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패스트 라이브즈
기대이하 였습니다. 해외에서의 호평은 '인연' '전생' 같은 동양문화에 대한 서양인들의 신비감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이를 걷어내면, 연출, 연기, 플롯 어느 하나 특별함을 못느끼겠습니다. 누가봐도 여자가 줄을 설 것 같은 존잘 마초 근육남 유태오가 교포딕션으로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공대 너드남을 연기하는데 몰입이 안됩니다. 근육이 공대남방을 찢고 나오고 배낭이 히어로 슈트로 보여요. 정해인이나 최현욱류의 소년미있는 마스크의 배우를 썼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유태오와 비슷한 나이의 강동원이 차라리..
2. 가여운 것들
헐리웃에 부러운 점 중 하나가 '잘 생기고 이쁜 애들이 연기도 잘해'입니다. 하이틴 스타가 노력을 안하면 린제이 로한이 되는거고 각성하면 엠마 스톤이 되는 거죠.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인류사 확장 버전이랄까요. 재치까지 장착된 란티모스 감독은 무섭습니다.
3.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볼때는 읭? 만 하다 나오는데, 집에 올때 쯤이면 영화 생각에 아무것도 못합니다. 그만큼 여운과 잔상으로는 역대급입니다.
똑같이 선악의 경계를 다룬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이 따뜻한 관계의 시선이라면,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차가운 고립의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그 서늘함의 원천은 바로 일상성이예요.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외모의 배우들과 대사라서 더 잔혹합니다.
'post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히로카즈' 시대의 왕관은 하마구치 류스케가 차지할 것 같아요.
첫댓글 하마구치 류스케는 정말...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상황과 소재들을 어쩜 이렇게 특별하게 세공해내는지...특히 대화씬은 타란티노에 필적할 수준의 장인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