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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의 야릇한 스캔들 [002]
Writer. 체리빈
E-mail. tjfcnzkcnzk@hanmail.net
fan-cafe:http://cafe.daum.net/cafera09
인천 국제 공항
"한국항공 뉴욕행 722편의 출발이 기후불순으로 늦어지고 있습니다."
"The departure of Korean Air Lines Flight 722 for New York is being delayed because of bad weather."
두번째 흘러나오는 안내 멘트….
출판사에서 나온 사람을 빨리 보내버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중 나온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아마 마중나온 사람이 있었다면….
두세번의 작별인사를 했을꺼다. 바로 옆자리 중년부부 처럼….
순간… 2년전 돌아가신 엄마의 얼굴이 떠올라 기분이 우울해졌다.
엄마를 부여잡고 통곡을 하던 아빠의 얼굴도….
"시우오빠다!!!!!"
"오빠아!!!!"
조용한던 공항이 폭동이 일어난것 처럼 시끄러워 졌다.
그들을 저지하는 호각소리가 공항 천장에 까지 닿아 반사되 바닥으로 떨어지며 더 큰소리를 내는것 같았다.
뒤를 돌아보니 아까부터 와글와글 모여있는 여자애들이였다.
계속해서 누군가의 이름을 외치며 한쪽으로 우루루 몰려든다.
"요즘 애들이란… 쯧쯧."
바로 옆의 중년부부의 혀를 '끌끌' 차며 중얼 중얼 하는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난 팔목을 덮고 있는 겹겹의 스웨터를 걷어서 손목의 시계를 내려다 봤다.
'4시… 39분.'
이렇게 이른시간에 누굴 기다렸다가 방금 그 누군가가 나타난 모양이였다..
얼마나 유명한 사람이길래…
공항 안은 순식간에 여자 애들의 '오빠'를 부르는… 아니 외치는… 울부짖는 건가… 아무튼 그 높은 목소리로 가득찼다.
그 '오빠'라는 놈은 저 아이들의 수고를 알기는 하는걸까
눈앞에 떠오르는 세희의 얼굴에 저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저…"
"아아! 여기요."
저 멀리 그 유명인사라는 사람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어 넋놓고 보다가… (아! 단순히 누굴까 얼굴이 궁금해서다.)
여권을 건내는걸 깜빡하고 있었다. 아… 창피해!
드디어… 뉴욕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간만에 내린 눈 때문에… 이곳 인천 공항이 순식간에 마비가 된것이였다.
뉴욕도… 눈이 많이 와있겠구나….
"뉴욕행 한국항공 722편은 지금 마지막 손님들을 태우고 있습니다."
"Air Korean Flight 722 bound for New York is now in the final boarding process."
이번에 계약한… 아니… 귀찮아서 계약했었던… 하늘출판사 측에서 특별히 마련한 1등석 티켓!
덕분에 난, 일등석에 앉아서 그 지각한 사람들의 얼굴을 자세히 뜯어볼수 있었다.
예정 보다 1시간이나 흘러서 말이다. 뭐, 기후 악화 때문도 있지만…
난 남에게 시간을 뺏기는 느낌에 기분이 꽤 상쾌하지만은 않았다.
"실례합니다."
"아아.. 네."
게다가 좌석 때문에 잠시 일어나서 앉아야 하는 수고까지…!
"승객 여러분. 오늘도 뉴욕행 722편을 이용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비행기의 기장은...."
"Good morning Ladies and gentlemen. We welcome you aboard flight 722 to New
York.
In charge on the flight deck today is Captain...."
난 이 지루한 말을 듣지 않으려고 주머니에서 귀마개를 꺼내 귀를 틀어막았다.
남에게 구속받는건 딱 질색이다. 귀를 막았더니 너무 평온했다.
망할… 이 남자가 내 귀마개를 빼기 전까진 말이다.
'뽁-'
귀마개가 거칠게 빠지며 난 순간 허전해진 귀를 부여잡았다.
잠시 조용했던 세상이 다시 시끄럽게 변했다.
"... and refrain from smoking untill the sign goes off. Thank you."
