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캐나다 이민국이 이민신청자들을 위한 영어자격 테스트로 기존의 셀핍과 IELTS 제네럴 이외에 새롭게 PTE Core를 포함시켰습니다. 상대적으로 친숙하지 못한 PTE 테스트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이 많은 것 같아서 면밀히, 또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 시험을 분석해 봤습니다.
· PTE 시험의 구성
PTE Core 시험은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됩니다.
파트 1은 스피킹과 라이팅인데 스피킹과 라이팅을 따로 분리해서 보는 셀핍이나 IELTS와 달리 두 영역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습니다. 약 60분 정도 소요됩니다.
파트 2는 리딩으로 35분 정도가 걸리고 마지막 파트 3는 리스닝인데 35분 정도 소요됩니다. 결론적으로 2시간 ~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3시간 이상이 필요한 셀핍이나 IELTS 보다는 다소 짧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PTE 문제들을 영역별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일단 다음의 도표를 통해서 PTE의 문제유형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1. 스피킹
스피킹 난이도: 셀핍보다 어려움.
스피킹의 첫 번째 문제와 두 번째는 비교적 난이도가 쉬운 편에 속합니다. 첫 문제인 Read Aloud는 말 그대로 화면에 문장이 나오면 그것을 읽으면 됩니다. 읽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리딩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인 학습자들에게는 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두 번째 Repeat Sentence 문제도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컴퓨터에서 한 문장을 들려주면 그것을 그대로 말로 따라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단 Repeat Sentence 문제의 경우 지문이 화면에 안 나오기 때문에 100% 듣고 풀어야 하므로 듣기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크게 어렵지는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 번째 Describe Image는 정말 어렵습니다. 도표나 그림을 보면서 영어로 설명을 해야 하는데 이게 셀핍처럼 간단한 그림이 나오는게 아니라 상당히 복잡한 도표들(지도 찾기나, 사용설명서 등)이 나오기 때문에 매우 높은 수준의 영어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웬만한 영어고수들도 헤매기 딱 좋은 문제로 영어 초보자들에게는 통곡의 벽처럼 느껴지는 문제입니다.
네 번째 문제인 Respond to a situation은 한 가지 상황을 설정한 뒤에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물어보는 문제인데 20초 만에 생각을 해서 답변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촉박합니다. 특히 20초에 문제를 읽는 시간이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거의 즉흥적으로 답변을 해야 합니다. 셀핍 스피킹 task 6와 약간 비슷하지만 셀핍 문제는 형식과 틀을 외워서 답변할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오지만 PTE는 워낙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틀을 외우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영어 실력과 더불어 상당한 순발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역시 난이도가 매우 높습니다.
스피킹의 마지막 문제인 Answer Short question은 셀핍이나 IELTS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형식의 문제로, 컴퓨터가 영어로 뭔가 특정한 대상이나 존재를 설명하면 그것을 듣고 영어로 직접 답을 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서 컴퓨터가 영어로 “오케스트라에서 연주자들을 감독하며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누구?”라고 물어보면 “지휘자 (conductor)”라고 단답형으로 답변을 하는 문제인데 한국 영어학습자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기본적으로 듣기 능력이 좋아야 하며 어휘와 상식도 갖춘 상태에서 주관식으로 답을 말해야 하기 때문에 요령이 통하지 않고, 틀 같은 것을 외워서 답변할 수 없는 매우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결론적으로 PTE의 스피킹은 8개의 틀만 외워서 내용만 살짝 바꾸면 되는 셀핍에 비해서 준비하기가 훨씬 까다롭고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게다가 PTE 스피킹은 문제가 시작된지 3초 이내에 답을 하지 않으면 문제를 스킵한 것으로 간주되어 다음 문제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시작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셀핍에 비해 신속하게 답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2. 라이팅: 셀핍보다 매우 어려움.
PTE 라이팅은 다른 무엇보다도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셀핍 라이팅은 2 문제가 나오고 한 문제당 26분의 시간이 주어지며 그 시간 안에 150자만 쓰면 됩니다. 하지만 PTE는 2개 유형의 문제가 2개씩 총 4개가 나오는데 시간이 매우 빡셉니다. 첫 번째 라이팅 문제는 상당히 긴 문장을 읽고서 이 문장을 10분 안에 25~50자로 요약하는 문제입니다. 요약을 위해서는 완벽하게 문장을 독해해야 하는데 문장 수준이 만만치 않을뿐더러 글을 압축해서 요약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실력 뿐 아니라 글 자체를 잘 써야 하는 능력도 요구됩니다. 따라서 난이도가 꽤 높습니다. 하지만 이 어려운 첫 번째 문제도 두 번째 문제에 비해서는 새발의 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2번째 문제는 1번째 문제보다 훨씬 어려운데 그 이유는 극악의 시간 때문입니다. 2번째 라이팅 문제는 이메일을 쓰는 건데 100자 분량의 이메일을 겨우 9분 안에 완성해야 합니다. 셀핍과 IELTS도 모두 150자 분량의 이메일 쓰는 문제가 있지만 셀핍은 26분, IELTS는 20분의 시간이 주어지는 반면 PTE는 9분 안에 100자 분량의 이메일을 써야 하기 때문에 정말 어렵습니다. 영어를 꽤 잘 하시는 분도 9분 안에 본문에 지시된 내용의 이메일을 쓰려면 진땀을 빼야 할 정도입니다.
