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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리호' 후기. 스포일러 없음.
1.
일단 영화의 만듦새는 나중에 이야기하자. 이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했어야 했다. 우주 전투씬이나 각종 거주지에서의 앵글과 공간감의 대비를 보면 대형 스크린 상영을 꽤 고려해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영화관에서 봤다면 대략 10분에 한번 꼴로 눈이 시원해지고 뇌에 도파민 솟고 가슴이 펄렁 열리는 장면들의 연타에 충분한 오락감을 느꼈을 것이다. 대형 스크린에서 봐야만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집중한 장면들이 많다.
흥행여부를 떠나 감독과 제작진 모두 속이 이만 저만 쓰린 게 아니었을 것 같다. 나도 매우 아쉽다. 극장에서 상영하면 꼭 보러 가고 싶다.
2.
음향이 좀 색달랐는데, 배우들의 대사와 배경음이 상당한 간격으로 분리돼 있다. 대사의 대부분은 아예 후시를 따로 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가까웠고 그만큼 배경음과 효과음은 보조적으로 멀리 있었다.
그러니까 인물의 소리는 전화부스와 개러지 스튜디오 사이 쯤의 공간감이라면 배경음은 오페라 홀 크기였고 효과음은 합주실 정도 크기였다. 배경음의 낮은 주파수 대역을 확 키운 건가 싶기도.
알다시피 SF 액션물은 온갖 종류의 효과음과 배경음이 제2의 주인공이어서 이 점이 다소 의아했다. 넷플릭스행 결정 이후 각 가정의 음향시설을 고려해서 조절한 건지 혹은 처음부터 그렇게 만든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 영화를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메가박스 MX관에서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현재의 TV판으로 보건대 캐릭터들의 발성은 잘 들리고 배경음과 효과음은 적절하게 뒤로 물러나서 균형감 있게 들리지 않을까 싶어서다.
3.
이제는 실력이 세계급으로 평준화된 한국 컨셉 아트 씬의 존재감이 부각됐다. 캐릭터, 의상, 거주지의 디스토피아적인 배경, 자질구레한 프랍들, 승리호 조타실과 엔진실과 홀 내부 등에서 컨셉 아티스트들의 화풍이 고스란히 보이는 듯 했다. 어? 니네 이 배경 그림엔 그런지 패턴 브러시 썼겠네? 뭐 이런 거.
4.
이를 토대로 환경을 만들어낸 미술팀과 CG팀의 실력은 두 말할 것 없이 상당하다. 물론 최근의 미드 '만달리언' 시리즈에서도 보듯이 미국 SF 영상물의 미술 수준이나 작업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민감한 관객이라면 승리호의 그래픽이 사실상 콘솔게임 트레일러 영상의 품질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두 시간 넘는 대형 스크린용 영상 CG의 품질을 작은 티비 화면 감상으로만 논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 눈치 채는 사람들이 있으려나 모르겠는데, 스타워즈 에피소드 1, 2, 3편 (옛날 4, 5, 6 말고) 까지의 기술로는 극장에서 자연스럽게 보이던 VFX의 현실감이 TV에선 애들 장난 수준처럼 보이는 지점들이 있다.
아마 승리호를 극장에서 본다면 느낌이 다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승리호의 시각효과는 '나쁘지 않다'가 아니라 '꽤 잘한다'에 해당한다.
5.
한국의 VFX기술은 대략 90년대 중반 이후 (1994년작 영화 구미호를 현대적 의미의 한국 VFX 영화의 시작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지난 25년여간 무에서 유를 창조한 수준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요즘 한국 VFX 수준은 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러시아 SF 영화들과 자웅을 겨룰 정도는 된다. 넷플릭스에 쏟아지는 웬만한 헐리웃발 SF 영화들도 충분히 작업 가능한 수준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SF 영화라는 게 온갖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관람자의 오감을 속이는 것이라, 단순히 CG 하나 잘 한다고 해서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스토리, 사건, 연기, 음악, 음향, 대사 등이 오로지 낯설고 기이한 공상과학 이야기의 몰입감에 복무하기 위해 동원되어야 한다.
