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의 저
면수 164쪽 | 사이즈 135*210 | ISBN 979-11-5634-599-2 | 03810
| 값 15,000원 | 2024년 10월 28일 출간 | 문학 | 시 |
문의
임영숙(편집부) 02)2612-5552
책 소개
김정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노을꽃>은 그의 문학 세계에 황혼의 깊이와 여운을 더하는 작품집이다. 이 시집은 시인의 삶의 여정을 진솔하게 드러내며, 노을 지는 순간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사유를 노래한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고요한 마음을 잃지 않는 시인은, 제자들의 스승의 날 초대에 응하며 사무엘 울만의 '청춘'을 낭송하면서 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이는 시인이 겪어온 시간의 무게를 상기시키면서도, 삶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는 순간이다.
김정의 시인은 매일 시를 읽고 쓴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그리움에서, 즐거움에서, 고독과 사랑의 감정이 서로 얽혀, 결국 시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런 감정들은 시인의 삶을 통해서 고스란히 드러나며, 인연과 자연에 대한 사랑이 시의 각 페이지마다 스며들어 있다. 그의 시는 단순한 언어의 나열이 아니라, 깊은 성찰과 경험이 응축된 감정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집의 표제작인 '노을꽃'에서는 대자연의 순환과 함께 희망이 피어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노을이 지며 만들어내는 색채와 빛의 변화는 삶의 찰나를 상징하며, 그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또 다른 시작을 암시한다. 김정의 시인은 이처럼 자연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며, 독자들에게도 그러한 시각을 선사하고자 한다.
<노을꽃>은 단순한 시집이 아니라, 인생의 여러 면면을 되짚어보게 하는 철학적인 작품이다.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숨겨진 의미를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으로는 고독을 안고 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인연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이 시집은, 누구에게나 감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김정의 시집 <노을꽃>은 그의 문학적 여정의 또 다른 이정표이자, 독자와의 깊은 공명을 일으키는 소중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저자소개
• 이리여고, 전북대학교 문리과 대학 영어영문학과 졸업
• 익산중학교 교사 역임, KBS 라디오 방송 모니터
• <창작수필>에서 수필, <문학시대>로 시 등단
• 수필집: <햇빛 노래하는 풀꽃> (2004), <노을빛에 익어 가는 열매> (2017),
• 6인 공저: <꿈꾸는 역마살> (1995), <내가 지나가는 소리> (1998)
• 시집: <보이지 않는 끈>, <노을꽃>
• 수상: 창작수필 문학상, 관악문학상 수상, 인헌 강감찬 백일장 우수상
• 소속: 한국문인협회, 창작수필문인회, 관악문인협회, 수수문학회, 예띠문학회
차례
시집을 내면서 04
발문┃사유 깃든 황혼의 노래_윤기현 155
1부 파도를 넘자
곡선(曲線)의 꿈 12
가려거든 14
나의 굴렁쇠 15
나무의 시간 16
낮달맞이꽃 17
노을꽃 18
눈을 떠야 봄이지 19
맘을 먹다 20
봄을 잉태한 겨울 22
속울음 23
아린(芽鱗)의 아린 헌신 24
유월이 오면 25
조약돌의 노래 26
진주조개의 눈물 27
축제의 불꽃쇼 28
털갈이 이클립스 29
파도를 넘자 30
해돋이 찬미 32
2부 피고 지고, 오고 가고
까마중 35
꽃 사랑 36
나, 점 하나의 우주 38
또 다른 힘 40
떼어내며 가는 길 42
만추(晩秋) 43
망각이 틔우는 싹 44
바람의 말 46
배롱나무꽃 48
메꽃 50
순(筍) 51
울부짖는가, 폭포여 52
유혹(誘惑) 54
천도복숭아 56
키메라의 불꽃 58
피고 지고, 오고 가고 60
흔들리며 가는 배 61
색색으로 말하는 색 62
3부 고향 집 풀꽃
12월의 민들레 66
갈까마귀 떼만 우짖고 68
겨울 사랑 70
고구마꽃이 피었다고 72
그 봄날의 까투리 74
그 불빛들 76
꽃상여 추억 78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시간 80
고향 집 풀꽃 82
당신의 손 83
망월담(望月潭) 스케치 84
메밀, 그 오묘한 여섯 빛깔 86
