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나이트(The Thousand and One Nights)
150일째 밤
생쥐와 족제비 이야기
어느 가난한 농부의 집에 생쥐와 족제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농부의 친구가 병에 걸렸
을 때, 농부는 병든 친구를 고치기 위해 의사의 처방에 따라 깨를 얻어 왔습니다. 농부는 그
깨를 집으로 가지고 와서 부인에게 털게 하였습니다.
농부의 아내는 깨의 껍질을 벗긴 후에 말리려고 밖에 널어놓았습니다. 그 깨를 본 족제비
는 하루 종일 그것을 물어다 자기 집으로 부지런히 날라 버렸습니다.
농부의 아내는 깨가 거의 없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 앉아 깨도둑을 혼내 주기
위해 감시를 시작했습니다. 족제비는 나르다 남은 깨를 가지고 가려고 기어 나왔다가 농부
의 아내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이거 큰일났는데. 확실히 저 여자는 나를 지키고 있어. 앞뒤를 안 가리는 자들에겐 신의
도움이 없는 법이지. 이렇게 된 바엔 착한 일을 해 보이는 수밖에 없겠군. 지금 착한 일을
하면 결백하다는 증거도 되고, 깨를 훔친 죄도 씻을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족제비는 구멍 속에서 깨를 날라다가 본래의 자리에 도로 갖다 놓기 시작했습니
다. 농부의 아내는 족제비의 하는 꼴을 바라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이놈은 깨를 훔치지 않았나 보군. 오히려 훔친 놈의 구멍 속에서 물어다가 도로 갖다 놓
고 있으니 정말 고마운 일이야. 나중에 나도 적당히 답례를 해 줘야지. 족제비가 깨를 훔쳐
간 게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니까 도둑의 정체를 알아내어 잡을 때까지는 여기를 지키고 있
어야지.'
주인 여자의 속마음을 알아챈 족제비는 생쥐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여보게, 생쥐 양반. 이웃 간의 의리나 친구의 의리를 짓밟는 짓은 몰염치한 일이잖소."
"아무렴, 당신은 언제나 친절하고 친구를 동정하지요. 그런데 어째서 갑자기 그런 말을 하
는 거요?"
"이 집 주인이 깨를 가지고 왔어. 자기가 실컷 먹은 다음 온 집안 사람들에게 먹이고도
아직 잔뜩 남아 있거든. 모두들 먹고 남은 것이니 이번엔 당신이 먹는 게 좋을 거야."
이 말을 들은 생쥐는 대단히 기뻐하며 귀와 꼬리를 흔들고 춤을 추면서 깨가 먹고 싶다는
생각에 그만 속아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곧 자기 집을 뛰쳐나가 족제비가 가르쳐 주는 장소에 가보니 과연 껍질을 벗긴 깨
가 하얗게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농부의 아내가 손에 몽둥이를 든 채 지키고 앉
아 있었습니다.
앞뒤 생각도 없이 생쥐는 허겁지겁 깨 있는 데로 달려가서 마구 휘저으며 먹기 시작하였
습니다. 이 순간을 놓칠세라 농부의 아내가 내리친 몽둥이에 맞아 그만 머리가 바스러져 즉
사하고 말았습니다. 이 생쥐가 죽은 것은 욕심이 과한 데다 앞뒤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
입니다.
그때 샤 리아르 왕이 말했다.
"오, 셰헤라자데,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이구나. 하지만 참된 우정의 아름다움, 즉 재난이
내리덮쳤을 때도 끝까지 의리를 지키고 친구를 파멸에서 구하는 이야기는 없는가?"
"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셰헤라자데가 대답했다.
고양이와 까마귀 이야기
옛날에 까마귀와 고양이가 형제처럼 지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둘이 사이좋게 나무 밑
에 있는데 표범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얼마나 조용히 다가왔는지 바로 옆에 올 때까지
둘 다 그걸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표범을 본 까마귀는 깜짝 놀라 나뭇가지 위로 날아올랐습니다. 그러나 고양이는 허둥지둥
어쩔 줄을 몰라하며 까마귀에게 말했습니다.
"오, 형제여. 의지할 데는 자네밖에 없네. 제발 좀 살려 주게."
그러자 까마귀가 대답했습니다.
"위급할 때 서로 돕는 것이 형제야. 어떤 시인이 이런 좋은 노래를 불렀지."
위급할 때의 친구야말로
정녕 참다운 친구
좋은 계략은 친구를 구하리라
운명 때문에 막지 못해 헤어질 때도
벗은 슬퍼하며 생각하느니라
몸을 희생시켜서라도 다시 만나리라고.
그 나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개들을 데리고 가는 양치기가 있었습니다. 까마귀는 급
히 그곳으로 날아가 날개로 퍼득퍼득 땅을 치면서 까옥까옥 울어댔습니다.
그러고는 그 중 한 마리를 향해 날아가 그 개 눈앞에서 날개를 퍼득이며 조금 날아올랐습
니다. 개는 까마귀를 잡으려고 마구 쫓아왔습니다.
이윽고 양치기가 고개를 들고 보니 까마귀가 땅을 스칠 듯이 내려왔다가는 다시 올랐다가
하면서 날아가므로 그 뒤를 쫓았습니다.
까마귀는 정신 없이 달려오는 개들을 놀리듯 하면서 잡히지 않을 정도로 하여 마침내 표
범이 있는 나무 밑까지 유인하였습니다. 표범을 보자 개는 일제히 달려들었으므로 표범은
재빨리 몸을 돌려 달아나 버렸습니다. 하마터면 표범의 밥이 될 뻔했던 고양이는 이렇게 하
여 친구인 까마귀의 계략으로 살아났던 것입니다.
오, 임금님. 이것은 순결한 친구의 우정 덕택으로 위태로운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만 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략)
오마르 빈 알 하타브 교주와 베두인 족 청년
오마르 빈 알 하타브 교주가 어느 날, 당대 일류의 총명한 보좌역을 자기 옆에 두고서 백성
을 재판하고 선정을 베풀고 있노라니까, 거기 한 이목이 수려하고 깨끗한 옷을 입은 젊은이
가 대단히 잘생긴 두 젊은이에게 끌려 들어왔습니다. 두 젊은이는 그 젊은이의 목덜미를 잡
고서 어전에 무릎을 꿇게 했습니다. 이 모양을 지켜 보고 있던 충성된 자의 임금님 오마르
는 두 젊은이에게 손을 놓으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딴 젊은이를 가까이 오라고 해 놓고서 두 젊은이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이 자와 너희들 사이는 어떠한 관계가 있느냐?"
