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ageddon’과 ‘Deep impact’의 비교
20063738 이하나
■ 들어가는 글
‘Armageddon’과 ‘Deep impact’는 우연찮게도 두 작품 다 1998년 같은 해에 제작된 영화이며 줄거리도 흡사하다. 한 사람의 시나리오로 다른 한 작품을 조금 각색했다고 해도 믿어질 만큼 이 두 작품은 상황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가 너무 흡사하다. ‘Armageddon’이 지구와 충돌하려는 혜성을 폭파시켜 무사하게 인류를 구출한다는 해피엔딩 영화라면, ‘Deep Impact’는 혜성의 일부가 지구에 충돌해 수백만의 인명이 죽지만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인간애(Humanism)를 그린 영화로 단순한 해피엔딩만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두 영화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우선 두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고, 두 영화의 특징을 줄거리, 개연성, 시각성, 청각성의 차이를 통해 두 영화의 차이점을 분석해 보기로 한다.
■ Armageddon 줄거리
NASA는 18일 뒤에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것을 발표하게 되고 전 인류는 갑자기 소행성 충돌 위험의 비상체제로 접어들게 된다. NASA의 댄 트루만 국장은 해리를 비롯한 지질기술자들을 소행성에 보내어 소행성의 내부에 구멍을 뚫어 핵폭탄으로 혜성을 폭파시키자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소행성은 800ft 깊이에 구멍을 뚫고 핵폭탄을 소행성 내부에 장착해야만 파괴될 수 있다고 했다.
해리는 석유 시추회사의 사장으로 어떤 지질도 뚫는데 실패한 적 없다고 자부하는 세계 최고의 드릴러다. 그의 딸 그레이스는 엄마 없이 굴착현장에서 해리와 그의 동료들에게 자라나 굴착 인부인 AJ와 사랑에 빠져 있다. 해리는 AJ가 못마땅하지만 그의 실력을 믿기에 그를 동행시킨다.
소행성 폭파를 위한 항해는 연료를 주입받는 우주 정거장에서부터 암초에 부딪힌다. 연료를 주입하던 도중 연료탱크가 터져 AJ는 러시아의 레프 대령과 간신히 탈출하지만 소행성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두 대의 우주 왕복선 중 AJ가 탑승한 인디펜던스(독립)호는 유성우(流星雨)를 피하지 못하고 파편에 맞아 추락한다. 설상가상 프리덤(자유)호마저도 엉뚱한 좌표에 착륙, 생전 처음 보는 이상한 광물에 의해 비트가 부러지고 트랜스미션이 고장 나 굴착 작업은 난항을 겪게 된다. 더구나 소행성이 달을 지나면서 달의 인력과 중력 작용에 의해 수평회전만 하던 소행성이 수직회전까지 하게 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경로와 궤적이 바뀌면서 지구와 교신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자 원격제어가 불가능해질 것을 우려한 미 대통령 자문위는 핵폭탄의 원격제어장치를 가동시킬 것을 명령한다. 이를 알게 된 해리와 샤프 대령은 생사를 건 싸움을 벌이고, 전 인류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게임에서 샤프 대령은 해리의 주장에 승복해 핵폭탄의 작동을 멈추고 굴착을 계속 진행하기로 한다.
그때 마침 프랑스와 러시아의 위성이 연결되어 해리는 지구와 통신을 한다. 해리는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소행성에 구멍을 뚫겠다.’고 자신의 의지를 천명하며 ‘나는 내 딸에게 꼭 돌아가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반드시 혜성을 폭파하고 돌아갈 것’이라고 굳은 의지믈 보이자 NASA 대원들은 지구의 종말을 막아줄 해리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이 영화는 클라이막스로 돌입한다.