소풍 길 88
엉겅퀴 생각 90
초록에 안겨 92
훨씬 커라, 커야 한다 94
젖먹이 추억 96
4부 빛에 대하여 빚진 자
보랏빛 신비 99
12월의 사랑차 100
가시의 독백(獨白) 102
노을빛 연모(戀慕) 104
말없이 바라볼 뿐 106
뒤늦은 감사 107
빛에 대하여 빚진 자 108
사랑의 열매 109
아기천사들의 몸짓 110
이 말씀에 길이 있어 112
사랑 114
웃는 영정(影幀) 115
지켜보시는 눈동자 116
큰 가시고기의 사랑법 118
피에타(Pieta) 120
황제펭귄의 허들링 122
일곱 번의 오늘 124
제야(除夜)의 촛불 125
5부 시간이 하는 말
고장 난 기계들 128
그 골목길의 유실물들 130
거미줄에 걸린 옥구슬 132
그리움은 살살 달래는 것 133
마중물 134
멍때리기 135
부메랑으로 돌아온 편리 136
불이 물을, 물이 불을 부를 때 138
빗물 소리 소나타 140
빚진 자 142
반지하 144
관악의 품에서 145
시간이 하는 말 146
집에 대하여 148
새까맣게 탄 내 150
함께 열어야 열리지 151
허락된 무소식 152
출판사 서평
사유 깃든 황혼의 노래
-(정신과 의사, 교수) 윤기현
노을은 아름답다. 동틀 무렵의 아침노을도, 해 뉘엿뉘엿 저무는 저녁노을도 함께 신비스럽다. 어느새 황혼에 이른 님이 두 번째 시집으로 <노을꽃>을 피워냈다. 시의 갈피갈피 사유가 깃든 황혼의 노래다. 행간마다 체험의 진실이 담긴 김정의 시인의 작품을 나는 좋아한다. 저자의 아들로서뿐 아니라 한 독자로서. 내가 이 시집의 발문을 쓰는 것은 보람이요 영광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빛깔과 향기가 있다. 각자 내면의 소리에 최선을 다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행복하고 빛이 난다. 나의 어머니 김정의 님은 그저 읽고 쓰는 일이 즐거워서, 지금도 그 일에 몰두한다. 당신의 태중에서 열 달을 살고 나와, 밤낮없는 돌봄으로 자란 우리 삼 남매에겐 여전히 젊은 엄마인데, 팔십 중반을 넘고 있다니,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세월은 몸을 할퀴어도 마음까지 훔치진 못하는지, 옛 제자들의 스승의 날 초대에 사무엘 울만의 ‘청춘’을 낭송하며 되레 그들의 용기를 북돋운다는 김정의 시인. 그렇다. ‘영감이 끊어져 정신이 싸늘한 냉소의 눈에 덮이고/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스물이라도 인간은 늙는다/머리를 높이 쳐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여든이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시 ‘청춘’의 구절이다.
金金貞는 경주 김씨 국헌菊軒 님과 우주 황씨 희녀熙女 님의 삼남 삼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저자의 첫 시집 <보이지 않는 끈>의 시편마다 삽화를 그린 외사촌 누나 김인자는 앞서, 2017년의 두 번째 수필집 발문에 저자의 글쓰기 토양을 혈연의 시선으로 상세히 짚어주었다. 그는 어머니보다 20년 손위인 큰외숙의 막내딸로서 국어교사 퇴임 후 서예가로 활동 중인데, 어머니와는 한 울에서 자랐기에 나는 누나를 통해 외가에 대하여 좀 더 알게 되었다. 나의 외조부께선 항시 필묵을 옆에 두고 한시를 짓고 읊었으며, 특히 ‘’을 강조하시고, “훨씬 크거라, 커야 한다.”라며 ‘마음을 넓고 크게 쓰라’고 귀에 쟁쟁하도록 이르셨다. 또한 저자의 글에서 짙은 감성의 물결을 만나는 것은 다정다감하신 외조모의 성정에서 비롯했을 것이다. 큰외숙은 14세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써온 일기장 70권이 KBS에 발탁되어, ‘11시에 만납시다’ 프로에 출연하셨고, 둘째 외숙은 국문학 교수로 고소설론 등 여러 권의 전문 서적을 집필하셨으며, 여름밤이면 외가의 뒷동산에서 시조의 대가인 가람 선생과 신석정 시인이 잔을 기울이며 함께 풍류를 즐기셨단다. 막내 외숙은 토인비 정신을 거론하며 자주 가족 단합대회를 열고, 두 이모님도 많은 인문학 서적을 탐독하셨다. 외가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고도 다채로워, 어머니의 글쓰기 토양을 능히 감지할 수 있다.
작가 김정의는 중학생 때 마을 어르신들이 객지의 자녀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기꺼이 대필해 주면서 글쓰기에 재미를 붙였다. 학창 시절 교지와 교보에 열성으로 글을 올리고, 교직 중엔 영어 담당 외에도 문예반 지도와 학생들의 도서 열람에 열정을 쏟았다니, 글에 대한 열정이 짐작된다.
결혼 초기, 어머니는 신장결석으로 큰 수술을 받았다. 당시, 어린 세 자녀와 시골에서 올라온 학업 중의 친척들 뒷바라지로 제대로 돌보지 못한 몸은 수술 후유증으로 무척 힘드셨을 것이다. 1970년대 초, 공직자인 아버지의 전출로 정든 전주를 떠나 낯선 서울살이를 하게 되셨다. 그런 중에도 당신의 세월은 거침없이 흘러 내 집도 마련하게 되고, 우리 셋도 중·고와 대학생으로 진급했다.
