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1. // 7.9km, 나홀로
밤근무 마치고 따뜻한 침대속에서 폰질하다가
허전함을 참을 수 없어 배낭챙겨 나선다.
신림 절골은 성남리에서 들어가 남대봉(시명봉)이나 아래 1,101봉 근처에서 원주쪽으로 아무 능선이나 골을 타고 내려오면 되지만 차편이 마땅치 않아 승용차를 원동에 주차하고 내원골을 넘어 절골로 가기로 한다. 성남리에서 막차가 16:50에 있으니 시간은 충분하다.
5번국도 금대리 원동입구에 주차하고
30여미터 올라가면 나타나는 치악계곡가든 주인의 안내판... 천왕사란 절과 조선시대 의병훈련지였다는데 내가 알기론 금시초문, 원주시사에도 그런 내용은 못봤는데 암튼 더 찾아 볼일이다.
내원골은 고1때 기라성같은 선배들따라 처음가봤는데 그때 캠프파이어하며 그들은 아침이슬, 늙은군인의 노래를 구슬프게 불렀다. 80년대초니 노래도 산속에서 숨어불러야 했던 시절.
라면끓여 마가목주 반주로 점심묵고 나니 성가신 잡목에 낙엽쌓여 위험한 계곡은 버리고 능선을 잡아 오르니 단풍색이 아직도 좋다
1,101봉 600미터 전 능선엔 큰 암벽이 버티고 섰는데 좌측으로 우회하여 올라보면
시원스럽게 뻗은 수리봉 능선과 올라온 내원골, 그 뒤 희미하게 백운산 능선이 보이고
출발점인 중앙고속도로 교각도 보인다.
건너편 암봉은 1,101봉에서 주능선과 갈라지는 지능선(능선 끝 좌측 골에 굿하는 산신당이 있다)에 있는 것으로 옆에서 보면 거북이 입 모양을 하고 있는 암봉이 아닌가 생각된다
요건 1,101 봉 측면 모습...
2천년대 초 한산에 올린 산행기에 영어 닉 쓰시는 어느분이 댓글로 길을 물어 답한적이 있는데 그분이 나중에 알고보니 캐이님이다. 인연은 묘한것~~
1,101봉에서 주능따라 400m를 가다가 암봉 앞 안부에서 좌측으로 내려간다(주능선 등로는 우측사면으로)
암봉을 우회해 능선을 타다 계곡으로 떨어지니 절골 상류이고 미니 폭포도 보이지만 골짜구는 험악하기만하고 길도 경관도 없다. 또한 비브람창은 바위나 계곡에선 쥐약~
바위와 돌맹이, 수북한 낙엽에 몇차례 위태위태하다 겨우 이 지점에 오면 시야가 넓어지며 밭과 민가가 나오고
더 내려가면 지역 향토사학자가 세운 양길의 석상과 사적을 적은 비석이 건너편에 있고 그 아래에는 선녀탕이라는 멋진 폭포가 있고 석남사지가 있다.
궁예는 원래 양길의 부하로 신림 석남사에 주둔하며 병사들을 훈련시켰다하며 영월 정선 삼척 강릉 등지를 점령하며 위명을 날렸으며
후일 양길을 배신하고 왕건을 부하로 두고 철원에 도읍해 태봉국을 세운 후삼국시대의 주역이나 승자가 기록한 역사의 가장 큰 피해자 이기도 하다.
관심법이라 하여 신하나 백성을 극형에 처하고 못살게 하였다지만
스스로를 미륵불이라 칭한걸 보면 신라말 군웅할거시대 피폐해진 민심을 다잡는 수완으로그만한게 있었을까? 미륵불은 요즘 말로하면 할렐루야 구세주가 아닌가? 미래엔 더나은 세계, 더 나은 삶을 보장한다니 누가 따르지 않을것인가?
그 이루지 못할 꿈을 꾸었던 궁예의 유적지를 지나멋진 펜션들이 줄줄이 들어선 고개를 지나면 상원사가는 포장도로가 나오고 30여분을 기다리니 정확한 시간에 시내버스가 높은다리에서 내려온다.
**아래 사진은 퍼온겁니다 **
제가 배울때는 양길을 북원(현재 원주)의 도적이라했죠. 허나 향토사학자들은 그렇치 않다고.
견훤이나 궁예나 왕건이나 다 그 시대 할거한 군웅들이라고...
참고로 이 유적비는 2001.8.25 향토사학자 이용욱씨가 사재 2천만원을 들여 건립한것입니다.
선녀탕과 선녀폭포(예전에 찍었던 사진)
첫댓글 치악산에도 그런 역사가 깃들어 있군요.
어느 지역이나 주류 역사엔 못들어가도 찾아보면 재미있는 향토사는 있죠....
내가 물어봤다고? 기억도 안나네요~ 치악도 요리조리 마이 갔었는데~ㅎ 요즘은 통~ 함 가봐야긋네요~ 루트 좀 올려봐요~ 잘 붙는 창신고 함 가보게~
내원골은
지금은 통제안하나유?
예전엔 통제하구
안에들어가면
참옻나무천지라서
피해서돌아가던기억인디...
안에 농원이 있어서 초입은 자연스레 진입 가능... 농원이후 개울건너면 비탐 금줄이 있죠.
비브람 신고 골짜기는 안 다녀야...치악산 참 많이 다녔네요. 글이 구수하고 재미있습니다.^^
지난 여름 널협이 초입에서 고생하고도 어리석게도 길들인다고 신고갔습니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