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가 공인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가수 엄정화, 최고의 섹시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지난 10년동안 그녀는 가수로서 적당한 인기와 부를 누렸다. 지난해에는 드라마 '아내', 영화 '싱글즈'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세상은 그녀를 '오락'으로 소비하고 즐거워했을 뿐이다. 아티스트로 평가 받기엔 '2%' 부족했다. 세상의 존경도 얻지 못했다. 노래와 연기를 겸하는 엔터테이너에게 으레 따라 붙는 '기획상품'이라는 삐딱한 시선 앞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한참동안 외도에 나섰던 그녀가 앨범 'self control'을 들고 음악팬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은 여러 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한층 성숙된 음악성이 '뮤지션 엄정화'를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섹시한 이미지만으로 대중의 인기를 추구하는 연예인일 뿐이라는 대중의 편견을 작정하고 깨려는 듯이 그녀는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유명 뮤지션들과 함께 한 이번 앨범에서 그녀는 '일렉트로니카'라는 새로운 장르를 자신의 것으로 거의 완벽하게 소화했다. 가요계는 놀라고 있다. 엄정화가 단단히 변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꽤 능력있고 매력있는 한 대중예술인에게 너무 인색한 평가를 내린 것은 아니었을까? 엄정화가 미디어다음과 만나 자신을 향한 대중의 편견,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음악성, 대중이 모르는 자신의 'SELF'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일렉트로니카로 변신해 무수한 별들 사이에서 새로운 빛을 발하려는 엄정화. ⓒ미디어다음 김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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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만들었던 앨범과 많은 차이가 느껴집니다. 2장의 앨범으로 돼 있고, 참여한 뮤지션이나 음악의 스타일도 굉장히 다른데요. 이런 앨범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언제부턴가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즐겨듣기 시작했어요. 많이 듣다보니까 '이런 음악을 내가 해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오버 그라운드에서는 이런 식의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거의 하지 않으니까요. 2년 넘게 준비를 하다보니 저도 새로운 음악적 방향이 필요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중심으로한 앨범을 준비했는데, 아무래도 마니아층이 더 좋아하는 쪽에 가까운 음악이 나오는 것 같았어요. 제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은 나름대로 기대하는 음악이 따로 있을 것 같아서, 어중간하게 섞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나눠가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2장으로 나눠서 발표하게 됐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고 해서 제 원래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덕분에 제작비는 좀 많이 들었지만.(웃음)
엄정화씨가 일렉트로니카를 한다고 했을 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 같아요. 물론 참여한 뮤지션들, 그러니까 윤상씨나 정재형씨, 그리고 롤러코스터같은 뮤지션들은 음악성으로 유명하지만 엄정화씨가 정말 일렉트로니카라는 장르를 제대로 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도 있거든요.
물론 그런 걱정도 했죠. 아무래도 저는 대중가수고, 이번에 하는 음악이 이전까지 했던 음악들과는 굉장히 달랐으니까요.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같은 것들도 있을 거구요. 하지만 제가 그런 걸 생각하고, 단지 제가 뮤지션인척 하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앨범을 만들었다면 두장의 CD로 나눠서 앨범을 만들지 않고 더 대중적으로 갔겠죠. 좀더 제대로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정재형씨나 윤상씨같은 뮤지션들하고 작업한거고요.
이제 저도 8장의 앨범을 낸 가수고, 그만큼 경력이 쌓이고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제대로 해봐야할 때라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대중들 눈치를 아주 안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더욱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내가 오랫동안 더 발전할 수 있는 스타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엄정화씨가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안했던 건 아니잖아요. 6집은 인트로곡이나 몇몇 곡들은 하우스를 기반으로 좀더 일렉트로니카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보였던 것 같은데...하지만 그때 들려줬던 음악들과 지금의 음악들은 스타일과 분위기도 달라졌는데요. 이번 앨범을 통해 표현하고자한 방향 혹은 감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뭐였죠? 그리고 일렉트로니카라는 장르를 소화할 때 가수로서 보컬에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말씀하신대로 지금까지 저는 하우스 음악을 했는데, 하우스 음악은 아무래도 보다 대중적이고, 댄스음악 스타일이잖아요. 대중적인 부분도 생각해야하지만 이제 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좀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 예를 들면 일렉트로니카 매니아들이 저를 좋아하게 된다면 저는 굉장히 기쁘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연기나 가수활동에서 생긴 안정감이 이런 시도를 가능하게 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하죠.
