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마음에 가을이
귀밑머리가 히끗해져도
가을에게 허허로운
마음을 뺏기지 않고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지난날을 회상하는
중년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가을 단풍처럼
찬란한 빛으로 물든
중년의 가슴에는
가을이 익어가듯
연륜만큼의 열정도 익어갑니다.
한때 독버섯 같던
그리움이 승화되어
아련한 추억으로 쌓여가고
가슴에 못자국처럼
새겨졌던 그리움도
이제는 밤하늘의 별처럼
아롱져 갑니다.
아직은 우리들의 삶이
미완성된 수채화로 남겨진다 해도
어느 화가의 작품보다도
아름다울 것이요.
탈고 못한
한 줄의 시가 된다 해도
어느 시인의 시구보다도
영롱할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또 오늘까지 살아온 우리이기에
또다시 다가오는 가을은
다정한 님을 대하듯
마중할까 합니다.
시랑과 그리움의 잔상에
조금 아파져도
가을 탓이라고 여기지 말고
행여 생겨날 허한 가슴
사랑에 체한 듯
뻐근한 가슴앓이도
가을이 준 선물이라 생각하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 올 가을엔 사랑할거야
https://m.cafe.daum.net/dreamt/TFjc/18067
맑았던 하늘
어두워지며
바람에 나뭇가지 휜다
‘힌남노’
가까이 오나?
오늘부터 태풍의 영향을 받아 비바람 예보
집사람은 비오기 전 고추방아를 찧어 와야 한다며 새벽부터 일어나 안달
미리 가서 기다리는게 좋을 것같단다
아침 일찍 오늘 빻을 고추를 큰 비닐봉지에 담아 차에 실었다
고추방앗간이 문 열어야지 고추를 빻을 수 있지 않겠냐며 전화해 보라고
방앗간으로 전화해 보더니 8시나 넘어야 문을 열거라 했다며 마당에 나가서 걷기라도 해야겠단다
마음이 급해 가만 있질 못하겠나 보다
동물 먼저 먹이 주기
오늘도 아래 닭들은 가두어 두었다
알자리에 청계알을 두 개 낳았다
다른 곳엔 알을 낳은게 없다
어느 녀석이 알을 낳았을까?
같은 배에서 태어난 닭들이라 다른 녀석들도 알을 낳을건데...
이대로 며칠 더 가두어 두고 지켜 보아야겠다
육추기 안 병아리들이 잘 놀고 있다
모이통에 왕겨가 많이 들어가 있다
넓은 그릇에 모이를 주었다
물도 다 마셔버려 더 떠다 주면서 마음속으로 이 대로만 잘 크기를 빌었다
꽃게탕 데워 밥 한술
밥 한술 먹고 방아 찧으러 가는게 좋겠다고
꽃게가 살이 꽉 차지 않아 꽃게살 맛은 별로지만 국물은 시원하다
집사람은 아직 8시가 안되었는데 가서 기다리는게 낫겠다며 나간다
그래 일찍 고추방아 찧게되면 강진이나 다녀 오자고
난 잠 한숨
빵소리에 깜짝 놀래 일어나 나가 보니 집사람이 고추방아를 찧어 왔다
가니까 이미 앞에 한사람이 찧고 있더란다
집사람은 두 번째로 방아를 찧을 수 있었다고
그 뒤로 사람들이 몰려 들더란다
그래도 고추방아 찧으러 간 지 1시간도 안되어 찧어 왔다
우리 고추를 보고 하우스에서 딴 고추냐고 묻더란다
직접 농사지어 딴 고추라니
요즘 이런 고추를 보기 어렵다고들 하더란다
그런대로 고추를 잘 가꾸었나 보다
고춧가루 색깔도 아주 빨갛고 곱다
사람들이 상품이라 해서 기분 좋았단다
그래 집사람이 열심히 갈무리 했으니 다른 사람것보다 좀더 나은지 모르겠다
이런 게 농사짓는 보람이지
막 빻아 온 고춧가루는 그대로 두면 굳어져 버린다며 비닐봉지를 벌려 놓고 흔들어 놓는다
이래야 고춧가루가 서로 뭉치지 않는단다
강진처형에게 전화해 보니 받지 않으신다
톡으로 강진 내려간다고 문자를 넣었다
바로 전화 오셨다
마을 울력하시고 이제 들어오셨다고
지금 내려 가겠다니 조심히 내려오란다
집사람은 군동형님댁에 드린다며 참기름과 참깨 볶은 걸 좀 챙긴다
우리가 농사지은 거니까 좀 드셔 보시라 해야겠단다
9시 못되어 출발
집사람이 피곤하다기에 내가 운전
어제부터 고추방아 찧는다고 발 동동 굴렸으니 피곤 할만도 하겠다
강진쪽으로 내려가니 구름이 많이 몰려 온다
바람도 좀 거세지고
벌써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서나?
들판에 벼들이 누릿누릿
이럴 때 태풍 몰아오면 안되는데...
