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사랑하는 반쪽’을 찾아 둥지를 튼 기아 김종국(30)과 LG 권용관(27)의 요즘 얼굴에는 행복함이 진하게 묻어난다.‘결혼을 해서 힘드네,해 보고 나니 후회되네’라고 말은 하지만 속 마음에는 신혼의 달콤함이 가득하다. ‘서로 다르지만 같은 뜻’으로 사랑의 달콤함을 말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결혼은 해도 후회,안 해도 후회한다는 말이 딱 맞는 거 같아요.”
15일이면 결혼한지 꼭 한달이 되는 기아 김종국(30)이 그간의 결혼생활 경험을 통해 털어놓은 말이다.
지난해 프로데뷔 후 최고의 해를 보내고 게다가 꿈의 반려자를 만나 그야말로 ‘깨를 쏟으며’ 신혼을 즐기고 있는 그다. 최근 팀 동계훈련이 한창인 광주구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김종국은 총각시절과는 달리 훈련이 끝나자 마자‘총알같이’집으로 달려간다. 사랑스런 신부를 위해.
겉으로는 ‘결혼은 해도 후회,안 해도 후회’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의 표정에서 실제로는 ‘해도 후회한다’는 느낌은 찾을 수가 없다. 주변 총각 후배들이 “얼마나 후회해요?”라고 짖궂게 묻자 “해 보고 후회해 봐”라고 답하는 그의 표정에서 ‘그런 후회는 행복한 것’이라는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며칠전 김성한 감독으로부터 “결혼한 뒤 뱃살이 늘었다”는 꾸중 아닌 꾸중을 듣기도 한 그는 “부인를 위해 어느해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겠다”며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 그에게 요즘은 부족함이 없는 행복의 연속이다.
김도헌기자
●‘신혼이 무서워~’
LG 새 신랑 권용관(27)이 요즘 결혼을 실감하고 있다. 앞으로 수중에 돈은 더 들어오게 됐지만 살림꾼 아내 이미영(26)씨 때문에 자신의 지갑은 몰라보게 얇아졌다.
권용관은 올 시즌 연봉 103.1% 인상의 대박을 터뜨리며 6500만원에 재계약했다. 지난해보다 3300만원이나 많은 돈으로 프로 입단 9년만에 만져보는 거액이다. 그러나 대박의 기쁨은 잠시뿐. 결혼과 동시에 모든 재산 관리권은 이미영씨에게 넘어갔다. 2일부터 잠실과 구리를 오가며 훈련을 시작한 그는 출근시 아내에게 한푼 두푼 용돈을 받는다. 처음에는 혼자 살 때보다 훨씬 적어진 지갑에 걱정이 앞섰지만 하루 이틀 타서 쓰니 자연스럽게 밖에서 쓰는 낭비가 줄고 훈련하는 시간도 늘어나 일석 이조 효과가 났다.
권용관은 “미영이가 나보다 미래를 많이 생각한다. 내가 잘 하지 못하는 돈 관리를 해 주니 고맙다”며 아내 자랑과 함께 짠 용돈을 받는 행복에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얇아진 지갑보다 곁에 있는 아내가 더 소중한 새신랑이 아닌가.
권용관 이미영 커플은 지난해 겨울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은 올 시즌으로 미뤘다.
심은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