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북한영화 50선은 북한 이탈 주민들의 선정과 통일부에서 시행한 "북한영상자료의 통일교육 활용을 위한 분석"(2001. 9. 29)을 토대로 하여 북한영화 연구자들의 연구에서 도출된 중요 영화에 대한 의견 등을 종합하여 선정한 것으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행한 연구보고서에 인용된 영화들이다.
1. 홍길동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제작, 1986, 컬러 115분)
이 영화의 줄거리는 남한인들이 알고 있는 홍길동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홍길동이 서얼이라는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누구나 평등하게 잘 살 수 있는 세계를 찾아나서는 활동을 그리고 있다. 1970년대 홍콩 무술 영화와 한국 무술 영화의 촬영 기법 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작품으로서 북한 주민들의 절대적인 인기를 누린 것은 이런 무술 영화적 요소 때문이라고 본다.
2. 림꺽정 (5부작,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왕재산창작단, 장영복 연출, 김세륜 극본, 1987-1989, 컬러)
이 영화는 일제 하 신간회 운동을 주도했던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벽초 홍명희가 1930년을 전후한 시기에 총 10부작으로 발표한 소설 임꺽정을 바탕으로 북한의 시나리오 작가 김세륜이 각색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백정 신분의 임꺽정이 양반 관료들의 전횡에 항거하여 신분 차별을 철폐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청석골에 진을 치고 활약하는 모습을 그린 5부작이다.
3. 민족과 운명 (47부작,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백민, 민일 총제작, 최상근, 김민호 등 연출, 최상근, 신상호, 리춘구, 김세륜 등 극본, 1992-1997, 컬러)
최근 북한의 대표적인 작품인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작품으로서 현재까지 47부작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작 영화의 주요 부분은 북한의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남한 출신의 주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으며, 해방 직후의 여러 정황과 북한 노동 계급 투쟁 등을 드라마틱하게 있다. 이 연작물에서 다뤄진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최덕신 장군(1-4부), 음악가 윤이상(5부), 국제 태권도연맹 총재 차홍기와 홍영자(6-10부),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11-13부), 음악가 윤이상(14-16부), 일제치하 공산주의 여성 운동가 허정숙(17-18부), 귀화 일본 여성 림은정(19-24부), 노동 투쟁에 앞장선 인물들에 관한 노동계급편(25-33부), 카프 작가편(34-42부), 노동계급편(43-44부), 최현 장군(46-47부) 등이다.
4. 봄날의 눈석이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왕재산창작단, 리춘구 극본, 김창범, 고학림 연출 1985, 컬러 105분)
시애틀 대학 교수 철문 부부와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상호 부부는 동경에 사는 형철의 딸 결혼식에 초대받아 동경으로 갔는데, 조총련계의 남수와 민단계 형철의 딸 영아의 사랑은 소속 문제로 반대에 부딪힌다. 조국의 분단 때문에 빚어진 이런 갈등은 일제 시대의 어려운 시절이 회상되고 각자가 북한과 미국으로 가게 된 사연 등이 소개되면서 극복된다. 즉 형철은 자신이 과거 도움을 받았던 사람 덕삼이 바로 남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서 두 사람의 결혼은 결국 허락된다. 결혼식 날 형철은 두 가정의 나빴던 감정이 봄날의 눈석이처럼 녹듯이 남북도 해빙기를 맞게 될 것임을 말한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유사한 구조이지만 두 남녀 주인공을 통하여 갈라진 남북을 상징하는 동시에 서로 상반된 묘사로 이루어져 있다.
5. 이름없는 영웅들 (20부작, 조선예술영화촬영소, 1979-1981, 흑백)
한국전쟁을 둘러싼 북한의 전쟁 영화로서 미국, 영국 등과의 첩보전을 벌이는 내용을 주요 줄거리로 삼고 있다. 1,2부는 1952년 말 영국 신문사로 밀파된 한국 주재 신문 기자인 유림이 서울에서 대미 첩보활동을 벌이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3,4부는 미군 첩보대장 클라우스의 집요한 추적이 있는 가운데 동지의 희생을 치르면서도 공작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5부는 유림이 다른 공작원인 순희를 만나 연계 활동을 벌이면서 미국이 꾸미는 새로운 공세에 대응하는 모습을, 6,7부는 미국의 공세 계획이 새어나간 것을 의심하는 미군들의 대응 속에서도 공작을 하다 유림이 저격을 당하는 내용 등을 다룬다. 그러다 마지막 18, 19, 20에 가서는 유림 등이 미군 장교 클라우스의 집요한 추적과 음모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략적 비밀을 캐낸 유림 등의 활약에 의해 북한의 전쟁은 승리하고 클라우스는 자결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영화의 인기는 북한에서는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첩보전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6. 도라지 꽃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대덕산 창작단, 1987, 컬러, 87분)
북한 역시 도시와 시골의 생활 격차는 사회적 문제이며 고향인 시골을 지키자는 순박한 심정은 높이 추앙되고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측면과 함께 안타까운 옛사랑에 대한 추억을 담고 있으며, 영화의 흐름은 대체로 느린 편이다. 박원봉은 27년 만에 아들과 함께 고향을 찾아오는 길에 도라지꽃을 본 순간 청춘시절에 사랑했던 도라지꽃처럼 아름다운 진송림을 추억한다. 진송림은 도시를 찾아 사랑마저 버리고 떠나는 박원봉에게 고향 농촌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며 보람을 느끼고 싶다며 고향을 떠나는 것을 후회할 것이라 말하며 헤어졌다. 계절조는 어느 곳에 가도 행복하지 못하다는 속담을 통해 원봉의 도시로의 선택이 올바르지 못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뻐꾸기(자신의 알을 산비둘기 둥지에 낳고 떠남)와 산비둘기(자신의 자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름)의 비유를 통해 원봉과 그 아들을 비유한다. 고향을 떠나지 않고 산골을 살기 좋은 마을로 건설하기 위해 애쓰던 송림은 태풍이 몰아치는 어느날 양을 구하려다가 산사태로 목숨을 잃게 된다. 이로 인해 그녀의 여동생이 언니의 유지를 이어간다. 도시를 동경하여 고향을 떠났던 원봉은 후회하며, 속죄의 뜻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자기아들을 고향에 정착시키기 위해 내려온다.
