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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자동 반사적으로 눈이 떠졌다 지금껏 좀 늘어지게 다녔다면 오늘부턴 달라져야 한다 여기가 어딘가..? 하루종일 발품 팔아도 결코 다 품지 못하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봐도 손색 없는 로마 아닌가?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점심때 먹을 샌드위치도 만들어야 했고 별볼일 없는 티랑 바지를 뒤적여 가며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선크림도 챙겨 바르지 않던 내가 오늘은 화장까지 한다 누군가가 봐주지 않아도 끊임없이 흠모했던 로마를 만나는 날이다
그렇다!! 드디어 2년만에 로마와 마주 하는날이다 길을 나서는 순간 심장이 요동을 친다
4월의 햇살과 푸르른 하늘 귓가를 스치는 미세한 바람 최대한 입을 벌려 로마의 공기를 삼켜본다 가슴이 뻥 뚤리는 느낌이다 모든것들이 여전히 평화롭다
로마다 그렇게 열망했던 꿈꿨던 로마에 다시 돌아온것이다 정확히 2년만에
한국에서 준비해온 꿈을 잠시 떠올렸다
매일 아침을 콜로세움에서 시작하기
로마에서 머무는 내내 아침마다 콜로세움을 보리라고 하루의 마무리는 콜로세움과 함께 하리라고 마음을 먹었던 적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나의 발길은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그런데..이상하다 참 이상하다 분명 이길이 맞는데.... 숙소에서 20분만 걸으면 나와야 하는데 콜로세움이 보이질 않는다
길을 잘못 들어선것 같은데 뭐~ 그래도 괜찮다 지금 내가 로마에 있으니깐
mp3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로마의 거리를 거닐며 속으로 몇번이고 묻고 또 물어본다
"피오나!! 너 지금 어디에 있지...?" "나? 로마!! 로마에 있어."
설레임을 가득안고 걸으니 길을 헤매고 있어도 마냥 행복하다
지금 걷는 이길도 다 로마니깐 전부다 로마의 일부니깐 하나도 사소해 보이지 않는다 (나 완전 긍정적 모드로 변해간다)
그렇게 걷다보니 이상한 계단 하나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오로지 무릎으로만 그 계단을 오른다 그들의 표정에선 장난기를 찾아볼수도 없다
여기가 어디일까?
SCALA SANTA (스칼라 산타)
그리스도가 재판을 받기위해 올라갔다는 예루살렘의 본디오 빌라도 총독의 집무실 계단 이란다
콘스탄틴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에루살렘에서 로마까지 옮겨 왔다는데
신자들은 예수의 고통을 생각하며 28개의 계단을 무릎으로 오른다
가톨릭 신자라면 로마에서 한번쯤 찾아가도 괜찮을듯 싶다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유럽사람들은 꽤 많은 이들이 방문을 한다
그리고 반드시 계단을 오르는 방법은 오로지 무릎으로만
계단을 오르 내리며 기도하는 이들을 한참 바라 보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는데 파아란 하늘아래 하얀 대리석이 반짝이는 교회를 보고 왠지 들어가봐야 겠다는 느낌이 용솟음 치기 시작 했다
교회 외관을 보는 순간 이거 심상치 않다 뭔가 있는데.. 냄새가 난다!! 냄새가~
산조반니 인 라테라노 교회
313년 로마의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밀라노에서 그리스도교를 공인하는 칙서를 발표한다 고등학교에서 줄치며 외운 밀라노 칙령 이다
이로써 로마의 박해는 종식되고 기독교가 국교로 인정받게 된다
황제는 자신의 별궁이었던 라테라노 궁전을 교황에게 기증했다
기독교가 인정을받고 첫번째 교회가 탄생되는 순간이다
이후 교황들은 이곳에 거주했으며 착좌식도 이곳에서 거행하였다 오늘날의 베드로 대성전이 세워지기 전까지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교회가 되었다
무려 천년 동안이나 교황의 주거지였다
1929년 이곳에서 라테라노 조약 이 체결되어 무솔리니와 교황이 교회와 국가간의 관계를 공인했다고 한다
즉 이 조약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 바티칸이 생겼난거다
