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그 후에 응종이 상제의 분부를 받고 식혜 아홉 사발을 빚고 태인 신 경원의 집에 가서 새 수저 한 벌을 가져오고 단지 한 개를 마련하여 상제께 드리니 상제께서 식혜를 단지에 쏟아 넣으시니 단지가 꼭 차는지라. 또 상제께서 양지와 백지와 장지를 각각 준비하여 놓으시고 가라사대 “비인복종(庇仁覆種)이 크다 하므로 북도수를 보노라. 북은 채가 있어야하나니 수저가 북채라. 행군할 때 이 수저로 북채를 하여야 녹이 진진하여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시고 양지와 백지와 장지를 각각 조각조각 찢으시고 조각마다 글을 써서 단지에 넣고 그 단지 입을 잘 봉하여 깨끗한 곳에 묻으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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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지와 백지와 장지
28. 태을주가 태인 화호리(禾湖里) 부근 숫구지에 전파되어 동리의 남녀 노소가 다 외우게 되니라. 상제께서 이 소문을 전하여 들으시고 “이것은 문공신의 소치이니라. 아직 때가 이르므로 그 기운을 거두리라”고 말씀하시고 약방 벽상에 ‘기동북이고수 이서남이교통(氣東北而固守 理西南而交通)’이라 쓰고 문 밖에 있는 반석 위에 그림을 그리고 점을 찍고 나서 종이에 태을주와 김경흔(金京訢)이라 써서 붙이고 일어서서 절하며 “내가 김경흔으로부터 받았노라” 하시고 칼, 붓, 먹, 부채, 한 개씩을 반석 위에 벌려 놓으셨도다.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뜻이 가는 대로 집으라” 하시니 류찬명은 칼을, 김형렬은 부채를, 김자현은 먹을, 한공숙은 붓을 집으니라. 그리고 상제께서 네 종도를 약방 네 구석에 각각 앉히고 자신은 방 가운데 서시고 “二七六 九五一 四三八”을 한 번 외우시고 종도 세 사람으로 하여금 종이를 종이돈과 같이 자르게 하고 그것을 벼룻집 속에 채워 넣고 남은 한 사람을 시켜 한 쪽씩 끄집어 낼 때 등우(鄧禹)를 부르고 끄집어 낸 종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게 하고 또 그 종이쪽을 받는 사람도 역시 등우(鄧禹)를 부르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받은 그 사람은 역시 청국지면(淸國知面)이라 읽고 다시 먼저와 같이 반복하여 마성(馬成)을 부르고 다음에 일본지면(日本知面)이라 읽고 또 그와 같이 재삼 반복하여 오한(吳漢)을 부르고 다음에 조선지면(朝鮮知面)이라 읽게 하시니라. 이십팔장과 이십사장을 마치기까지 종이쪽지를 집으니 벼룻집 속에 넣었던 종이쪽지가 한 장도 어기지 않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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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와 백지와 장지를 각각 조각조각 찢으시고 조각마다 글을 써서 단지에 넣고 그 단지 입을 잘 봉하여 깨끗한 곳에 묻으셨도다." 의 부분은 ~~~
" 종도 세 사람으로 하여금 종이를 종이돈과 같이 자르게 하고 그것을 벼룻집 속에 채워 넣고 남은 한 사람을 시켜 한 쪽씩 끄집어 낼 때 등우(鄧禹)를 부르고 끄집어 낸 종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게 하고 또 그 종이쪽을 받는 사람도 역시 등우(鄧禹)를 부르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받은 그 사람은 역시 청국지면(淸國知面)이라 읽고 다시 먼저와 같이 반복하여 마성(馬成)을 부르고 다음에 일본지면(日本知面)이라 읽고 또 그와 같이 재삼 반복하여 오한(吳漢)을 부르고 다음에 조선지면(朝鮮知面)이라 읽게 하시니라. 이십팔장과 이십사장을 마치기까지 종이쪽지를 집으니 벼룻집 속에 넣었던 종이쪽지가 한 장도 어기지 않았도다." 의 부분과 ~~~
그 구조가 같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궁리하면 된다.