보컬의 문제는… 저는 녹음하면서 나쁜 버릇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어요. 굉장히 정직하게 부른다고 생각했는데, 프로듀싱을 해주신 정재형씨가 갑자기 트로트 스타일의 노래를 버리라고 해서 굉장히 기분이 나빴던 적이 있어요(웃음). 그래서 이번에는 더욱더 정직한 목소리로, 정말 '내 노래다'싶게 부른 것 같아요. 그리고 셀프쪽 앨범은 제가 코러스까지 다 맡아서 했기 때문에 여러 모로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지금까지는 제가 코러스를 맡아서 불러본 적이 없었거든요.
생각해보면 엄정화씨의 변신은 어느 정도 예고됐다는 생각도 들어요. 앨범에서의 변신 이전에 이미 연기에서도 변신을 하셨잖아요? 이를테면 기존의 섹시한 이미지하고 정반대로 나간 드라마 '아내'에서의 연기라든가, 굉장히 털털한 큰언니같은 캐릭터로 나온 '싱글즈'라든가… 변신의 계기는 무엇이었죠? 그리고 그런 연기 변신이 앨범에서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도 사람들은 엄정화하면 '섹시한 여자다'라는 생각부터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건 제 이미지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전 같은 걸 싫어하고 늘 변하고 싶어요. 같은 것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자기가 가진 모습 안에서 계속 변화를 시도하는게 좋아요.
연기는 제 이미지가 그런 섹시한 이미지 쪽이 좀 세다고 해야 하나? 사람들이 저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 때문인지 들어오는 배역이 계속 그런 거였죠. 굉장히 원초적인, 보면 화가 나는 그런 거(웃음). 그래서 사실 영화에 대한 미련을 조금씩 버리고 있기도 했어요. 그런데 '결혼은, 미친짓이다'의 시나리오를 봤는데 그 캐릭터가 굉장히 현실적인 부분도 있고, 노출신이 있긴 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 그걸 통해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굉장히 만족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죠.
'아내'를 통해서는 제 이미지를 지우고 싶었어요. 그런 식으로 변화를 주면서 제 캐릭터를 새롭게 표현하는 연기도 더 알았고요. 연기는 제가 맡는 캐릭터가 변화하는데 즐거움을 얻으며 하기 때문에 음악하고는 또 다른 것 같아요. 음악할 때는 그 때의 제 포지션이 있으니까 연기를 염두에 두는 건 아니고요.
이번 앨범에 대한 반응을 인터넷으로 봤더니, 'SELF' 앨범은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반 대중들은 '이게 뭐야!'하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고(웃음),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엄정화씨가 과연 이런 음악을 제대로 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이런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생각하는 저란 사람은 굉장히 변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같아요.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거든요. 그렇다고 지나치게 저의 세계로만 빠질 수는 없죠. 저는 일단 대중을 상대로 하는 가수니까요. 그래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제 모습이 어떤 분들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진 것 아닌가 해요. 사실 저는 이번 앨범이 굉장히 어렵게 가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대중을 생각했다고 보는데, 그런데도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일단 더 대중적으로 간 컨트롤 쪽을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그런 반응이 두려웠다면 시도 자체를 안했겠죠.
어떤 가수는 자기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는 반면에 엄정화씨는 정말 쉴새 없이 컨셉을 바꾸는 게 특징이었던 것 같아요. 과도할 정도로 컨셉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느낌도 드는데, 오히려 그게 엄정화란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만드는 역할도 하지 않았을까요? 그러니까 대중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모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늘 화려하고, 섹시하게 변신하는 그런 모습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요.
