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 598번지에 위치한 사찰, 불광산(佛光山) 장안사(長安寺)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의 말사이다.
673년(문무왕 16)원효(元曉)가 창건하여 쌍계사(雙溪寺)라 하였으며, 신라 제40대 애장왕이 다녀간 뒤 장안사라 하였다. 고려시대의 역사는 분명하지 않으며, 임진왜란 때 전소된 것을 1638년(인조 16)태의(泰義)가 중건하였고, 1654년(효종 5)원종·학능(學能)과 충묵(冲默)이, 1948년에 각현(覺玄)이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의 대웅전 역시 이 때 중수되었다.
경내에는 대웅전(부산시 기념물 제37호)을 비롯하여, 명부전(冥府殿), 응진전(應眞殿), 산신각(山神閣), 극락전(極樂殿), 3층석탑(三層石塔) 등이 있다. 조선시대 후기에 조성된 유물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고찰임에도 불구하고 사찰에 관련된 문헌자료는 매우 빈약하여, 기록으로 증명할 수 있는 연혁은 거의 없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왼쪽 뒤편에 산신각(山神閣), 왼쪽에 응진전(應眞殿), 오른쪽에 명부전(冥府殿)이 배치되어 있으며, 그 밖에 선실(禪室)과 요사채, 부목방(負木房) 등이 질서 있게 배열되어 있다. 이 중 대웅전은 1654년에 건립한 것으로 안에는 석가여래삼존불과 후불탱화(後佛幀畵)·신중탱화(神衆幀畵) 등이 봉안되어 있다. 법당 앞의 정원에는 높이 2.5m 정도의 단풍나무가 있는데, 뿌리 부분의 둘레가 80㎝나 되는 특이한 나무로서 무수한 가지들이 불꽃이 피어오르듯 엉켜서 올라가는 모양을 취하고 있다. 오랜 세월 정성을 들여 분재한 뒤 이식한 것이라고 한다. 절 입구에는 5기의 부도가 있다.
문루로 지어진 복합건물이다. 1층에는 사찰로 들어가는 두 번째 문에 해당하는 천왕문(天王門)이다. 좌우에는 사천왕을 동(銅)으로 조성하여 벽면에 부조(浮彫)상으로 봉안하였다. 2층은 범종각(梵鐘閣)으로 불전사물(법고, 범종, 운판, 목어)이 있다.
천왕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석조 포대화상이 인자한 모습으로 속세의 온갖 번뇌 망상으로 인해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중생(衆生)들을 미소로 맞이하고 있다. 포대화상(布袋和尙)은 당나라(중국) 명주 봉화현 사람으로 법명은 계차(契此)이다. 뚱뚱한 몸집에 항상 웃으며 배는 풍선처럼 늘어져 괴상한 모습이었다. 또한 지팡이 끝에다 커다란 자루를 메고 다녔는데, 그 자루 속에는 별별 것이 다 들어있어서 무엇이든 중생이 원하는 대로 다 내어주어서 포대스님이라고 불렸다. 무엇이든 주는대로 받아먹고 땅을 방바닥으로 삼고 구름을 이불 삼아서 어느 곳에서든 벌렁 누워 태평하게 코를 골며 잠자고, 이마을 저마을 돌아다니면서 세속 사람들과 같이 차별없이 어울리면서 길을 가르치고 이끌었다. 연꽃과 같은 삶이었다. 그는 자연과 더불어 자고 깨었으며 자연과 더불어 행하였고 대자연으로 돌아간 걸림없는 대자유인이었다. 기이한 행적을 수없이 남겼으며 사람들의 길흉화복이나 날씨 등을 예언하여 맞지 않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천백억으로 몸을 나누어도 낱낱이 참 미륵일세. 항상 세인에게 나뉘어 보이건만 아무도 미륵임을 아는 이 없네” 라는 게송을 남기고 반석 위에 단정히 앉은 채로 입적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포대화상이 미륵 보살의 화현(化現)임을 알아 그 모양을 그려서 존경하여 받드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중국에는 포대화상이 재물을 가져다 준다는 믿음이 있는데 아마도 포대를 메고 다녔던 그의 행적 때문인 듯 하다.
대웅전 앞의 근래에 조성된 삼층석탑. 이 석탑은 1991년 태국에서 이운해온 진신사리 7과를 봉안하기 위하여 조성
대웅전 건물의 양식은 앞면과 측면 각 3칸, 겹처마에 팔작지붕이고, 공포는 다포식이며 각 부분이 매우 건실하면서도 화려한 조선시대 후기의 건물이다. 당시 사찰 전각의 품격이 잘 나타나 있는 우수한 건축물이다. 그 뒤 18~19세기에 중수한 듯하며, 근래에단청및 보수를 하였다. 보물 제1771호로 지정된 대웅전은 1654년(효종 5)에 건립되었으며 김방한의「장안사대웅전기(長安寺大雄殿記)」와 근래에 발견된 ‘묵서명’을 통해 중건 및 중수연대가 명확하다. 대웅전 안에는 17세기에 활약한 녹원(鹿元)이 조각한 보물 제1824호 석조석가여래삼불좌상과 금암천여(錦庵天如 1794~1878) 등이 그린 대웅전 후불탱화인 유형문화재 제87호 석가영산회상 등이 있다.
