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아저씨와 한 어린이가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분명히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족이 슬며시 보태졌습니다. 사연인즉 일행중 한 노미 전날 밤 취중에 친구와 통화를 하다 염장을 살짝 질렀답니다. 다음 날 영월로 친구들이 몽땅 여행을 떠나니 따라 올테면 따라와 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씨가 되어 진짜로 따라 왔다는 소문입니다, 차로는 도저히 시간을 못 맞출 것 같아 기차를 타고 와서 하룻 밤을 머물다 다시 기차를 타고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는 소문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31C8504FBAE68B16)
동강다슬기/영월
이튿날 아침에 해장을 위해 찾아 간 곳은 영월역전에 있는 동강다슬기란 식당입니다. 이 집 말고도 역전에 다슬기전문점이 여러 곳 있습니다. 식당마다 가게 앞에 고무다라가 놓여 있는데 그 안을 살펴보니 살아있는 다슬기가 한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전 날 동강에서 다슬기를 잡는 아낙들을 여러 명 보았는데 어쩌면 그녀들이 잡아 오는 다슬기가 이 다슬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해장국에 들어있는 다슬기의 양은 조금 아쉽습니다만 다슬기의 상태가 아주 양호하고 반찬도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영월의 몇 몇 식당을 다녀보니 식당의 청결상태가 매우 양호했습니다. 특히 화장실의 위생 및 미화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을 쉽게 알아 챌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영월을 떠올린다면 영화 '라디오 스타'의 흔적이나 동강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식당의 깨끗한 화장실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7F3504FBAE68B0B)
을지면옥/서울
영월에서 아침식사를 하자마자 서둘러 서울로 향했습니다. 여유를 부리다 점심 무렵에 출발을 하면 고질적인 도로정체로 인해 하루를 고스란히 자동차 안에서 지내야 합니다. 중간에 분당에서 일행 한 명을 내려주고 서울에 도착하니 점시 때를 살짝 넘긴 오후 2시경입니다. 배를 곯은 채 귀가 해 봐야 좋은 소리 못 듣습니다. 때 맞춰 들어가지 못 할 바에는 숫제 밖에서 해결을 하고 들어 가는 것이 상책입니다.
또 다시 무엇을 먹을 지에 대한 궁리가 시작되었습니다. 더운 날씨 탓에 어제 점심 때와 마찬가지로 냉면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양평이 아닌 서울의 냉면집입니다. 서울시내의 소문난 평양냉면집들을 모두 끄집어 내서 품평을 한 끝에 최종목적지를 을지면옥으로 낙찰을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냉면집 육수가 간간한 편인데 을지면옥의 육수는 비교적 슴슴한 편에 속합니다. 헌데 요즘들어 을지면옥도 육수가 간간해 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집이라도 슴슴한 육수의 냉면을 맛 볼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모쪼록 을지면옥만이라도 여태껏 그래 왔던 것 처럼 간을 약하게 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제발~
다소 까실하게 느껴지는 구수한 면발을 한 입 머금고 슴슴한 육수를 한 모금 들이키면 이마에 맺혔던 땅방울이 순식간에 쏙 들어 갑니다. 이 맛에 냉면을 먹는구나 싶습니다. 을지면옥의 냉면은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양이 제공이 됩니다만 냉면을 먹기 전에 제육을 안주삼아 소주를 안 마시면 똥 누고 밑을 안 닦은 것 마냥 왠지 섭섭합니다. 이 날도 당연히 닦았습니다. ㅎㅎ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하여간 잘 뭉치는 친구들입니다. ㅡ.,ㅡ;;
첫댓글 저도 유명 평양냉면집들 중에는 을지면옥이 가장 취향에 맞는 편입니다. 우래옥 같이 너무 "육덕진" 육수보다는 을지면옥의 덤덤함이 좋네요. 그리고 면의 씹는 맛도 좋구요. 을지면옥의 평양냉면과 스바루의 소바...
다소 편차가 있지만 최근 삼연속으로 면발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오늘도 갈까 말까 궁리하다 다른 메뉴를 선택했다는 소문입니다. ^.,^;
추억의 소주병이네요... 맨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