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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 이란과 경기에서 지난 2002 부산 대회를 떠올리게 하는 극적인 금메달을 따냈다. 사진은 우승을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 삼산월드체육관 = 최용민 기자 |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Again 2002, 다시 찾은 금메달!'
기적의 드라마가 12년 만에 인천에서 다시 펼쳐졌다. 남자 한국 농구가 '장신 군단' 이란을 상대로 4쿼터 막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끈질긴 농구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 이란과 경기에서 79-77 극적인 두 점 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12년 만에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막판 장신을 앞세운 이란에 밀리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홈 팬들 앞에서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기를 보여주며 5점 차를 극복하고 대역전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근 10년여 동안 '중동 파워'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으나 다시 한 번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자존심을 지켰다.
승부는 경기 종료 2분을 앞두고 갈렸다. 3쿼터까지 58-61로 3점 뒤졌던 한국은 비장한 각오로 마지막 쿼터에 들어섰다. 4쿼터 중반까지 시소게임을 이어가던 한국은 218cm의 장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에 고전하며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5점 차까지 밀렸다. 하지만 태극 전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를 중계하던 우지원 SBS 해설위원은 "2002 부산 대회를 생각하면 2분은 역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며 아우들을 격려했다.
절치부심한 한국은 김종규의 호쾌한 슬램덩크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어 문태종이 여우 같은 가로채기로 공격권을 얻으며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조성민이 던진 회심의 3점 슛이 림을 벗어났다. 아쉬움이 코트를 가르고 있던 도중 '돌격대장' 양동근의 3점이 깨끗이 림을 가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경기 종료 1분은 남긴 시점이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김종규가 골밑슛을 성공한 데 이어 바스켓 카운트까지 얻어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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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가 4쿼터 막판 득점에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 |
금메달을 목전에 둔 한국은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냈다. 경기 종료 18초를 남기고 전면 압박수비를 펼쳤다. 곧이어 문태종이 이란의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하며 78-75, 3점 차로 벌렸다. 카바라미에게 미들슛을 허용한 한국은 경기 막판 문태종이 자유투 1개를 넣고 이란의 파상공세를 막아내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지난 2002 부산 대회에서 벌어진 기적의 금메달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한국은 걸어 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을 앞세운 중국과 결승에서 만났다. 경기 종료 1분여가 남은 상황에서 8점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한국의 저력은 마지막 1분에서 빛났다. 전면 강압 수비를 펼쳤고, 김승현의 결정적인 가로채기가 연달아 나와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연장 내내 중국을 압도하며 20년 만의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남자 농구가 부산을 돌아 인천까지 돌아오는데 꼬박 12년 결렸다. 그동안 2006 도하에선 4강 문턱조차 넘지도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2010 광저우 대회에선 중국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만족했다. 그리고 인천에서 다시 한 번 기적의 드라마를 쓰며 5000만 국민에게 잊지 못한 추억을 선사했다.
sungro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