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파엘 나달이 경기가 안풀리자 하늘을 보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이 호주오픈 1회전에서 탈락하는 '대형 사고'를 쳤다.
대회 5번 시드 나달은 19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1회전에서 같은 국적의 서른 세살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에게 2대3( 6:7<6> 6:4 6:3 6:7<4> 2:6)으로 역전패 했다. 경기시단은 4시간 41분.
나달의 패배는 이날 첫세트에서 밀리다 타이브레이크에서 더블 폴트를 하는 우를 범하며 이날 경기의 험로를 예고했다. 특히 7년전 호주오픈 준결승에서 두 선수가 만나 자정이 넘을 정도의 최장 경기시간(5시간 14분)기록을 세우며 용호상박의 대결이 이날 재현됐다.
로드레이버를 찾은 만원 관중은 나달의 분전에 박수를 보냈지만 2대 1로 앞선 4,5세트에서 베르다스코의 스트로크에 밀려 1회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날 두선수의 플레이는 스트로크 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나달의 이날 패인은 서브와 짧은 스트로크. 반면 왼손 서버 베르다스코는 나달 제압 비법을 알고 코트에 들어온 선수 같았다. 나달은 더블 폴트로 점수를 내주거나 짧은 스트로크를 역이용한 베르다스코의 긴 스트로크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특히 5세트에서의 나달 체력 저하는 나달 응원 팬들을 크게 안타깝게 만들었다.
나달의 탈락으로 대회본부는 흥행에 큰 차질을 보이게 됐다. 호주오픈 센터코트는 남자부에서 페더러, 조코비치, 나달 그리고 호주 선수들로 경기 일정을 구성하고 여자부에선 세레나와 샤라포바를 센터코트에 우선배정해 대회 최고 관중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나달의 조기 탈락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나달은 지난 2004년 호주오픈에 처음 출전한 이래 1회전 탈락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2013년 윔블던 1회전 탈락에 이어 그랜드슬램 첫경기 탈락은 두번째를 기록했다.
베르다스코는 "내가 5세트 까지 경기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 나달을 어떻게 이겼는 지 모르겠다"고 하며 이날 승리를 스스로 믿지 않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