7. 명령 027호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월비단 창작단, 리상욱 극본, 정기모, 김응석 연출, 1986, 컬러 77분)
이 영화는 그 줄거리보다는 시종일관 반복되는 액션 격투씬이 풍부한 재미를 담고 있다. 남한 격투 영화들의 정교하면서도 트릭이 사용된 액션 장면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실제 무술을 통하여 그러한 장면들을 보여주는 흥미로움을 담고 있다. 매일 실전을 위해 훈련 중이던 한 소대가 작전명령 027을 전달받는다. 남쪽의 특수부대 타격 및 전력 약화, 참모부 습격 후 위치 파악을 3일만에 하고 돌아오라는 것이다. 열차 안에서 길남이가 남쪽 특수부대원들과 싸움이 붙어 정체가 탄로날 뻔 하자 기차에서 뛰어내림으로써 추격을 당하게 된다. 이후 산 속의 절에서 남한군과 한 차례 싸움이 벌어지나 복남이 외 몇 명은 태권도로 단숨에 무찌른다. 쫓아온 남쪽 군인을 우재는 홀로 유인하여 다른 일행의 탈출을 돕는다. 소대는 무사히 모두 빠져 나와 빗속에서 주먹밥을 나눠 먹으며 전우애를 다진다. 영천 시내에서 2차 접선을 위해 기다리다가 또 다시 큰 싸움이 벌어지고 시내를 빠져 나올 수는 있었으나 기차 위까지 따라 온 남한군을 상대하던 길남은 총에 맞아 죽는다. 접선 상대인 석류꽃을 만나 특수부대의 위치를 파악하지만 남한 군인은 영미의 정체를 알아내고 그녀를 뒤쫓는다. 자신의 신분이 탄로난 영미는 도망치다 총에 맞지만 간신히 일행을 만나 남한군대의 이동 경로를 얘기해 준 후 북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후 그들은 어둠을 틈타 특수부대를 습격하고 기밀서류를 빼앗는데도 성공한다. 하지만 퇴로 확보를 위해 탈취한 배에 모두 올랐으나 총에 맞은 조장(지휘관)은 남한군이 탄 헬리콥터에 올라타 그들과 함께 자폭한다. 무사히 전선을 넘어 돌아온 일행은 부장 동지에게 서류를 전하고,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의 죽음을 애도한다.
8. 보증 (2부작,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대흥단 창작단, 1987, 컬러, 165분)
이 영화는 북한의 자립 과학기술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과오가 있는 인물들에게도 기회를 줘서 조국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계몽성 또한 담고 있다. 1부는 과학관련 사업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원석해에게 과학 기술에 관한 문제가 생겨나 고심하던 중 박신혁이 그를 찾아가서 그의 연구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당의 힘으로 지원해주는 한편 과거의 과오로 고민하고 있는 허진성을 찾아가 자신이 당에 보증을 서줌으로써 그가 당과 수령에게 충성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2부는 박신혁의 보증으로 원석해는 불치의 병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기술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로서 공장을 다시 가동시킨다.