결국 내 귀로 마지막 안내방송 멘트가 흘러 들어와 버렸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난 내 귀마개를 용감하게 뺀 사람을 노려봤다.
늦게 탑승했던 남자였다. 야구모자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도 모자라 썬글라스로도 가린 얼굴을
아니 머리통을 들이밀며 내게 말했다. 마치 얼굴을 보여선 안되는 사람처럼
"저기.. 잠시 자리 좀 바꿔 줄래?"
"........??"
기가 막혔다. 기분좋게 비행중인데…
난대 없이 자릴 바꿔달라니…게다가 반말!! 기가 막힐 노릇이였다.
내자린 가운데 자리였다. 말이 일등석이지… 세사람이 나란히 앉게 되어있는 이상한 구조였다.
왼쪽을 보니… 대략 일행이로 보이는 모자와 썬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또다른 남자가 있다.
왠지 테러단들에게 포위당한 기분이 들어 결국 그남자의 요구대로 창가쪽으로 옮겨앉았다.
"으음…"
정석이의 녹음실에 들른 이후로 술에 쩔어 살다가 잠을 잊은지 오래…
이런 저런 이유로… 눈을 붙이지 않았던 탓에 졸음이 밀려왔다.
이 상황에서 잠을 잔다는게 신기했다.
그렇게… 얼마나 잠이 들었을까.
귀에 꼽고 있었던 귀마개가 빠졌는지 조금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러분. 이 비행기는 지금부터 약 50분 정도면 뉴욕 죤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현재 뉴욕시간은 5시 10분입니다."
"Ladies and gentlemen. We'll be arriving in New York, John F. Kennedy
International Airport,
in about fifty minutes. The time in New York right now
is ten minutes past five."
잠이 깬건 아까 전부터 였지만…그냥 눈만 감고있었다.
그리고 난 내 옆의 두 남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황당한 말을 들어야만 했다.
"불쌍해… 기내식 맛있었는데.."
지금… 날보고 하는소리…? ……겠지?
하고 계속 눈을 감고 그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목소리를 들어보건데 내게 자릴 바꿔달라고 하던 남잔 아니였다.
아마 옆의 일행인듯…
"딱 질색이야"
"뭐가??"
"잠 많은 여자."
하고 말하는… 목소리…는
내게 자릴 바꿔달라고 반말을 하며 내게 정수리를 내밀던 그남자인것 같다.
댁이 질색인걸 날더러 어쩌라고! 웃겨?!
그래도 끝까지 눈을 감고있었다. 비행기가 착륙할때까지….
죤 F. 케네디 국제공항
'웅성 웅성-'
비행기에서 내려 수속을 밟는데 내 눈앞에 아까 그 두 남자가 서있었다.
그것도 좁은 통로를 막고 말이다.
"Please excuse my going first~"
먼저 지나 가겠다고 말한뒤 그들을 살짝 치며 통로를 빠져나갔다.
내가 살짝 친 바람에 둘중 한명이 썬글라스를 떨어트렸다.
난 회심의 미소를 뛰우며 뒤돌아섰다. 물론! 뒤돌아서서는 금방 미안한표정을 해보였지만.
크하~ 은서린! 이럴땐 머리가 팍팍! 돌아간단 말이지~
"Oh, dear! I'm sorry~"
'어머.. 저런! 죄송해요..' 라고 다시 영어로 말했다.
그 남자 둘은 꾀나… 놀란 표정으로 날 본다.
얼굴을 가리고있는데 어떻게 아냐고..? 저 벌어진 입이.. 말해주고있다! 크흐흐!!
마스크? 마스크는 이미 벗겨져서 한쪽 귀에 걸린채로 대롱대롱 거리고 있었으니까….
"으이그…무식! 하긴… 멋만 잔~뜩! 부려가지곤~ 쯧쯧…"
그들의 시선 밖에서 난 조그만하게 한국말로 중얼거렸다.
'까딱…까딱…'
케리어 손잡이를 잡고 있는 손이 쉴새 없이 건들거렸다.
뭔가를 기다릴때 나타나는 내 고질적인… 고질라…? 하하…아무튼! 내 버릇이다.
이곳 퀸스에서 맨해튼까지의 택시비는 자칫 비싸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게 제일 편리한 방법이다.
