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밥먹기
장희자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할 것이다. 한의사는 음식을 섭취할 때 붉은색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심장에 좋고, 초록색은 간 기능에 좋고, 하면서 하루에 3번, 5가지 색을 지닌 식품을 6가지 이상 먹으라고 권한다. 건강에 좋다는 것을 다 먹으려면 하루 세끼로는 부족할 것 같다.
조선 초기 어의 전순의가 쓴 한국 최초의 식이요법서인 「식료찬요」는 한의학과 농학을 동시에 서술해 식품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기술한 책이다. 책 안에는 '약과 음식의 근원은 하나다', '밥만한 보약이 없다.'고, 일상생활에 먹고 마시는 음식을 통해 간단한 증상은 치료할 수 있다 하였다.
건강한 마음은 건강한 몸에서 나온다고 국민소득이 높아지자 건강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예전에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염소나 개소주, 녹용과 같은 동물성 고단백질 식품이 대세였으나 요즈음은 '성인병 예방', '세계최초 특허 획등', '미국 FDA승인', '장관상 수상', 타이틀을 단 흑마늘, 구지뽕, 버섯 등 효소나 식물성 식품이 대세다.
젊은이들도 성인병을 걱정하게 되었고 인터넷에는 유명 연예인까지 내세운 다이어트 정보로 뜨겁다. 물과 포도만 일주일 동안 먹는다는 포도 다이어트가 유행을 하였고, 고기를 실컷 먹으며 체중을 조절하는 황제 다이어트가 붐을 일으킨 적이 있다. 사람마다 유전자가 다르고 체질이 다르니 어느 것이 옳다고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음식은 뿌리채소, 열매채소, 줄기채조가 골고루 섞여야 시각적으로 식욕이 돋고, 맛이 좋으며 영양의 균형이 맞는다고 한다. 양념만 해도 뿌리채소인 마늘과 줄기채소인 파, 열매채소인 고춧가루나 깨가 어우러져야 맛이 살아난다. 음식에 고명을 얹는 것도 같은 이치다.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본 후, 싸고 싱싱한 것이 눈에 띄면 사서 조리를 하고 남은 재료에 보태서 배부르게 먹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이 쏠려서인지 어떤 식품에 항암성분이 들어있어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에 좋다는 방송이 나가면 그 식품은 슈퍼나 시장에서 갑시 치솟고 구하기도 힘들다. 시장에서 좌판을 열고 있는 장사꾼들도 정보가 빨라야 인기 품목을 미리 준비할 수 있고 이익을 낼 수 있는 세상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유통기간은 물론 생산자와 유전자를 조작하였는지의 여부, 성분분석표, 식품첨가물까지 포장지에 인쇄되어 있는 깨알 같은 글씨를 모조리 읽어 보아야 한다. 칼로리를 계산해야하고, 영양소도 안배해야하며, 미용에 좋은 것, 면역을 높여 주는 것, 궁합이 맞는 음식을 찾아 머리에 입맛을 맞춰야 하는 시대다. 매 끼니마다 맛과 영양에 대한 지식을 갖고 균형이 잡힌 식단을 짜기가 힘들다.
장수하는 사람들을 연구하여 보았더니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해산물과 산채를 고루 먹을 수 있는 지역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소식을 하고, 가족이 화목하며, 일거리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이었다. 소식을 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이니 비만형은 없다. 표준 체중을 유지하려면 맛있는 음식을 앞에 놓고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수저를 놓아야 하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무병장수를 위하여서는 평생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살고 있다.
첫댓글 도움되는 글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머리로는 많이 먹고 입으로는 소식을 해야 건강에 좋은 것을... 요즘 먹거리가 넘쳐나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데, 생활을 건강 하게 해야 겠지요.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