그러자 두 젊은이는 대답했습니다.
"오, 충성된 자의 임금님, 저희들 둘은 어머니를 같이하는 형제로서, 참된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은 누구 하나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저희들에게는 매우 나이 많은 아버지도 계셨습니
다. 아버지는 아주 분별력이 있는, 부족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모으고, 천한 점이라고는
조금도 없고, 마음씨가 착한 사람이라는 평판이 자자했습니다.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우리들
을 정성껏 길렀으며, 우리가 자라서는 여러 가지로 은혜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 세헤라자데는 날이 훤히 밝아오는 것을 깨닫자, 여기서 허락된 이야기를 그쳤다.
396일째 밤
세헤라자데는 말을 이었다.
오, 인자하신 임금님, 두 젊은이는 충성된 자의 임금님 하타브의 아들 오마르 교주에게 말했
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매우 분별력이 있는, 부족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모으고, 천한 점이라고
는 조금도 없고, 마음씨가 착한 사람이라는 평판이 자자했습니다.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우
리들을 정성껏 길렀으며, 우리가 자라서는 여러 가지로 은혜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정말로
수없이 많은 고귀하고도 훌륭한 덕성을 겸비하고 있어, 시인의 찬사에도 어울리는 인물이었
습니다.
"샤이반 족의 아브스 샤쿠즈?"
사람들이 물으면 나는 대답했네.
"아니다, 내 목숨을 걸고
샤이반 족은 그의 것."
얼마나 많은 아버지들이
고매한 아들 때문에 출세했던가.
마치 알라의 예언자가
아드난 족의 명예를
더욱 빛냈듯이.
그런데 아버지는 오늘 정원으로 나가 나무들 사이에서 쉬면서 익은 과일을 따려고 하는데,
이 젊은이가 무참하기 짝이 없이 아버지를 살해한 것입니다. 그래서 알라의 법도에 따라 이
녀석을 올바르게 재판하여 처벌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오마르 교주는 피고인 젊은이를 무서운 눈초리로 쏘아보며 말했습니다.
"너는 지금 이 두 젊은이의 진술을 들었겠지. 그러면 이에 대한 너의 변명을 말해 보라."
이 젊은이는 원래부터 용맹하고 겁을 모르는 사람이었으므로, 갑자기 소심(小心)의 옷을 벗
어버리고, 비겁의 겉옷도 벗어 버리고는, 생글 웃더니, 더할 나위 없이 산뜻하고 상냥한 목
소리로 우선 교주에게 관례대로 인사를 한 다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 충성된 자의 임금님, 확실히 저는 이 두 사람의 진정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결과만 듣
고 보면 두 사람의 진술에 거짓은 없습니다. 게다가 알라의 법도는 불변의 율법입니다. 그러
나 이제부터 제 변명을 피력하고 교주님의 지시를 기다리겠습니다. 오, 충성된 자의 임금님,
실은 저는 아라비아 인 중의 아라비아 인으로, 하늘 아래에 있는 인간 중에서 가장 고결한
사람이올시다. 저는 황야와 골짜기에서 태어나서 자랐지만, 얼마 전에 저의 부족은 불행히도
기근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족을 데리고 가재 도구를 꾸려 가지고 이 도시의
교외로 온 것입니다. 아주 값이 나가고 내가 가장 애지중지하는 암낙타를 끌고서 교외의 정
원과 과수원, 꽃밭 등으로 통하는 길을 걸어온 것입니다. 그 낙타 무리 속에는 순종으로 모
양도 좋고 아주 정력이 왕성한 숫낙타도 한 마리가 섞여 있었는데, 이 수놈을 붙여주면 암
놈들은 새끼를 얼마든지 낳았습니다. 그런데 이 숫낙타는 암놈들 사이를 마치 왕관을 쓰고
있는 임금님처럼 뽐내면서 걷고 있었습니다. 그 때, 암낙타 한 마리가 고삐를 자르고서 도망
쳐 이 젊은이들 아버지의 정원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담 위로 나뭇가지들이 뒤덮여
있는 데까지 달려오자, 입을 내밀고서 마치 자기 우리에라도 있는 것처럼 나뭇잎을 먹기 시
작했습니다. 나는 달려가서 낙타를 쫓아버리려고 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담 사이에서 모습을 나타낸 것은 흰 머리의 노인으로, 노한 나머지 눈이 이글
이글 타올라, 오른손에는 돌을 움켜쥐고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사자와도 같은 기세로 몸
을 좌우로 흔들고 있었습니다. 노인이 그 돌을 암낙타를 향하여 던졌는데, 급소에 맞았으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낙타는 죽고 말았습니다. 낙타가 내 옆에 죽어서
길게 나자빠져 있는 것을 본 내 가슴에서는 노여움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습니다. 그래서 나
는 그 돌을 집어들고서 노인에게 내던졌던 것입니다. 그것이 노인이 파멸하게 된 원인이 된
것입니다. 자승자박이란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인데, 자기가 죽인 것으로 자기가 피살된 셈입
니다. 돌에 맞자, 노인은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무서운 비명을 질렀기 때문에 저는 급히 그
곳을 떠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젊은이가 쫓아와서 저를 붙잡아 가지고 이 곳으로
끌고 온 것입니다."
그러자 오마르 교주(전능하신 알라께서 기리시기를!)는 말했습니다.
"너는 자기가 손수 저지른 죄를 자백했다. 무죄 사면은 할 수 없다. 왜냐 하면 복수의 법도
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저자들은 자비를 구하여 외쳤지만 용서할 때가 아니었다.' 라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는 대답했습니다.
"저는 도사의 심판에 따를 것이며 이슬람 교의 법도가 요구하는 모든 것에 이의는 없습니
다. 그러나 저에게는 아직 나이 어린 아우가 하나 있는데, 늙은 아버지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아우에게 막대한 재물과 산만큼의 황금을 나눠 주고는 알라의 앞에서 그 재산을 나에
게 맡겼습니다. '네 아우 몫으로, 이것을 너에게 맡겨 둔다. 조심하여 보관해 다오.' 그래서
저는 그 돈을 받아 가지고 땅에다 묻어 버렸습니다. 그 장소는 저 외엔 아무도 모릅니다. 그
런데 만일 임금님께서 저를 당장 처벌하라고 명령하신다면 돈을 잃게 되어 임금님께서 그
손실의 원인이 되시는 셈입니다. 그렇게 되면 조물주이신 신이 모든 생물을 재판하시는 날
에는 어린 동생이 임금님에게 자기 권리를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니 만일 사흘간의 유예를
허락해 주신다면 아우의 문제를 원만히 처리해 줄 후견자를 하나 구해 놓고서, 제 부채를
갚으러 돌아오겠습니다. 제가 이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을 보증해 줄 사람도 하나 있습니
다."
