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서울신문 美정부·의화외 비핵화 등 안보·경제 협력 강화해야
[서울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도 있던 11·6 중간선거가 막을 내렸다.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어제 오후 5시를 넘어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하원 전체 436석 중 과반수인 218석을 넘어섰고,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전체 100석 중 과반수 50석을 일찌감치 획득해 승리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있는 구도가 깨졌다. 민주당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준 이후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했다. 다수당이 상임위를 모두 장악하는 관행에 따라 민주당은 하원에서 예산 심의와 각종 법률 심사에서 상당한 권한을 갖게 된 만큼 트럼프 정부는 남은 임기 2년 동안의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의회 권력의 분점에 따라 우리로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동력과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돼 배경이 주목된다. 국무부는 특별한 연기 배경을 밝히지 않았으나, 비핵화 검증관 제재완화를 둘러싼 이견 조율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국무부는 추후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혀 대화의 문은 분명히 열어 뒀다.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의 구체적 성과가 미미하면 민주당을 중심으로 트럼프식 대북 협상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내년 초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추동력도 다소 떨어진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수적 우위를 발판으로 북·미 협상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져 온 현 비핵화 협상의 전반적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가도에서 대북 문제를 주요 외교적으로 성과의 하나로 부각한다면 현재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 가려 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의 각종 경제정책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하원을 차지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관세 부과 등에 제동을 걸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지출에 악영향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한국엔 악재로 작용해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 통상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한편 미국과의 안보·경제 협력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출처:한겨레 사설 트럼프의 '분열과 증오' 정치에 제동 걸렸다
[한겨레] 미국 중간선거 결과, 상원에선 공화당이 과반을 유지했지만 하원에선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올라섰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은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의회 권력을 공화당과 민주당이 나눠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제대로 된 의회 견제 없이 질주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엔 일단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의 패권적이고 막무가내식 행태에 실망했던 전세계 많은 이들에겐 다행스러운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언행으로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흑인이나 이민자 등 소수 계층과 무슬림·여성 등에게 적대적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 보도를 공공연히 '가짜 뉴스'라고 매도하여 적의를 감추지 않았다. 반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무슬림 혐오 범죄엔 비난 성명을 내는 것이 망설여 "혐오 범죄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도자들에게 폭발물이 배달되고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 사건을 비롯한 '증오 범죄'가 잇따른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하원 승리는 '분열과 증오' 정치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심판이라 할 수 잇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 "투표용지에 내 이름은 없지만 이번 선거는 나에 대한 국민투표"라며 지지를 호소했는데, 미국 유권자는 '그런 식의 국정운영은 안 된다'고 대답한 셈이다. 물론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지켜,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결국 이번 중간선거는 진보-보수의 갈등이 더욱 심해졌고 이걸 치유하는 것 또한 훨씬 어려워졌다는 걸 미국 사회에 일깨웠다고 말할 수 있다.
상원에서 다수당을 유지하고 의석 격차를 늘린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국정운영 기조를 바꿀 가능성 그리 높지 않다.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와의 무역 전쟁은 심해지고, 이민자를 규제하고 미국 내 소수민족의 권리를 약화하는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민주당의 법률과 예산 심의, 청문회 등 하원의 권한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정책 추진을 견제할 수 있게 된 건 의미가 있다. 앞으로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이 힘으로 세계를 억누르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적 가치를 좀더 앞에 내세우는 품격을 발휘하길 기대해본다.
첫댓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도 있던 11·6 중간선거가 막을 내렸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 상원에서 공화당이 과반을 유지했지만 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