9. 조선의 별 (10부작,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백두산 창작단, 1980-1987)
북한 김일성의 1920,30년대 항일 활동을 그린 이른바 "수령 형상 창조 영화"의 대표작으로서 수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원된 대하물이다. 김일성은 이 영화를 통하여 만주 일대의 항일 활동에서 중국군과의 통일 전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항일활동을 주도한 인물로 묘사된다. 1부에서는 국내 공산주의자 출신인 김혁이 만주에서 김일성을 만나 감동하여 "조선의 별"이라는 노래를 짓는다. 2부는 김혁이 투쟁 도중 목숨을 잃고, 3부는 김일성의 지도 아래 막 생성되기 시작한 청년 공산주의자들의 모습을, 4부는 일본 관동군을 상대로 용감하게 싸우는 김일성의 위용과 인간미를, 5부는 일본군의 만주 침략에 맞서 싸우는 김일성 부대의 위용을 그리고 있다. 6부는 항일투쟁을 위해 조선 공산당은 중국 국민군와 합작을 시도하고 김일성을 항일 인민유격대를 창건하고 장군으로 우뚝 서는 모습을, 7부는 중국군과의 연합전선이 일본의 와해 공작으로 결렬되지만 김일성의 항일 유격대는 굳세게 남만으로 진출해서 승리한다. 8부는 1932년 일본의 노골적인 공세에 대항하여 김일성의 노선을 믿고 따르다가 장렬하게 전사하는 부하들의 충성심과 의리 등이 그려진다. 9부에서는 항일 투쟁을 위해 로흑산 지구에 진출했다가 일본군의 추격에 쫓기면서도 무사히 적진을 기적처럼 뚫고 돌아온 김일성 유격대의 모습을 그리고 있고, 10부에서는 김일성이 소왕산 유격대 근거지를 굳건하게 세우고 유격대와 인민들을 일치 단결시키면서 국내 공작까지 병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0. 군당 책임비서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왕재선 창작단, 홍진숙 극본, 리경진 연출 1987, 컬러 83분)
북한 노력동원 영화의 전형적인 작품. 마을에 새로운 군당지도원이 오게 된다. 그는 말을 잘 듣지 않는 아바이를 끌어들여 일을 하려고 한다.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바이를 강연회에서 강연하게 한다. 강연은 성공적으로 끝이 난다. 마을에서는 강바닥에 침몰한 트랙터를 꺼내기로 결정하다. 이는 작년에도 실패한 적이 있는 일이다. 강바닥에 차가 걸리고 꺼내는 데 실패한다. 이로 인해 공사를 중지하려는 것을 보고, 군당지도원을 돕는 사람들이 추위에도 불구하고 뛰어들어 트랙터를 꺼내려 노력한다. 군당지도원은 반장, 세포동무와 갈등을 겪지만, 반장과 세포동무의 심신을 단련시켜 일을 열심히 하게 한다. 그리하여 가을이 되어 풍년을 맞아 성공을 거둔다.
11. 춘향전 (조선예술영화촬영소, 1980, 컬러 155분)
12. 사랑 사랑 내 사랑 (신필림영화촬영소, 1984, 신상옥 연출, 컬러 1부 70분, 2부 94분)
춘향전에 기초한 내용으로 반상의 신분 제도를 인하여 사랑을 이루지 못한 양반과 기생의 이야기. 반면 신상옥이 북한에서 만든 "춘향전"은 "사랑 사랑 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1984년도 작품으로서 춘향전의 기본틀에다 해학적인 부분을 더 가미하고 노래로서 극을 이끌어 가는 일종의 뮤지컬 영화다.
13. 밀림이 설레인다 (6부작, 조선예술영화촬영소, 1997-1998, 컬러 각 약 70분)
"조선의 별"과 "민족의 태양"을 잇는 김일성의 항일 무장 투쟁에 관한 위용을 그린 연작물이다. 1부는 김일성과 김정숙이 항일연합 부대를 남패자로 집결시킬 계획을 세운 후 부대원들의 충성심을 그리고 있고, 2부는 관동군에서 남패자 토벌 작전을 위해 특수 공작원을 파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휘관 회의를 소집하여 관동군에 맞서 싸울 것을 결의하는 모습을 다루고 있다. 3부는 혁명군이 관동군에게 전면전을 선포하고 혁명군과 관동군의 전면전 모습을 그리고 있다. 4부는 관동군이 혁명군 토벌을 지휘하고 혁명군은 토벌대 소멸 계획을 세우며 김일성은 7,8 련대를 장백으로 출발시키지만 일제의 추격이 계속되는 고난이 그려져 있다. 5부에서는 관동군과 혁명군의 접전 끝에 혁명군이 승리하지만 김일성은 전투 태세를 늦추지 않음으로써 다른 부대원들을 감동시킨다. 6부는 김일성이 관동군의 토벌 작전에 대비해 혁명군 분산 전술을 구사하여 관동군과의 최후 결전을 위해 길을 떠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14. 붉은 단풍잎 (7부,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월비산 창작단, 1990-1993, 흑백 각 약 70분)
한국 전쟁을 둘러싼 음모와 첩보원들의 활약을 그린 일종의 첩보물. 1부는 1939년에 탄생한 붉은 단풍잎이라는 공작조는 미국에 건너가서 이승만의 특사를 처단하고 비밀 문건에서 전쟁 도발의 음모를 알게 되는 것을 시작된다. 2부에서 5부까지는 남북 분계선을 넘나들면서 이루어지는 각종 첩보 활동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으며, 6부에서 남한의 "5월 전쟁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단풍조의 대담한 활동이 펼쳐지고 이 과정에서 남한의 참모총장이 내부 권력 투쟁 속에서 제거되고, 7부는 붉은 단풍잎의 창설자 정항명의 용감한 활약을 그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15. 철길을 따라 천만리 (신필림영화촬영소, 1984, 컬러 110분)
해방이 되자 기관사가 된 승규와 한창호가 철도 수송을 위해 앞장서고 한창균의 아들 철수와 승규의 딸 승미도 대를 이어 철도원이 된다는 북한 노력동원 및 노동계급성 고취 영화의 하나다.