늘 곡이 바뀌는데 그 곡에 어울리는 컨셉을 찾아야지 똑같은 걸 보여줄 수는 없거든요. 물론 이런 경험도 있었죠. 사실 참 기분 나빴던 게, 그래도 가수가 새 앨범을 냈으면 음악이 어떻게 바뀌었어요? 이런 식의 질문을 받아야하는데, 저한테는 늘 이번 컨셉은 뭐에요? 춤이 뭐에요? 이런 것들만 물어봤거든요. 정말 음악 얘기는 안하고 그런 질문만 할 때면 '내가 정말 지금까지 음악적으로 뭘 한건가'라는 생각도 들고. 어떻게 보면 그런 경험 덕분에 이번 앨범을 이런 식으로 낸 것 아닌가 싶어요. 이번에는 정말 음악부터 제대로 변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이게 제가 하고 싶은 음악입니다'라고 사람들한테 들려주고 싶었거든요. 외적인 것보다 음악적으로 사람들한테 제 음악을 들려줘서 저의 변신에 대해서 직접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여러모로 많은 신경을 쓰셨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만큼 이번 앨범에 남다른 애착이 있었을 것 같아요. 이번에 완성된 앨범을 직접 손에 쥐셨을때 어떤 느낌이 드셨어요?
앨범을 내놓으면 늘 조심스럽고, 언제나 기쁜데, 이번은 거기에 더해서 프로듀서가 자신이 제작한 음반을 받았을 때의 느낌이 있었죠. 사실 이전까지는 프로듀서가 작업을 하고, 곡을 선정하면 저는 가서 노래만 부르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은 제가 앨범의 방향부터 직접 참여했어요. 제가 직접 작곡가를 섭외하고, '제가 하고 싶은 사운드는 이런 거다'라고 설명을 하면서 굉장히 구체적으로 앨범작업에 참여했어요.
부끄럽지만 저한테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죠. 그런 경험들이 너무나 새롭고, 저의 음악에 대해서 훨씬 많은 애정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한테 CD 한장한장 줄 때마다 마음이 좀 이상했어요. 그냥 '이런 앨범 나왔습니다'하면서 웃으며 주는 게 아니라, 정말 꼭 들어줬으면 하는, '이 앨범에 나의 모든 것이 들어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그런 느낌같은 거죠. 제대로 표현은 못하겠지만, 정말 마음이 꽉 차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2CD 앨범을 내놓으신건 굉장히 공격적으로 느껴져요. 이미 영화와 드라마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는데, 이렇게 굉장히 변화한 스타일의 음악을 했다는 건, 뭔가 자신을 기념하는 듯한, 혹시 가수로서는 마지막으로 내놓는 앨범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마지막으로 내놓는 앨범이었으면 이렇게 안했죠. 그것도 사람들이 저에 대해 갖는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서운했던 게, '그냥 쟤는 연예인이니까, 뭐 연기 잘되면 연기하고, 가수 잘되면 가수 적당히 하겠지'하는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정말로 가수활동에 굉장한 애착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렇지 않다면 지금까지 올 수도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도 그런 심정으로 낸 거죠. 일렉트로니카를 내 스타일에 맞추면 어떤 음악이 될까, 그리고 이걸 더 발전시켜 나가면 어떤 음악이 나올 수 있을까, 나는 또 어떤 모습의 가수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콘서트도 할 거고, 더 의욕적으로 활동하며 제가 나아갈 길을 더 분명히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느날 갑자기 은퇴한다든가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고.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지난 앨범들을 생각해 보면 엄정화씨의 초기 이미지는 순애보 이미지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하늘만이 허락한 사랑'같은 곡들이요. 뭐랄까 남자에게 버림 받으면서도 기다리는 여자라고 해야하나요? 요즘에 가사로 담고 싶은 이미지는 뭐가 있을까요?
신파적으로 찢어지는 아픔을 표현하는 것보다, 시적인 느낌의 노래들이 좋아요. 차분하게 제 마음속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그런 곡들…. 이번 앨범에서 '영원'이란 곡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사랑이 영원할 수 있다고 믿지만, 영원한 건 없잖아요. 그런 식으로 제 느낌을 서정적으로 차분하게 전달하는 가사가 좋아요.
예전 곡들을 되짚어보면 엄정화는 가창력이 뛰어난 보컬이라기 보다 노래를 맛나게 부르는 보컬이라고 생각해요. 보컬 엄정화를 평가한다면?
