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과 같은 대규모 산불 가능성”… 한국, 폭염·가뭄에 산불까지 발생해 비상 사태 / 8월 7일(금) / 중앙일보 일본어판
그리스 중부 산간 마을 아기아·팔라스케비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해 나무들이 불길에 휩싸인 모습. 연합 뉴스
한국 전역에서 섭씨 40도를 넘는 폭염이 연일 몰아치는 가운데, 산불까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가뭄과 폭염으로 숲 안의 습도가 낮아져 산불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 올여름 산불 30건 발생
7일, 산림청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같은 날 오전 9시 58분경 전남광주특별시·구례군 용방면 죽정리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6일 오후에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신관리와 전북 특별자치도·무주군 설천면 청량리에서 연이어 산불이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1시간 이내에 진화되었으며, 피해 면적도 1헥타르 미만으로 크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3일 오후 5시 18분경 대구시 달성군 하병면의 산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약 30분 후에 진화되었다. 같은 날, 경상북도 영천시 청통면에 있는 폐기물 재활용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인근 산으로 번졌지만, 약 1시간 후에 진화되었다. 이와 더불어 울산 울주에서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번 달 2일까지 10일 동안 산불이 3건 발생했다.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에서는 만경강 부근의 억세들판에서 화재가 발생해 200헥타르가 불에 타고 17시간 후에 진화되었다.
여름철 산불은 증가 추세에 있다. 산림청의 국가산불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6~8월에 발생한 산불은 2023년에 겨우 12건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35건, 2025년에는 4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7일 현재 31건이 발생했다.
◇기온이 2도 상승하면 산불 가능성 13.5%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산불 원인으로, 폭염에 가뭄까지 겹쳐 숲속 수분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구에서는 6~7월 강수량이 165.1밀리미터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411.7밀리) 대비 40% 수준이다. 경상남도는 같은 기간 강수량이 162밀리미터로, 평균 483밀리미터의 33.5%에 머물렀다. 울산은 지난달 강수량이 28.0mm에 불과해, 평균인 234.1mm의 12%에 지나지 않았다.
기온 상승도 산불 위험을 높이고 있다. 유엔 환경 계획(UNEP)에 따르면, 평균 연간 기온이 2도 상승하면 산불 발생 가능성이 13.5% 높아진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 기온이 점차 상승하는 추세이다.
남성현 전 산림청장은 “한국의 숲은 소양강 댐의 10배에 해당하는 물을 저장하고 있다”고 말하며, “하지만 가뭄과 폭염이 지속되면 나무를 포함한 숲의 수분이 급격히 감소해 산불 위험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남 씨는 “한국도 최근 유럽·미국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름철 대규모 산불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여름철 산불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는 지난달 산불 재해 특수 진화대 인원을 확대해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경상남도는 각 시·군에 공문서를 보내 여름철 산불 예방 종합 대책 수립을 요청했다. 여름에 산불과 관련된 이러한 내용의 공문서가 발표되는 것은 매년과 비교해 매우 드물다고 한다. 보통 산불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을부터 다음 해 봄까지 산불 방지 체제가 집중적으로 가동된다.
울산시도 구·군과 함께 농가와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여름철 산불 전담 인력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산불 및 토사재해 등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한 ‘산림재해 대응단’을 활용해 산불 진화 차량의 가동 점검 및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여름이라도 고온과 장기 가뭄으로 숲 안의 낙엽이 건조해 작은 불씨라도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며, “산림 및 인접 지역에서 쓰레기를 소각하거나 흡연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촉구했다.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한 산불이라 하더라도, 발화 원인을 만든 사람은 ‘산림보호법’ 제53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약 335만 엔)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