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ㅡ 즐거운 책 읽기
이 상 헌ㅡ 칼럼니스트/시인
기업 교육에 '유언 만들기'가 있다. 유언을 만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사는 방법이 다르다. 오늘만 알고 사는 사람과, 내일을 준비하며 사는 사람이
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유언 만들기'는, 후회 없는 삶을 만들기 위한 프로그
램의 하나다. 상상할 수 없는 막강한 부를 거머쥔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유언
을 들어 보년, 후회하며 사는 삶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남들에겐 내 인생이 성공의 상징이지만, 실제로 일터를 떠나면 즐거움은 별로
없었다. 일만 있었지 삶은 없었고, 많은 재산도 죽음 앞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저 세상에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사랑이 넘쳐나는 기억들이다. 그 기억이,
나와 영원히 함께할 힘과 빛을 주는 진정한 재산이다. 수술 침대에 누워 허공을
올려다보니, 읽지 않고 책장에 꽂아둔 행복에 관한 서적들이 영상처럼 떠오른
다. 내가 한권만이라도 제대로 읽었던들, 아니 한장이라도 더 읽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가슴을 짓누른다. 가족을 소중히 하고, 배우자와 친구들을 사랑하라.
자신은 물론이고 남에게도 잘 대하라. 행복 없는 삶은, 삶이 아니라 죽음이다.
나라의 장래를 독서량으로 예측하는 기준을 보면, 국민의 독서량이 많고 적음
에 따라 희망이 있는 나라인가 아닌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우리는 전철을 타면
너나없이 스마트폰을 꺼내들지만, 일본인은 책을 꺼내 읽는다. 일본정부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고 법으로 초등학교 첫 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정하고,
독서교사를 배치하여 지속적으로 지도한 결과다. 어려서 독서습관이 길들여
지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도 책과 가까이하기 힘들어진다. 일본 직장인 중에
노벨상 수상자가 수시로 나오는 것도 독서의 공덕이다.
세계전뇌학습아카데미 회장 김용진 박사는, 10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만들겠
다고 선언했다. 대뇌, 소뇌, 간뇌까지 계발하여 학습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내가 매달 진행하는 '기쁨세상'은 세계일보 <이상헌의 사는 얘기> 1000회가
되는 날부터 사랑, 성공, 행복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매달 1회씩
강좌를 진행하는 데, 어느새 20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번은 김용진 박사가
50분간 독서훈련을 맡아주었는데, 대부분 3~5배 정도 독서속도가 빨라졌다.
김용진 박사에게서 두뇌계발 훈련을 정식으로 받은 B&B치과 원장 김상환
시인은,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서점에 간다. 책 한 권을 10분 이내에 읽어
그에게는 디저트와 같은데, 전화가 왔다. "스승님의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
실천편'을 읽었는데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네요."
어느 날 한 정치인을 만났는데 그의 가방에는 그날 읽을 책이 가득했다.
알고 보니 하루 평균 5권을 읽고 실천한다며, 스마트폰을 꺼내 자신의 멘토
라며 보여주는데 놀랍게도 안중근 의사 사진과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
이라는 옥중 휘호였다. 안 의사는 처형 당하는 순간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분이어서, 자기도 안 의사를 본받고 있다는 것이다. 나라가 있어야
나도 있는 것이어서, 나라사랑이 자기사랑이라는 얘기다.
보아는 열네살의 어린 나이에 데뷔해, 뛰어난 춤과 노래 실력으로 성공한 가수
다. 그는 연예활동 때문에 학교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틈틈이 영어와 일본어를
공부하며, 수많은 자기계발 서적과 고전을 스승으로 삼았다. 그는 어디서나
틈만 있으면 책을 편다. 얼마나 많은 독서량을 가졌는지, 대학교수들도 그와
방송할 때 두려움을 느낄 정도다. 대학에 들어가려고 목매는 시간에, 보아의
반만큼 책과 친해져도 제2의 보아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보아 또래 친구들
이 취직을 하지 못해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나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사이
에, 그는 정상의 위치에 올라가 있는 것이다.
개그맨 최형만은 지인에게 사기를 당하고 PD에게 비호감 소리를 듣자, 속상해
폭음을 거듭하다가 음주운전으로 방송에서 퇴출 당했다. 그 후 마음을 굳게
먹고 책에 매달려 살다보니 자신이 생겨, 책에 길이 있음을 알리려고 '북세통'
을 펴냈다. 이 제목은 '북(책)으로 세상과 통하다'는 뜻이다. 주로 강단에서
도올 김용옥 교수를 패러디 하는데, 성대모사뿐 아니라 많은 아이디어를 찾아
도올보다 더 도올 같아 인기가 폭발한다. 최형만은 방송퇴출이란 사형선고(?)
를 통해 새롭게 부활한 것이다.
방송인 중에 유식하기로는 배추머리 코미디언 김병조를 당할 사람이 없다.
그는 MBC TV '웃으면 복이와요'에서 <한권의 책> 코너를 맡아, 많은 책을
섭렵해 하루가 다르게 유식해졌다. 이때부터 전국의 각 대학은 물론 기업 초청
강사로 전국을 누비다 보니, 방송을 할 겨를도 없어 자연스럽게 교수가 되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명심보감 명강사로 전국을 누빈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고전을 그의 유머에 맞춰 하다보니, 재미와 유익이 함께해 앵콜 강의가
쇄도할 정도다. 그의 스케줄을 잡으려면 보통 1~2년 전에 해야 가능하다.