미리 예약해둔 택시기사가 내 이름이 적힌 판을 들고 있을 것이다…그런데 내가 조금 빨랐나보다.
그때 등 뒤에서 좀전 기내에서의 목소리인듯 한 목소리가 들렸다.
"제일교폰가봐 그치?"
"신경꺼."
"얼굴은 딱! 한국인인데…이쁘장~한게.."
"관심있냐?"
"아니이~ 으음… 일본쪽인가??"
사실…그들의 대화를 다시 엿듣기 시작했다.
뭐… 나쁜건가? 들리는걸 어쩌라는거니! 그리고! 내 얘길 하는데….
"난, 쭉쭉빵빵 언니들이 좋은거 있지~"
"나도."
와아…! 저것들이 듣자 듣자하니까…끝까지 가는구만?!
지금이라도 확! 다가가서 한국말 해버릴까?!
에이~ 뭐하려고… 쳇! 이 은서린님이! 참는다 이거야~!
'끼이익…!"
때마침 내가 서있는 출구 앞으로 노란색의 택시 한대가 도착했다.
미안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린 기사는 내 짐을 얼른 트렁크에 싣었다.
나도 옆에서 거들어 보려고 했지만, 그 기사가 됐다며 어서 타라고 난리였다.
"제가 늦었네요~"
"어… 한국분이세요?"
하늘출판사에서 내게 보내는 작은 선물쯤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럴 필요까진 없었는데… 한국인 기사는 좀 비쌀텐데….
"어이구! 어서 타세요!"
"아…네에…"
난 멋쩍게 머릴 글쩍이다가 차에 올랐다.
"어어?…아까 그사람들…?"
아까 그 싸가지 두명이 뭘 하고 있는지 졸지에 구경 하게되었다.
그들의 꼬라지라고 말할라치면…
얼굴의 반을 가린 야구모자 사이로 염색에 탈색된 머리칼이 삐져나와있었고…
커다란 썬글라스는 광대뼈 조금 아래까지 덮고있다.
골반에 걸쳐진 청바지… 그리고 그 틈새로 삐져나와있는 케빈클라인 속옷라인….
귀엔 여러개의 귀걸이가 반짝거리고… 그야말로 '양아치 꼴'이 따로없어보였다.
*
"야, 정시우… 저여자… 아까부터 계속 우리 쳐다보지 않냐?"
하노는 아까부터 택시에서 우릴 보고 있는 여자를 의식하며 모자를 더 푹 눌러썼다.
"신경꺼."
라고 하노에게 말을 하곤 있었지만…사실 신경이 쓰였다..
내 옷차림을 꾸짖고 있는 듯한 저여자의 눈빛….
"이상한 여자야…"
하노의 말데로… 이상한 여자임은… 틀림없었다.
여자는 예뻤다… 비행기 안에서도 새침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괜히 터치했다가 예전에 그 캐나다 여자(끔찍한 경험을 한적이 있다.)처럼 소릴지를까봐 말로 했는데…
귀를 막고 있는 귀마개 때문에 안들렸는지… 당최 내쪽을 봐야 말이지…
그래서 귀마개를 빼고 말했는데… 하하… 그때 그여자 표정이란….
"풋…"
좀전의 그 표정이 생각나서 웃어버렸다.
*
"어어… 웃는다…"
그들중 한명이 내쪽을 보며 웃었다.
황급히 몸을 돌렸다. 다행히 마침… 택시기사 아저씨가 운전석에 탔고 곧 택시가 출발했다.
"아하… 쪽팔려……우움…"
'쪽팔려'라는 말 끝에… 나도 모르게 안타까운의 탄식이 흘렀다.
택시기사에게 안들릴 만큼 작게…
왜 그랬는진 나도 모르겠다.
*
"시우야! 차 도착했다!"
때마침 매니저 형이 나타났다.
"네."
"여기서 뭐하고 있었냐?"
"그냥."
난 어깨를 살짝 으쓱 해보이고 매니저 형을 따라나섰다.
"최하노! 어딨었어!!"
하노의 코디도 하노를 한참 찾았는지 이쪽으로 달려온다.
