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빛기도 ★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 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 이해인 -
https://www.youtube.com/watch?v=siWJMbagvUs
집 뒤 소나무 밭에
우르르
떼까치 몰려든다
지들도 추석쇠러
일찍 집을 찾아드나?
아침 안개 자욱
오늘도 한바탕 걷자고
조양둑길로 걷는데 집사람이 무릎이 아프다며 먼저 가란다
아프면 안되는데...
덕실교까지 갔다가 되돌아 왔다
집사람도 그런대로 잘 따라 온다
가을 되었으니 매일 산책을 해야겠다
이교감 전화
명절 잘 보내시라고
반갑다
이런저런 이야기
올해 교장 연수도 마쳤단다
헤어진지 오래여도 항상 생각나는 후배님이다
육추기 안 병아릴 보니 모이와 물이 없다
어제 준 걸 모두 다 먹어 버렸다
자주 살펴 보아야겠다
닭장에 있는 녀석들은 오늘도 가두어 두었다
알을 네 개 낳았다
어떤 녀석이 낳는지는 모르겠다
암탉이 10여마리 되니 모두 다 알을 낳으면 꽤 날 건데...
물과 모이를 주고 미강도 버무려 주었다
오븐을 씻었다
애들 와서 고기 구워 먹으려면 미리 준비해 두는게 좋겠다
항상 쓰고 나면 정리해 두어야하는데 그러질 못한다
집사람이 아침을 차려 놓았다
무생채 넣어 비비적 해 한술 먹었다
집사람은 송편을 만든다
며느리들 오면 같이 하지 혼자 힘들게 만들고 있냐고 하니 미리 만들어 놓아야 손주들이랑 놀 수 있단다
그러기도 하겠다
난 어제 손질해 온 닭을 포 떠 보았다
살만 발라내 보려는데 쉽지가 않다
대충 대충 바르고 뼈에 붙어 있는 살점들엔 칼집을 녛어 주었다
집사람이 간장과 소금 참기름을 좀 넣어 간을 맞추어 준다
이렇게 놔 두었다 구워 먹으면 맛있단다
무생채가 맛있다
애들 오면 무생채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며 무를 사 오란다
사거리 나가 무와 콩나물을 사왔다
숯불 피워 고기 구워 먹을 준비를 했다
숯과 그릴 나무 조각을 미리 가져다 놓았다
작은애네가 왔다
이것저것 많이 사 왔다
뒤이어 큰애네도 오고
손주들이 귀엽게 인사한다
녀석들 많이 컸다
학교다니니까 제법 의젓해 졌다
집옆 베란다에서 그릴에 숯불을 피웠다
숯불이 빨리 살아나질 않는다
토치불로 숯에 불을 붙여 가며 겨우 살렸다
간해 놓은 닭을 먼저 구워 보는데 이게 맛있게 구워지질 않는다
겨우 군 것도 싱겁고 맛이 별로
간이 제대로 들지 않은 것같다
새우는 소금구이 하고 장어는 오븐에 초벌구이하여 숯불에 구웠다
베란다에 상차려 점심
군 닭고긴 별로였지만 장어와 새우가 맛있다
난 막걸리
이런저런 손주들 교육 문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 교육엔 엄마들이 부지런 해야한다고
여러 교육 프로그램도 찾아 아이들을 보내야한다고
작은 며느리가 경험을 재미있게 잘 이야기 한다
며느리들이 나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잘들 키워 내겠지
온식구 함께 모이니 기분 좋아 홀짝 홀짝 많이 마셨다
술이 좀 취한다
선배님 전화
목소리 듣고 싶어 문자 보내지 않고 전화했단다
시골생활 즐겁게 잘 하는 것같다며 그게 다 사모님 덕분이라고
집사람이 같이 해주지 않으면 시골살기 어렵다고
맞는 말씀이다
손발 맞추어 주니 내가 시골생활 즐길 수 있지
지나는 길 있으면 들러 주시라했다
낮잠 한숨 자고나니 어느새 여섯시가 다 되간다
참 많이도 잤다
닭장에 내려가 보니 모이를 다 먹어 치웠다
다시 모이주고 미강도 버무려 주었다
그제 심은 배추모를 보니 10여개가 말라 죽었다
어제 물을 주었어야했는데 주지 않아 죽은 것같다
조루와 바케스를 가져와 물 길러다 물을 충분히 주었다
뿌리가 안착될때까진 물을 주어야할 것같다
훈이 전화
명절 잘 쇠시라고
잊지 않고 전화해 준 제자가 고맙다
올라오니 저녁을 차려 놓았다
저녁엔 갈비와 민어찜
여기에 각종 나물과 전까지
푸짐하게 차려 놓았다
모두 맛있다
온 식구 함께하니 더 맛있지 않을까?
집사람은 손주들 먹이느라 바쁘다
오랜만에 손주들과 함께하니 그저 즐거운가 보다
구름 사이로 열나흘달이 보름달처럼 둥글게 떠 오른다
손주들이 나와 보고 와 소리치며 소원 빈다
니네들 소원대로 모두다 이루어지거라
마침 반딧불 하나 어디에서 날아 왔다
손주들이 신기해 하며 졸졸 따라다닌다
그도 재미있는 일이다
애들이 저녁엔 집에 가겠단다
내일 큰댁에 차례 모시러 가자고 하니 다른 일이 있단다
가서 차례 모시면 좋겠지만 지들도 일이 있다면 별 수 없지
이젠 명절도 예전의 명절이 아니다
집사람은 간다고 하니 이것저것 챙겨 준다
남은 음식들은 우리가 다 먹을 수 없으니 모두 다 싸준다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
싫다 하지 않고 가져가니 그도 고마운 일이다
애들 가고 나니 잠이 쏟아진다
한 일 없이 잠만 잔다
어둠속 길가 가로등만 졸고 있다
님이여!
오늘은 민족 대명절 한가위
더도 말고 덜도 말라는 한가위
서로 나누고 베풀면서
날마다 둥근 보름달 같은 행복이 님의 주위에 가득 넘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