhunā rūpaṃ disvā rajanīye rūpe na sārajjati.
Sakkoti cittaṃ samādahituṃ. Evaṃ kho bhikkhave bhikkhu khamo hoti rūpānaṃ.

첫댓글 감사합니다. Samādhi의 어원과 관련해서, Samatha(사마타)와도 관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samatha의 'sam' = √śam(진정)의 일부
samādhi의 'sam' = 접두사 sam-(함께)
이 두 개념은 어원적으로는 무관하지만, 수행적으로는 긴밀한 연관성을 가집니다. ---라고 AI가 설명합니다. ^^
수시로 수정해서 ... ^^.
본문 중 일부 내용은 작성자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