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 후유증
동문회 참석 뒷맛이 제법 심각하다.
‘동문회 후유증’이라 이름 붙이자.
음~그럴듯한 병명이다.
아침부터 설렌 마음은 점점 고조되더니
하루가 지나서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 병엔 약도 없으리니 시간이 해결해 주길 기다려야 하나 보다.
재구동문회 버스차량을 기다리다
두 번째 정류장인 적십자병원 앞에서 차에 오른다.
몇 곳의 정류장을 거쳐 하양을 거쳐 경주로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즐거움이 넘쳐흐른다.
동심으로 돌아간 모량 동문님들은
세월의 선물인 주름도 흰머리도 동심 속에 지워버리고
모량초등 속에서 언니도 오빠도 하나가 된다.
초등학생이 되어 버린다.
버스가 반월성을 지날 때
수많은 연꽃이 반겨주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소리 짝짝짝
“우~~~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마음이 즐겁기 때문이다.
연꽃 외에도 하얀 들꽃, 노란 이름 모를 꽃 위에
흰나비 떼가 너울너울 춤추는 모습은
동화속의 나라에 온 듯 황홀할 정도였으니
나의 동문회 후유증은 평생 갈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마음속으로 후유증이 평생 가기를 원하고 있을 듯도 하다.
코오롱 오운홀 안에는
여기저기서
연꽃보다 귀한 웃음꽃이 피어나고
한여름 밤 폭죽처럼 즐거운 탄성이 터지고
추억의 강물이 유유히 흐른다.
돌아오는 길에 용계동에서 하차하여
몇몇 선배님들과 함께 한 아쉬운 뒷풀이 마당엔
‘창창’ 건배소리 요란하였다.
아침8시에 나간 마눌이 밤10시 넘어서 돌아오니
남편 얼굴이 샛노랗게도 보이고 시뻘겋게 보이고
굳게 다문 입은 철옹성처럼 쉽게 열리지 않는다.
내 후유증도 심각한데
경상도 토박이 남편의 후유증까지 다스리려면
선아 째끔 맘고생 하겠다.
즐거움 뒤에 온 후유증이니 즐겁게 풀어내야지.
호호호*^^* 웃으면서
헤헤헤~~ 살살 애교로 녹이면서…
근데 이 후유증이 내년 총동문회까지 가면
나 어쩌지?
선아는 어떡하지?
‘허허허’
웃어 버리면 될까?
* 글을 마치며 *
진짜로 후유증이 심각한 모양이다.
후유증을 계속해서 휴유증으로 잘못 적고 있었다.
허걱^&^ 나 어떡해!
첫댓글 그러게 정이란 뭔지...정이들면 이해와 용서도 함께 물이 드는가 봐요!...
그죠. 20여년 지났으면 적당히 휴가를 줘도 될텐데 남편들은 부인을 내놓기가 무서운가 봐요. 차암내~~ 푸른하늘님..닉이 넘 좋습니다. 제가 하늘을 푸른하늘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마음 울적할 때, 외로울 때, 일이 잘 안풀릴 때...푸른하늘을 올려다 보고 한숨 한번 크게 쉬면 싸악 날아가지요. *^^*
즐거운 나들이 다녀 오셨습니다.....저도 13일날 경주 반월성 근처(안압지 정도 되는것 같던데)연꽃들을 보고 탄성을 질렀지요.시간상 차에서 내려 감상하지 못 하고 와 버린 것이 너무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남편 얼굴이 샛노랗게도 보이고 시뻘겋게 보이고 굳게 다문 입은 철옹성처럼 쉽게 열리지 않는다. ㅎㅎㅎ 지금쯤은 철옹성 성곽에 부드러움이 좀 흐르는지요?
반월성~안압지 주변은 그리움이 흐르는 곳입니다. 추억도 많고... 남편의 철옹성은 애교작전으로 녹였습니다. ㅋㅋ
다행입니다 호호....제 옆지기는 애교작전도 안 통하니 우째야 하지요? ㅎ
선아님! ㅎㅎ 이제 몇번을 읽어 봐야 오기를 찾을수 있습니다 방학이겠네....
네~ 방학이라 마음의 여유가 넘쳐서 좋습니다. 할 일은 무작정 미룰 수 있으니까요. 여름 즐겁게 보네셔요
8월까지 모든것을 접었는데...이런저런 이유로 나들이, 다들 즐기는데...7월 15일 결혼 기념일까지 반납하고 이러고 있는 한심한놈 여기있으니...에라, 우리딸 방학하면 나도 무작정 가족 데리고 떠나자!
무작정 가족 나들이..참 좋은 생각입니다. 즐거운 여름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