16. 금희와 은희의 운명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1975, 컬러 100분)
쌍둥이인 금희와 은희는 해방 후 남과 북으로 흩어지게 된다. 금희는 북의 미술가 부모 밑에서 훌륭하게 자라나고, 남에서 부랑아 생활을 하고 있는 은희를 생각하며 미국에 의해 분단된 조국을 걱정하면서 형제에 대한 연민의 세월을 보낸다.
17. 월미도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리진우 극본, 조경순 연출, 1982, 컬러 95분)
북한의 대표적인 전쟁 영화. 낙동강 전선이 인민군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인민군대가 작전상 후퇴하기 위하여 3일간의 여유가 필요한 시간, 월미도의 조선인민군해군 포대 4중대장 이태원은 전출명령에도 불구하고 월미도를 사수하기 위해 중대원과 생사를 같이 하기로 한다. 맥아더의 미군 함대와 비행기가 1차로 엄청난 공격을 해왔으나, 2문의 포로 공격을 막아낸다. 17세 처녀전사 이영옥이 중대에 배속되면서 많은 피해와 철갑포탄 지원 중단에도 불구하고 중대는 고향과 조국 방어를 생각하며 활력을 찾는다. 중대장은 정탐차 상륙한 미해병대 장교를 생포하여, 우리가 어떻게 침략자를 막아 조국을 지켜내며 싸우는가를 똑똑히 보라고 한다. 2일째 미함대의 공격을 막아내는 중에 많은 중대원이 죽고, 처녀전사 이영옥도 전사한다. 그러나 미군의 신형구축함 도크호를 침몰시키고, 또 다시 공격을 막아낸다. 3일째 공격을 막기 위해 1문 남은 포를 개활지로 이동하여 1조가 무너지면 다음 조가 나가서 쏘는 방식으로 결사항전을 결의하고 작별인사를 한 채, 기뢰병 윤석은 기뢰를 몰아 미 함선으로 향한다. 미함대의 엄청난 화력 앞에 무너지지만, 3일 동안 월미도를 지켜내고 모두 전사한다.
18. 꽃파는 처녀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백두산영화창작단, 김일성 원안, 박학, 최익규
연출, 1972, 컬러 130분)
해외에 알려진 북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였다. 꽃분이의 아버지는 지주의 등쌀에 못 이겨 일찍이 세상을 떠났고, 어린 동생 순희는 지주의 약탕관에 얼굴이 데어 소경이 되며, 기둥같이 믿고 살아가던 오빠까지 지주에게 항거하다가 잡혀간다. 설상가상으로 지주집에서 고역을 당하던 어머님마저 병들게 된다. 그러나 꽃분이 어머니는 딸만은 종살이를 시키지 않으려는 일념으로 빨래질과 망질을 계속한다. 한편 꽃분이는 어머니에게 약을 사다 대접하려는 갸륵한 심정으로 배고픔과 어려움을 이겨가면서 매일 꽃을 팔러 다닌다. 또한 앞을 보지 못하는 나이 어린 순희마저 어머니의 병이 빨리 낫게 하려고 꽃을 안고 거리에 나가 구슬픈 노래를 부르며 꽃을 팔려고 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꽃분이가 정성 담아 지어 논 약 한 첩도 써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다. 어머니를 잃은 꽃분이는 나이 어린 동생을 두고 700리 먼 길을 걸어 오빠를 만나러 감옥으로 찾아갔으나 그가 죽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꽃분이는 홀로 남아 있는 앞을 보지 못하는 동생을 두고 차마 죽을 수도 없어 천신만고 끝에 다시 고향에 돌아온다. 그러나 고향에서는 그가 떠난 뒤 배지주의 간계로 인하여 눈 먼 동생이 행방불명이 되고 필시 죽었으리라는 참으로 기막힌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죽었다던 오빠는 살아서 혁명활동을 하고 있었고, 우연히 산 속에서 눈먼 동생 순희까지 만난다. 순희가 배지주에 의해 산 속에 버려졌었다는 소식을 들은 마을사람들은 배지주를 응징하는데 나선다.