충성된 자의 임금님은 잠시 머리를 숙이고 있었습니다만 이윽고 얼굴을 쳐들고서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말했습니다.
"이 자가 돌아올 것을 보증해 줄 사람은 도대체 누구냐?"
그러자 젊은이는 거기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일일이 바라보고 많은 사람들을 젖혀 놓고 아
브 쟈르를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
"저분께 책임을 지게 해 주고 보증인도 되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세헤라자데는 날이 훤히 밝아오는 것을 깨닫자, 여기서 허락된 이야기를 그쳤다.
397일째 밤
셰헤라자드는 말을 이었다.
오, 인자하신 임금님, 젊은이는 아브 쟈르를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
"저분께 책임을 지게 해 주고 보증인도 되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마르 교주가(알라께서 기리시기를!),
"여봐라, 아브 쟈르, 지금 하는 소리를 들었느냐? 이 젊은이가 돌아오는 것을 보증하겠는
가?"
하고 묻자 아브 쟈르는 대답했습니다.
"네, 충성된 자의 임금님. 사흘 동안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그래서 교주는 보증을 확인하고서 젊은이를 석방했습니다.
그런데 약속한 날이 되고, 은혜의 날이 거의, 아니 완전히 끝나가는데도 아직 젊은이는 모습
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교주가 집무실에 나와 자리에 앉자, 예언자의 친구들은 그 주위에
달을 둘러싸는 기라성처럼 죽 늘어서고, 아브 쟈르도, 고소한 젊은이들도 나왔습니다. 이윽
고 고소인인 젊은이들이 말했습니다.
"아브 쟈르님, 피고는 어디 있습니까? 일단 도망친 놈이 어찌 돌아오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들은 피의 복수를 하고 싶으니까 당신이 그놈을 여기 데리고 올 때까지는 절대로 여기를 떠
나선 안 됩니다."
그러나 아브 쟈르는 대답했습니다.
"전능하신 신의 진실에 맹세코 만일 3일간의 은혜의 날이 되어도 젊은이가 돌아오지 않을
경우에는 내가 내 몸을 토사 앞에 던져 보증의 책임을 다할 작정입니다."
또 오마르 교주(부디 알라께서 기리시기를!)는 덧붙였습니다.
"주께 맹세코 만일 그 젊은이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이슬람 교의 법도에 따라 정한 대
로 반드시 아브 쟈르를 처단하겠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고,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은 소리 높이 탄식
했으므로 시끄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윽고 예언자의 친구 중 절친한 몇
몇이 고소인인 젊은이들에게 복수 배상금을 받기로 하고 모두의 치하를 받으면 어떻겠느냐
고 권고했지만, 두 젊은이들은 그 제의를 거절하고는 끝까지 눈에는 눈의 복수를 하지 않으
면 안 되겠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좌중의 사람들이 동요하고, 소리 높
여 아브 쟈르의 신세를 슬퍼하고 있는데, 그 때 난데없이 갑자기 예의 그 젊은 베두인 족
청년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는 도사 앞에 우뚝 서서 자못 정중하게(구슬 같은 땀을
흘리며, 초승달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우를 외가에 맡기고 아우의 재산에 관한 일을 완전히 털어 놓고는 돈을 감춰 둔 장
소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한낮의 더위를 무릅쓰고 달려와 자유 신분의 사
나이로서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일동은 젊은이가 도의심이 굳고 성실하고, 게다가 목숨을 아끼지 않는 대담성을 지니고 있
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이윽고 좌중에서 고함을 지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신은 정말 고결한 젊은이요. 자기의 체면과 맹세에 끝까지 충실한 젊은이고!"
그러자 젊은이는 대답했습니다.
"여러분은 죽음이라는 것이 한 번 모습을 나타내면 누구나 그것을 모면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과연 나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신의는 어디서도 찾을
길이 없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윽고 아브 쟈르가 말하기를
"오, 충성된 자의 임금님, 저는 이 젊은이의 보증을 맡기는 했지만 실은 무슨 부족에 속해
있는지도 모르고, 또 아직까지 한 번도 만나 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 젊은
이가 많은 사람들 중에서 특히 나를 뽑아서 '저분에게 책임을 지게 하고, 보증인이 되어 주
셨으면 좋겠습니다.'하고 말했을 때 나는 그 부탁을 거절한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했습
니다. 그 부탁에 응했다고 해서 별로 나쁠 것도 없고, 기분상으로도 상대방을 실망시키고 싶
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자비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말을 세상 사람들한테서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두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오, 충성된 자의 임금님, 저희들은 이 젊은이가 아버지를 살해한 죄를 용서하겠습니다. 이
사람이 세상의 쓸쓸함을 기쁨으로 바꿔 주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인정은 이 세상
에서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주는 젊은이를 무죄 사면시켜 주었으며, 그 성실성과 도의심을 기뻐함과 동시에 아브 쟈
르의 아량도 뛰어나다고 칭찬했습니다. 그 밖에 또 두 젊은이가 자비로운 결단을 보인 것을
기리어, 감사와 함께 찬사를 보내며, 다음과 같은 시인의 시구를 인용하여 두 젊은이에게 비
유했습니다.
남에게 정을 베풀면
이윽고 반드시 그 보답을 받으리.
신과 인간 사이에는
헛된 정이란 없는 법이니.
그러고 나서 교주는 부친의 배상금을 국고에서 지출하여 두 젊은이에게 주려고 했으나, 두
젊은이는 이것을 사양하며,
"우리들은 너그러우시고 고귀하신 알라를 사모하여 마지않기 때문에 이 젊은이를 용서해 준
것입니다. 이러한 기분이오니 배상금 같은 것을 타서 남의 비방이나 욕 같은 것을 사고 싶
지는 않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또 세상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는 이러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중략)
그런데 이 오랜 동안에 세헤라자데는 샤푸리야르 왕의 씨를 받아 세 옥동자를 두고 있었
다. 마하루프의 이야기를 끝마치자 세헤라자데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전(御前)에 엎드리며 "
오, 현세(現世)의 임금님, 현세에 다시없는 임금님, 저는 전하의 측녀입니다. 이 천 일 하고
도 하룻밤 사이에 지난 옛날의 이야기며, 도움이 되는 옛날의 훈화 따위를 들려 드렸습니다.
