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 석탑 사리공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의 모습. 금동사리호와 금제사리호, 사리 12과 및 다량의 구슬이 수습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
12과 모습 드러내…‘금제사리내호’ ‘구슬’도 확인
조계종 참관 ‘불교의식’ 갖고 수습…보존처리 예정
국보 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서 출토된 금동사리호에서 사리가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지난 3월31일 연구소 보존과학센터에서 간단한 불교의식을 갖고 금동사리호 내에 사리가 봉안된 금제사리호와 다량의 구슬을 수습했다”고 1일 밝혔다.
조사가 이뤄진 금동사리호는 지난 1월14일 미륵사지석탑의 심주 사리공에서 사리봉안기와 함께 발견된 것이다. 당시 X-ray 투시결과 사리호 내에 또 다른 사리병이 있는 것이 확인됐으며, 지난달 31일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관계자의 참관 아래 수습이 진행됐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12과의 사리가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와 함께 금제사리내호와 구슬이 확인됐다. 높이 13cm, 어깨 폭 7.7cm의 금동사리호 안에서 발견된 금제사리호는 외호(外壺)와 유사한 모습이다. 내호(內壺)는 이보다 작은 높이 5.9ccm, 어깨 폭 2.6cm의 크기이며, 보주형(寶柱形) 꼭지가 달린 뚜껑과 긴 목, 둥근 어깨의 동체(同體)의 형태이다. 그러나 외호와 달리 뚜껑과 동체 상부가 일체형(一體形)이다. 바깥은 연꽃무늬와 세잎넝쿨문, 작은 동그라미를 찍어 만든 어자문(魚字文)으로 장엄돼 있어 전반적으로 외호와 유사한 형태다.
미륵사지 석탑에서 사리가 수습된 것에 대해 조계종(총무원장 지관스님)은 1일 “백제인의 신앙의 결정체인 진신사리가 출현한 것은 불교계와 2000만 불자들에게 최고의 경이로운 일”이라며 “1300년전 백제인의 불법을 세상에 넓히고,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염원하는 신앙심의 발로”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청과 협의해 불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진신사리를 친견할 수 있도록 사리친견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계종은 지난 3월31일 금동사리호 수습 현장인 국립문화재연구소 금속보존처리실에서 이운의식과 함께 사리 공양의식을 봉행했다.<사진> 조계사 주지 세민스님의 집전으로 진행된 이날 의식에는 문화부장 수경스님, 불교중앙박물관장 범하스님, 문화국장 보련스님, 익산 사자암 주지 향봉스님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