해서 VFX 기술력 하나만 놓고 말할 수 없는, 이야기에 흡착할 줄 아는 숙련된 경험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한다. 그러려면 장기간에 걸쳐 많은 인력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해서 특효분야의 각종 데이터와 체계를 축적해야 한다. 당연히 그런 도전이 가능하려면 자국의 영화시장이 오랫동안 건실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2021년에 개봉한 승리호는 이미 기라성 같은 장편 SF 영화들이 넘쳐나서 관객 수준이 높아진 이 시대에 무려 '첫 술'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승리호의 감각 품질은 한국 영화시장의 발전이라는 또다른 지대를 기념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그건 그 세월 동안 영화산업의 여러 분야에 종사해 온 많은 영화인들의 노고를 기념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6.
스스로 SF 영화광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이라면 자칭 타칭 한국 최초의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 '승리호'를 아주 가루가 되게 찧고 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발전적인 제언이라면 모를까 굳이 그래야 할 필요를 못 느낀다.
개인적으론 조성희 감독의 데뷔작이자 흥행작인 '늑대소년(2012)'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히려 후속작이자 흥행실패작인 '탐정 홍길동(2016)'을 보고 감독을 응원 하고픈 마음이 확 끓어올랐는데, 아니 이분, SF를 너무나 하고 싶어하는 게 보이는 거다. 이런 거 하고 싶어서 늑대소년부터 했던 거구나 싶었다.
또한 '신과 함께' 시리즈로 연속 히트를 친 김용화 감독도 예전부터 특효전문 덱스터를 설립해 아시아 VFX 스튜디오의 맹주로 올라서는 과정을 보며 늘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그랬으니 조 감독이 상상력을 때려 박고 덱스터가 효과 일부에 참여한 승리호에 큰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역대급 제작비 그런 문제가 아니라, 뭔가를 꼭 이루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협업의 산물이 주는 충족감을 맛보고 싶었던 것이다.
헐리웃 SF 영화를 볼 때마다 늘 엔딩 스크롤에 각종 효과담당 작업자들 이름이 끝없이 이어지는 걸 부러워했다. 승리호의 엔딩 스크롤에서 수많은 참여 업체들과 작업자들 이름이 올라가는 걸 보는 게 감명 깊었다. (그런데 이 마저도 생각보다 짧아서 좀 놀랐다. 기술이 뛰어난 것인가 사람을 갈아 넣은 것인가.)
그런 점에서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첫 국산 장편 스페이스 오페라 완전물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7.
그럼에도 승리호에 대한 비난은 왜 생기나. 원인은 가장 기본이 되는 '이야기의 풀이' 때문으로 본다.
영화란, 구전 서사의 공감각 버전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감각 요소의 전달에 맥락이 있을 때 감각의 효과는 한층 배가 된다.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지난 수천년간 인류가 충분히 검증해 온 이야기 전개 체계를 충실히 따랐을 때 관객의 만족도가 가장 높다.
다른 모든 창작물처럼 영화도 영화만의 작법이 필요하고 그 밑그림인 시나리오에 전개의 설계도가 들어간다. 그 설계도의 목적은 이야기의 자연스러운 풀이와 전달을 통한 관객의 몰입이다. 서사물의 만족도는 몰입에 비례한다.
그런데 승리호는 이 부분에서 부실했다. 사건의 전개에 필수적인 배경 묘사는 듬성듬성 빠져 있고, 인물간 관계는 이야기의 풀이 속에 있지 못한 채 줄거리 바깥에 있다. 때문에 누군가 일일이 말로 설명해야 한다. 몰입이 될 리 없다. 이를테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며 극중 상황에 빠져들고 싶은데 옆자리 관객이 자꾸 말을 거는 것이다.
물론 승리호처럼 중요한 변곡점 마다 필요한 정보를 등장 인물이 읊어주는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들도 있다. 그러고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영화들도 더러 있다. 문제는 이 영화가 SF 영화라는 점이다.
8.