19. 길 (신필림영화촬영소, 리희찬 극본, 박성복 연출, 1984, 컬러 100분)
신상옥 감독이 남한에서 만든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극적 구조에 해방과 한국 전쟁의 비극성을 가미한 후 북한 당국의 충성심으로 귀결되는 작품이다. 주인공 연실은 남편을 징용으로 보내고 난 후 아들 인호를 키우며 홀로 살아간다. 어느 날 봉변을 당할 뻔할 때 철수가 나타나 그녀를 돕는다. 해방 후 남편을 찾기 위해 노심초사하며 어렵게 살아가는 연실에게 남편의 차가 제공되고 그녀는 차를 이용하여 물건들을 수송하며, 철수는 말없이 옆에서 인호가 중학생이 될 때까지 돕는다. 한국전쟁이 벌어지고 부상자를 병원으로 수송하던 연실이 전쟁터에서 우연히 남편을 만나게 되나 연실의 남편은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있었고 좌절한 연실은 남편을 순순히 놓아준다. 인호를 키우며 살아가는 연실에게 어느 날 옥희와 결혼을 앞둔 민호가 물에 빠진 어린이들을 구하려다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랑하던 아들을 잃고 연실은 차를 이용하여 수송 일을 계속하여 당으로부터 공훈운전사의 칭호를 받는다. 연실은 불행하기만 했던 자신의 일생이 비참한 것이 아니라 당으로부터의 보살핌이 있어서 현재까지 견디어 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20. 돌아설 수 없다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대덕산 창작단, 최부길 극본 연출, 1983, 컬러 77분)
북한 전쟁영화 중 인기가 있었던 영화. 한국 전쟁 중 갈매기 수색조가 미군 주둔 항구 시설의 기뢰를 폭파하려다가 여성조원 한 명만 남기고 전사하게 되자 이어 파견된 해군 정찰대와 살아남은 여성 소조원 1명이 힘을 합쳐서 항구에 부설된 기뢰시설을 폭파하고 상륙작전에서 인민군의 진격로를 열어 놓는다는 내용이다.
21. 달매와 범다리 (조선예술영화촬영소, 1981, 컬러 90분)
전장에서 무공을 세우고 돌아온 범다리는 달매와 결혼하려다가 돌궐족 첩자의 음모로 아버지를 잃고 역적으로 몰린다. 숨어살던 범다리는 돌궐족이 고구려의 무지개 기와를 없애려고 하자 달매와 범다리가 이를 알아채어 이들을 무찌르고 누명을 벗는다는, 오래된 과거 이야기를 현대적 맥락에서 응용한 영화다.
22. 은비녀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총련영화제작소, 1985, 컬러 105분)
해외를 배경으로 한 남북 간의 갈등을 묘사하면서 북의 체제 우월성을 말하는 전형적인 이야기이지만 남녀관계에 관해 "상대적으로" 대담한 묘사로서 많은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의 조선신보 분국장인 진석은 환갑이 되도록 딸과 같이 살고 있다. 아내는 20년 전 남한에 간 후 억류되었고 딸의 애인 명식은 장인을 편히 모시려 하지만 진석은 조국 통일을 알리는 내용의 기사만을 알리기를 고대하며 산다는 줄거리이다.
23. 님을 위한 교향시 (전후편, 조선예술영화촬영소, 1991, 컬러 165분)
19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전편에서는 당시 미국은 계엄사령관을 통하여 사람들을 무차별 살상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전남대 총학생장 박현중은 애인의 거짓말로 민주 항쟁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고 숨어다니면서 노동현장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체포된다. 그는 그 곳에서 죽은 동료들을 기리며 자책을 한다. 후편에서는 일제시 준하 5형제는 각각 항일투쟁을 하는데 둘째 이하 모든 동생들은 큰형 준하에게 항일유격대가 되기를 원하는 준하는 더욱 더 훈련만을 강조할 뿐이다. 그러다가 일제의 무차별 폭격으로 준하는 체포되어 죽음을 당하고 동생들은 유격대원이 된다.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준비론적 태도에 대한 비판과 즉각적인 투쟁을 역설하는 선동적인 작품이다.
24. 생의 흔적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대덕산 창작단, 1989, 컬러 130분)
서진주는 남편의 전사 후 개인의 안락이 아니라 후대에 삶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자신을 돌보아 준 리당비서가 연로하여 해임을 당하자 당을 찾아가서 그를 복직시켜 줄 것을 간청한다.
25. 소금 (신필림영화촬영소, 강경애 원작, 리희복 각색, 신상옥 연출, 1985, 컬러 135분)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만든 작품 중 대표작의 하나로서 해방 전 카프 계열 여성 작가인 강경애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봉식의 아버지는 악독 지주인 황둥이를 보호하려다가 공산당이 습격할 때 총에 맞아 죽는다. 봉식은 아버지가 죽은 얼마 뒤 장거리에 일제타도 삐라를 뿌리다가 일본영사관에 잡히나, 어머니 최순의 읍소로 풀려나게 된다. 그러나 최순의 실수로 봉식의 친구인 용정 여학생이 대신 잡혀가게 되자, 봉식은 반발하여 가출한다. 최순과 막내딸 봉녀는 황둥이네 식모로 머물게 되고, 황둥이 최순을 겁탈하다가 황둥이가 죽게 되자 최순은 감옥에 갇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최순은 황둥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중절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삭이 되어 석방 후 출산하게 된다. 아이를 죽이려고도 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모진 삶을 이어가는 최순 모녀는 삯바느질에 이어 명수네 유모로 들어간다. 오직 아들 봉식을 만날 꿈으로 어려움을 이겨나가며 돈을 모으는 최순 앞에 계속 시련이 닥친다. 봉녀와 갓난아이가 전염병으로 죽게 된다. 목을 매려다가 그마저 실패한 최순은 아들 찾기에 모든 희망을 건다. 안도현에 일본군대를 치는 조선군대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소금장수를 시작한다. 그러나 중도에 일본군의 습격을 받는다. 이 순간 항일유격대가 나타나 구출해 주고, 최순은 아들이 유격대원으로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최순은 "나는 이제까지 소금 안친 음식처럼 살았다. 이제부터 이 소금처럼 보람 있게 살아야지"하며 자신의 존재 의의를 다잡는다.