"엉~ 누나~~"
"매니저 오빠 알면 너 죽~어!"
"헤헤~ 누나아~~"
"최하노! 빨랑 따라와라아?"
"매니저 형이… 뭐라고 하면 어쩌지?"
하노자식의 애교짓… 정말 눈뜨곤 못봐주겠다.
이자식… 나보다 나이 많은게 맞는지… 정말 의문이다….
"화장실 갔다고 했어!!"
"오우! 누나 땡큐!!"
*
New York 뉴욕
눈내린 거리의 아침은 아름다웠다.
택시에서 막, 내렸을 그때까지는….
"으이차! 으아… 디게 무겁네에~"
공항 안에서 짐들을 끌고 다닐땐 힘든줄 몰랐는데
이 울퉁불퉁한 눈길을 끌고 가려니까 꽤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누구야! 천하의 은서린 아니겠어!
정확히 말하자면…. 천하장사… 소녀장사… '은서린' 인가?
"읏차! 으으읏~차!"
한발 내밀자 '뽀드득'소릴 내며 몸무게에 눈이 짓눌려졌다.
케리어는 어느새 눈이 덕지덕지 달라붙어서 엉망이 되어있다.
잠시 허릴 펴고 주위를 둘러봤다.
도로에 쌓인 눈만 치우면 어떻하니! 인도는 길 아냐? 흐앙…
"흐응…… 죽을것 같다아…."
점점 걸을 수록 5번가의 내 아파트에 가고 싶은 마음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래도! 이 힘겨운 과정을 거쳐서라도! 우선적으로 봐야할 얼굴이 있었다!
"필립… 내가 간다…"
재즈 음악이 잔잔히 들려오는 거리의 모퉁이를 막 돌아 필립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연락도 없이 와서 아마 놀랄꺼다.
필립은 내 발레 파트너.
'띵동…'
짧게 벨이 울렸고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난 언른 롱부추에 뭍은 눈을 콩콩 뛰면서 털어냈다.
- "Who?"
누구냐고 묻는 필립의 목소리에 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내 파트너… '필립 휴즈'….
"Take a guess."
맞춰봐 필립~
인터폰 카메라를 손으로 막고 말했던 지라
필립은 선뜻 문을 열지 않고 인터폰 앞에서 고민하는 듯 했다.
- "Um....anna? hey..who are you?"
순간 '안나'라는 이름에 인상을 찌푸렸다.
안나는 내 절친한 친구…였지만! 배신자가 되버린 '안나은'의 예명이다.
그들을 떠나 온 뉴욕인데… 이곳에서 '안나'라는 이름을 듣게 되다니… 끔찍했다.
내 예명? 그런건 없다. 난 '은.서.린.' 은서린이다.
"That's hard to say~~"
난 점점 더 큰 미소를 지으며
인터폰에 대고서 '말하기 곤란한데요~' 하고 전했다.
- "………seo……rin…??"
"That's it."
필립의 입에서 '서…린…??'하는 필립.
그래! 바로 그거야 필립~!
- "What?! Wait a minute!!!"
엄청 놀라는 목소리의 필립…
뉴욕은 1년만이지만… 필립은 2년만이다.
필립의 집 안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났다.
'철컥…'
하고 열린 문…
"Seo…rin!!!"
필립의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내 이름을 부르며 필립이 날 와락 껴안았다.
덕분에 나도 눈물이 찔끔났다.
필립이 날 안았던 팔을 놓아줌으로 난, 좀전의 그 눈물을 삼켰다.
"Hey, Philippe… 잘 지냈어?"
"서린… 괜찮아?"
(물론… 영어로 대화중이다.)
"응 필립."
"들어와 춥지?"
필립의 이마엔 갈색머리카락이 찰랑이고 있었다.
언제나 처럼….
"아냐…얼굴보려고 왔어."
"서린…떠나는… 길이야?"
필립은 갈색의 골습거리는 머리칼을 살짝 끌어넘기며 심각한 표정이다.
이제 막 온건데…가라고? 크흣.
"으으응~ 아니, 앞으로 두달간 날 지겹도록 봐야할껄?"
"현서! 이번 지젤 니가 공연하는거야?"
