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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시묵양(閉視默養)
눈을 감고 침묵으로 마음을 기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閉 : 닫을 폐(門/3)
視 : 볼 시(見/5)
黙 : 묵묵할 묵(黑/4)
養 : 기를 양(食/5)
윤증(尹拯)이 제자 이번(李燔)에게 준 편지, ‘여이희경(與李希敬)’이다. “눈병으로 고생하는 것이 비록 상중(喪中)에 으레 있는 증상이나, 마음 써서 조치하지 않을 수가 없네. 눈을 감고 묵묵히 수양하는 것 또한 한 가지 방법일 것일세. 내가 늘 이것으로 일단의 공부로 삼고 싶었지만 능히 하지 못해 괴로우니, 마음을 응축시켜 가라앉히는 공부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네. 매번 부끄럽게 여기다가, 이번에 대략 말해 보는 것일세.”
상주가 우느라 눈이 짓물러 눈병이 생겼다. 요즘이야 눈약 몇 번 넣고 약 먹으면 걱정할 일이 없겠지만, 과거에는 안질은 자칫 심각한 재난이었다.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일 경우, 방치했다간 실명할 수도 있고, 백내장이나 녹내장은 속수무책으로 생명을 위협했다.
윤증은 제자의 눈병 소식을 듣고, 폐시묵양(閉視黙養)의 처방을 내밀었다. 눈을 감고 침묵으로 마음을 기를 것을 주문했다. 그 보람은 응정지공(凝定之功)이다. 응(凝)은 단단히 응축시키는 것이요, 정(定)은 들떠 날리던 기운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것이다.
신성하(申聖夏)가 아우 신정하(申靖夏)가 눈병으로 고생한다는 말을 듣고 써준 시도 있다. “내 손은 아무짝에 쓸데가 없어, 깊이 앉아 무릎을 안을 수밖에. 눈을 감고 마음을 맑게 하여도, 많은 근심 더더욱 한둘 아니리. 공력 씀이 깊지 않음 깨닫게 되니, 내게 외려 생병이 나게 하누나(吾手無所用, 深坐但抱膝. 閉觀欲淸心, 衆慮愈非一. 用工覺不深, 令人轉生疾).”
이렇게 조바심을 내다가, 둘째 수에서는 “마음과 눈 다 함께 환하게 되면, 곱고 추함에 어지럽지 않게 되겠지. 눈 밝으면 마음 외려 어둡게 되어, 진짜에도 현혹되어 가짜라 하리. 그래서 감식안 능히 갖춤은, 밝음이 눈에만 있진 않다네(心眼明俱到, 了無姸媸亂. 眼明心苟昧, 雖眞眩作贗. 所以能鑑識, 明不專在眼).”
앞서는 ‘폐시(閉視)’를 말하더니, 다시 ‘폐관(閉觀)’을 처방으로 내놓았다. 우리는 많이 보고 많이 들어 탈 난 사람들이다. 못 볼 것을 너무 보고, 안 들을 일을 많이 들어 마음이 망가졌다. 눈을 닫고 귀를 막아 마음 간수에 더 힘써야겠다.
▶️ 閉(닫을 폐)는 ❶회의문자로 閇(폐)의 본자(本字), 闭(폐)는 간자(簡字)이다. 門(문)은 좌우(左右)로 열리는 입구(入口), 才(재)는 문을 닫고 빗장을 건 모양, 문을 닫고, 출입(出入)을 끊다, 닫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閉자는 ‘닫다’나 ‘막다’, ‘가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閉자는 門(문 문)자와 才(재주 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才자는 땅속에서 올라오는 새싹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갑골문에 나온 閉자를 보면 대문에 빗장이 걸려있는 모습이었다. 금문에서는 門자에 十(열 십)자가 그려진 형태로 바뀌게 되었지만 모두 문을 걸어 잠갔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閉자는 이렇게 문을 닫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지만 ‘가리다’나 ‘감추다’와 같이 문을 닫는 행위에서 연상되는 의미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閉(폐)는 ①닫다 ②막다 ③막히다 ④가리다 ⑤감추다 ⑥마치다 ⑦입추(立秋), 입동(立冬) ⑧자물쇠 ⑨도지개(트집난 활을 바로잡는 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열 계(啓), 열 개(開)이다. 용례로는 문을 닫고 자물쇠를 채움을 폐쇄(閉鎖), 연극이나 음악회 등을 다 마치고 막을 내림을 폐막(閉幕), 닫아 막음을 폐색(閉塞), 집회 또는 회의를 마침을 폐회(閉會), 작용 기능이 그침을 폐지(閉止), 문을 닫고 영업을 쉼을 폐업(閉業), 도산 등으로 점포를 폐쇄함 또는 그 날의 장사를 끝내고 가게를 닫음을 폐점(閉店), 집안에 들어박혀 있음을 폐거(閉居), 학교 문을 닫고 수업을 중지하고 쉼을 폐교(閉校), 문을 닫고 내객을 거절함을 폐관(閉關), 문을 닫음을 폐문(閉門), 샐 틈이 없이 꼭 막거나 닫음을 밀폐(密閉), 열고 닫음을 개폐(開閉), 아주 깊이 가두어 둠을 유폐(幽閉), 숨어서 나오지 않음을 은폐(隱閉), 달아나지 못하게 포위하여 막음을 위폐(圍閉), 사람을 붙잡아 가두어 놓음을 구폐(拘閉), 달이 숨고 꽃이 부끄러워 한다는 뜻으로 절세의 미인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폐월수화(閉月羞花), 문을 닫은 선생이라는 뜻으로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독서만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폐호선생(閉戶先生), 방 안에 칩거하며 제 잘못을 생각한다는 말을 폐합사과(閉閤思過), 귀중한 말을 할 수 있는 입을 다물고 혀를 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침묵함을 이르는 말을 금구폐설(金口閉舌), 마음속의 욕망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외부의 사악을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는 말을 중경외폐(中扃外閉), 밤에 대문을 닫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세상이 태평하여 인심이 순박하다는 말을 야불폐문(夜不閉門) 등에 쓰인다.
