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전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건설사업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태국, 중국, 호주, 시리아, 오만, 스페인, 일본, 미국 등지에서 5~10개년 주기의 장기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윤곽을 드러냈다.
특히 이들 사업 대부분이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발생한 이후인 4월 말에서 5월 중순 사이에 집중 발표된 점이 눈길을 끈다.
사업은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 뜨는 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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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세빌리아 지역에 건설된 태양광 발전시설 |
가장 최근 사업 프로젝트를 발표한 국가는 방글라데시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아시아개발은행(ADB)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총 규모 500MW에 달하는 태양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20일 방글라데시 전력에너지부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는 최소 20억달러에서 최대 3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정부대표단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태양에너지 포럼’에 참석해 ADB 측과 자금지원에 대해 협상을 전개할 예정이다.
ADB가 최고 30억달러에 달할 자금을 방글라데시 정부에 무상공여(grant)할 지, 차관(loan) 방식으로 지원할 지 여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번 ADB 자금을 통한 태양광 사업 진행은 우리나라 건설기업에 매우 구미가 당기는 사업이다.
그동안 방글라데시는 태양광 사업에 민관합작방식(PPP)을 통해 해외 민간 업체가 자금을 조달하도록 했으나 발전차액지원재도와 같은 인센티브가 없어 민간기업의 발전사업 참여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방글라데시 태양광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일본과 현지기업 3~4군데 정도다.
시리아 정부 역시 태양광 발전시설 건설에 적극적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80억달러를 발전시설에, 40억 달러는 송전 및 배전 시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초점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 시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해외 민간업체들의 참여를 적극 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2030년까지 3000MW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 2500MW 이상의 풍력발전단지 보유를 목표하고 있다.
한편 최근 시리아 정부가 최초로 건설을 추진한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는 독일 선셋 솔라(Sunset Solar)사가 550만달러에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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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안달루시아에 건설된 풍력단지. 스페인정부는 오는 6월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확대를 위한 10개년 계획이 담긴 법안의 최종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
# 불어오는 풍력, 바이오매스 인기
오는 6월부터 풍력단지 건설이 본격화하는 대표적인 국가는 스페인이다.
스페인 정부는 화석연료와 원자력 등과 같은 시설의 발전 용량을 점진적으로 축소시키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비중을 기존 45.7%에서 58.4%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2010~2020년 에너지 정책’ 법안을 오는 6월까지 최종 통과시킬 방침이다.
정책 계획안에 따라 가장 수혜를 보는 재생에너지는 풍력이다. 발전용량이 3만4320MW까지 확대돼 스페인 최대 에너지 발전원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스페인 정부는 이같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180억 유로의 지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바이오매스는 EU, 남미, 호주, 동남아시아국가 등 다양한 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필리핀이나 파키스탄 같이 설탕을 생산하는 국가들은 사탕수수 부산물인 바가스(Bagasse)를 활용하는 발전사업이 유망한데 파키스탄은 최근 4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자금은 각 민간기업이 조달할 예정으로 EPC, 지분참여방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 우리나라 기업의 참여가 유망하다.
파키스탄의 바이오매스 에너지 개발사업은 시장 초기 단계로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필리핀 바이오매스 시장도 우리나라 기업의 참여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부분 수자원공사와 중대현 민간 건설사들이 프로젝트 추진을 협의 중인데 스페인, 영국, 일본 기업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최근 2020년까지 2500개의 바이오가스 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폴란드는 우리나라 기업이 투자형 진출을 고려해 볼만한 시장이다.
코트라 측은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북미와 동남아시아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편중되는 성향이 있지만, 전통적으로 친환경산업을 중시하는 유럽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설비투자 및 운영에 관련된 기술, 바이오가스의 집적, 처리, 배송 등 공정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참여 폭을 넓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지희기자 jh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