치외법권이 인정되고 산 삐에뜨로 성당보다 격이 높다는 산 지오반니 인 라테라노 교회
내부는 바티칸 못지 않게 화려 했다
처음 내뱉은 한마디가 우와~
교회 내부를 둘러 보는 내내 입이 쩍쩍 벌어졌다
아~바로크
황금빛 색채가 내부를 휘감고 있었다 저게 다 진짜 금인지는 모르겠지만 어휴~진짜 장난 아니구나
Anyway 어쨌든 나는 여전히 콜로세움을 찾아야 했고 가야만 했다
지도를 다시 살폈다 너무 멀리까지 와버렸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 빠진건지 이해가 안되었지만 방향을 다시 잡고 콜로세움을 향해 걸어갔다
길은 잘못 들어섰지만 여전히 난 설레였다 인적드문 길을 걸으면서도 녹음이 짙은 가로수길에 행복해 했었다 Mp3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 또한 충분했다
한참을 걷다보니 대형 아침형 문이 나타났다 지도를 살펴보도 가이드북을 봐도 대체 여기가 어디인지 저 굳건한 성벽이 무엇인지 나오질 않았다
그랬다 지도에서 사라진 곳에 내가 서있다
걷다가 걷다가 관광 map 에서 사라진 것이다
세상에 이런일이 다 있구나
로마에서 내가 길을 잃다니...
분명 성곽도 보이고 심상치 않은 곳임이 분명한데 내가 서있는 이곳이 어디인지 알수가 없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난 길을 잃어버린것이였다 근데..그와중에 저 성벽이 무엇인지가 더 궁금했다
혹시 로마 외곽을 싸고 있는 저 벽은 혹시
아우렐리아누스 성벽?
길을 잃어버렸다는 사실도 망각한채 무작정 성벽을 따라 걸었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읽은 나의 기억이 맞다면 저 굳건한 성벽은 아우렐리아누스 성벽 일것이다
아우렐리아누스 성벽은 아우렐리아누스(Aurelianus, 재위 270~275) 황제가 구축한 둘레 19km, 평균 높이 6m, 두께 3.5m, 성문 18개 달하는 거대한 성벽으로 당시 로마시 전체를 감싸는 규모이다
원래 도시 로마를 지킨 방벽은 세르비우스가 건설한 '세르비우스 성벽'이다 하지만 500년이 지난 기원전 1세기 카이사르가 허물었다
허문 이유는 도심부 확장공사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지만 500년동안 사람들에게 익숙한 성벽을 철거하는 데에는 좀더 훌륭한 이유가 필요했다
카이사르는 수도 로마의 방위도 국가 로마의 방위선에서 맡고 있는 이상 수도를 둘러싸는 성벽은 필요없다고 주장한뒤 성벽철거를 결행했다
국가는 성벽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고 실제로 그 말이 맞았다
내가 이래서 이분을 존경하고 좋아 한다
도시로마의 주민은 무려 300년이 넘도록 성벽이 없는 도시에서 평화를 만끽하며 살아온 것이다
로마를 더이상 성벽이 필요 없는 안전지대로 놔두지 않았다
아우렐리아누스 황제는 271년, 수도 로마를 감싸는 성벽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6년만에 완공되었다
그후에도 성벽없이 살 수 없는 시대가 오래 계속 되었기 때문에 보수도 게을리 할수 없었고 덕분에1700년 뒤인 오늘날 대부분 남아 있고 그리고 내가 볼수 있는 것이다
이 굳건한 성벽을 바라보며 로마인들은 오히려 더 불안했을것이다 시대가 달라졌음을 실감했겠지~ 수도 로마에서 안심하고 잠잘 수 있는 시대는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사실 이 웅장한 성벽은 제대로 활용된 적이 없다 놀랍게도 게르만족에게 제국 전역이 유린당하게 된 뒤에도 오랜 시간 외적이 수도 로마 성벽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그러다가 로마 제국의 힘이 빠질 대로 빠진 서기 410년 서고트족이 로마 성벽 앞에 육박했다 포위도 하지 않은 적병 앞에 힘없는 로마인들은 약탈을 허가하되 시민들의 신체에는 상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성문을 열었다 똑같은 일은 455년, 반달족 앞에서도 되풀이되었다 이 성벽은 전혀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성벽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그런데 이번엔 피라미드가 나타났다 너무나 당황스럽게 도로 한복판에 떡하니 서있는 로마 피라미드 로마에 왠 피라미드? 로마에 피라미드가 있었단 말이야..?
