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가정(家庭) 어떻게 이끌어야 하나?
가정은 사랑하는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면서 만들어 진다. 가장 작으면서도 가장 중요한 조직이며 이를 일컬어 작은 소우주가 하나 탄생하였다 말을 한다. 살아 있는 동안 모든 활동의 근원이 되고, 시발점이 되는 생활터전이자 가족의 공동 장소가 되며 협동 혹은 개별 꿈을 완성해 나가는데 조언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믿음의 둥지이다.
가정(家庭)의 자원을 살펴보면 가(家)는 서열이 있는 무리 (멧돼지 : 豕)가 같은 지붕(宀)밑에 사는 집으로 가족은 부모와 자식, 집안은 일가친척의 항렬에 따라 위, 아래 서열이 정하여 짐. 정(庭)은 회랑(广)으로 둘러 싼 넓은 뜰(廷)로 정(廷)은 계단 앞 뜰(廴)에 신분이 높은 고관(壬)들이 서있는 모양을 나타냄. 즉, 가족 및 일가친척들이 생활을 하는 넓은 뜰에 쌍인 집을 말한다. 집은 자고, 먹고, 일을 준비하는 휴식의 공간이며 공동의 가치관을 공유하며 함께 이를 이루어 내기 위해 노력을 하는 소중한 곳이다.
그렇다면 가정에 대한 정의는 어떠한가.
헨리 포드는 “집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가 어찌 천하를 다스릴 수 있겠는가? 천하의 큰 공을 세우는 자는 반드시 그 집을 잘 다스린다.”하였고, 디킨즈는 “자기의 집을 사랑하는 데서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나온다.”하였으며, 윌리엄즈는 “가정은 우리의 휴식처가 아니라 우리가 가야할 묘지와 연결된 지점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괴테는 “왕이든 백성이든 자기의 집에서 평화를 찾는 자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라 하였다. 톨스토이는 “행복한 가정은 다들 서로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불행한 모양이 다르다.”라 하였다. 그리고 베히시타인은 “저녁 무렵이 되면 사람마다 가정을 생각한다. 그것은 이미 가정의 행복을 맛본 자이며, 인생의 태양을 쬔 사람이다. 그러므로 가정을 사랑하는 자는 그 빛을 받아서 맑은 평화의 꽃이 피어난다.”고 하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정을 다스린다.”와 “가정을 이끈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자율과 강제의 차이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가정이란 테두리 안에서 가족 간의 의사소통이나 전통에 대한 수용과 반발 그리고 신구세대의 마찰에 대한 해결방법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뿐이다.
전통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현실을 수용하는 것도 어떤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 즉, 완전히 탈바꿈하는 것이 아니라 큰 줄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작은 부분을 맞게 생략하거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거나 하면서 신구세대 모두가 만족하는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가족제도가 붕괴된 지 오래고 핵가족화가 대세인 시점에서 그에 걸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많은 부분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는데, 대개 여성들이 노동에서 해방되는 측면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애경사의 경우 뷔페와 장례식장의 등장이 바로 그렇다. 높은 교육열에 따른 사교육비의 부담과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명문대학 입학이나 외국유학은 이제 일상사가 되어 버렸다. 이처럼 핵가족화는 기존의 가정질서를 오래전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특히나 맞벌이부부로 인한 육아의 문제와 방과 후 지도문제의 허점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그리고 자식에게 올인 했던 부모들의 노후문제가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크게 부각되고 있다. 독거노인의 증가와 의료비의 부담이 높아지면서 복지의 사각지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명심보감 입교편에 “讀書 起家之本 循理 保家之本 勤儉 治家之本 和順 齊家之本(독서 기가지본 순리 보가지본 근검 치가지본 화순 제가지본) -글을 읽는 것은 집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에 따름은 집을 잘 보존하는 기본이요, 부지런과 절검하는 것은 집을 잘 다스리는 근본이요, 화목과 공순한 것은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근본이다.”하였다. 그리고 치가편에 “待客 不得不豊 治家 不得不儉(대객 부득불풍 치가 부득불검) -손님 접대는 풍성하게 하지 않을 수 없고, 집안 다스림(살림살이)은 검소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하였으며, “太公 曰 痴人 畏婦 賢女 敬夫(태공 왈 치인 외부 현녀 경부) -태공이 말하길, 어리석은 사람은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한다.”와 “時時防火發 夜夜備賊來(시시방화발 야야비적래) -때때로 불나는 것을 막고, 밤마다 도적 드는 것을 방비하라.”하였다.
가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거나 이끌지 못하면 가정 파탄이 일어난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불행하게도 가정의 붕괴가 높이지는 추세다. 경제적인 문제와 배우자의 불륜과 폭력 그 밖에 다양한 원인으로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고아 아닌 고아의 양산과 사회적 반작용의 후폭풍도 높아진다. 특히 황혼이혼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한다. 결혼 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출산율이 저하되면서 노동력에 대한 수급에 비상이 걸린다. 이는 생산현장의 평균연령을 높이면서 생산성에 문제와 전문성에 대한 지속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며, 경제성장 동력의 약화로 국제 경쟁력에도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이제는 세계 1위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많은 약점이 노출되면 매우 힘든 경쟁을 벌려야 한다. 첨단산업의 기술혁신은 제품의 사용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결과를 가져오고 한번 뒤처지면 따라 잡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는 존재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모든 것에 가장 기본이 되는 가정이 안정되고 행복이 넘쳐야 사회 전반이 안정되고 활기가 넘치게 된다. 가정은 편안하게 쉬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곳이 되어야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게 된다. 그래야 좀 더 활기차고 기분 좋게 하루의 일과를 시작할 수 있다. 가정이 불안하고 삐걱거리면 몸과 마음이 따로 놀기에 일에 집중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면 각종 안전사고나 예상치 못한 돌발 사태를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가정의 안정을 위한 가장 필요한 덕목이 있다면 과연 무엇일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부부간에 누가 잘못한 일이 있어도 심하게 노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불길 같은 노여움은 가정의 평화를 깨뜨리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잘못을 가볍게 생각하고 불문에 붙여서도 안 된다. 직접 나무라기 어렵거든 다른 일에 비유하여 은근히 깨치게 하는 것이 좋다. 오늘 타일러 깨닫지 못하거든 다시 기회를 보아 이야기해 주라. 봄에 눈이 녹고 따뜻한 태양이 얼음을 녹이듯 일을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가정은 풍파가 일어날 염려가 없다.
체호프는 “부부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다.”하였고, 말라르메는 “부부간의 불화는 빈곤의 신 탓이다.”하였다. 영국속담에 “부부생활이 행복하려면, 남편은 귀머거리가 되고 아내는 장님이 되어야 한다.”하였으며, 와일드는 “부부생활의 즐거움은 남편과 아내가 거짓과 가면의 생활을 강요하는 것에 있다.”고 역설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가정을 잘 다스리고, 이끄는 자가 되어야 모든 것을 잘 이끄는 자가 될 수 있다. 일찍이 “修身齊家 平天下(수신제가 평천하)”라 하지 않았던가.
첫댓글 수신제가치국 평천하하겠습니다. 친구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