셀핍은 특히 2번째 라이팅 문제가 아주 쉽습니다. 틀만 외우면 거의 글의 3분의 2 이상이 채워지기 때문에 실제 수험생은 4문장 정도만 만들면 됩니다. 하지만 PTE 라이팅은 매우 시간이 짧기 때문에 기초가 약하신 분은 사실상 2번째 라이팅 문제의 답을 적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3. 리딩 : 셀핍과 난이도가 비슷하거나 약간 쉬움
PTE의 리딩은 총 5개 형식의 문제가 출제됩니다. 가장 먼저 Fill in the Blanks는 문장을 읽으면서 빈 칸에 맞는 문법적인 표현을 고르는 객관식 문제입니다. 주로 어휘 보다는 문법을 테스트하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중급 이상의 문법 실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문법이 부족한 분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파트입니다. 참고로 셀핍의 경우 리딩에서 문법을 묻는 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PTE 리딩의 나머지 4개 형식 중에서 2개는 긴 문장을 읽고 답을 고르는 문제인데 하나는 여러 개의 답을 골라야 하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답을 하나만 고르면 되는 문제입니다. 차라리 답을 하나 고르는 문제가 쉽고, 여러 개 고르는 문제는 몇 개가 답이 될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은근히 골치 아프더군요.
PTE 리딩 파트에서 Reorder Paragraph 문제는 솔직히 왜 이런 문제를 만들었는지 의심이 될 정도인데, 영어 독해력 보다는 IQ 테스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 개의 영어 문단을 뒤죽박죽 섞어 놓은 뒤에 글의 논리에 맞게 네 문단을 순서대로 맞추라는 문제인데 외국인들의 기본적인 독해능력을 평가하는 테스트에서 이처럼 논리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문제가 나와도 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독해실력은 물론이고 정교한 논리성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피곤한 문제임에는 분명합니다.
끝으로 영어 문장을 읽으며 문맥에 맞게 빈 칸에 적절한 단어를 고르는 문제가 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지만 문제는 빈 칸 보다 보기로 나온 단어들이 더 많기 때문에 잘못된 단어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리딩의 전반적인 문장의 수준은 셀핍의 파트 1,2 보다는 약간 어렵지만 파트 3, 4보다는 쉬운 편에 속합니다.
4. 리스닝: 셀핍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움
PTE는 영국 시험이기 때문에 일단 발음이 영국이나 호주 발음이 나와서 북미발음에 익숙한 한국인 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음질이 좋은 셀핍과 달리 음질이 이상하게 별로 좋지 않아서 더 듣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리스닝은 특히 첫 번째 문제가 아주 어려운데 이는 영어로 된 대화나 설명을 듣고 직접 요약하는 문제입니다. 모든 리스닝 문제가 객관식인 셀핍과 달리 PTE의 리스닝 문제에는 주관식이 많습니다. 특히 PTE의 첫 번째 유형의 문제는 듣는 것도 부담되는데 그 들은 문장을 직접 영어로 타이핑하면서 요약을 해야 하므로 리스닝 뿐 아니라 사실상 라이팅 능력도 함께 평가하게 됩니다. 한국학습자들에게 매우 어려운 파트라 할 수 있습니다.
리스닝의 나머지 문제들은 동영상을 보면서 맞는 답을 고르는 전형적인 리스닝 문제도 있고 문장을 들으면서 빠진 단어를 직접 타이핑하는 주관식 문제도 있습니다.
또한 문장을 듣고 그 문장을 그대로 받아 적는 Dictation 문제도 있으며 발음을 잘못한 단어를 찾는 문제도 있는데 이 부분은 위의 문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쉬운 편에 속합니다.
전반적으로 리스닝은 주관식 문제가 많아서 100% 객관식으로만 구성된 셀핍에 비해서 부담되는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셀핍의 파트 5나 6처럼 긴 문장을 듣는 문제가 적기 때문에 집중력은 덜 요구되는 유리한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론: PTE는 상당한 수준의 영어실력이 뒷받침 되어 있는 학생들이 ‘고득점’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응시하기에는 괜찮은 테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초가 부족하거나 특히 라이팅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아예 손을 댈 수 없는 문제들이 너무 많습니다. 따라서 CLB 7점 이상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의 경우라면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시험이지만 그 이하의 점수가 목표인 초중급 수준의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테스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만일, 일정한 ‘틀이나 요령을 외워서 공부하는 것’이 편한 한국 학습자들에게는 셀핍을 준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 같고, 틀이나 요령 대신 영어실력 자체를 잘 쌓아서 시험에 응시하길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PTE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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