▶️ 視(볼 시)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볼 견(見; 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示(시)는 신이 사람에게 보이다, 見(견)은 눈에 보이는 일이라는 뜻으로 視(시)는 똑똑히 보이다, 가만히 계속하여 보다, 자세히 조사함으 말한다. 見(견)은 저쪽에서 보여오는 일, 視(시)는 이쪽에서 가만히 보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視자는 '보다'나 '보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視자는 示(보일 시)자와 見(볼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示자와 目(눈 목)자가 합한 형태였다. 여기서 示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을 그린 것으로 '보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보이다'라는 뜻을 가진 示자에 目자가 결합한 視자는 '신이 보이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한 의미에서의 '보다'나 '~로 여기다', '간주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視(볼 시)는 ①보다 ②엿보다 ③보이다 ④간주하다 ⑤맡아보다 ⑥본받다 ⑦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필 찰(察), 살필 심(審), 조사할 사(査), 검사할 검(檢), 볼 감(監), 벼슬 감(監), 바라볼 조(眺), 보일 시(示), 볼 견(見), 볼 람(覽), 볼 관(觀), 볼 열(閱), 나타날 현(顯)이다. 용례로는 빛의 자극을 받아 눈으로 느끼는 것을 시각(視覺), 눈이 가는 방향을 시선(視線), 눈으로 봄과 귀로 들음을 시청(視聽), 눈의 보는 힘이 미치는 범위를 시야(視野), 눈이 보는 힘이 미치는 범위를 시계(視界), 돌아다니며 실지 사정을 살펴 봄을 시찰(視察), 물체의 존재나 형상을 인식하는 눈의 능력을 시력(視力),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거리를 시정(視程), 사무를 봄을 시무(視務), 존재나 있는 값어치를 알아주지 아니함을 무시(無視), 경계하기 위하여 미리 감독하고 살피어 봄을 감시(監視), 주의해서 봄이나 자세히 눈여겨 봄을 주시(注視), 가볍게 봄이나 가볍게 여김을 경시(輕視), 착각으로 잘못 봄을 착시(錯視), 가까운 데 것은 잘 보아도 먼 데 것은 잘못 보는 눈을 근시(近視), 먼 데 것은 잘 보이고 가까운 데 것은 잘 보이지 않는 시력을 원시(遠視), 눈을 돌리지 않고 똑바로 내쏘아 봄을 직시(直視), 간섭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음을 좌시(坐視), 눈길을 주어 한동안 바라보는 것을 응시(凝視), 돌아다니며 보살핌을 순시(巡視), 업신여기거나 냉대하여 흘겨봄을 이르는 말을 백안시(白眼視), 안중에 두지 아니하고 무시한다는 말을 도외시(度外視), 따뜻하고 친밀한 마음으로 본다는 말을 청안시(靑眼視), 백성을 제 자식처럼 여긴다는 말을 시민여자(視民如子), 죽음을 삶같이 여기고 두려워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사여생(視死如生), 죽는 것을 고향에 돌아가는 것과 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사여귀(視死如歸), 보고도 보지 못한 체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시약불견(視若不見), 보기는 하되 보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시이불시(視而不視), 우물 속에서 별을 본다는 뜻으로 우물 안에서는 겨우 몇 개의 별밖에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이 사사로운 마음에 가리우면 견해가 한 편에 치우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정중시성(井中視星), 열 사람의 눈이 보고 있다는 뜻으로 세상 사람을 속일 수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십목소시(十目所視), 범이 먹이를 노린다는 뜻으로 기회를 노리며 형세를 살핌을 비유하는 말을 호시탐탐(虎視眈眈), 눈으로 먹고 귀로 본다는 뜻으로 맛있는 것보다 보기에 아름다운 음식을 좋아하고 몸에 맞는 것보다 귀로 들은 유행하는 의복을 입음을 이르는 말을 목식이시(目食耳視) 등에 쓰인다.