아마, 이번에 발레단에서 공연하는게 지젤인가 보다.
2년 마다 정기적으로 펼치는 공연.
그래… 벌써 2년이 지났지…
"아니, 필립…난 발레 다시 하지않아."
난, 발레리나다. 18세에 세계에 우뚝섰던…
그러나 무대위에서 내려다 보여지는 한 객석에서 죽어가는 엄마를 보고 슬퍼한
마음약한 발레리나 였다.
내 인생 최고의 무대… 지젤의 2막이 내림과 동시에 어머닌 객석에서 숨을 거두셨고…
그후로 난 무대에 서지 않았다. 단 한번도.
"전에 살던 아파트 아직 안팔았어."
"그래… 데려다줄께"
여기서 5번가 까지??
물론 택시를 타고 가야겠지만.
"으아~ 땡큐!"
"너… 설마… 이걸 혼자 들고온거야?"
'끄덕…'
난 살짝 고개를 끄덕이곤 필립을 향해 웃었다.
필립은 무거운 케리어를 눈길위에서 힘들게 끌며 나보고 대단하다며 야단이다.
"안나가 이번 공연 지젤이야."
"어! 정말?? 당연히… '로이스'역는… 필립이겠고~"
「지젤」은 제 2막으로 구성된 발레음악이다.
시골 아가씨 지젤과 시골청년을 가장한 귀족 로이스의 사랑이야기….
내가 한때 그 지젤이였고…필립이 로이스였으며…이번 공연 역시 또 필립이 로이스다.
"하하, 그렇게 됐지 뭐~"
"공연 일은 언제야?"
"아…… 사실… 안나가 다쳤어."
"안나……"
또… 안나은 이야기니…?
그래… 필립은 모르니까… 그냥… 듣자.
"으응…나으?…아하~ 그냥 안나로 하자~"
이미 입에 붙은 건지 불편해하는 필립은 나은이를 안나라고 부른다.
"근데… 어쩌다가?!"
다친… 몸이였다고? 정석이에게 그렇게 버럭버럭 소리치던… 애가..??
다친건…뇌겠지… 뇌.
그래도 예의상 걱정해주는 척 필립에게 물었다.
사실… 나은이의 상태에 대해서 하나도 궁금하지가 않았다. 절대로! 단하나도!!
"안나…밤새 공연 연습 하다가 공중에서 정신을 잃고 떨어졌어…"
"으………아…"
그 아픔이 어떤것인지 잘 알기에 난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감았다 떴다.
안됐다는 생각은 잠시…
쌤통이단 생각이 들어서 순간 내 잔인함에 치를 떨었다.
그들의 잔인함에 비하면 내 이작은 잔인함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한동안 병원에 있어야된데 안그럼…춤 못춘데…"
"많이…다친거야?"
한동안 병원에…? 한국에 있던데…? 콧 방귀가 저절로 나왔다.
"응…안나가 그날따라 너무 높이 점~프 했지."
"휴우… 그럼…공연은?"
나은이는 항상 그게 문제다.
욕심.
욕심을 버리고 몸을 자유롭게 해야하는데…
나은인 항상 긴장하고 욕심을 부리려고 했다.
"응. 그래서 지금 사람 구하는 중이야…휴… 난 또 니가 하러 온 줄 알고! 하하"
"그만~ 필립~"
필립은 내심 내가 지젤 공연에 참가하지 않는게 아쉬운 눈치다.
"발레가… 목적이 아니면…? 여긴 어쩐일?"
"엄마보고 가려구…"
내 입에서 '엄마'라는 말이 나오자…(물론, 필립에겐 'mam'으로 들렸겠지만…)
연민의 눈동자를 보내는 필립.
1년 전에도 엄말 보려고 뉴욕에 왔지만…용기내지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갔었다.
하지만, 이번엔 울지 않고 엄말 볼 수 있을것 같다.
"seo rin! ah-ja… ah-ja??" (서린! 아자…아자??)
"하하~ 응! 아자아자!!"
지젤 공연 연습할때 매번 내가 내뱉었던 말…
'아자아자! 은서린 아자아자! 필립 아자아자!'