그러면 그 무엇인가 임금님께 부탁의 말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오, 세헤라자데, 말해보라. 무슨 부탁인지 들어 주마." 왕의 말에 세헤라자데는 유모와 내
시들을 향하여 높은 목소리로 "나의 아이들을 데리고 오너라." 유모와 내시들이 아이들을
데리고왔는데 셋이 다 사내아이로서, 하나는 벌써 걷고, 둘째는 이제 겨우 기어다닐 정도이
고, 막내아이는 아직 젖먹이였다. 세헤라자데는 아이들을 안아다가 왕의 앞에 놓고 또다시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오, 현세의 임금님. 이 아이들은 임금님의 핏줄을 이어받은 임금님
의 씨들입니다. 그러하오니 이 세 아이에게 주시는 선물로서 부디 참수(斬首)의 운명을 용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제 목숨을 빼앗으시면 이 아이들은 어미 없는 고아가 되며,
여자는 많다 하되 어미의 손으로 기르는 것만은 못하니까 말이옵니다."
왕은 이 말을 듣자, 눈물을 흘리고 아이들을 꽉 끌어안으면서 말했습니다. "알라께 맹세하
고 말하건대 오, 세헤라자데. 나는 이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그대를 용서하고 있었다.
그것은 말이다. 그대가 깨끗하고, 정숙하고, 영리하며, 신을 공경하는 마음도 두텁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대를 위시(爲始)하여, 그대의 부모와 조상과 자손에게도 알라의 축
복이 있으시기를! 전능하신 신도 굳어 살피소서. 나는 그대에게 위해가 되는 일은 전대로
안 할 것이다!"
세헤라자데는 왕의 손과 반에 입을 맞추고 더할 나위 없이 기뻐하며 말했다."주여, 아무쪼
록 임금님이 만수무강하시고, 위세(威勢)를 더욱 떨치게 해 주옵소서!" 그리고 곧 덧붙이기
를 "임금님께서는 계집 때문에 재난을 만나시어 큰 욕을 보이셨으나, 그 옛날의 코스로의
대왕들도 임금님보다 훨씬 지독한 재난과 슬픈 불행을 맛보셨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교주와
왕후 군자 등 고귀하신 분들이 여인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로 욕을 당하신 이야기를 해 왔습
니다만 이제는 이 이야기에도 싫증이 나시어, 귀를 번거롭게 하시는 것도 지루하시리라 믿
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그 중에는 지각(知覺)이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훈계(訓戒)가, 현자에
게는 훌륭한 가르침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세헤라자데는 그렇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샤푸리야르 왕은 그녀가 한 여러 가지의 이야
기를 듣고, 사려와 지각을 닦아 마음을 깨끗이 하고, 지혜를 되찾고, 전능하신 알라에게 오
로지 진심으로 귀의(歸依)하여 스스로 자기 마음에다 대고 말했다. "코스로의 역대의 대왕조
타도 나보다 몇 배 더 심한 일을 당하고 있으니 금후(今後)로는 어디까지나 목숨이 붙어 있
는 한 과거의 죄책(罪責)을 나누어지기로 하자. 이 세헤라자데라고 하는 여자는 보통이 아닌
재완(才腕), 세상 어디를 뒤져도 이만한 여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 여자를 압제와 살육
에서 백성을 구해내는 기틀로 삼으신 신을 칭송할지어다."
요점 정리
편역자 : 리처드 버튼/ 김병철 옮김
갈래 : 우화, 동물담, 민담
연대 : 대체로 10세기에서 16세기경에 완성된 것으로 보임.
성격 : 우화적, 교훈적, 구전적, 적층적, 우의적, 병렬적, 설화적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표현 :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우화 형식을 취함. 교훈적 내용을 우화로 표현함.
구성 : 옴니버스식 구성(하룻밤 단위로 끊어졌다 이어지는 구성), 액자식 구성(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 있는 구성 방식을 가리킨다. 이 구성을 택한 이야기는 액자에 해당
하는 외화(外話)와 그림에 해당하는 내화(內話)로 이루어지는데, 액자보다는 그림이 중요하
듯 외화보다 내화가 더 중요하다. 대체로 외화는 내화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많이
사용된다.), 파노라마식 구성, 병렬식 구성('아라비안 나이트'는 여자 주인공인 셰헤라자데라
는 여인이 1001일 간에 걸쳐 임금에게 밤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특징 : 액자에 해당하는 외화(外話)의 사건과 그림에 해당하는 내화(內話)의 사건이 조응함
주제 :
대주제 - 아랍 문학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알라에 대한 끊임없는 찬양
소주제 - 자신의 목적을 위해 친구를 이용하는 잘못된 우정/ 위기에 처한 친구를 구해 주는
진정한 우정(여기에 실린 글은 150일째 밤의 이야기로, 우화 형식을 통해 참된 우정의 가치
를 보여주는 교훈적 내용을 담고 있다.) / 사형 집행이 사흘간 유예된 베두인 족의 젊은이가
약속대로 돌아와서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자신도 석방된다는 내용의 이야기로, 목숨보
다도 신의와 명예를 중시하는 아랍 사람들의 가치관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 지혜를
통한 위기의 극복과 복수심의 해소['아라비안나이트'의 밑바탕에는 아랍 문화에 대한 끊임
없는 찬양이 깔려있다. 이것이'아라비안나이트'의 가장 큰 주제의식이다. 또 다른 주제는 권
선징악(勸善懲惡)이다. 이웃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남의 어려움을 나의 어려움으로
알고 도우라는 교훈이 들어 있다.]
의의 : 중세 아랍 문학의 최고 걸작이자, 세계 문학의 귀중한 유산임.
인물 :
샤 리아르 왕 : '아라비안 나이트'를 듣는 왕. 바누 사산 대왕의 맏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페르시아의 왕이 되었다. 왕비의 불륜 사실을 알고는 여자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 때문
에 밤마다 한 처녀와 동침하고는 다음 날 아침 그 여자를 죽이는 폭군으로 변한다.