26. 열다섯 소년에 대한 이야기 (2부작, 조선예술영화촬영소, 1985, 컬러 150분)
조국의 중요성과 자립적인 개척 정신을 강조하는 영화로서 열 다섯 명의 어린이들의 용감한 모험담을 통하여 그것을 설파한 영화. 섬마을 어린이 15명이 포악한 섬주의 등쌀을 피해 돌섬으로 놀러갔다가 폭풍우를 만나 표류하다가 천신만고 끝에 섬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 곳은 무인도였다. 무인도에서 자급자족하던 그들은 사나운 곰을 만나 피해를 입지만 다행히 극단적인 위험은 피하고, 일행 중에 의견을 달리하던 무학이 뗏목을 타고 나갔다가 미국 배에 잡히지만 간신히 탈출한 이들은 이젠 스스로 배를 만들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27. 혈육 (전후편,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1979, 흑백 150분)
헤어진 가족들의 아픔에 관한 얘기이지만 잘못된 선택 또한 혈육의 정 때문에 일어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방 후 징용서 돌아온 준도는 아내가 죽고 가족이 흩어진 채 산다. 외아들 명진을 못 잊는 준도는 딸의 치료비를 위해 배를 탔다가 표류되어 북한으로 가게 되는데 그 곳에서 아들 명진과 큰딸 진옥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남한에 있는 아픈 연옥을 위해 준도는 눈물을 머금고 다시 남한으로 간다.
28. 공청원들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왕재산 창작단, 장광남 극본, 리경진 연출, 1989
컬러 85분)
김일성 숭배 영화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항일 투쟁에 관한 영화들은 김일성을 주도적인 지도자로 묘사하는데 그치곤 했다. 이 영화는 "수령 형상 창조 영화" 중 간접적으로 김일성을 내세우는 영화에 속한다. 김동진 공산주의 청년동맹일당이 일본군 수색대에 의해 소탕 당하는 과정에서 김동진을 비롯하여 3명이 가까스로 탈출하여 살아남고 나머지 동지들은 모두 죽음을 맞는다. 김동진은 수비대의 눈을 피해 숨어 다니면서 살아남은 동지들을 찾아 헤매다가 순남과 철규를 만난다. 어렵게 만난 세 사람은 김일성의 가르침 하에 동지애를 다지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다시 조직원을 구성하여 조직을 복구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조선인 통역관의 도움으로 동지였던 혁찬이 수비대에 끌려가 일본군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김동진은 병원으로 잠입한다. 그러나 수비대를 피해 도망가다가 부상을 입고 순남의 집으로 피한다. 왕진 온 여의사를 통해 혁찬이 혁명의지를 버리고 수비대에 투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수비대는 혁찬을 통해 남은 공청원 일당까지 모두 소탕하려고 한다. 김동진은 직접 광산에 들어가 광산청년들을 불러일으켜 다시 조직을 세워 공청조직을 튼튼히 하여 김일성을 찾아갈 것을 다짐한다. 다른 뜻 있는 청년들처럼 떳떳하게 살고 싶어하던 통역관과 여의사도 김동진 일당을 도울 것을 결심한다. 혁찬을 미끼로 남은 공청원들을 소탕하려던 수비대의 계획을 알아챈 김동진은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동지와 조직을 팔아먹고 변절자가 된 혁찬을 조직의 이름으로 처단한다. 통역관의 도움으로 토굴대가 저녁열차로 그 곳을 통과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토굴열차를 폭파시킬 것을 조직원들에게 제의한다. 그리고 열차 폭발을 계획대로 성공시키기 위해 김동진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수색대를 유인한다. 열차는 남은 동지들에 의해 계획대로 폭파시키지만 김동진은 수색대의 총에 맞아 죽는다.