주련(柱聯)은 '화엄경'에 나오는 내용이다.
佛身充滿於法界(불신충만어법계) 부처님 법계에 충만하시어
普現一切衆生前(보현일체중생전) 일체중생 앞에 널리 나투시네
隨緣赴感靡不周(수연부감미부주) 인연 따라 두루 나아가지 않음 없으시니
而恒處此菩提座(이항처차보리좌) 언제나 이 보리좌에 앉아계시네
안에는 금동으로 조성한 석가여래, 약사여래, 아미타여래의 삼세불이 봉안되어 있다. 본존의 석가여래는 좌우의 약사여래불과 아미타여래불에 비해 신체는 크지만 상호(相好)는 세 불상이 모두 비슷하다. 상호는 사각형에 가까운 각진 얼굴이며, 머리카락은 나발(螺髮)이고, 이마와 머리에 각각 육계가 이중으로 표현된 것은 조선시대 불상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법의(法衣)는 삼존불 모두가 두 어깨를 덮는 이른바 통견(通肩)이며, 전체적인 불상의 양식으로 볼 때 18세기 후반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불탱인 영산회상도는 부산광역시 지정문화재 제87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후불탱은 1856년(철종 7년)에 조성한 것으로 19세기 불화의 양식이 잘 드러나 있다. 그림을 그린 금어는 금암 천여(錦庵天如), 완해 채종(翫海彩宗), 기연(錡衍) 등인데, 이들은 모두 당시 경남 일대에서 불화를 그리던 화승(畵僧)들이라고 한다.
근래에 조성된 대웅전의 신중탱인데, 동진보살(위태천)이 화면 하단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고, 상단의 중앙에 범천과 제석천이 함께 그려져 있는 구도이다.대웅전의 칠성탱이며, 치성광여래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칠여래와 칠원성군,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협시를 이루고 있는 구도이다.
삼성각 팔작지붕에 정면과 측면 각 1칸 규모로 대웅전을 중심으로 왼쪽에 자리하고 있다. 안에는 목조 산신탱과 또다른 산신탱 각 1점씩이 봉안되어 있다.
응진전 정면 3칸, 측면 2칸, 맞배지붕에 측면에는 풍판을 단 건물로 18세기에 건축된 건물이다. 안에는 목조 석가여래삼존불좌상을 비롯하여 16나한상, 장군상 2위 등이 봉안되어 있는데 이들은 모두 19세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의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제화갈라보살과 미륵보살이 협시보살로 봉안되어 있고, 그 좌우로 16나한상이 모셔져 있는데, 현재 석조 삼존상과 16나한상은 부산광역시 지정 문화재 제85호이다. 삼존불은 흙으로 빚은 소조(塑造)인데, 현재 하얗게 개분(改粉)되어 있다. 본존상의 경우 머리가 둥그스름하게 되어 있고, 나발로 된 머리카락이 비교적 넓게 표현되어 있다. 머리 꼭대기와 이마에 육계(肉?)와 계주(?珠)가 표현되어 있다.
좌우 협시불은 각각 보관(寶冠)을 쓰고 있는데 보관에 별다른 장식은 없고 머리카락이 양쪽 어깨까지 기다랗게 늘어뜨려진 것이 눈에 띤다. 전체적인 양식으로 보아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 무렵에 봉안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후불탱인 영상회상도는 시지정 문화재 제88호이며, 1882년(고종 19년)에 조성하여 봉안하였다.
명부전(冥府殿)은 정면 3칸, 측면 2칸, 맞배지붕이고, 응진전과 같은 시기인 18세기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협시하고 있는 지장삼존상이다. 소조(塑造)로 된 이 삼존상 모두 희게 개분(改粉)되어 있는데, 지장삼존상과 시왕상 등은 19세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장삼존상 좌우로 시왕(十王)과 판관(判官), 녹사(錄事), 시자(侍者), 동자(童子) 등 그 권속들이 배치되어 있다
불광전(佛光殿)이란 편액이 붙어 있으며, 요사채로 사용하는 건물이다.
극락전(極樂殿)의 건물양식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겹처마에 팔작지붕의 건물로 최근건립. 극락전에는 금동 와불상(臥佛像)이 봉안되어 있다. 와불 복장(腹藏)에는 2001년 미얀마 마웅매이사(寺)의 우뚜리야 사야도우 스님이 기증한 진신사리가 3과가 봉안되어 있고, 좌우협시는 관세음보살과 미륵보살이다.
사찰 뒤쪽에는 원효대사가 수도중에 중국 중난산 운제사의 대웅전이 무너지는 것을 알고 소반을 던져 대웅전에 있던 1,000여 명의 중국 승려들을 구했다는 전설이 전하는 척판암과 해동용궁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