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나님이 멀게 느껴질 때도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가? 릭 워렌은 <목적이 이끄는 삶>에서 예배를 설명할 때, 가장 깊은 예배는 감정적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누릴 때가 아니라, 하나님이 멀게 느껴질 때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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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어디던지 계시다는 하나님의 편재를 신학적으로 믿는 것과 그것을 실재 삶에서 누리는 것은 다른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을 느끼지 못하면, 하나님의 부재를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는 것은 사실 (Fact) 이지만, 하나님이 멀게 느껴지는 것은 단지 감정(Feel)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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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믿음(Faith) 이란 자신의 감정(feel)을 신뢰하지 않고 사실(Fact)을 따르는 것이다. 때로는 믿음이 자라는 순간이, 삶이 무너지며, 하나님이 멀리 느껴질 때이다. 하나님이 멀게 느껴질 때도 하나님이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고 확신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내 죄로 인해 하나님과 멀어진 것 같을 때도 하나님은 여전히 나와 함께 계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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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 모리스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외침인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라는 기도에 대해 "예수님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는 그 순간에도 나의 하나님이라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마음 깊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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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나님이 멀게 느껴질 때 우리는 예수님의 본을 따라 기도할 수 있다. 그것이 원망과 불평이라고 할지라도, 어쩌면 하나님께 분노하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기도의 형태로 하나님께 고백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여전히 내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정말 하나님께 실망했다면 우리는 기도조차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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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망하고 불평하는 이유는 심지어 분노하는 이유는 나의 연약함 때문에 하나님을 신뢰하고 싶지만 이해할 수 없다는 인간의 무능함의 고백이다. 하나님은 그런 원망과 분노까지도 다 안아주시고 받아주시는 분이시다. 그 혼란스러운 고통을 우리는 하나님께 쏟아내면서 우리의 감정이 재조정되는 것을 경험하며, 한 단계 믿음이 도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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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또 어떤 좌절의 상황 속에 있더라도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지 않고 함께 하시는 이유는 바로 그리스도 때문이다. 죄가 없으신 그분이, 율법의 모든 요구를 다 순종하셨던 그 분이 하나님께 버림을 받았다. 우리가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단지 느낌일 뿐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정말 하나님께 저주를 받고 버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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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영원한 사랑이신 독생자 예수께서 하나님의 버림을 받은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지 않기 위해서이다. 죄가 없으신 그 분이 우리를 대신하여 저주를 받고 버림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우리는 하나님께 버림받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느낄 때가 있지만 그것은 느낌일 뿐이지 사실이 아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결코 정죄함이 없는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내가 받아야 할 모든 정죄를 받으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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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국 내가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있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돌아가야 한다. 그곳에서 나의 모든 저주가 풀렸다. 인생의 폭풍이 몰려 온다 할지라도 그 폭풍은 더 이상 저주가 아니다. 나를 넘어뜨리지 못한다. 인생의 고난 속에 숨어 있던 저주의 독이 다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멀게 느껴질 때도 우리는 예배할 수 있다. 내가 위대한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 위대한 일을 행하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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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멀게 느껴지는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라. 그분은 하나님과 나를 친밀하게 하시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신 분이시다. 하나님이 멀게 느껴진다고 삶을 포기하거나 좌절한다면, 그리스도를 다시 십자가에 못박는 꼴이 된다. 하나님이 느껴지지 않아도 하나님은 여전히 나를 사랑하신다. 신앙이란 느낌이 아니라 사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나의 죽음은 끝이 났다. 하나님을 영원한 사랑으로 나를 붙들고 계시는 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