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도모지, 도무지
조선 시대의 형벌로 도모지(塗貌紙)가 있다. 한지에 물을 묻혀 얼굴에 여러 겹으로 착착 발라놓으면 물기가 말라가면서 서서히 숨을 못 쉬어 죽음에 이르는 형벌이다.
‘정적을 수거 배에 싣고 가 서해 바다에 수장, 헌법은 고쳐 사랑하는 아내 V0을 V로 영구집권, 북한 도발 유도 5천만 백성 파괴와 비참함 밖에 없는 전쟁터로 내몰 내외란획책’ 등을 저질렀다는 자가 ‘싸워서 이겼다’라며 미소 짓고 주먹 불끈 쥐어 추종자들에게 흔들었다.
참으로 미치광이보다 더한 자와 그 추종자들이 저지르려 했던 현대판 도모지로 5천만 백성은 서서히 숨 막혀 죽어갈 뻔했다. 그리고 그 자가 몸담았던 정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의 김문수, 장동혁, 안철수 씨 등 발언과 작태를 보면 아직도 그 도모지는 진행 중이구나 한다.
집시법이나 도로교통법 위반으로라도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봤으면 알겠지만, 갇힌 유치장에서 조사실로 갈 때면 10m만 이동해도 수갑이나 포승줄이 기본이다. 그 손목의 살갗을 파고드는 수갑이 얼마나 치욕과 고통인지 당해보지 않으면 잘 모른다. 누구든 다시는 ‘유치장에 갇히는 일은 하지 않아야겠다.’라고 결심해야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구속 상태에서도 에어컨 팡팡 나오는 특별 접견실을 사무실처럼 쓰고, 벌거벗은 임금님은 그저 우화인 줄만 알았는데, 해괴한 옷차림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해도 무슨 인권이니, 법치니 하며 윤석열 씨 변호사는 물론 ‘인권탄압’을 내세우는 나경원 씨 등 빨강 동색 정치인 무리는 침 튀기며 눈 부라려 역성을 든다. ‘빠루’ 들고 국회 문을 부수던 게 언제인데 또 언제부터 그렇게 인권에 관심이 많았는지 궁금하고 적반하장도 이 정도면 금메달이다.
그리고 부창부수라더니 윤석열 씨 배우자 김건희 씨도 털끝 차이 없이 그 작태가 똑같다. 6천만 원 목걸이를 우아하게 뽐내더니 문제가 되자, 급 굴신으로 ‘빌렸다, 아니다. 어머니 생일선물로 산 가품이다’로 바뀌고, 그 가품이 진품이 나오기 전의 신통방통 요술품이 되었다.
또 오래전 아주 쪼그만 파우치를 수사하러 가서 휴대전화까지 뺏긴 4명 검찰은 지금도 ‘아, 그렇습니다! 혐의 없습니다.’라며 떳떳할까? 아나운서 시절 그 쪼그만 파우치를 쪼그만 파우치라고 당당히 말해 사장 자리에 올랐다는 평을 받는 박장범 씨는 지금도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가방을 쪼그만 파우치라고 업신여기고 있을까? 참 궁금하다.
또 있다. ‘나는 계몽 되었다, 계몽령이다’ 라며 졸졸졸 따라다니는 자도 있고, 성조기를 흔들며 ‘트럼프가 구해준다’라고 영어로 쓴 ‘Yoon Again’을 외치는 자들도 있다.
또 있다. 8·15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헌신과 생명을 초개와 같이 바친 애국선열의 투쟁이 아니고 연합국의 승리로 거저 얻은 선물이라는 김형석 씨를 보면 개 버릇 남 못 주는 자와, 이런 자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한 자가 연결된다. ‘아, 모든 악과 망언의 근원이 한 뿌리’구나 한다. 그래서 지금도 그들 무리의 백성에 대한 도모지는 이어지고 있구나 한다.
그럼에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옛 도모지가 지금은 ‘도저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라는 ‘도무지’가 되어 머리가 어지럽다
올해는 폭염과 폭우가 시도 때도 없다. 이 자연재해가 인간의 자연훼손과 환경오염에 기인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리고 우리 사회도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그건 ‘너희들만 지켜야 해’라는 극우세력, 자신만의 자유를 누리는 특정 집권세력 때문이라는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결국, 기상이변도 사회격변도 그 근저에는 한 눈은 감은 체, 한 눈으로만 보는 괴물화된 인간 무리가 있는 것이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는 걸까? 없다면 이승만 정권 때 친일·반민족 세력을 척결하지 못한 것이 오늘 혼란의 뿌리라고 믿는다. 이번에는 내란의 뿌리를 반드시 도모지로 뽑아 버리고 도무지라는 말도 없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