▶️ 黙(묵묵할 묵)은 ❶형성문자로 默(묵)은 본자(本字), 嘿(묵)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음(音)을 나타내는 검을 흑(黑; 검다, 묵)部와 犬(견)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犬(견; 개)과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黑(흑; 묵)으로 이루어지며, 개가 입을 다물고 있다는 뜻을 나타낸다. 전(轉)하여 '말을 하지 않다', '말을 안하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黙자는 '잠잠하다'나 '입 다물다', '고요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黙자는 黑(검을 흑)자와 犬(개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黙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고요한 상태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어두움을 뜻하는 黑자에 犬자를 결합해 시끄럽게 짖어대던 개들조차도 고요한 침묵 상태라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黙(묵)은 ①묵묵하다(말없이 잠잠하다) ②고요하다(조용하고 잠잠하다) ③모독하다(冒瀆--)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소리를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것 또는 그 기도를 묵도(黙禱), 말없이 마음으로 가만히 빎이나 눈을 감고 말없이 마음속으로 생각함 또는 국민의례 등에서 잠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상태로 순국선열 등을 생각하고 기리는 것을 묵념(黙念), 눈을 감고 말없이 마음속으로 생각함 또는 말을 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림을 묵상(黙想), 또는 묵고(黙考), 묵사(黙思), 말 없는 가운데 넌지시 승인함을 묵인(黙認), 비밀로 하여 말하지 않음을 묵비(黙祕), 잘못을 알고도 모르는 체하고 그대로 넘겨 버림을 묵과(黙過), 소리를 내지 않고 속으로 글을 읽음을 묵독(黙讀), 아무 말없이 잠잠함을 묵묵(黙黙), 마음속에서 이루어진 시문 따위의 초안을 묵고(黙稿), 말 없이 은연 중에 승낙의 뜻을 나타냄 또는 알지 못하는 체하고 슬며시 허락함을 묵낙(黙諾), 잠자코 기억해 둠을 묵기(黙記), 말 없이 고개만 숙이어 표하는 예를 묵례(黙禮), 남의 행동이나 발언이나 사건 따위를 이렇다 저렇다 논의하지 않고 전혀 문제 삼지 않음을 묵살(黙殺), 직접적으로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근히 자기의 의사를 나타내 보임 또는 하나님이 계시를 내려 그의 뜻이나 진리를 알게 하여 주는 일을 묵시(黙示), 어떤 일에 관계하지 않고 말없이 눈여겨 봄을 묵시(黙視), 잠잠히 마음속으로 앎을 묵식(黙識), 말 없는 가운데 우연히 서로 뜻이 일치하게 맞음을 묵약(黙約), 말이 없이 잠잠함을 묵언(黙言), 잠잠하여 말이 없음 또는 그 모양을 묵연(黙然), 시가 따위를 묵독함을 묵음(黙吟), 말없이 마음속으로 생각함을 묵존(黙存), 이러니저러니 말하지 않고 복종함을 묵종(黙從), 말없이 잠잠히 앉아 있음을 묵좌(黙坐), 말이 적고 몸가짐이 신중함을 묵중(黙重), 말없이 기억해 둠 또는 말없이 남의 말의 진의를 깨달음을 묵지(黙識), 하려는 대로 잠자코 내버려 둠으로써 슬그머니 허락함을 묵허(黙許), 잠잠히 있는 가운데 저절로 깨달아 앎을 묵회(黙會), 말 없는 가운데 우연히 서로 뜻이 일치하게 맞음을 묵계(黙契), 말 없이 몸짓으로만 하는 연극을 묵극(黙劇), 말은 하지 않아도 속으로는 양해하여 줌을 묵량(黙諒), 잠잠하고 고요함을 묵적(黙寂), 줄에 꿴 구슬을 묵주(黙珠), 말없이 잠잠히 도움을 묵우(黙祐), 하나님의 말없이 가르치심을 묵유(黙諭),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있음을 정묵(靜黙), 간요한 문장을 간묵(簡黙), 입이 무겁고 침착함을 과묵(寡黙), 입을 다물고 잠잠히 있음을 함묵(含黙), 잠잠하게 아무 말도 하지 많음을 침묵(沈黙),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아니함 또는 자기의 의사를 밖에 나타내지 아니함을 암묵(暗黙), 겸손하고 말이 없음을 겸묵(謙黙), 공손하고 말이 없음이나 공손하고 조용함을 공묵(恭黙), 삼가 잠잠히 있음을 신묵(愼黙), 조용히 침묵함이나 우아하여 마구 말하지 않음을 현묵(玄黙), 고요히 명상에 잠기어 말이 없음을 적묵(寂黙),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음을 민묵(泯黙), 함구로 입을 다물어서 봉함을 함묵(緘黙), 피고인이나 피의자가 심문에 대하여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 당하지 않는 권리를 묵비권(黙祕權), 신약성서의 말권으로 사도 요한이 80년 무렵에 에베소 부근에서 저술하였다는 계시문으로 소아시아 여러 신도들의 박해와 환난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예수의 재림과 천국의 도래와 로마 제국의 멸망 등을 상징적으로 저술된 계시록으로 천주교에서는 요한 묵시록이라 이르는 말을 묵시록(黙示錄), 주로 암묵리에와 같이 부사적으로 쓰이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가운데를 이르는 말을 암묵리(暗黙裏), 언어는 통쾌한 뜻에 이르렀을 때 문득 끊어 능히 참아 침묵할 수 있어야 하고 의기는 한창 피어오를 때 문득 가만히 눌러 거둘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인묵수렴(忍默收斂) 등에 쓰인다.
