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심리학적으로,
강한 멘탈(mental toughness)은 사실 저 우호성과 강한 상관관계에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고하니,
우호성(이타적이며 마음이 따뜻한)이 낮은 사람들일수록,
오로지 나만 생각하며 앞으로 전진하기 쉽기 때문에 그만큼 멘탈이 터프한 경향이 있더라는 것이죠.
또한, 우호성이 낮은 사람들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공감 능력이 낮다는 것인데,
공감 능력은 타인에 대한 일종의 연결감에 가깝습니다.
타인과의 연결감을 강하게 느낄수록, 그들의 말투나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으며 상처를 받기 쉽겠죠.
따라서, 공감 능력이 낮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타인으로 인해 마상을 덜 받는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애당초 연결감이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남들이 뭐라하건 뭐래? 흥 하며 넘겨버릴 수 있는 거겠죠.
자, 요약해 보자면,
우호성이 낮은 사람들일수록 상대적으로 멘탈이 터프한 경향이 있다라는 것인데,
(반대로, 우호성이 높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마음이 여리고 마상을 자주 입음)
사실 우리는 주변에서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기가 세고 멘탈이 강해 보이는 캐릭터들을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그런데 착하다와 멘탈이 터프하다라는 두 특성은,
우호성에서 서로 양극단에 위치하고 있는 특질들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양립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볼 수 있어요.
즉, 기질적으로, 태생적으로 둘 다 갖기는 힘들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착하면서 멘탈도 강한 사람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것일까?
Make it EASY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평가할 땐,
통상적으로 그 사람의 "결과적 모습(현재 보여지는 이미지)"만을 반영하곤 합니다.
당연하죠.
그 사람이 어떠한 인생을 살았고,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는 우리가 제대로 알기 힘들기 때문에,
이 사람은 원래 이럴 것이다라고 지레짐작해 버리는 겁니다.
이런 걸 심리학에서는 "기본귀인오류"라고 불러요.
보여지는 모습이 그 사람의 내적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리라는 잘못된 믿음인 것이죠.
가령,
우리는 엄청난 업적을 달성한 사람들에게 천재라는 칭호를 붙이길 좋아하는데,
이러한 대중 심리의 기저에는,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해 낸 사람이니 원래부터 뛰어난 능력을 가졌음이 분명할 것이라는 보편적 추론이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지레짐작일 뿐,
그 사람이 엄청난 업적을 달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고, 얼마나 많은 실패를 견뎌냈을 지는
사실 사람들의 인식 밖, 관심 밖에 있는 것이죠.
즉, 인간은 다른 사람들의 진짜 모습을 알아보기 위해, 일정량 이상의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는 습성을 지닙니다.
이러한 사고를 "휴리스틱"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사소한 일들에 투입되는 인지 용량을 최대한 아껴서,
정말 중요하고 생존에 필요한 일들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고자 하는 인간의 진화적 본능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승리자들을 볼 땐,
그들의 성공 원인이 노력이 아닌 재능일 것이라 생각하곤 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볼 때 역시 마찬가지로,
그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는 우리의 인식 밖에 있고,
다만 그들이 이런 성격을 지닌 거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쉬워요.
즉, 우리는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와 대단하다, 멘탈 정말 세다 라고 그 사람의 성격적 특성을 논하기 쉽지만,
사실, 이 모든 건 그 사람의 노력의 결과물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보이기까지의 과정을 우리들이 모르는 것일 뿐.
이렇기 때문에,
성격적으로 공존불가능해 보이는 특성들을 한 몸에 담고 있는 사람들도 존재할 수 있는 겁니다.
착한데, 기가 쎄다, 멘탈이 강하다?
가능합니다.
성격적으로 선한 사람들이,
자기 나름의 노력으로 점진적으로 강한 멘탈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선천적으로 타인들과의 연결감이 강한 착한 사람들이
어떻게 강한 멘탈을 연마할 수 있는 걸까?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좌우되지 않을 수 있을까?
대전제는 일단 내가 납득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타인들에게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당장의 성공과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나는 그저 묵묵히 나의 길을 걸으면 된다는 것을.
이건, 나이를 먹으면서 저절로 깨닫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도 인문학적인 소양과 다채로운 삶의 경험들을 쌓을 수 있다면 충분히 체화 가능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물론, 성격적으로 여린 사람들이 아무리 내적 훈련을 쌓는다한들,
상처가 되는 타인의 말이나 행동을 완전히 무시하기란 힘든 일일 겁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강력한 자석처럼 내 삶에 몰입할 수 있는 힘인데,
① 확실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존재하거나,
②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타인이나 환경의 부정적인 영향력에 휘둘리는가 싶다가도,
마치 자력에 이끌리듯이, 자연스럽게 내 삶과 내가 걸어가야 할 길 위로 되돌아오기가 쉽습니다.
성격적으로 여린 사람들이 강한 정신의 힘을 갖고자 한다면,
인지, 목표, 기쁨의 삼박자가 잘 어우러져야 합니다.
내가 환경이나 타인이란 존재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아는 것
내가 반드시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목표가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힘들고 고된 과정 중에서도 기쁨을 찾을 수 있는 것
10대들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확실한 목표를 갖고 자신의 삶에 임하는 아이들은
획일화된 삶을 살고 있는 또래 아이들보다 확실히 더 성숙해 보이고 마음이 굳세 보입니다.
내적인 무게 중심이 상대적으로 제대로 잡혀 있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더 많은 고통을 감내할 수 있고, 더 뛰어난 성과를 보일 수 있는 것이죠.
결국, 후천적인 멘탈의 강함이란,
나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내가 걷고자 하는 길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요즘들어 종종 드는 생각이
사람이 말을 하면 끝까지 듣지도 않고 '어떻게 하면 반론할까?' 만 고민하고 반론부터 제기하는.. 나름의 방어기제가 빠르게 나오는 사람들은
정말 유리멘탈 그 자체 같습니다 ㅎㅎ
방어기제를 벗어나면 마음의 면역력이 다 떨어지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