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터에 물확 50개를 펼쳐놓고 연꽃, 수련, 물달개비, 질경이택사, 물양귀비, 올미, 가래, 어리연꽃, 가시연꽃 등 갖가지 수생식물을 조성했다는 사실을 봄에 밝힌 바 있습니다. 조경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심고 난 뒤 계속 물을 보충하고 관심을 기울인 끝에 대부분의 꽃을 보았습니다. 이것들을 바라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고, 특별한 기쁨이었습니다. 이제 이들 식물의 꽃이 지고 시들기 시작하는 단계라 아쉬움이 큽니다. 그중 올미는 전국의 논이나 연못 등 얕은 물에서 자라는 택사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수면 아래 땅속에서 뿌리를 옆으로 뻗으며 끝에 덩이줄기가 달립니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나기로 달리며 기다란 선 모양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7~9월경 수면 위로 뻗는 꽃대 끝에 흰 꽃이 달립니다. 꽃잎과 꽃받침조각은 3개씩이며 암꽃은 첫 마디에 1개가 달리고 암술이 많으며 수꽃은 꽃이삭에 여러 개가 달리기도 하며 12개의 수술이 달린다는데 얼른 구분하는 게 쉽지 않더군요. 추수가 끝난 논바닥에 있는 올미 뿌리는 오리나 기러기 등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라고 합니다. 물달개비나 올미는 우리 눈에야 아름다운 수생식물이지만 농부 입장에서는 귀찮은 문제 잡초로 여기는 듯합니다. 한방에서는 여름과 가을에 채취해 햇볕에 말린 전초를 ‘鴨舌頭’라 부르며 후통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고 옹종에는 전초를 짓찧어 바른다고 합니다.
글/사진 : 정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