직장에서 정년 퇴직한 임원이 조언을 구하러 왔길래, 날마다 도서관으로 출근
하라고 했다. 그는 지금 명강사로 바쁘게 뛰고 있다. UN에서 86세까지를 장년
으로 규정했다. 퇴직 후 돈을 벌겠다고 치킨가게를 운영하다가 10명 중 9명이
도산하는 것이 우리 실정이다. 이 세상에 쉬운 것은 그래도 공부다.
막노동을 하며 서울 법대를 수석으로 들어간 장승수 변호사의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는, 출간된 지 20여 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방학,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어머니의 지혜로운 신심 대화
자녀를 훌륭한 '신심의 후계자'로
초·중·고등학교의 방학이 예년보다 조금 늦게 시작되었다. 지난해 발생한 메르
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수업일수를 채워야 했기 때문이다. 방학이
되면 아이들이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등교할 때보다 길어진다. 부모 자식
간의 접촉시간이 길어지는 절호의 기회다. 왜냐하면 평소 공부에 쫓기던 아이
와 소통하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부모들은 방학이 없어
바쁘긴 하겠지만, 다각도로 연구해 아이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서로의 마음을
아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또 차분하게 신심대화 시간을 만들어, 평소 나누지
못한 불법(佛法)에 대해, 스승에 대해 함께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어느 어머니는 평소 밥상머리에서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재미있게 대화
했다. 늘 몸에 지녀야 할 각종 예절교육을 비롯해 공부, 건강, 놀이, 친구 사귀
기 등 다양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자녀를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정의의
마음, 강한 마음을 기르고 우정의 중요함을 배울 수 있도록 대화했다.
그러기 위해 이 어머니는 늘 자녀교육에 대한 이케다(池田) SGI 회장의 지침,
대담 등을 공부했다. 자녀와 대화를 할 때는 늘 SGI 회장 스피치를 자연스레
전해주며 자녀의 생명에 심어주었다. 때로는 본지나 그래픽SGI를 함께보며
신심의 공감대를 만들었다. 또 방학 때가 되면 자녀와 함께 연극, 음악, 공연,
놀이동산, 박물관 등을 관람하며 사회의 인재, 광포의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해
정성을 다했다. 이것은 어머니의 지혜로운 '신심 대화'였다. 자녀는 좌담회,
미래부부원회 등에 잘 참석하였고, 어려움에 부딪힐 때에는 신심 근본으로
도전해, 잘 이겨내는 모습을 보였다.
자녀를 위한 이 어머니의 교육방식에서, 자녀들의 먼 미래를 생각하는 깊고
깊은 마음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녀의 신심 계승에 초점을 두고 자녀
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학회의 뜰에서 성장해 훌륭한 사회인으로
서, 광포의 후계로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이 마음이 중요하지 않을까.
자녀에 대한 교육에는 방학이 없다. 평소 자녀에게 깊이 관심을 가지고, 마음
따뜻한 대화를 나누며 정성을 다해 보살펴야 한다. 만약 평소 직장, 일 등으로
바빠서 자녀에게 신경을 많이 못썼다면, 이번 방학을 놓치지 말고 자녀와
알찬 계획을 세워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SGI 회장은 "가정에서도 자녀에게 신심의 위대함을 전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반드시 우리 아이를 훌륭한 신심의 후계자로 키우자'는 결의로, 자녀를 대해야
합니다. 진지하게 제목을 불러야 합니다. (중략) 신심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은,
무엇보다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한 가정의 번영을 위해서입니다.
이것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하고 자녀를 행복으로 이끄는 방도를 말했다.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신경을 써주는 부모의 진심
을 자녀가 알게 되면, 부모를 '태양' 같은 존재로서 존경하고 따르게 될 것이다.
오늘의 용기 내일의 희망
에디슨이 성공한 비결은 무엇인가.
에디슨은 "성공할 때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는 것'
이것밖에 없다. 포기하면 진다" ㅡ 신심도 마찬가지다.
'포기'는 신심이 아니다.
첫댓글 대화라는 거울에 비치면
사람은 타인을 알고 자신을 안다.
대화가
자신만의 세계를 부수고
경애(境涯)를 넓힌다.
('지지 않는 청춘' 68P)
훌륭한 연애는
성실하고 성숙한
서로 자립한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만 생겨난다.
따라서 자신을 연마해야 한다.
연애는 자신이 크게 성장하고 생기발랄하게
힘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맹목적'이라고 말하듯이, 연애는 자칫하면
자신을 냉정히 돌아보는 여유를 잃게 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목적을 잊으면 안 된다.
목적을 달성하려면 서로 격려하고 희망을
함께해야 한다.
('지지 않는 청춘' 69, 70P)
진정한 연애라면 미래에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
장래를 향한 밝은 건설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연애는 이상을 목표로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설 정도로 현명해야 한다.
자신의 성장과 가능성을 희생하면서까지
연애하면 결코 행복하지 않다. '자신을 충분히 살리며' 얻는 행복이
바로 진짜 행복이다. 진정으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통해
인간 전체를 사랑하는 자신으로 확대될 수 있다.
더 강하고, 더 높고, 더 깊은 자신이 된다.
자신을 연마한 만큼, 장래 훌륭한 '마음의 유대'를 만들 수 있다.
('지지 않는 청춘' 7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