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항생제 등이 다른 약효군에 비해 주사제 처방 비중이 높아 표준처방지침 마련이 절실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부 주사제는 외래환자 처방이 대형병원보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더 많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보건사회연구원이 연구한 ‘경구제 및 주사제 이중제형 성분에 대한 주사제 사용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사제 적정 사용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중재가 필요한 약효군은 진통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항생제 등으로 조사됐다.
진통제 중 ‘트라마돌’은 외래환자에 대한 주사제 사용량 비율이 경구제를 포함한 전체 사용량의 34.91%를 차지했다. 요양기관종별로도 차이를 보였는데, 상급종합병원은 0.33%인 반면 의원은 51.88%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피록시캄’ 또한 상급종합병원은 주사제 사용비율이 1%도 안됐지만 의원은 13%나 됐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에서는 ‘덱사메타손’과 ‘트리암시놀온’의 주사제 처방비율이 높았는데, 각각 81.9%, 58.18%에 달했다.
이중 ‘덱사메타손’은 상급종합병원 38.13%, 의원 85.56%로 의원급 의료기관이 외래환자에게 두배 이상 주사제를 더 많이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는 “이처럼 일부 약제는 예상과 달리 상급종합병원보다 의원에서 오히려 주사제 사용이 더 많았다”면서 “향후 심도 있는 논의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외래부문에서 항생제 주사 사용량은 0.30DDD/1천명/일로 외래 전체 항생제 사용량의 1.36%를 차지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비교대상 21개 국가 중 러시아(6.75%), 이태리(2.65%)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로 주사제 사용비율이 높았다.
이중제형 성분인 ‘린코마이신’의 경우 주사제 사용비율이 93.16%로 대부분 경구보다 주사형태로 투약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는 주사가 더 빠르고 강력한 약물이라고 믿고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면서 “향후 진통제, 항생제, 스테로이드제를 중심으로 주사제 사용 표준처방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근거가 명확하고 사회적 파급영향이 큰 성분을 중심으로 보험급여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등 규제적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