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원의 광고 대박, 그러나 두 달 전엔 2억여원의 적자'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낳은 벼락 스타 이민호(22). 드라마 한편으로 한 순간에 뒤바뀐 그의 인생은 광고 수익과 몸값 변화를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측근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 1000만원 수준이었던 광고 계약 몸값이 순식간에 20~30배로 뛰어 최근엔 2~3억여원에 이른다니,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해피 엔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은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기까지는 서럽디 서러운 4년이라는 무명의 시간이 바탕이 됐다.
◇4년간 수입은 연 1000만원 미만, 투자는 2억원 이상. 무명 시절의 이민호는 신인이라는 제약 때문에 소득이 극히 적어 연 평균 1000만원을 넘기지 못했다. 문근영이 출연하는 음료 광고에 조연으로 얼굴을 비쳤고 한 의류 브랜드 지면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지만 광고 계약금은 건 당 1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것마저도 소속사와 이익을 배분(5대5)하기 때문에 일부만 그의 몫으로 돌아갔다. 또 '달려라! 고등어'와 '아이엠 샘' 등 드라마 2편과 '공공의 적 1-1'과 '울학교 이티' 등 영화 2편에 출연했지만 회당 출연료는 20~30만원에 머물렀다.
반면 데뷔 이후 현재까지 이민호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총 2억여원이 넘는다는 게 소속사의 얘기다. 이민호는 2006년 현재의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을 당시 1000만원 정도의 계약금을 받았다. 업계의 설명에 따르면 남자 신인 배우의 경우 보통 500만원 안팎의 계약금을 받는 게 상례로 이민호는 평균치보다는 높은 금액을 받았다. 여자 신인들은 전속 계약과 동시에 성형 수술을 받을 경우 소속사가 수술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남자 배우보다 계약금이 다소 적다고 한다.
전속 계약 이후에도 소속사는 그의 연예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월 평균 500만원의 활동비를 썼다고 계산한다. 로드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의 월급, 연기 학원 수업료, 자동차 리스 비용과 식대 등 고정 비용이 연 평균 6000만원에 육박해 지난 4년 동안 총 2억원이 넘는 지출로 추산된다. 매니저들이 연예계 관계자들과 친목을 다지는 등 간접적인 홍보 활동을 위해 들인 돈을 생각하면 비용은 크게 늘어난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현실적인 장벽 돈 문제보다 더 큰 어려움은 미래의 성공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데뷔작인 '비밀의 교정'에 출연한 직후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7개월간 병상에 눕는 등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게다가 출연작 중 하나인 '달려라! 고등어'가 저조한 시청률로 방영 8회만에 조기 종영돼 상처를 안았다. 또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하게 지냈던 정일우가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먼저 스타덤에 오르면서 심리적인 압박감도 커졌다. 더욱이 오디션 합격률도 5~10%에 불과해 자신감마저 갈수록 떨어졌다. 열 군데에서 오디션을 보고 나면 한 군데에서만 다시 보자는 연락을 받을 정도였다. '꽃보다 남자'의 경우에도 6개월에 걸쳐 3차례의 오디션을 통과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배우 생활에 대한 고집과 열정이 없었다면 쉽게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배우 뿐 아니라 소속사 역시 성공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4년간 이민호가 뜨지 못한 게 소속사가 영세한 탓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컸다. 사실 '꽃보다 남자' 이후에도 별 성과가 없으면 좀 더 큰 매니지먼트 업체로 보내는 게 이민호를 위해서 좋겠다는 결심을 굳혔던 상태였다"고 뒷얘기를 털어놨다.
◇달디 단 성공의 열매, 그러나 확률상 로또! 현재 상황은 모든 것이 과거와 180도로 달라졌다. 이민호와 소속사의 광고 수익 배분율은 6대4로 총 25억원의 매출 중 이민호의 통장에 15억여원이 입금된다. 물론 세금을 제하고 나면 돈은 줄어들지만 불과 몇 달 전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로또'나 다름없는 행운을 거머쥔 셈이다. 더욱이 드라마 제작사는 물론 광고계와 언론계 가릴 것 없이 이민호를 '귀하신 몸'으로 모시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측근은 이민호의 성공에 대해 "물론 행운도 따랐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 수업을 받는 등 일찍부터 연예계 데뷔를 준비한 게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본다. 또 소속사를 믿고 협조하면서 이민호의 뒷바라지를 했던 가족의 정성과 도움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소속사는 이민호 가족과의 친밀한 관계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난달 이민호의 어머니에게 감사의 뜻으로 외제 자동차를 한대 선물했다고 한다. 이민호의 경우는 현재진행형이긴 하지만 여러모로 '해피 엔딩' 케이스다.
김도훈기자 d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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