셰헤라자데 : '아라비안 나이트'를 샤 리아르 왕에게 들려주는 화자(話者). 재상의 딸로 매
우 총명한 여인이다. 샤 리아르 왕의 아내가 되어 다음날 아침이면 죽을 운명이었지만, 흥미
진진한 이야기로 왕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 왕은 그녀를 죽이지 못
하게 된다. 이렇게 1001을 계속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녀는 마침내 왕의 마음을 돌려
놓는다.
출전 : <범우사판 아라비안 나이트>(
전체 줄거리 : 이야기의 배경은 중앙 아시아 또는 인도와 중국의 섬이나 반도이다. 인도와
중국까지 통치한 페르시아의 샤 리아르 왕은 그가 왕궁을 비울 때마다 왕비가 부정한 일을
저질러왔음을 알게 되자 그녀와 또 그녀와 함께 자기를 배신한 자들을 처단한다. 그래서 왕
은 매일 밤 한 처녀와 동침하고는 다음 날 아침이 되면 그 여자를 죽이는 잔인한 복수를 3
년 동안이나 반복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나라 안의 처녀들이 모두 죽거나 피신하게
되어 더 이상 왕의 신부가 될 처녀가 없게 된다. 이런 일이 계속되자 그 나라의 한 대신에
게 샤흐라자드와 둔야자드라는 두 딸을 둔 사람이 있었는데, 어질고 착한 맏딸 샤흐라자드
는 꾀를 내어 자신과 다른 처녀들을 구하려고 아버지에게 자신을 왕에게 시집 보내달라고
한다.
그녀는 첫날 밤 왕에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이야기가 절정에 이르렀
을 때에 날이 샌다. 왕은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녀를 하루 더 살려 두기로 한다. 이러
한 과정이 1001일 동안이나 계속되고, 그 사이에 왕은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
닫고 셰헤라자데를 왕비로 삼아 행복한 여생을 보낸다.
내용 연구
몰염치한 : 염치를 모르는. 염치가 없는.
바스러져 : 부서져. 깨어져 잘게 조각이 나.
농부가 그 깨를 - 털게 하였습니다. : 농부가 깨나무를 가져다 주면서 그의 아내에게 그것
을 말려 깨를 분리시키게 했다는 뜻이다. 깨는 깨나무의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데, 말리면
그 주머니에 틈이 생기게 된다. 그 말린 그 깨나무를 멍석 위에 두드리면 깨알이 떨어져 나
오는데, 이렇게 '두드리는 것'을 '깨를 턴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오랜 동안에 ~ 세 옥동자를 두었다. : 내화(內話)가 진행되는 동안 외화(外話)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운명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보여 주는 구절이다.
교주 : 한 종교 단체의 우두머리.
어전 : 임금의 앞.
평판 : 세상 사람들이 어떤 대상에 대해 판단하여 내리는 평.
찬사 : 칭찬하는 말이나 글.
알라 : 이슬람 교의 유일·절대·전능의 신
아드난 족 : 아라비아 족의 조상.
두 젊은이는∼교주에게 말했습니다. : 어젯밤의 이야기를 이어서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
므로, 의도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부분이다.
진정 : 사정을 늘어놓아 말함.
기근 : 농사가 잘 안 되어 식량이 모자라 굶주리는 상태.
자승자박 : 제가 만든 줄로 제 몸을 옭아 묶는다는 뜻으로, '말과 행동을 잘못하여 스스로
옭혀 들어가 곤란하게 됨'을 비유한 말이다.
아라비아 인 중의 아라비아 인으로 : 베두인 족 청년의 자부심을 보여 주는 구절이다.
아주 값이∼애지중지하는 암낙타 : 베두인 족들의 낙타에 대한 애착을 보여 주는 구절로,
뒤에 이어지는 살해 사건에 필연성을 부여하게 된다.
이슬람 교 : 610년에 아라비아에서 마호메트가 창시한 종교. 유일신 알라를 믿으며, 우상
숭배를 금함. 경전은 '코란'.
유예 : 일을 결행하는 데 날짜나 시간을 미루고 끄는 것.
후견자 : 후견인(後見人). 뒤를 돌보아 주는 사람.
'저자들은 자비를∼때가 아니었다.' : {코란}제36장 2절에 있는 말.
기라성 : 반짝반짝 빛나는 별.
토사 : 흙모래.
도의심 :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적 의리를 중히 여기는 마음.
신의 : 믿음과 의리.
아량 : 너그럽고 깊은 마음씨.
또 세상에∼이야기도 있습니다. : '아라비안 나이트'가 전체적으로 볼 때 이야기가 끊임없
이 이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표현이다.
세헤라자데는 아이들을 ~ 못하니까 말이옵니다. : 세헤라자데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왕의
성벽이 감화되었으리라 믿고 왕의 애정에 자신의 목숨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논리적 측
면에서 이는 감정(동정)에 호소하는 오류이다. 샤푸리야르 왕의 행동의 부당함을 들어 자신
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불쌍함을 들어 구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그 중에는 ~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 이야기에 대한 교훈적 관점이 토
로된 구절. 왕이 여자들을 살육하는 성벽을 버리게 된 것은 세헤라자데의 이야기가 가진 교
화의 힘에 의해서임을 짐작하게 한다.
이해와 감상
'아라비안 나이트'는 다양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영웅 이야기도 있고, 아랍의 역사
이야기도 있고, 남녀의 사랑 이야기도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랑 이야기가 많은데, 그 표
현은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소박하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일차적 묘미는 하룻밤 단위로 끊어졌다 이어지는 독특한 구성 방식에
있다.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었을 때에 끊어져서 이어질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흔히 텔
레비전 일일 연속극을 볼 때, 극적 긴장이 가장 고조된 장면에서 하루분을 끝냄으로써 시청
자들을 속 태우는 방법이 이미 '아라비안 나이트'에 사용된 것이다.
그리고 '아라비안 나이트'의 밑바탕에는 아랍 문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알라신에 대한 끊
임없는 찬양이 깔려 있다. 이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주제 의식이다. 또 다른 하나의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이웃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남의 어려움을 나의 어려움으로 알고 도
우라는 것이 주제의 또 다른 한 축이다.
