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구감三家龜鑑
도가 구감<道家龜鑑>
<청허 서산대사 淸虛 西山大師>
본문本文3-5, 백가의 말도 마음 작용이다,
일만 구멍에서 부는 바람도 나올 때는 한 빈 곳으로 나오고 들어가는 것도 한 곳이니 제자백가의 선생들이 떠들어 지은 것도 모두 한 마음(一心)에서 나온 것이요 그곳으로 돌아간다. 마음은 천지가 머무는 숙소요, 천지는 만물이 머무는 숙소이다. 마음은 나올 때도 근본이 없고 들 때도 구멍도 없으니, 실상은 있으되 처하는 곳이 없어 항상 움직이며 쓰이는 곳에 있다. 하나를 통하면 만사를 끝내는 것이요 마음을 비우면 귀신이 감복할지니, 제 몸을 외물에 상하고 성품을 풍속에 잃음을 일러 거꾸로 놓인 백성이라 한다. 무극으로써 세우고 태일로서 주를 삼으며, 동하매 순하게 흐르는 물과 같이하고, 고요하기를 밝은 거울같이 하며 울릴 때는 메아리같이 할 것이니라. 사람이 있어 자기 그림자를 두려워하여 더욱 빨리 달리나 더욱 자취가 급하게 움직일 뿐이다. 그림자 없는 그늘에 고요히 앉아서 그림자를 쉬고 달아나기를 멈추면 곧 일체 두려움도 쉬는 것이니라. 도는 가히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요. 도는 가히 귀로써 듣지 못하는 것이니,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하는 것이라. 또 말하는 자는 뜻에 있는 것이니 뜻을 얻고 말을 잊어버리는 자라야 비로소 말할 수 있는 것이니, 그럼으로써 보아도 형상이 없고 들어도 소리가 없는 것이니라.
<萬竅之風 出一虛入一虛 百家之論 是一心非一心 此心 天地之逆旅 天地 萬物之逆旅 此心 出無本入無竅 有實而無乎處 常雎用中 通於一 而萬事畢 虛於心 而鬼神服 喪己於物 失性於俗 謂之倒置之民 建之以無極 主之而太一 動若水 靜若鏡 應若響 人有畏影避迹者 足愈數而迹愈多 走愈疾而影愈急 不知處陰以休影 處靜以息迹 道不可見 道不可聞 知者不言 言者不知 又言者在意 得意忘言者 可以言 故 視之無形 聽之無聲>終_(())_
<*이치가 이렇다는 말씀이다, 바람 불 때 보면 구멍마다 소리가 난다, 그 소리 나는 것은 똑 같지를 않고 다르다, 다른 것은 바람이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구멍이 크고 작기가 달라서 소리가 다를 뿐이고, 들어간 바람은 날 올 때도 그 구멍으로 나온다, 다른 구멍으로 나올 수가 없고, 구멍은 구멍이라는 하나의 억지 이름이다, 지금 세상에 제자백가가 다 저 잘났다고 떠들어 되지만, 알고 보면 한 마음 일심一心에서 나온 말들이다, 그러니 마음이란 천지의 숙소이고, 천지는 만물이 머무는 숙소다, 마음은 근본이 없고 구멍도 없다, 실상은 있으나 처하는 것이 없고, 항상 움직이고 쓰는 데만 있을 따름이다, 그러니 마음 하나 깨달아 통하면 만사는 끝이 난다, 이런 이치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을 백성이라고 한다,
무극無極과 태일太一로 주主를 삼고 동할 때는 흐르는 순한 물 같이 하고 고요하기는 밝은 거울 같이 하며, 울릴 때는 메아리 같이 하라, 어리석은 짓은 그림자를 보고 두려워하는 것 같다, 더욱 빨리 달아나면 그림자도 더욱 빨라지는 꼴이다, 방법은 하나다, 가만히 그늘에 앉아서 달아나기를 멈추면 일체 그림자도 멈춰지게 된다, 도라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귀로 듣는 것도 아니다,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아는 것이 아니다, 뜻을 얻고 말을 잊어버려야 비로소 안다고 말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보아도 형상이 없고, 들어도 소리가 없는 이치이다, 도가 맨 앞장에서 억지로 이름 붙여서 도라고 한 말을 여기서 결론을 짓고 있는 말씀이다, 삼가귀감은 도가 귀감으로 끝으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그동안 여여법당을 찾아주신 얼벗님들께 머리 조아려 합장합니다,
불기2566년 6월 2일 화옹 합장,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