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산가옥
신 미 나
나를 만난 것이 나쁜 꿈이었던 듯 살길 바라요 손바닥을 펼치면 마음에 이리도 많은 적이 기를 세웠으니 신발을 세워 물기를 빼던 댓돌은 사라지고 향만 취하고 술은 뱉듯이 나는 여태 빌려온 사랑 주인 없는 이별만 하였습니다 이제 알 것 같아요 태양이 실눈을 뜨면 금을 쪼갠 듯 빛이 새요 구름이 해와 합쳐질 때 처음으로 당신 속에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한라일보/황학주의 詩읽는 화요일』2024.11.05. -
나를 만난 것이 나쁜 꿈이었던 듯 살길 바랍니다,(사실은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 주기를) 아직 꿈이 끝난 것은 아니니까, 나쁨 다음에 좋음이 올 수 있는 거지요. 애초에 사랑도 내 것이 아니고 이별도 남이 한 것 같은 이런 소속 불명의 어긋남을 적산가옥에 빗댑니다. 무슨 일이었을까요. 사랑만 하였다는 것도 맞습니다. 내가 딴 마음을 품지 않았다는 것은 구름이 붉은 해와 합쳐질 때 처음으로 당신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고 느끼며 사는 것으로 알 수 있겠네요. 마음이 적의 깃발을 들었을 때조차.
〈황학주 시인〉
백장미의 창백 - 예스24
“장미가 맹렬히 붉기를 거부할 때모든 색에서 멀어져다만 흰빛으로만 희미해질 때”인생이라는 신앙, 그 기이하고도 불가해한 아름다움을 믿는 시구상문학상 수상 시인 신미나 신작 시집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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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나 시집 〈백장미의 창백〉 문학동네 | 2024
[황학주의 詩읽는 화요일] (90)적산가옥-신미나
[한라일보]나를 만난 것이나쁜 꿈이었던 듯 살길 바라요손바닥을 펼치면마음에 이리도 많은 적이 기를 세웠으니신발을 세워 물기를 빼던댓돌은 사라지고향만 취하고 술은 뱉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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