'아라비안 나이트'는 인도의 설화집 '천 가지 야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알려져 있고, 호머의
'일리아드', '오디세이' 등의 영향도 일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해와 감상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많은 번역이 있었지만 김병철 교수가 번역한 범우사판이 가장 섬세하
고 유려한 문체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아라비안나이트는 아라비아의 환상과 모험의
파노라마이다. 아라비아의 전설과 민화·동화로 흘러 다니던 꿈과 환상의 이야기를 280여
편으로 엮은 아라비안나이트는 꿈과 로맨스, 흥미진진한 모험, 환상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
어 갈 것이다. '아라비안 나이트'에는 용감하고 의협심 많은 이슬람교도 아랍인들의 생활감
정과 미에 대한 관능적인 기쁨이 자연스럽게 표출되어 있다. 한때 유럽에서는 남녀간의 사
랑표현이 너무 외설적이라 해서 금서 취급을 당하기도 하였으나 금세기에 와서는 '세계 설
화문학의 최고봉' 이라는 찬사까지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라비안나이트'의 밑바탕에는 아랍 문화에 대한 끊임없는 찬양이 깔려있다.
이것이'아라비안나이트'의 가장 큰 주제의식이다. 또 다른 주제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이다.
이웃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남의 어려움을 나의 어려움으로 알고 도우라는 교훈이
들어 있는 작품으로 한 여인의 지혜로 사랑에 배신당한 왕을 감화시켜 행복한 결말로 이끄
는 것은 아주 매력적이다.
무엇보다도 '아라비안 나이트'의 일차적 묘미는 하룻밤 단위로 끊어졌다 이어지는 독특한
구성 방식에 있다.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었을 때에 끊어져서 이어질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
진다. 흔히 텔레비전 일일 연속극을 볼 때, 극적 긴장이 가장 고조된 장면에서 하루분을 끝
냄으로써 시청자들을 속 태우는 방법이 이미 '아라비안 나이트'에 사용된 것이다.
범우사판에 실린 아라비안나이트의 목차
1. 샤리야르 왕과 그의 동생 이야기
2. 상인과 마신 이야기
3. 어부와 마신 이야기
4. 바그다드의 짐꾼과 세 여자
5. 세 개의 사과 이야기
6. 누르 알 딘 알리와 그의 아들 바드르 알 딘 하산의 이야기
7. 꼽추 시체가 들려주는 이야기
8. 누드 알 딘 알리와 처녀 아니스 알 쟈리스 이야기
9. 사랑에 미친 노예 가님 빈 아이유브 이야기
10. 오마르 빈 알 누우만왕과 두 아들 샤르칸과 자우 알 마칸의 이야기
새와 짐승과 목수 이야기
11. 은둔자의 이야기
12. 물새와 거북이의 이야기
13. 늑대와 여우 이야기
14. 생쥐와 족제비 이야기
15. 고양이와 까마귀 이야기
16. 여우와 까마귀 이야기
17. 고슴도치와 염주보살비둘기 이야기
18. 도둑과 원숭이 이야기
19. 참새와 공작 이야기
20. 알리 빈 박카르와 샤무스 알 나하르 이야기
21. 카마르 알 자만의 이야기
22. 니아마 빈 알 라비아와 노예 처녀 나오미의 이야기
23. 알라딘 아브 알 샤마트의 이야기
24. 타이족의 하팀
25. 자이다의 아들 마안의 이야기
26. 자이다의 아들 마안과 바다위인
27. 라브타이트의 도성
28. 히샴 교주와 아랍인 젋은이
29. 아브라함 빈 알 마디와 이발외과의 이야기
30. 원주가 많은 도시 이람과 아브 카리바의 아들 압둘라
31. 모스르의 이사크
32. 청소부와 귀부인
33. 가짜 교주
34. 페르시아인 알리
35. 하룬 얄 라시드와 노예 처녀와 도사 아브 유스후의 이야기
36. 도둑 시늉을 한 애인 이야기
37. 운스 알 우유드와 대신의 딸 알 와루드 휠 아크맘(장미공주)
38. 아브 노와스와 세 미소년과 하룬 알 라시드 교주
39. 아브달라 빈 마아마르와 바소라의 사나이와 그의 노예 계집
40. 오즈라족의 연인들
41. 알 야만의 대신과 젊은 아우
42. 수업중의 소년과 소녀의 사랑
43. 알 무타람미스와 아내 우마이마
44. 하룬 알 라시드 교주와 목욕하는 즈바이다 왕비
45. 하룬 알 라시드와 세 시인 무스아브 빈 알 즈바이르와 타라의 딸 아이샤
46. 아브 알 아스와드와 노예 색시
47. 하룬 알 라시드 교주와 두 노예 색시
48. 하룬 알 라시드 교주와 세 노예 색시
49. 방앗간 주인과 마누라
50. 바보와 사기꾼
51. 재판관 아브 유스후와 하룬 알 라시드 교주와 즈바이다 왕비
52.선원 신드바드와 짐꾼 신드바드
53. 놋쇠의 성
54. 여자의 간계와 원한
55. 쥬다르와 그 형들
56. 가리브와 그의 형 이지브의 신상 이야기
57. 오트바와 라이야
58. 알 누만의 딸 힌드와 알 하쟈지
59. 비슈르의 아들 후자이마와 이크라마 알 화이야즈
60. 학자 유느스와 와리드 빈 사르 교주
61. 하룬 알 라시드 교주와 아라비아 처녀
62. 알 아스마이와 바소라의 세 명의 처녀
63. 모스르의 이브라힘과 마신
64. 우즈라 족의 연인들
65. 바다위인과 그 아내
66. 바소라의 연인들
67. 모스르의 이샤크와 그 애인과 악마
68. 알 메디나의 애인들
69. 알 마르크 알 나시르와 그의 재상
70. 망나니 할멈 다리라와 딸 자이나브의 못된 장난
71. 카이로의 도둑 귀신 알리의 기담
72. 아르다시르와 하야트 알 누후스 공주
73. 바다에서 태어난 쥬르나르와 그 아들 페르시아 왕 바드르 바심
74. 모하메트 빈 사바이크 왕과 상인 하산
75. 바소라의 하산
76. 바그다드의 어부 하리파
77. 바그다드의 어부 하리파
78. 마스룰과 자인 알 마와시프
79. 알리 누르 알 딘과 미리암 공주
80. 상부 이집트의 사나이와 프랑크 인 아내
81. 영락한 바그다드의 사나이와 노예 처녀
82. 인도의 쟈리아드 왕과 재상 시마스
83. 염색쟁이 아브키르와 이발사 아브시르
84. 어부 아브둘라와 인어 아브둘라
85. 하룬 알 라시드 교주와 오만의 상인 아브 하산
86. 이브라힘과 자미라
87. 호라산의 아미드의 아들 아브 알 하산
88. 카마르 알 자만과 보석상인 아내
89. 아브둘라 빈 화지르와 그 형제
90. 구두 수선공 마이루프와 그의 아내 화티마
91. 끝맺음
심화 자료
아라비안나이트 150일째 밤 이야기의 우화성
우화란 인간의 정황을 인간 이외의 동물, 신 또는 사물들 사이에 생기는 일로 꾸며서 말하
는 짧은 이야기를 말하지. 비교적 쉽게 파악되는 도덕적 교훈이 담겨 있고, 결말에는 등장
인물이나 화자가 경구가 될 수 있는 말을 진술하는 형식을 취하며, 동물(또는 신, 사물)들에
게 사람의 속성을 투영한다는 특징이 있지. 이 글에서도 우정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친구를 이용하는 간교한 성격의 족제비와 반대로 기지를 발휘하
여 친구를 위기에서 구해 내는 의리 있는 까마귀를 대비시켜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도덕적 교훈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단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구성
'아라비안 나이트'는 여자 주인공인 셰헤라자데라는 여인이 1001일 간에 걸쳐 임금에게 밤
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 실린 것은 셰헤라자데가 제 150일째
밤에 임금에게 들려 준 이야기 가운데 두 개이다. 따라서, 작품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이 두
개의 이야기는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하나의 큰 작품에 삽입된 1001일간의 이야기들 가운
데 하룻밤 이야기에 포함된 작은 두 개의 이야기이다.
