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지가 2일 0시 아이유와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소격동' 프로젝트 아이유 버전을 공개했다. /'소격동' 티저 영상 화면 캡처 |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차가운 그리움과 따뜻한 추억이 공존하는 '소격동'. 가수 서태지(42·본명 정현철)와 아이유(21·본명 이지은)의 만남은 짜릿하다. '문화 대통령'의 감성을 짙은 감수성을 지닌 '대세' 아이유가 풀어내며 음악 팬들의 귀와 향수를 자극했다.
5년 만에 컴백하는 서태지는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를 발매하며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은 아이유에게 맡겼다. 선 공개 곡 '소격동'은 서태지가 만든 옷을 아이유가 입어 아련하면서도 몽환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소격동'은 짜임새 있는 일렉트로닉 소스에 트랩(trap) 사운드를 가미해 우울한 듯하면서도 온기가 느껴지게 했다. 반복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가라앉을 듯하면서도 가라앉지 않으며, 이어지는 아이유의 목소리를 타고 조금씩 상승한다.
서태지와 아이유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는 30~40대에게는 서태지에 대한 향수를, 10~20대에게는 아이유라는 매력녀의 변신을 맛보게 해주는 이벤트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유는 이번에도 그가 왜 '아이유'인지를 온몸으로 입증해 보였고, 서태지는 자신의 확고한 음악 세계로 변화된 가요계에 정면으로 부딪쳤다. 아이유의 애절하면서도 덤덤한 목소리는 조용히 그러면서도 빠르게 멜로디와 섞였다.
지난 1980년대를 배경으로 그리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서태지 특유의 감성이 아이유라는 악기를 통해 연주되며 향수와 환상이 더해졌다. 재킷 사진에 별이 빛나는 밤과 눈이 내리는 겨울이 공존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
서태지 '소격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아이유와 독특한 형식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서태지 컴퍼니, 로엔트리 제공 |
'소격동'은 서태지가 작사·작곡·프로듀싱을 했다. 노래는 서태지와 아이유가 각각 한 버전씩 맡아 녹음했으며, 아이유 버전에 이어 오는 10일 0시 서태지 버전의 '소격동'이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 발표된다. 뮤직비디오 또한 두 편을 제작하며 완성된 두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스토리가 완성된다. 아이유 버전 '소격동' 뮤직비디오에는 아이유 김현수 성유빈이 등장한다.
앞서 공개된 34초 분량의 티저와 관련해 서태지 컴퍼니는 "아이유가 어두컴컴한 조명 아래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로 힌트를 줬다. 찾아보기 힘든 일회용 비닐우산을 쓰고 비 오는 소격동 거리를 헤매는 김현수가 등장하고 그를 바라보는 성유빈 역시 꾸미지 않는 시선으로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장치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서태지는 오는 9일 KBS2 '해피투게더3'에 출연하며 18일에는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컴백 공연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을 개최한다. 또 20일에는 '콰이어트 나이트'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컴백 활동에 나선다.
|
가수 서태지가 정규 9집 선 공개곡 '소격동'의 가사와 재킷 사진을 공개했다. /서태지 컴퍼니 제공 |
아래는 아이유 버전 '소격동' 가사.
나 그대와 둘이 걷던 그 좁은 골목계단을 홀로 걸어요
그 옛날의 짙은 향기가 내 옆을 스치죠
널 떠나는 날 사실 난
등 밑 처마 고드름과 참새소리 예쁜 이 마을에 살 거예요
소격동을 기억하나요 지금도 그대로 있죠
아주 늦은 밤 하얀 눈이 왔었죠
소복이 쌓이니 내 맘도 설렜죠
나는 그날 밤 단 한숨도 못 잤죠
잠들면 안돼요
눈을 뜨면 사라지죠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
너의 모든걸 두 눈에 담고 있었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
잊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에겐
사진 한 장도 남아있지가 않죠
그저 되뇌면서 되뇌면서
나 그저 애를 쓸 뿐이죠
royzoh@tf.co.kr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