(2) 새 수저 한 벌
'한 벌' 이므로 여기서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 을 의미한다. 반면 아래의 구절에서 수저는 숟가락을 의미한다.
(아래)
37. 정읍(井邑) 사람 차경석(車京石)이 정미년 오월에 처음으로 상제를 배알하였느니라. 이 때 상제께서는 용암리(龍岩里) 수침막(水砧幕)에 머물고 계셨도다. 그는 원래 동학 신도였으나 일진회 전주 총대를 지낸 사람이라. 그는 전주 재무관과의 소송관계로 정읍에서 전주로 가던 길에 점심을 먹으려고 용암리 주막에 들렀는데 이 때 상제께서도 김자현(金自賢)과 몇 종도를 데리고 이 주막에 들르셨도다. 경석은 상제의 의표와 언어 동작을 살피고 그 비범하심을 알고 예를 갖추어 말씀을 청하는지라. 상제께서 그를 태연히 대하시니 그는 여쭈어 말하기를 “무슨 업을 행하시나이까.” 상제께서 웃으시면서 “의술을 행하노라”고 말씀을 건너시고 술을 마셨도다. 그러시다가 상제께서 계탕 한 그릇을 그에게 권하시니 그가 받은 뒤에 그릇에 벌 한 마리가 빠져 죽거늘 경석이 수저를 멈추고 혹 상서롭지 못한 일이 아닌가 망설이고 있는 것을 상제께서 보시고 “벌은 규모있는 벌레니라”고 말씀하시니 그가 속으로 감복하는도다. 그는 상제께 서류를 꺼내어 보이면서 그 곡절을 여쭙고 “세 사람이 모이면 관장이 송사를 처결한다 하온데 선생님께서 판단하여 주소서” 하고 상제를 시험코자 답을 청하는지라. 상제께서 말씀하시기를 “일의 곡직은 여하간에 원래 대인의 일이 아니라. 남자가 마땅히 활인지기를 찾을지언정 어찌 살기(殺氣)를 띠리오” 하시니 경석은 더욱 위대하심에 경복하여 곧 소송 서류를 불사르고 사사하기를 청하면서 머물고 계시는 곳을 묻는도다. 이에 상제께서 “나는 동역객 서역객 천지 무가객(東亦客西亦客天地無家客)이다”고 하시니라. 경석은 머물고 계시는 곳을 모르고 헤어지면 다시 배알할 기회가 없을 것을 짐작하고 날이 저물어 상제와 그 일행이 떠나는 것을 기다려 그 뒤를 좇으니라. 닿은 곳이 용암리(龍岩里) 물방앗집이니라. 경석은 그 식사와 범절이 너무 조촐하여 한시도 견디기 어려워하였도다.
(3) 천마산 꼭대기에 세운 숟가락
"앞으로 배도자의 기승하는 난동과 각 종파의 도통했다는 사술자들이 나타나 천마산 옥녀봉을 훨훨 날아다니며 나를 따라야 도통도 하고 산다고 하며, 혼천동지(掀天動地)하는 현혹에 의심나고 땀날 일이 있을 것이나, '청처짐하다'는 말과 같이 우리 도는 맨 나중에 이루어지리니 그때에도 너희들은 나를 믿고 궁단속과 법방수행을 잘하라, 제일 중요하니라." 하시니라.
45
이달 15일 밤에 금현이 여쭈기를 "어느 비결에 '청실기주(靑失其柱) 향무일점(香無一點)'이라는 구절이 있사온데 그 뜻을 하교하여 주옵소서." 하니 "너희 스스로 곧 알게 되리라." 하시니라.
46
이달 23일 조회시에 상제님께서 박한경에게 하문하시기를 "네가 지방 일을 안 보아도 네 방면 사업에 지장이 없으렷다." 하시니 한경이 "한 달만 내려가서 정리하면 되겠나이다." 하고 사뢰니라. 상제님께서 "너를 도전으로 임명하노라. 앞으로 도전은 종전과 같이 나의 시봉만 하는 직책이 아니라, 도중사를 책임하여야 하리니 도무(道務)에 충실하도록 하라." 하명하시고 오치국에게 "너를 도전에서 해임함은 과오가 있음이 아니라 직제를 변경한 연유니라." 하시니라.
