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둘이 산길을 가다가 곰을 만났습니다.
한 친구가 혼자서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습니다.
남은 친구는 죽은 듯이 땅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곰이 어슬렁어슬렁 다가가서 엎드려 있는 친구를
이리저리 보다가 죽은 줄 알았는지 그냥 가 버렸습니다.
여기까지는 다 아시는 얘기죠?
혼자 도망갔던 친구가 돌아와서 물었습니다.
"다행이구나. 곰이 자네 보고 뭐라고 하던가?"
"이이합자 박궁화환해 상기야(以利合者 迫窮禍患害 相棄也)라고 하던데."
"그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말이야?"
"이해 관계로 만난 친구[以利合者]는
상대가 어려운 일에 직면하면[迫窮禍患害]
친구를 버린다[相棄]는 뜻이야"
"장자(莊子)를 읽은 곰인 가봐, 유식하네. 그 말 뿐이었어?"
"한 마디 더 했어."
"뭐라고?"
"이천속자 박궁화환해 상수야(以天屬者 迫窮禍患害 相收也)라고..."
"그건 또 무슨 뜻인가?"
"깊은 신뢰로 맺어진 친구는[以天屬者]
상대가 어려운 일에 직면하면[迫窮禍患害]
서로 돕는다[相收]는 뜻이야."
"......"
"곰이 그러더군. 자네와는 헤어지는 것이 좋을 거라구."
지금 2024 파리올림픽이 중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어제 체조경기에서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3관왕을 달성한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미국)가 한글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바일스는 미국을 뜻하는 USA 글자와 나이키 로고가 그려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었죠.
그 안쪽 깃에는 ‘누구든, 모두가’라는 한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의 한글이 K-컬처의 여파로 유명 운동선수까지 전파된 데 대해서 자랑스럽네요.
"누구든,모두가"라는 단어에 공감이 갑니다.
오늘 아침에는 장자의 한 구절을 외워보며
서로 믿는 친구가 많아 행복한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