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흘 후에는 우리 아이들을 만납니다. 요즘은 무엇이든 보면 챙겨 놓습니다. 필리핀 우리 아이들 가정에 보탬이 되었으면 해서 입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난한 가정에는 쌀이 좋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우리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쌀을 하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쌀을 선물받고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꼬마 힘으로는 꼼짝도 하지 않는데도 가져 가려는 모습이 마음을 찡하게 했습니다.
겨우 1~2킬로 사서 비닐봉지에 담아 오는 모습만 보던 아이들... 엄마 아빠 손이 빈손이면 그날은 굶는 날이라는 걸 아는 아이들...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것이 쌀이 떨어지는 것이라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번에도 필리핀으로 들어가면 쌀도 선물해 주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엄마들에게 선물할 민들레국수집 로고가 그려진 노란 티 셔츠도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선물할 시계도 준비했습니다.
저는 이번에 우리 아이들에게 나눠 줄 장학금이 여섯 달 치나 되어서 ... 쌀 선물은 고마운 분의 선의에 기댑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한 번에 쌀을 한 포대 들여놓고 밥 해 먹는다는 것은 꿈같은 일입니다. 전에 우리 아이들 가정에 쌀을 25킬로그램 한 포 씩 선물했을 때 생전 처음으로 이렇게 쌀을 포대로 들여다 놓았다고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필리핀에서 쌀 포장은 5킬로, 10킬로, 25킬로, 50킬로 단위인데요. 가난한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하고 겨우 비닐 봉지에 1킬로 혹은 2킬로 사는 것마저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25킬로그램이 무거워도 초등학교 1학년 아이도 겁도 없이 받으려고 합니다. 꼬마가 낑낑거리며 끌고가려고 하면 어른들이 신이 나서 도와준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