29. 대동강에서 만난 사람들 (2부작, 조선예술영화촬영소, 1부, 김세륜, 장광남 극본 김길인, 리경진 연출, 컬러 60분, 2부 리희찬, 박창수 극본, 김길언, 김길하 연출, 1993, 컬러 50분)
평양 시내에서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나이든 사람들의 재혼에 얽힌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동강 여객선의 강선달 공훈선장은 평생을 대동강에서 보낸 사람이며, 승객들 모두가 한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강선달의 큰아들은(대동강 건설사업소 지배인) 서해갑문 노력동원 시 생명을 바친 젊은이의 홀어머니를 모셔오는 문제에 대해 가족회의를 연다. 형제들은 홀로된 아버지와 수철의 어머니를 아예 재혼시키자고 하여 양쪽의 의중을 떠보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싫다고 한다. 한편, 수철 어머니는 통일거리 건설장 지원물자를 가지고 대동강 여객선을 탄다. 대동강 여객선의 갑판에서 벌어진 노래잔치에서 선달선장과 수철 어머니는 호감을 느낀다. 강선장도 통일거리 노력동원에 잠시 지원하면서 극장에도 같이 가는 등 두 노인은 서로 가까워진다. 모래를 채취하는 배의 선장 동찬과 물스키를 타는 혜영은 서로 사랑하는데 혜영의 집 반대로 고민한다. 이를 알게 된 강선장은 큰아버지 역할을 하며 혜영과 그 이모(수철 어머니임)를 자기 집으로 초대한다. 선달선장의 집에서 만난 두 노인. 얼마 전, 선달선장의 큰아들에게 마음을 둔 사람이 있다고 말한 수철 어머니는 그 사람이 동일인(선장)임을 알고 놀라 뛰쳐나간다. (1부)
강선달 선장이 젊은이들의 사랑을 꽃피워 주려고 발벗고 나선다. 강선장은 혜영과 동찬의 문제를 풀어주기 위해 혜영의 부모님을 방문한다. 동생부부와 함께 가기로 약속했지만, 약속한 시간에 동생이 나타나지 않자 제수씨와 함께 가게된다. 뒤늦게 따라간 동생은 조복금 유치원 원장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강선달 선장이 동찬의 큰아버지가 아님을 밝힌다. 강선장은 제수와 앉아 멋진 신랑감만을 구하는 혜영 엄마를 설득할 작전을 세운다. 혜영의 부모는 강선장과 제수를 결혼할 사이로 오해한다. 혜영과 동찬은 강선장이 동찬의 큰아버지가 아님을 알리려고 집으로 온다. 혜영의 어머니는 동찬을 보고 마음에 들어하고 강선장의 아들부부도 등장하여 모든 오해는 풀리고 조복금원장과 강선장도 맺어진다. 해설은 대동강에서 만난 사람들은 당 어머니의 사랑으로 젊고 늙음에 관계없이 모두를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30. 도시 처녀 시집와요 (평양연극영화대학 청소년영화창작단, 장유선 극본, 김윤 연출 1993, 컬러 80분)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에 따른 갈등과 청춘 남녀들의 결혼에 얽힌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멜로 드라마로서 북한만의 특징 또한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북한영화학교 학생들의 작품으로서 급격한 줌의 사용이나 같은 쇼트들의 반복 사용 등 보다 빠른 방식의 영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으며, 북한의 인기 있는 청춘 송가도 반복적으로 나온다. 도시 처녀 리향은 평양의 피복공장 재단사이다. 리향은 옷공장의 으뜸가는 고급재단사이지만 기술에 대한 우월감이나 그 시절에 다른 처녀들에게 있을 수 있는 허영과 공명심을 버리고 성실한 땀과 노력으로 당을 받들어 가는 청춘들의 높은 정신세계와 꿈과 이상을 가진 근로청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인간적 향기가 풍기는 사람을 배우자로 찾으며 그런 사람을 찾으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모든 것을 바쳐 사랑하겠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농촌총각 성식은 협동농장 관리위원장을 하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 진짜배기 농사꾼이 되겠다는 청년이다. 성식은 "대를 두고 내려오는 우리 인민들의 세기적 숙망을 풀어주기 위하여 멀고 험한 길을 걸으시는 어버이수령님의 심려를 풀어드리기 위하여" 애쓰는 인물로 "수령과 지도자의 뜻을 관철하는 길"에서 긍지와 보람을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 성식은 자기의 한 몸보다 농기계에 메탄가스를 도입하기 위해 모든 정열을 다 바치며 태양열온실도 만들고, 부끄러움도 잊고 오리를 키우는 "오리대장"이다. 어느 날, 리향이 일하는 공장에서 농촌지원을 나간다. 은천농장의 모내기를 도우면서 리향은 성식을 만나고, 성식 어머니와 공장장 광호, 혜선 등의 후원 속에 둘은 가까워진다. 공장장 광호는 성식이 리향과 짝을 맺으면 능력 있고 성실한 공장일군 하나를 얻으리라는 계산에서 예술친선공연가 송구(핸드볼)경기에 참가하게 하고, 일부러 모내기 작업조의 짝을 지어주기도 하며, 성식의 어머니를 통해 리향에게 옷을 지어줄 것을 부탁하도록 요청하는 등 두 사람이 가까워지도록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성식이 고향을 떠날 생각이 없고 그 곳에 지상낙원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광호는 둘 사이를 더 진전시키지 말도록 부탁한다. 갑자기 냉담해진 성식의 갈등하는 마음을 모르는 채 성식의 마음이 변한 것으로 오해했던 리향은 뒤늦게 성식의 사랑을 알고 도시의 삶 대신 성식과 함께 하는 농촌의 삶을 선택한다.