그때… 연습할때만 해도… 기뻤는데… 뭣모르고…
막이 오르기전 심호흡을 하면서도 기뻤는데… 아자아자! 하고 외치면 뭐든 잘되니까…
내려지는 막 사이로 보인 엄마가 내 눈 앞에서 죽게될줄은…꿈에도 모른채… 마냥 기뻤는데…
"오늘따라 택시가 없네?"
"그러네~ 요 앞까지 조금만 내려가보자~"
하며 길 모퉁이를 살짝 돌아서 걷는데…
"어어~ 서린! 조심!"
"어어?"
계속 그때일을 생각하다가 그만…전봇대에 꽈당! 하고 이마를 찧고 말았다.
"으아… 아프겠다…서린…."
"으으으…"
난 이마를 잡고 한동안 그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머리가 어질 어질 한게…모든게 흐리멍텅 해졌다.
"어디봐 서린…우와! 빨개졌어!!"
필립… 왜 이렇게 호들갑이니…?
*
"야야! 저기 봐봐!!"
"보고있어."
하노가 말하기 전부터…
저 여자가 전봇대에 머릴 찧는것 까지 모조리 다 봤다.
저여자…이상해… 느낌이…
"남자친구 만나러 왔나보다~ 남친 양놈이네?"
"신경꺼."
그 여자 옆엔 키크고 이목구비 또렷하게 생긴 갈색머리의 남자가 있었다.
다정한걸 보니… 보통 사인 아닌것 같아 보였다.
참… 왜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정시우… 지금… 저여자 우리 본거 맞지?"
"글쎄."
"야아… 여기로 온다!!"
하노는 호들갑을 떨었다.
"조용히해 스텝들 오면 일커져…"
도착하자 마자 이따위 교복을 입고 촬영에 돌입하다니…
화가나서 하노와 함께 담배라도 필까… 하고 도망 나온 참 이였다.
*
"어어… 필립… 저기… 한즈 교복 맞지?"
난 저 멀리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한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가리켰다.
이곳 뉴욕에서 '한즈 예술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단장에게 발탁되어 18세의 나이에 뉴욕시티발레단에 들어갔던 나였다.
뉴욕시티발레단에서 처음 주인공을 맡았던 내게 그런 불행이 찾아올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어어… 맞아, 한즈교복…"
아… 여튼!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저 교복이 한즈교복이 맞다고?! 내 이것들을 혼쭐을 내줘야 한다!
우리학교는 흡연금지를 철저히 고수하고 있는 명문중에 최고 명문학교이니까!
후배가 바로 눈앞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
"Hey!!!"
난 담배를 꼬나물고 있는 녀석들에게 소리쳤다.
보통… 이쯤되면 담배끄고 인사하고 사라져야되는데…?
유명한 선배인…나! 은서린을… 모르는…건가?
가만… 이것들… 한국인 같아보이는데… 아니면 혼열… 일본인?
"어어… 하이?!"
이 목소린.… 내가 잠들어서 기내식을 못먹었다고 걱정을 하던 그 목소리…?
설마… 그 날나리 들이… 우리 학교라고?? 게다가! 후배? 하아… 얼씨구!
"니들!!!!!"
"오우! 한국말한다!! 것봐 내가 일본뇨자 아니랬지!"
"씨바… 제일교포라고 했겠지."
내가 화가나건 말건 지들끼리한 내기를 따지고 있다 그래… 뭐 이런!
체리빈이 원츄하고, 러브하는 독자님들의 코멘트 ♥
첫댓글 ㅋㅋㅋㅋㅋㅋ와너무잼잇어요~
꼬마유 님 감사합니다
「우ㅈ∂FЯ... 님 감사합니다
역시 짱짱짱>,<
영원할께요 님 감사합니다
우와 ㅋㅋ 짱이내영
접착제 님 감사합니다
ㅋㅋ잼있어요..담편기대
ㅋㅋㅋ진짜 재밌어요~~
아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인연이~흐흐~ㅋㅋ
ㅋㅋㅋㅋㅋ완전웃겨요~~~!너무재밌네요완전기대
난 우리 체리언니커를 기다리고잇섯다규 ㅋㅅ ㅋ []
재밌어여>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