강진처형집에 도착하니 11시가 다 되간다
처형과 준효가 반갑게 맞아준다
모두 건강해 보여 좋다
배추를 심어 놓으셨는데 모두 잘 살았다
서리태콩도 아주 잘 자라 꽃피고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고구마도 밑이 들었다고 하니 집사람이 몇 개 캐가지고 간다며 캔다
황토밭에서 자라서인지 고구마가 알맞은 크기로 밑이 잘 들었다
딱 쪄먹기 좋겠다
처형이 이젠 이런 것도 내년부턴 심지 않겠다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남는게 아픈 것밖에 없단다
그 말씀이 맞다
남는 것도 없으면서 힘만 많이 든다
강진처형이 이것저것 챙겨 주신다
일할 때 신으라고 양말과 앞치마 지갑등 골고루 주신다
이게 자매의 정이겠지
군동형님을 오시라 해서 칠량으로 점심 먹으러
군동형님도 그런대로 건강해 보이신다
이젠 친구들도 한 둘 떠나가 남은 친구가 별로 없으시다고
떠날 준비만 잘하면 된다시며 웃으신다
언제 이런 연세가 되셨을까
내가 강진 내려오면 물고기 좋아한다고 장어나 가물치 잡아 주시던게 엊그제 같다
항상 같은 세월은 없겠지
지금 이 순간을 후회없이 즐기며 살아야한다
칠량 대지 식당이 붕장어 주물럭을 잘한다
큰 붕장어로 요리해서인지 맛이 참 좋다
주물럭도 양이 푸짐
난 여기에 막걸리 한잔
이 좋은 안주에 술한잔 있어야겠지
군동형님도 한잔만 하시겠다고
한잔씩만 마신다면 오히려 건강에 더 좋으시겠지
언제 처형이 가셔서 계산해 버렸다
아이구 내가 식사 사드리려고 점심시간 맞추어 내려왔는데...
다음엔 내가 미리 가서 계산해야겠다
바람이 점점 거세진다
구름도 더 짙어지고 빗방울 한두방울
안되겠다며 바로 올라가겠다고
싸래기를 싣고 하얀 어린 숫기러기를 한 마리 가져 왔다
이걸 키워 씨종자 해야겠다
하얀기러기는 구경하기 어렵다
우리집의 상징으로 키워보아야겠다
술한잔 마셔 집사람이 운전
난 옆에서 자다깨다를 반복
나주쪽에 오니 하늘이 조금 벗겨졌다
장성 들어서니 해가 쨍쨍
여긴 아직 태풍 영향권이 아닌가?
가져온 싸래기를 통에 담아 두고 일부는 닭장과 병아리장 모이통에
2-3개월은 먹일 수 있을 것같다
가져온 기러기 새끼는 그물망 처진 곳으로 넣었다
어미 기러기가 새끼들을 데리고 있지만 크게 위협은 하지 않을 것같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땀으로 범벅
무척 덥다
같이 근무했던 샘이 파인머스캣과 천리향을 보내왔다
아이구 내가 오히려 드려야할건데
잘해드리지도 못했는데 생각해 주시는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
오랜만에 전화해 목소리 들었다
항상 건강 잘 챙기시란다
남은 시간들 아낌없이 살다가려면 건강이 우선이겠지
언제 시골에 놀러 오시라고
잠깐 누워 있으려니 노열동생이 올라왔다
며칠동안 일했더니 넘 피곤해 오늘 하루 쉬었단다
막걸리 한잔 할거냐니까 내일 또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냥 내려간다고
구름이 몰려들며 어둑어둑 해진다
여기도 태풍 영향권에 들어서나 보다
하우스 문을 닫았다
날아다닐 만한 물건들은 모두 안전하게 치웠다
그래도 모르겠다
내가 손빠진 곳이 있는지
‘힌남노’ 태풍이 큰 피해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집사람은 고춧가루를 봉지봉지 담는다
월요일엔 택배로 보내야겠단다
이런 일도 꽤 신경쓰이고 힘이 든다
다음엔 우리 먹을 것만 하면 어떻겠냐고
내년에 가봐야 안단다
사거리 나가 막걸리를 사 왔다
날도 어둑어둑 하려 하니 술이나 한잔 마실까?
집사람이 내일은 비가 많이 내린다했다며 토요미사 다녀오자고
그도 괜찮겠다
술 마시고 미사 갈 수 없어 다녀와서 마셔야겠다
오늘은 연중 제 23주일
우리가 그리스도의 충실한 제자로서 날마다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성령의 지혜를 주시기 청하자며 미사 시작
제 1독서
지혜서 9,13-18
(누가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제 2독서
바오로의 필레몬서 9ㄴ-10, 12-17
(이제 그를 종이 아니라 사랑하는 형제로 돌려 받으십시오)
신부님께서
루카14,25-33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를
봉독하시고 강론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참된 삶은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의 말씀에 따라 사는 거라고
모든 걸 과감히 버릴 수 있을 때 우린 십자가를 질 수 있다고
그리스도인은 삶 속에 하느님 나라의 가치가 더 중요해야한다고
그리스도인 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데...
아이구 난 멀었다
다음주 토요미사는 북이면 시장 광장에서 추석 노래자랑이 있어 미사를 5시에 보겠단다
광장이 바로 성당 앞에 있어 노래자랑 하는데 미사 보기 어렵겠다고
그러기도 하겠다
우린 일찍 미사 보고 코로나 이후 3년만에 열리는 북이면민 노래자랑 구경도 하면 좋겠다
집사람이 연속극 보자는데 난 베란다에서 막걸리 한잔
어둠속 혼자 홀짝거려도 괜찮다
비바람분다더니 바람도 조용
노작봉위 구름사이로 별 하나 반짝인다
유난히도 크고 반짝인다
왜 저리 밝게 빛나지
그동안 저렇게 밝게 빛나는 별을 본 적 없었는데..
별자리판 있으면 무슨 별인지 알 것같은데...
모르면 어떤가?
나와 함께 해준 것만으로 즐겁지
얼큰한 취기 올라 바로 잠자리로
짙은 어둠속
풀벌레소리만 요란
님이여!
‘힌남노’가 오늘부터 큰 비 몰고 북상한다네요
큰 피해 없도록 대비 잘하시고
오늘도 건행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