하지만, 여기서 변수가 발생한다. 지구로 다가가던 소행성의 가스층이 폭발하면서 거기에 영향을 받은 굴착장비인 아르마딜로마저 폭발을 일으켜 맥스와 함께 사라져버린다. 예기치 않은 아르마딜로의 파괴로 이제 정말 소행성 폭발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인류 운명은 종말이라고 생각할 때 영화는 여기서 또 한 번의 반전을 갖는다. 그때까지 유성의 파편에 맞아 추락해 죽은 줄 알았던 인디펜던스호의 AJ와 레프 안드로포프 대령이 새 아르마딜로와 함께 해리 앞에 구세주처럼 나타난 것이다. AJ는 새 아르마딜로를 가동, 드디어 목표로 했던 800ft의 폭탄 장착 구멍을 뚫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영화의 반전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혜성을 폭파할 모든 준비가 다 됐지만 이번엔 핵폭탄을 작동시킬 원격장치가 고장이 난 것이다. 핵폭탄을 터뜨리려면 누군가 남아서 수동으로 폭탄을 폭파시켜야만 소행성을 폭파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과연 누가 남을 것인가. 이 영화는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고민할 여유도 없이 제비뽑기로 결정한다. 삶과 죽음을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제비뽑기에서 핵폭탄의 수동 폭발을 할 사람은 가장 젊은 AJ가 뽑히게 된다. 여기서 영화는 또 한 번 마지막 반전을 거듭한다. AJ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해리였지만, 해리는 AJ대신에 자기가 죽음의 길을 선택하며 Aj를 지구로 돌려보낸다. 해리는 지구를 떠나기 전 그레이스에게 지구로 돌아올 때 AJ를 꼭 데리고 오라는 당부를 받았었던 것이다.
프리덤호가 이륙하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그레이스에게 보내는, 아니 온 인류에게 보내는 해리의 메시지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감동으로 펼쳐진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미국 우월주의 영화다. 이 지구상 그 많은 나라 중에서 지구가 위험에 처했을 때, 유독 미국인만이 지구의 위험을 해결할 수 있다는, 아니 해결해야한다는 책임감과 우월감에 빠져있는 영화. 또한 휴머니즘을 강조한 나머지 죽음 앞에서도 쿨(cool)할 수 있는 미국인.
이 영화는 반전의 복선이 너무 많아 관객의 입장에서는 감동할 겨를도 없이, 걱정할 겨를도 없이 반전 스토리에 숨을 헐떡이며 쫓아가는 숨고르기가 힘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너무나 많은 반전과 우연의 연속성이 개연성을 상실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지구로 돌아오는 AJ를 끌어안고 환하게 웃는 그레이스의 웃음에서 아버지를 잃은 딸이 애인이 돌아왔다고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생각한 것은 비단 나뿐이었을까.
■ Deep Impact 줄거리
버지니아 리치몬드에서 별을 관측하던 ‘리오 비더만’은 천체를 관측하다 혜성을 발견한다. 리오는 ‘울프’ 박사에게 관측 자료를 보내고 그게 혜성임을 안 울프 박사는 정부에 보고를 하러 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1년 뒤, ‘제니 러너’라는 여기자가 재무장관이 ‘ELE’라는 여자와 추문으로 사임한 걸 알고는 그의 뒤를 캐던 중 FBI에 의해 미국 대통령을 만나게 되고 이틀 뒤 기자 회견시 제일 먼저 질문할 권리를 갖고 재무장관의 추문기사 발표를 이틀간 유예시간을 갖기로 한다. 기자 회견 전에 러너는 ‘ELE’는 재무장관이 숨겨놓은 여인이 아니라 ‘소행성, 혜성에 의한 인류종말대사건’을 뜻한다는 걸 알게 된다.
이틀 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1년 전, 리오 비더만과 울프에 의해 발견된 혜성이 1년 전부터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고 발표한다. 1년 전에는 충돌 위험이 낮았지만, 1년 뒤인 지금은 충돌 확률이 높아졌는데 혜성은 뉴욕시티 크기만 하고 길이는 7마일, 에베레스트 산보다 크며, 무게는 5천억 톤에 달하는 혜성이다. 이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지구는 공룡이 멸종했던 시기로 돌아가 모든 생물체의 종말이 다가올 것이 틀림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통령의 발표였다.
대통령은 이 혜성의 충돌 방어책으로 혜성의 지하에 구멍을 뚫어 핵폭탄을 설치하여 폭발시키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메시아’라는 우주선으로 혜성 폭파전문팀을 보낼 것임을 발표한다.