위에도 썼듯이 SF 영화의 각종 화려한 VFX는 양념이다. 그 양념은 관객이 이야기에 몰입하지 않으면 효과가 절반도 되지 못한다.
스타워즈의 광선총과 광선검의 화려한 특수효과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이유는 강자와 약자,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관계와 서사에 너무나 쉽게 빠져들어서다. 일단 관객이 이야기 속 인물의 심정에 공명하고 나면 광선총과 광선검은 인물간의 관계와 서사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기능해서 거부감이 없어지는 것이다. 몰입을 깨는 전개가 주를 이루면 주먹으로 사람을 쳐도 엉성하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서사가 자연스럽지 않으면 낯선 아이템과 특수효과가 허들이 된다. 그런데 SF는 하필 그 아이템과 효과가 이야기의 핵심 구성요소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SF 영화는 이야기 자체의 몰입이 다른 장르의 영화들보다 더 중요하다. 그 결과 다른 장르보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이 더 어렵다.
사랑 영화는 배우의 눈빛 연기만 보고도 감정이입 할 수 있다. 하지만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온갖 상상 속 개념과 정념이 휘몰아치는 공상과학 이야기에 저절로 빠져든다는 건 그것들을 머리로 납득하는 것 보다도 더 어렵다. SF 영화는 인물의 행위가 거부감 없이 저절로 받아들여질 만큼 이야기 풀이의 기본기가 탄탄하고 능숙해야 한다. 당연히 전세계로부터 자본과 인재를 빨아들이는 미국 영화계가 그걸 잘 해내기에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중이다. (최근에 우리는 무려 10년 짜리 마블 서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기도 했다.)
그런데 SF 영화는 본래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는 장르이고, 그에 따라 온갖 오락적 요소를 마음껏 넣을 수 있다. 때문에 오락적 요소에 촛점을 맞춰서 줄거리를 짜면 이야기의 완결성은 어느정도 보장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를 이야기 풀이의 기본이라고 정의해 버리면 오히려 관객은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한다. 영화 속 세계관에 몰입할 수 없게 된다.
9.
SF 영화 애호가들이 신작 SF 영화에 염려하는 것도 늘 이 부분이다. 애석하게도 승리호에서는 염려가 현실이 됐다.
꽤 자제했으나 승리호는 SF 영화 특유의 오락 요소가 인물간 관계와 서사를 제치고 본질의 자리에 올라섰다. 그럼으로써 SF 오락영화의 상업성이라는 장점은 살렸지만, 반면에 이 장르 특유의 이야기 풀이를 통한 사건의 전개는 삐걱거리게 됐다.
이 때문에 매끄러운 상황 전개 아래에 매달렸어야 했을 배경 설명과 인물간 관계는 줄거리에 유기적으로 혼합되지 못했다. 그 탓에 맥락을 이어줄 각종 정보들은 서사의 외부에서 강제로 주입돼야만 했고, 결과적으로 몰입을 방해함으로써 SF 영화의 미덕이 축소됐다.
10.
일단 이미 이렇게 만들어진 큰 틀에 복무하느라 오락 요소로서의 가치에 기여하며 살아남은 컷들 사이엔 듬성한 틈이 남게 됐다. 그 틈은 인물과 환경 그리고 사건 배경들 간의 관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얽힌 얼개가 유실되어서 생겨난 것이다. 그 자리는 난데없이 치고 들어오는 소개와 설명들이 메꿨다.
이쯤 되면 영화 전체 중 어느 한 두 시퀀스나 씬을 고친다고 해서 크게 바뀌지 않는다. 어차피 오락이 중심을 차지했기 때문에, 서사는 오락을 목적으로 작동하면서 과잉 보강되어 유치해지거나 더욱 탈락시켜서 영문을 모르게 된다. 사람들이 승리호의 개연성이나 전개를 두고 비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불친절한 것이다.