47
이날 낮에 상제님께서 상급임원들을 시좌하게 하시고 한경과 치국의 도전 이 • 취임 배례를 받으시니라. 이때 치국이 부복하고 사뢰기를 "배움이 없는 제가 도전직을 받드는 동안 존전에 불충부실(不忠不實)하였사오니 황송무지이옵나이다." 하니 말씀하시기를 "거듭 말하거니와 네게 허물이 있어 해임함이 아니니라. 네가 그동안 맡았던 도전의 직무는 나를 시봉하는 일뿐이었으나 앞으로 한경이 맡을 도전은 시봉일 뿐만 아니라, 모든 원(院)들의 도무 전반을 책임하여야 하므로 교체함이니 섭하게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도 도중사에 성충(誠忠)을 다하라." 하시니라.
48
이에 앞서 1년 전에 부전 이인호가 상고도 없이 산실(産室)에 출입한 부정이 있음에도 도장에 올라와 근신하는 기색(氣色)조차 없음으로 해임하시고 후임을 공석(空席)으로 두시더니 2월 24일에 유철규를 보궐 임명하시니라.
49
이날 밤 초경에 회룡재에서 학정 김영하와 도정영대(道庭靈臺) 시봉 이창로가 소관 업무 관계로 시좌하였을 때 숭도부인께서 상제님께 "한경의 위인이 나약하여 도중사 전반을 책임하는 도전으로는 미흡하지 않나이까?" 하고 사뢰니 말씀하시기를 "나도 그러함은 아오. 그러나 협의회가 있으니 부인은 과념(過念)하지 마시오. 사람을 쓰는데 소인인 줄 모르고 쓰면 실패하지만 알고 쓰면 쓰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소. 상제님 앞에도 경석(京石)이 있지 않았소?" 하시니라.
50
25일 낮에 상제님께서 정사에서 초인종을 울려 시봉을 부르시므로 한경이 올라가 대령하니 말씀하시기를 "너는 나를 시봉만 하는 도전이 아니니, 앞으로는 초인종이 울려도 네가 오지 말고 다른 시봉을 보내고 너는 임원들과 상의하여 도무를 처리하라." 하시니라.
51
이날 밤에 박중하가 여쭈기를 "이 번에 임명하신 도전의 직무는 종전의 시봉원 책임자와 어떻게 다르옵니까?" 하니 "전(前) 도전은 시봉원 수임(首任)이 주무였으나 신 도전은 시봉원 수임 겸 도중 각 원의 업무 전반을 책임지되 의결에 따르면 되느니라." 하시니라. 중하가 종전의 제도와는 상이한 말씀이므로 다시 "그러하오면 어떻게 되겠나이까?" 하니 "방촌지목(方寸之木)도 가사고어잠루(可使高於岑樓)니라." 하시니라.
52
중하가 어의를 더욱 깨닫지 못함을 사뢰니 "근본을 헤아리지 않고 그 끝만을 보면 천마산 꼭대기에 세운 숟가락이 더 높아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니라. 모든 임원이 권한만 알고 의무를 모르면 범람(汎濫)하여 본말이 전도되기 쉬우니 너는 협의회 의장으로서 한경이 그리 되지 않도록 책선(責善)하라." 하시니라.
53
26일 상제님께서 임원들에게 훈교하시기를 "도인(盜人)을 비방하랴, 음인(淫人)을 매타(罵陀)하랴? 남의 말을 하지 말라. 마음 지키기가 죽기보다 어려우니 너희들 스스로의 심도(心盜), 심음(心淫)을 신명이 매타함을 두려워하라. 도인(道人)은 오직 무자기(無自欺)라야 하느니라."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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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 꼭대기에 세운 숟가락" 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냥 숟가락이니까.....
(참고) 方寸之木
[맹자집주 고자하(告子下) 1] 임인유문옥려자장(색여례숙중장)[任人有問屋廬子章(色與禮孰重章)] (tistory.com)
첫댓글 https://www.youtube.com/watch?v=TMN43-wb5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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