'아라비안 나이트'와 '천일야화'
'아라비안 나이트'의 또 다른 이름이 바로 '천일야화'이다. '천일야화'란 1001일 밤 동안
계속된 이야기라는 뜻이다. 이 '천일'을 '천일'로 오해하여 1000일 밤 동안 계속된 이야기인
것으로 아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천일야화'라고 한 것은 '아라비안
나이트'의 여자 주인공인 셰헤라자데가 그녀의 남편인 샤 리아르 왕에게 1001일 동안 밤마
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들려주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특징
'아라비안 나이트'는 다양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영웅 이야기도 있고, 아랍의 역사 이
야기도 있고, 남녀의 사랑 이야기도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랑 이야기가 많은데, 그 표현
은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소박하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일차적 묘미는 하룻밤 단위로 끊어졌다 이어지는 독특한 구성 방식에
있다.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었을 때에 끊어져서 이어질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흔히 텔
레비전 일일 연속극을 볼 때, 극적 긴장이 가장 고조된 장면에서 하루분을 끝냄으로써 시청
자들을 속 태우는 방법이 이미 '아라비안 나이트'에 사용된 것이다.
그리고 '아라비안 나이트'의 밑바탕에는 아랍 문화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알라신에 대한 끊
임없는 찬양이 깔려 있다. 이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주제 의식이다. 또 다른 하나의 주제는
권선징악이다. 이웃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남의 어려움을 나의 어려움으로 알고 도
우라는 것이 주제의 또 다른 한 축이다.
'아라비안 나이트'는 인도의 설화집 '천 가지 야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알려져 있고, 호머의
'일리아드', '오디세이' 등의 영향도 일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라비안나이트(千一夜話)/Alf laylah wa laylah
(영)The Thousand and One Nights/The Arabian Nights' Entertainment.
개요 :
'아라비안 나이트'는 아랍 어로 기술된, 세계 최대, 최고의 설화 문학 작품으로 알려져 있
다. 1001일 동안 계속된 이야기라는 뜻에서 '천일 야화(千一夜話)'라고도 하는데, 주요 이야
기만도 180편에 달한다. 6세기경 페르시아에서 모은 {천의 이야기}가 8세기 말경까지 아랍
어로 번역되었고, 여기에 바그다드와 카이로 등지에서 많은 이야기가 추가되면서 15세기경
에 현존의 것으로 완성되었다. 작자는 한 사람도 알려져 있지 않다.
페르시아에는 인도로부터 많은 설화가 들어왔으므로, 이 이야기에는 인도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라비아, 이집트 등의 갖가지 설화가 포함되어 있고, 그리스 인과 유대 인의 영향
도 있는 듯하며, 그 구성 또한 매우 복잡하다. 그러나 아랍 어와 이슬람 사상으로 통일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저자와 저술연대는 미상이며 알라딘, 알리 바바, 뱃사람 신드바드와 같은 이야기들의 모음
집.
이 작품은 서양 민담의 일부가 되다시피했다. 중세 유럽 문학에서처럼 많은 이야기들(동화,
기사담, 전설, 우화, 비유담, 일화, 이색적 또는 사실적 모험)이 하나의 테두리 속에 구성되
어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중앙 아시아 또는 인도와 중국의 섬이나 반도이다. 이곳에 사는
샤리아르 왕은 그가 왕궁을 비울 때마다 왕비가 부정한 일을 저질러왔음을 알게 되자 그녀
와 또 그녀와 함께 자기를 배신한 자들을 처단한다. 그리고 모든 여성들을 혐오하여 신부감
후보자를 더이상 찾을 수 없을 때까지 매일 새 신부를 맞이했다가 다음날 죽이는 일을 계속
한다. 대신 가운데 샤흐라자드와 둔야자드라는 두 딸을 둔 사람이 있었는데, 맏딸 샤흐라자
드는 꾀를 내어 자신과 다른 처녀들을 구하려고 아버지에게 자신을 왕에게 시집 보내달라고
한다. 결혼 첫날부터 매일 밤 그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야기의 끝을 맺지 않고 다음날
밤에 마치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야기는 몹시 흥미로웠고 왕은 이야기의 끝이 궁금해 하루
하루 그녀의 처형을 연기하다가 결국 여성에 대한 잔인한 보복을 단념하기에 이른다.