이건 러닝타임 2시간 16분짜리인 이 영화의 초반 15분 동안 빠르게 이루어진 배경 묘사의 상당 부분에서 잘 드러난다. 요즘 전세계의 최신 SF 영화뿐 아니라 액션 영화의 초반은 짧게는 불과 1분에서 길게는 20분 사이에 신속히 기반을 다지는 추세다. 대략 평균 15분이면 이미 나머지 향방이 결정 나 있다. 승리호도 이를 따랐다.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 풀이가 유기적이지 않다 보니 빠르게 핵심만 전달하겠다고 압축해서 남긴 것들엔 이후 이야기 전개에 도움을 줄 법한 각종 복선과 설명들이 빠졌다. 빈 맥락들이 무성했다. 그리하여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각자 알아서 잃어버린 고리를 조합하고 유추해야 한다.
이런 기조가 어디까지 뿌리 깊은지는 앵글이 어지러운 전투씬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승리호의 거의 모든 전투 씬에서는 해당 전투의 전체적인 상황을 읽을 수 있는 맥락 컷들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지금 우주선이 180도 방향전환 한 건가? 위로 튀어 오른 건가? 누가 어느 방향에서 어떤 속도로 쫓아오나? 관객은 대체 지금 무슨 상황인 건지 알 수가 없다.
활극의 숨가쁜 호쾌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짧은 상세 컷들을 어지럽게 나열하는 대신 전투씬 전체 상황을 조망할 수 있는 맥락 컷들은 탈락한 것이다. 영화 전체를 관장하고 있는 의식의 기준이 짐작된다.
11.
즉 편집하는 과정 중에 활극으로서의 가치평가에서 밀린 부분들이 잘려 나갔을 것만 같고, 그 잘려 나간 분량들을 살리면 이야기가 지금보다 더 매끄럽게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위에 쓴 것처럼 애당초 중심이 오락에 있었기 때문에 설명은 길어지고 시간은 늘어날텐데 그렇다고 더 쫀쫀해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대신 지금보단 이해가 쉽고 친절한 영화는 됐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보고나서 전체 분량 중 그렇게 추정되는 잃어버린 시간들이 대략 15분 정도로 느껴졌는데, 현재의 러닝타임과 합치면 2시간 30분이 된다. 그래서 내심 이 영화가 원랜 2시간 30분짜리인데 2시간 15분 내외로 맞춘 것 아닌가 생각 중이다. 나중에 디렉터스 컷을 보고 싶다. 물론 내 마음대로 해 본 상상이니까 실제 사실과는 아무런 관련은 없다.
12.
하지만 서두에 썼듯 승리호를 응원한다. 그 정도면 잘 만들었지 뭐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SF 영화 애호가인 내 기준에선 미흡하다.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니 뭐니 해도 그게 다 기준이 스타워즈와 마블에 있으니까 나오는 소리다. 애시당초 기대감이 없다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 일이 없다. 승리호는 어쩌면 우리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속에서 '가능성의 발견'이라는 , 한국 최초의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한국 영화계와 감독에 대한 신뢰에 대한 답으로는 만족스럽다.
이건 간단히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우주에서의 전투씬을 이 정도로 만들어 내는 영화계가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몇 안된다. 그런 감독도 많지 않다. 앞서 썼듯 VFX 기술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서 그렇다. 이야기 전개는 영 불친절하긴 한데 쟤들이 저기서 저렇게 화려하게 싸우는 건 받아들여진다. (세계 영화 역사에서 우주 전투씬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실력조차 일본 실사 SF 영화를 구해주진 못했다.)
특히 넷플릭스 같은 다국적 OTT 서비스가 흥하게 이후, 전세계 관객들은 자막을 통해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 익숙해져 가는 중이다. 즉 관객들이 자국 언어의 내밀한 감성 표현을 어느정도 포기한 자리에, 영화의 장르적 특질들 몇 가지가 두드러진다면 기꺼이 흡수하는 추세가 들어서고 있다. 얼마 전 맹점 많은 '스위트 홈'의 흥행도 그래서로 보고 있다. 승리호 정도면 지금의 OTT 산업이 바꾸어 놓은 영화감상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상당히 부합한다.
왠지 앞으로 더 좋은 국산 SF 영화가 곧 나올 것 같다. 승리호, 좋은 첫 걸음이다.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0158649961136014&id=519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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