게다가 저 조잡한 모양은 뭐란 말인가..?
1달전 이집트에서 원조 피라미드를 본 나로서는 조잡하다고 밖에 생각할수 없었다
크기나 규모면에서 당췌 비교가 되질 않는다 이정도는 되어줘야..피라미드쥐~ 암..그렇고 말고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아니 왜 로마에 피라미드가 있는걸까?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체스티오의 피라미드는 로마의 유일한 피라미드로 아우구스투스 황제시절 집정관이었던 가이우스 체스티오의 무덤이다
기원전 1세기에 지어진 이건물은 로마시대 유적중 가장 독특하고 잘보존되어진 건물이라고 인터넷 검색에서 알게 되었다 세상에 로마에서 피라미드 까지 보게 되다니 내가 조잡하다고 생각한 저 피라미드도 2000년 전 만들어진 것이란다
로마는 역시 실망 시키지 않는구나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고 어느것 하나 놓칠수 없는 것들만 가득하고 그냥 무심코 지나치기엔 오랜 제국의 역사가 스며있었다
체스티오 피라미드 앞에는 지하철 B선 피라미드 역이 있다
2년전 로마에 왔을때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서 왜 하필 역 이름이 피라미드 일까..? 의문을 가진적이 있었는데
2년후 오늘 그 의문이 풀렸다
피라미드 역앞에 2천년전 피라미드가 떡하니 있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나는 오늘 안에 콜로세움을 볼수 있을까?
다시 지도를 펼쳤다
콜로세움에서 나는 한참 떨어진 곳에 서있다
가까운 곳에 카라칼라 욕장이 있다
나의 발길은 자연스레 카라칼라 욕장으로 향했다
덧붙이는 글- 다음여행지는 어딘지 감이 오십니까..? 카라칼라 욕장일지..아니면..아침부터 찾아헤맨 콜로세움일지..??
이번편은 로마인 이야기 12권 위기로 치닫는 제국편을 참조했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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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스칼라 산타..산조반니 인 라테라노.. 제가 묵었던 숙소(테르미니 근처)에서 산타마리아 마조레 만큼 떨어져 있군요. 근데 왜.. 왜.. 왜.. 나는 못봤을까..ㅠㅠ.. 필히 로마를 다시 가야할 이유가 다시하나 추가됩니다...다음엔 그냥 일주일간 로마에만 있을래요..아 참.. 억울하네.. 뫠 못보고 그냥 왔지..분명 어느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ㅠㅠ....근데 공주님은 콜로세움을 중심에 두고 크게 원을 그리고 계시는군요..이러다 매일 마무리만 콜로세오와 함께하시는건 아닌지??