주인공의 이름들은 이란어이지만 중심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인도식이고 그밖의 등장인물
대다수가 아랍식 이름으로 나온다. 이야기의 다양성과 출처의 지리적 범위(인도·이란·이
라크·이집트·투르크·그리스)로 보아 단일 작가의 작품 같지는 않다. 그것은 문체가 대체
로 꾸밈이 없고 자연스럽지만 구어체 말투가 섞여 있으며 직업적인 아랍어 작가라면 범하지
않을 문법적 오류들까지 보이고 있는 것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9세기의 한 단편적인 글에서
이 작품에 대한 최초의 기록을 볼 수 있으며 그후 947년 알 마수디가 이란·인도·그리스의
전설적 이야기를 다룰 때 사람들이 〈1,000개의 야화〉라고 하는 페르시아의 〈1,000개의 이
야기 Hazar Afsanak〉에 대해 언급했다. 987년 이븐 안 나딤은 아부 아브드 알라 이븐 아
브두스 알 자시아리가 아랍어·이란어·그리스어 및 기타 언어로 된 1,000개의 이야기를 수
집하던 중 480개만 집필하고 죽었다(942)고 덧붙였다. 〈1,000개의 이야기〉와 〈1,001개의
……〉라는 표현은 단지 많은 숫자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고 그 숫자를 채우려고 이야기가
추가된 다음에야 숫자가 의미를 갖게 되었음이 분명하다.
20세기까지 서양의 학자들은 이 작품이 원래 구전되어 수세기에 걸쳐 내려오면서 발전된
대중적인 이야기에 다른 시대와 장소들에서 다소 우연하게 자료들이 추가된 혼성 작품이라
는 것에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이 작품은 처음에 바그다드에서 전해진 이야기에 그보다 뒷
시기에 이집트에서 씌어진 긴 이야기가 첨가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 만들어진 작품임이
1887년 아우구스트 뮐러에 의해 확인되었다.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시기적으로 이어지
는 6가지 형태가 확인되었다. 2개는 8세기 페르시아어로 된 〈1,000개의 이야기〉의 아랍어
번역판인 〈알프 쿠라파 Alf khurafah〉와 〈알프 라일라 Alf laylah〉이고 1개는 9세기
〈알프 라일라〉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 당시 유행하던 다른 이야기를 포함시킨 것이다. 다
음으로 이븐 아브두스의 10세기 작품과 이집트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12세기 작품이 있고
16세기까지의 이야기를 포함한 마지막 것은 앞서의 소재들에 이슬람의 반십자군 이야기들과
몽골족이 중동에 전한 동양의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작품의 첫 유럽어 번역본이자 첫번째 간행본은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Les Mille et
Une Nuits, contes arabes traduits en francais〉(10권 1704~12, 11~12권 1717)이다. 갈랑은
주로 4권으로 된 시리아의 필사본을 원본으로 삼았지만 구전된 이야기와 다른 자료에서 나
온 많은 이야기를 포함시켰다. 그의 번역본은 19세기 중반까지 표준작품으로 간주되어 그
일부 이야기는 심지어 아랍어로 재번역되기도 했으며, 그 아랍어 원문은 캘커타에서 최초로
발간되었다(2권 1814~18 미완성, 4권 완간 1839~42). 그러나 소위 정본(定本)이라고 하는 최
근 번역의 원본은 1835년 카이로의 불라크에서 발간된 이집트어 개정판이며 여러 차례 인쇄
되었다. 한편 프랑스어와 영어로 출판된 갈랑이 편집한 속편 또는 개정본에는 막시밀리안
하비흐트가 브레스라우판(5권, 1825~43)에 수록한 구전되거나 필사되어 전해지는 자료에서
구성된 이야기들이 첨가되었다. 최근의 번역작들은 불라크판과 같이 내용이 충실하고 정확
성이 돋보인다.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존 페인의 영역 완역본(9권 1882~84, 3권 증보판
1884, 제13권 1889)은 중동 사회의 이면생활에 관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석과 해설
이 담긴 〈천일야화 The Thousand Nights and a Night〉(10권 1885, 6권 증보판 1886~88)
인 리처드 버턴 경의 번역작 원전으로 사용되었다. 버턴 경의 번역서는 가장 유명한 영어판
으로 알려져 있다.(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설화
한 민족 사이에 구전(口傳)되어 오는 이야기를 일컫는 말로, 크게 신화·전설·민담의 세
가지로 나뉜다. 설화의 발생은 자연적이고 집단적이며, 그 내용은 민족적이고 평민적이어서
한 민족의 생활 감정과 풍습을 드러내고 있다. 또 그 특징은 상상적이고 공상적이며, 그 형
식은 서사적이어서 소설의 모태가 된다. 이러한 설화가 문자로 정착되고, 문학적 형태를 취
한 것이 곧 설화 문학이다.
베두인 족(Bedouin 族)
아랍의 유목민. 중동 지방 북부의 건조 지대에 약 300만 명이 생활하고 있다. 수평 이동으
로 유목을 하여 비가 많은 계절에는 사막으로, 건조기에는 물이 풍부한 지역으로 이동한다.
이들 중에는 사막에 가장 가까이 살며 낙타를 사육하여 승용(乘用)과 식육(食肉)·유제품(乳
製品)에 이용하는 종족이 가장 존경을 받는다. 다음은 주변 지역에서 소·양·산양을 방목
하는 종족이며, 최하위는 유목을 하지 않고 농경에 종사하는 종족이다. 기마(騎馬)에도 능숙
하고, 창을 사용하여 마치 중세 기사와 같은 우월감을 가지며, 고귀한 존재라고 자부한다.
베두인 족은 농경에 종사하는 종족과 오아시스 통상로를 이용하는 상인으로부터 약찰·보호
의 대가로 공납금을 취하여 세력을 확장하였다.
리처드 F. 버턴(1821∼1890)
영국의 탐험가·외교관·동양학자로 옥스퍼드대학을 중퇴하고 동인도회사에 입사, 1842년
봄베이에 부임하여 7년간 하층민과 같이 생활하였다. 1853년 메카, 1854년 소말리아 탐험에
이어 1858년 탕가니카호를 발견했으며, 황금해안·다호메이(베냉) 탐험 여행을 하는 등 모험
과 연구에 정력을 쏟았다. 1861년에는 외교관이 되어 산투스, 다마스쿠스, 트리에스테 영사
를 역임했다. 그는 언어의 천재로 35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김병철
1921년 개성 출생으로 보성전문, 중국 국립대학을 졸업(미국 소설사 전공)했다. 중앙대 영
문과 교수, 대학원장을 역임했고, 문학박사이며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제8회 한국번역문학
상,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헤밍웨이 문학의 연구』『한국근대 서양문학이
입사 연구』가 있으며, 역서로는『생활의 발견』『포우 단편선』『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
나』『아메리카의 비극』『톰 소여의 모험』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