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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위원장.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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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사건 피의자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검경 수사 로비 명목으로 받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중개인 A(62)씨가 회장으로 있는 골프 모임에 주기환(62)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위원장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친분을 쌓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중개인 A 씨는 주 위원장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통령과 바로 소통되는 여당 시장'을 표방하며 광주시장 후보로 나섰을 당시 선거운동에도 조력하는 등 관계를 맺어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10일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에 따르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부(부장 최순호)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4일 구속한 브로커 A씨와 주 위원장이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브로커 A씨는 공범 1명과 함께 코인 투자 사기 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B씨에게 검찰 및 경찰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최근 1년 사이 '상당한 금액'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브로커 A씨가 수사 무마용으로 제공받은 금품은 벤츠 1대와 현금 15억 원, 10억 원 대의 코인으로 알려졌지만 수사당국은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A씨는 2000년대 초부터 식사와 골프 접대 등을 하며 경정부터 치안감에 이르는 다수 경찰과 인맥을 쌓았고, 수년 전부터는 경찰 인사 및 수사 개입설까지 몰고 다녔던 인물이다.
검찰 수사관 인맥도 상당하다는 말이 법조계에선 나온다.
이런 가운데 브로커 A씨가 구속 직전까지 퇴직 경찰 간부 등이 포함된 골프모임 회장을 맡아 모임을 이끌었고, 그 모임 회원에 주 위원장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해당 골프모임에 대해 밝은 한 인사는 <오마이뉴스>에 "퇴직 경찰 간부, 사업하는 사람 일부 등 10여 명으로 된 골프 모임이 있다. 주기환 위원장도 멤버였다"며 "회장은 검찰에 구속된 A씨가 맡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인사는 "구속된 A씨와 주 위원장이 나이도 같고 지역이 워낙 좁아 자연스럽게 어울린 것 같다"며 "다만 A씨가 골프모임 회장이라고 돈을 대고 무슨 청탁이니 부적절한 일을 도모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브로커 A씨가 지난해 광주시장 선거에서 후보로 나섰던 주 위원장을 지원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광주지검 검찰수사관 시절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주 위원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선인 신분의 윤 대통령과 단둘이 찍은 사진을 적극 공개하며 바람몰이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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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주기환 광주광역시장 예비후보. (자료사진) |
ⓒ 주기환 후보 캠프 | 관련사진보기 |
또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주 위원장 아들이 대통령실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는데, 되레 지역에서는 주 위원장의 위상 강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에 앞서 주 위원장은 지난해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실무위원으로 깜짝 발탁되며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주 위원장 광주시장 후보 캠프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A씨가 표도 끌어오고 이것저것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저마다 역할이 달라 선거 시기 조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좁은 지역사회에서 A씨와 동년배로 알고 지낸 것은 사실이다. 그가 회장으로 있던 골프 모임 회원으로 가입된 것도 사실이다"면서도 "그러나 회원 가입만 했을 뿐 골프를 함께 쳤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확인 결과 A씨는 저희 캠프 사무실에 나온 적이 단 한번도 없다. A씨가 어느 순간 제 이름을 팔고 다니길래 질책하고 거리를 둬왔다"며 "A씨로부터 어떠한 편의도 제공받은 바 없고,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