그러게 말입니다..ㅋㅋ 콜로세움앞에는 언제 갔을까요..? 저도 꿈이 그겅에요 다음에 로마에 간다면 정말 로마만 정말 죽어라 로마만 봐야겠다고..세번째 로마를 방문한다면..아피아 가도부터 시작해서 포로 로마노에 있는 개선문까지 걸어 보는것입니다..그냥 한번은 로마의 황제들 처럼 그래보고 싶어요
피라미드역의 피라미드를 보셧군요. 카타콤베갔다가 아피아길을 따라 걷다가 힘들어서 대충 버스타면 이렇게 저렇게해서 로마시내로 들어가겠지했다가...잘못타서 빙빙 돌다가 우연찮게 보게되었는데..헤매다가 본게 똑같군요..ㅎㅎ 그래도 로마주위에 로마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통과하면서 유적지많은곳이 아닌 로마사람들의 주거지를 통과했는데 그것도 여행의 묘미더라구요. 그날 종일권 샀기에 망정이지..ㅎㅎ 교통비 엄청 들뻔했습니다..^^
로마는 길을 잃어도 억울하지 안은 곳이 아닌가 싶어요..^^ 모든길은 로마로 통하는 곳이니깐..어딘가는 로마중심과 연결되어 있고 그리고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세월이 묻어 있으니깐요
매일 아침 콜로세움에서 시작하기란 글을 보고..;; 왜 노숙을 떠올린 걸까요..ㅡㅡ;;
ㅋㅋ노숙은 절대~ 하지 않았다는거..설마 고고싱님이 하신건 아니죠? 매일아침 콜로세움에서 시작하기!! 정말 그러고 싶었어요..ㅋ
앗 ~반가워라~ 스칼라 산타와 산조반니를 피오나님도 가셨군요..저도 민박집에서 기독교인이라면 한번 가볼만하다고 추천해서 갔는데 정말 감동이었죠....피오나님을 길을 헤메도 좋은곳만 만나는 특별한 뭔가가 있나봐여 ㅋㅋ피라미드도 그렇고 ㅋㅋ 난 언제나 끝이 안보이는 골목길만 맨날 헤메는데 ㅠㅠ
정말 아무런 정보도 없이 마냥 걸어가다가 발견했는데..헉..얼마나 놀랬더니...그 의미도 의미지만..바로크..아..장난 아니더라구요..^^저는 기독교인도 아닌데..혼자서 감동받구..여기가 세계역사를 바꾼곳이구나 싶은게..너무너무 신기하더라구여..바티칸 만큼 가볼만 하고 의미 있는 곳이였어요
예쁜 피오나 공주님.. 다른게 아니옵구..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왜 밥상은 안차려주시남요..서운합니다요.. 기회되면 밥상속 사연도 많이 많이 오려주세여...먹는거에 관심이 많아서..
ㅋㅋ 알겠어요..^^ 제가 워낙 말이 많다보니.. 얘기가 끝나지가 않아요..^^
전 단체 투어 라서 헤매이진 안았지만 여기(콜로세움)를 로마서 제일 첫날 투어 했지요..경기장이 넘 신기할 정도로.. 그리고 밤에 하는 버스투어도 좋았어요.다시 한바퀴 돌면서 가이드의 설명도 자세히 듣고...
거대한 하나의 박물관이 로마는 어느것 하나 놓칠수 없는 곳이죠~^^ 해박한 지식이 곁들여 지면 금상첨화구요
피오나공주님~매번 멋진 여행기 감사드립니다^^ 로마는..참 역사가 공존하는곳이어서 너무 좋습니다^^ 헌데 스칼라 산타에서 무릎을 꿇고 계단을 오른다는건...저로선 참 낯선 장면이네여;; 상상을 해보니 좀 엽기적인 행각처럼 생각됩니다 허허;;;;
맞아요..~ 고대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그 모든것이 어울려져 공존 하는 역사가 깃든 곳이죠!! 저도 계단오르는 장면은 참 낯설었는데... 그리스도의 고통을 떠올리며 오르는 그들의 표정은 잊을수가 없네요..
항상 재미난 여행기 감사합니다....
재미나게 봐주셔서 제가 더 감사드려요
로마에 갔던 때가 10여년 전. 설램과 벅찬 마음으로 들떠서 다니던 그때 , 아 그립네요. 이 지난 지금, 아주 그립네요.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