제 생각에도 흔히 말하는 노래 잘 부르는 가수들, 그러니까 폭발적인 가창력이나 기교를 잘 쓰는 가수는 아닌 것 같아요. 대신 노래부를 때 제 감정에 굉장히 충실한거 같아요. 제가 지금 느끼는 감정들을 있는 솔직하게 그대로 표현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까지 8장의 앨범을 냈고, 여러 히트곡을 냈지만 그만큼 알려지지 않은 곡들도 많잖아요. 그중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곡을 소개해주신다면?
4집과 5집의 곡들을 좋아해요. 윤일상씨의 '유리의 성'이나 정재형씨의 '긴 오후'같은 곡이요. '긴 오후'는 제가 가사를 쓰기도 했고…. 사람들은 제 댄스곡을 더 좋아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제가 부른 발라드곡에 더 애정이 가요.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도 그렇고, 프로모션의 방향이 전체적으로 'SELF'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Control'이 위축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실이죠. 셀프에 집중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들을 한 부분이니까요. 컨트롤 같은 경우는 특히 발라드가 많은데, 예전 스타일의 댄스곡들도 있지만 발라드를 많이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번에 발라드곡을 부르면서 느낀 게, 아, 정말 세월은 그냥 흘러가는 게 아니구나 하는 것이었죠. 8장의 앨범을 내며 제 자신도 많이 변했고, 세상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어요. 어느정도 성장하고, 제가 낼 수 있는 감정도 더 좋아진 것 같고요. '하늘만이 허락한 사랑' 등을 부를 때는 감정이 안나와서 참 힘들었는데, 지금은 내가 참 나이가 들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정처리가 달라진 것 같아요.
노래를 제대로 이해하고 느끼면서 부르려면 저 자신이 많은 경험을 해봐야하는데, 이번 앨범에선 더 나아진 것 같아요. 제가 노래를 잘했다는 게 아니라(웃음), 내가 노래를 부르면서 내 마음이 거기에 따라가도록 할 수 있는 경험이 쌓였다는 게 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요.
'SELF'와 'CONTROL'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두 앨범이 굉장히 극단적으로 다른 스타일이잖아요. 그래서 두앨범의 균형을 맞추는데는 어려움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양 앨범을 교대로 들으면 굉장히 당황할 사람도 있을 것 같고요. 아무래도 무대위에서는 그런 두 앨범의 간극을 좁히는 게 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활동을 할 생각인가요?
무대에서는 거의 셀프 쪽이 될 것 같아요. 가끔 컨트롤을 부른다면 발라드곡들을 중심으로 부를 것 같고요. 특히 콘서트에서는 제가 이전에 불렀던 노래들까지 가능하면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로 바꿔서 부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아마 TV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셀프 쪽이 될거구요. 셀프와 컨트롤을 합치는 것보다는 셀프를 통해서 제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들려준 뒤에, 정 반대로 콘트롤의 발라드를 들려주는 게 제가 가진 다른 모습들을 더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즐콘서트(zlcon.daum.net)에서는 어떤 무대를 보여주실 생각인가요?
지금 프랙탈씨가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눈동자', '초대', '포이즌'을 일렉트로니카 스타일로 바꿨어요. 가능하면 이번 앨범의 셀프에서처럼 최대한 일렉트로니카라는 관점에 주력하고 싶어요. 가급적이면 다른 장치없이 조명하고 저만 통해서 음악이 가진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요. '영원'은 약간 퍼포먼스적으로 갈 것 같고, 아까 말씀드린대로 콘트롤 쪽의 발라드도 조금 들어갈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저를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너무 상업적인 가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구요.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건,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거에요. 늘 멋있게 변해가는 가수가 되는 거였거든요. 후배들이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가수, 늘 나 자신을 발전시키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가수요. 이번 앨범에서 그런 걸 보여주고 싶어요. 물론 음반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정말 그렇게 된다고 해서 제가 굶어죽는 건 아니니까요(웃음).
저는 하고 싶은 건 해야하는 사람이에요. 안그러면 자꾸 속에서 고이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저 사람은 늘 변하고 싶어하구나, 재밌는 걸 보여주고 싶어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시고, 앞으로 제가 보여드릴 모습도 천천히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미디어 다음/2004.2.27 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