▶️ 養(기를 양)은 ❶형성문자로 飬(양), 餋(양)은 통자(通字), 养(양)은 간자(簡字), 羪(양)은 동자(同字)이다. 養(양)은 뜻을 나타내는 밥 식(食=飠;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羊(양)이 합(合)하여 기르다, 양육하다를 뜻한다. 羊(양)은 양의 고기로, 중국에서는 고급 요리이다. 食(식)은 식사를 하는 일이다. ❷회의문자로 養자는 '기르다'나 '먹이다', '봉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養자는 羊(양 양)자와 食(밥 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글자의 조합으로만 보면 養자는 마치 양에게 밥을 먹이는 모습과도 같다. 그러나 養자의 갑골문을 보면 羊자와 攴(칠 복)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목축업을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후에 '기르다나 '번식시키다'라는 뜻이 파생되자 攴자를 食자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養(양)은 어떤 명사(名詞) 어근(語根)에 붙어서 남의 자녀(子女)를 데려다가 길러 자기(自己)의 자녀(子女)로 할 때에 그 상호(相互) 관계를 나타내는 데 쓰는 말로 먹을 것을 주다, 양육하는 일의 뜻으로 ①(낳아서)기르다 ②(젖을)먹이다 ③(심어)가꾸다 ④수양(收養)하다(다른 사람의 자식을 맡아서 제 자식처럼 기르다) ⑤봉양(奉養)하다, 공양(供養)하다 ⑥가르치다 ⑦맡다, 관장(管掌)하다 ⑧치료하다, (질병을)다스리다 ⑨취(取)하다 ⑩숨기다, 은폐(隱蔽)하다 ⑪가렵다 ⑫즐기다 ⑬(시간적으로)길다 ⑭다스리다, 수양(修養)하다 ⑮땔나무 산지(山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를 양(奍), 기를 육(育), 기를 사(飼)이다. 용례로는 가르쳐서 유능한 사람을 길러 냄을 양성(養成), 길러 자라게 함을 양육(養育), 영양이 되는 성분을 양분(養分), 가축을 기름을 양축(養畜), 인공적으로 길러서 번식시키는 일을 양식(養殖), 닭을 기르는 일을 양계(養鷄), 양아들을 양자(養子), 누에를 기름을 양잠(養蠶), 꿀벌을 길러 꿀을 채취하는 일을 양봉(養蜂), 물고기를 기름을 양어(養魚), 부모의 뜻을 받들어 지극한 효도를 다하는 일을 양지(養志), 양 아버지를 양부(養父), 학문과 식견을 넓혀서 심성을 닦음을 함양(涵養), 식물이나 미생물 따위를 인공적으로 가꾸어 기름을 배양(培養), 휴양하면서 치료하는 것 또는 그러한 치료를 요양(療養),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 갈 수 없는 사람의 생활을 돌봄을 부양(扶養), 범을 길러 화근을 남긴다는 뜻으로 화근을 길러서 걱정거리를 산다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는 말을 양호유환(養虎遺患), 항상 부모의 뜻을 받들어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효행을 이르는 말을 양지지효(養志之孝), 도를 좇아 뜻을 기르고 시세에 따라서는 어리석은 체하며 언행을 삼가야 한다는 말을 준양시회(遵養時晦), 아침 저녁으로 웃어른에게 인사를 드린다는 말을 조석공양(朝夕供養), 부담을 가볍게 하여 백성의 힘을 펴게 한다는 말을 민력휴양(民力休養)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