충돌 예정 시간 2개월 정도를 남기고 50만 파운드의 연료와 8개의 핵폭탄을 탑재한 혜성 폭파 팀 ‘메시아’는 혜성‘울프 비더만’으로 출발한다. 메시아의 기술진들은 악전고투 끝에 혜성에 착륙해 굴착을 시작하지만 태양 일출 전에 굴착을 마치지 못하고 8개의 핵폭탄 중 4개밖에 설치하지 못하고 철수하게 된다. 8개 중 4개의 핵폭탄밖에 장착하지 못한 혜성은 결국 6마일과 1.5마일 크기의 두 조각으로 동강나지만, 그 두 조각은 지구를 향해 돌진을 멈추지 않는다. 두 개로 조각난 혜성이지만 아직도 그것들이 충돌했을 때의 위력은 어마어마한 것으로 그중 작은 1.5마일 크기의 혜성이 충돌할 경우에도 미국 동부해안은 완전 파멸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고, 6마일 크기의 혜성이 충돌할 경우 여전히 지구는 종말의 위험을 그대로 안고 있다는 것이다. 톰 백 대통령은 ‘메시아 작전’이 실패했다는 발표를 하며 다시 한 번 최종 방어책을 발표한다. 첫째는 러시아와 협력하여 미사일을 퍼부어 혜성의 궤도를 이탈시켜 지구와의 충돌을 막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라임스톤계곡 요새에 ‘신노아의 방주’를 만들어 각종 생물, 각종 동물의 샘플과 인류의 미래를 이어갈 100만 명의 인원을 추첨을 통해 선발하여 남겨 끊어질지 모르는 인류의 미래를 이어갈 것을 발표한다. 그 선발은 사회보장 번호에 의한 무작위 추첨방식이다.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의 마지막 군상(群像)이 펼쳐진다. 사람들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추할 수도 있지만, 삶을 초월했을 때 더할 수 없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
혜성의 첫 발견자인 리오 비더만은 여자 친구를 살릴 방법으로 결혼까지 하지만 배우자인 여자 친구 외에 그녀의 가족들은 요새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에 비더만은 여자 친구를 위해 목숨이 걸린 요새 입성을 마다하고 여자 친구의 목숨을 구하러 가는 눈물겨운 장면을 연출한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끌어냈던 제니 러너의 어머니는 화사한 화장으로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러너를 만난 어머니는 ‘죽음이 결정되니까 홀가분해. 나는 담배까지 끊었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인다. 죽을 사람이 담배를 끊었다는 말에 가슴이 찡해진다. 자살을 택한 사람이.
미국과 러시아 합작 미사일 발사작전도 실패라는 발표와 함께 점점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작은 혜성의 충돌지점과 시각도 발표가 된다. 거대한 해일이 대서양을 휩쓸고 해일의 높이는 최고 3500ft로 워싱턴, 뉴욕, 보스톤, 아틀란타, 필라델피아까지 휩쓸 것이라고 예고한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고 거대한 쓰나미가 밀고 오는 미국 동부해안지대는 거의 초토화된다.
어머니 장례를 치른 러너가 비를 맞고 있는데 재혼한 그의 아버지가 찾아오지만 러너는 ‘나는 이미 고아가 됐다’고 울부짖는다. 하지만, 러너는 아버지가 가져온 그녀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고 아버지의 품에 안겨 작은 혜성이 만들어낸 해일 속으로 사라져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제 마지막 남은 6마일 크기의 혜성이 지구에 충돌할 경우 지구 종말은 비켜갈 수 없는 상황이다. 모든 인류가 지구 종말의 순간을 기다리던 그때, 지구와 교신이 끊겼던 메시아호가 교신이 되면서 나머지 핵폭탄 4개의 비밀번호를 작동시키고 가스층으로 뚫어진 혜성의 내부 속으로 돌진한다. 메시아는 혜성을 가루처럼 박살내며 대원들의 고귀한 죽음으로 인류멸망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지구를 지켜낸다. ‘메시아’호는 이름 그대로 인류 멸망의 순간 메시아 같은 역할을 지구 종말을 막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