1990년 5월, 우리 삼 남매는 어머니의 생신 기념으로 여의도 ‘동아문화센터’ 수필반 등록증을 끊어 드렸다. 아내로서, 자녀들 돌보는 어머니로서, 또한 교회 봉사며 무척 바쁜 중에도 독서에 열중하며 밤마다 일기를 쓰시던 어머니. 우리는 당신의 글쓰기에 대한 목마름을 그제야 엿볼 수 있었던가. 50대로 들어선 어머니의 허허로움을 어찌하면 채울 수 있을까를 헤아렸다. 그때부터 어머니의 글쓰기는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1996년에 미국으로 건너온 나는 매주 토요일 아침 7시면 전화선을 타고 부모님께로 날아갔다. 어머니와는 친구가 되어 여러 분야의 이야길 주고받았다. 2015년 1월 부친의 장례식 일주일 후, 남산 ‘문학의 집’에서 거행된 김정의 작가의 창작수필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려고 동생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참석했다. 거기서 많은 창작수필 회원들을 뵐 수 있었다. 그 화애로운 글 가족의 분위기에 흐뭇했다. 늦은 나이에 출발했지만 세 권의 공저와 두 권의 수필집, 그리고 시인이 되어 두 번째의 시집을 낸 당신께 뜨거운 박수를 드린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보이지 않는 손길의 은총과 가까이서 살펴주고 이끌어주신 스승님, 여러 문우님들의 사랑이 함께 했기에 맺힌 열매리라. 아들로서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아버지 떠나신 이후부터 시작한 어머니의 시 쓰기도 8년이 흘렀다. 그보다 훨씬 앞서 <창작수필> 오창익 박사님과 만남으로, 2004년 첫 수필집 <햇빛 노래하는 풀꽃>을 냈을 때, 시조 시인이신 고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님은 책 머리에 ‘마음밭, 그 시적 산문’이란 제목으로 작품 해설을 올린 바 있다. 나 또한 어머니의 수필 갈피 갈피에서 시적 색채와 숨결을 느끼며 ‘산문으로 쓴 서정시가 에세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저자는 이미 시인으로서의 싹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김정의 작가는 3년 전인 2021년 가을에 첫 시집 <보이지 않는 끈>을 발간했다. 저자의 스승이신 노유섭 시인은 그 책의 작품 해설에서 <공동체 삶을 향한 진정성의 시학>이란 제목으로 시 본문을 예시하며 ‘생명체, 그 조화로운 세상 꿈꾸기, 진솔한 어휘의 시적 변주, 체화된 기독 사상의 발현, 고향과 가족 그리고 어머니’란 시평을 단락별로 해주셨다. 가까이서 지켜보며 지도하신 분의 애정 깃든 해설이니, 어느 평론가의 글보다 진솔하게 다가오기에 다시금 새겨본다.
- 김정의 시인의 시는 고향과 어머니가 존재의 근원으로 자리 잡아 근원적 향수와 뿌리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근원은 좀 더 나아가면 가족과 친지, 이웃에 이르러 존재론적 관계망을 구축하고 좀 더 시야를 넓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망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하나의 우주 안에서 개체는 하나의 원으로 연결된 하나의 생명체의 다름이 아니다. 시인은 현시대에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요구되는 정의와 사회적 가치 추구란 명제를 진 진정성 있는 진솔한 시적 언어로 보여주고 있다.
김정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노을꽃>에도 우주, 환경, 자연, 가족, 인연들을 신앙의 뿌리로 아우르고 있음이 예의 해설과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매주 토요일 아침,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가장 신나는 소식은 ‘시창작아카데미’ 회원들 이야기다. 다재다능한 분들이 많다고 자랑을 곁들이신다. 가족처럼 끈끈한 유대를 지니고, 월요일 아침마다 자작시를 발표하며, 때때로 문학기행도 함께 한다는 어머니의 즐거운 창작활동이 얼마나 감사한지.
2년 전, 나는 잠시 한국 방문길에 노유섭 교수님과 시창작 회원들을 샤로수길 옆 한식집에서 만나 뵐 수 있었다. 듣던 대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고, 다감한 분들이셨다. 그토록 좋으신 분들과 함께 창작활동을 하시는 어머니가 행복해 보였다. 나는 이 소중한 만남이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어머니께선 한 번 맺은 인연을 무척 귀하게 간직하기에, 지금도 60년 전의 제자들이 연락을 끊지 않고 만남을 계속하고 있는 거라 여긴다.
나의 어머니 님은 오늘도 글을 읽고 쓰신다. 그리워서 쓰고, 즐거워서 쓰며, 고독해서, 사랑해서 쓴다. 별 탈 없이 황혼길에 이른 삶이 감사해서 쓰고 또 쓰신다. 같이한 인연들과 자연에 대한 애정이 삶의 궤적마다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번 시집의 표제작인 ‘노을꽃’에도 대자연의 순환을 통한 희망을 내포하고 있다. 동터오는 여명의 노을 못지않게 석양의 노을도 곱고 아름답다.
김정의 시인의 사유 깃든 글이 독자님들, 특히 황혼기를 맞은 분들께 위로와 기쁨이 되길 바란다. 글은 감동으로 읽어주는 사람이 있을 때 빛을 발하는 법, 이 ’노을꽃‘ 찬연히 빛나고, 김정의 작가님 오래도록 강건하옵길 손 모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