31. 려단자의 옛상관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리성일 극본, 채풍기 연출, 1984, 컬러 90분)
북한 주민의 결속력 특히 노병과 현역병과의 관계에 대해 강조하는 작품이다. 정민 여단장은 옛날 자신이 근무하던 부대로 부임하는 길에 20년 전 자신의 옛 분대장이던 주현철 특무상사가 아직도 그 부대에 근무하는 것을 알고 놀라며 반가워한다. 주상사는 운전병으로 전쟁시기에 입대하여 3번의 제대명령에도 불구하고 군복을 벗지 않은 노병이다. 주상사의 군대에 대한 애착과 능력은 뛰어나지만, 정민 여단장은 옛 상관을 돕고자하는 마음에서 이제는 쉬며 아들과 함께 살라고 제대명령을 내린다. 주상사는 섭섭해하지만 부인은 잘되었다고 반긴다. 주상사의 부인은 여단장도 아는, 옛 085 차량의 운전병인데, 제대 후에 백설령 주상사를 찾아와 결혼했다. 여단장은 주상사의 군대에 대한 애정과 전우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군대에 계속 남고자 함을 알고 제대명령을 취소한다. 그리고 부인도 나이 들어 젊은 상관에게 경례하는 남편을 창피해 하던 마음을 버리고 군대에 남는 것을 인정한다. 주상사는 기뻐하며 후배들을 교육한다. 그는 아들이 결혼하기 위해 집에 오던 날임에도 불구하고 부대의 훈련에 참여하여, 해이해진 젊은 전사들을 깨우쳐 부대의 임무를 완수한다. 여단장은 주상사와 함께 옛 기억을 살려 함께 일한다. 훈련 후 아들의 결혼식에서 주상사는 며느리가 사준 양복을 입으라고 고집하던 아내와 딸의 권유를 뿌리치고 "백설령에는 별을 단 주현철보다 운전병 주현철이 필요하다"며 양복 대신 훈장이 주렁주렁한 군복을 입고 참석한다. 아내와 아들 딸은 아버지의 군복 앞에서 울음을 터뜨린다. "군복을 벗지 않는 노병 있어 조국강산은 강성철벽이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영화가 끝난다.
32. 민족의 태양 (5부작, 조선예술영화촬영소, 1987-1990, 1,2부 백인준 극본, 엄길선 연출, 3부 김희봉 작, 박찬성 연출, 4부 김희봉 극본, 박창성 연출, 5부 백인준 극본, 리계준 연출)
김일성 수령 형상 창조 연작물 중 "조선의 별"을 잇는 다음 시기를 그린 연작물이다. 1부 "준엄한 시련"은 반민생단 투쟁(일본 첩자들의 조직을 찾아내고 처벌하는 투쟁)에서 김일성의 과단성과 인격을 보여주고, 2부는 "대하와 거품"에서는 김일성을 음해하는 국내 공산주의자들과의 투쟁 모습, 모스크바로 밀사를 보내는 활동 그리고 김일성을 향한 만주국 장군의 존경 등을 그리고 있다. 3부 "광복의 봄"은 국내 공작을 하여 조국광복회를 창립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4부 "백두 밀영"은 밀영지 확보 투쟁을 통하여 튼튼한 근거지를 마련한 후 천도교 등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5부는 국내에 잠입한 김일성 부대원이 탄광에서 조직을 건설하는 험난한 과정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희생이 김일성을 향한 존경과 조국애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설파한다.
33. 북은 내가 치겠소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컬러 65분)
노력동원 영화의 일종이지만 예술 경연을 소재로 삼은 작품으로서 그들의 작업장 풍경 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각 작업장 예술소조활동 경연대회를 앞두고 목장대장은 목장예술소조활동에 뗏목작업장의 노래 잘하는 영삼이의 도움을 부탁한다. 그러나 경쟁심으로 가득 찬 뗏목작업소장은 음악에 전혀 재능이 없는 호철이를 영삼이의 해군셔츠를 입혀 정탐꾼으로 보낸다. 목장 예술소조활동을 보고 온 호철이가 목장대장까지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예술소조활동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하자, 뗏목소장은 경쟁심에 욕심을 내며 자신도 북을 치며 참여하겠다고 한다. 아울러 자신의 예술소조를 도예술단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도예술단에 있는 사돈에게 부탁하여 섹소폰 등 전문적인 오케스트라 악기를 모두 빌려온다. 뗏목작업장 청년들이 양들과 양치기 처녀들을 위해 다리를 놓아주려 하나 뗏목소장은 예술경연대회가 얼마남아 있지 않아 연습해야한다고 반대한다. 그러나 뗏목작업반들은 소장을 속이고 다리공사를 해준 후 함께 예술활동을 하면서 즐거워한다. 예술소조활동 경연대회에서 목장의 예술소조활동은 간단한 악기로 일하면서 노래하고, 목장대장까지 하모니카를 불며 예술의 대중화에 앞섰으며 그 활동이 정상화되었다는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한편 도예술단에서 빌려온 악기를 가지고 연주한 뗏목작업장은 호철이의 섹소폰이 제대로 소리가 나지 않아 연주는 엉망이 되고 웃음거리가 된다. 뗏목소장은 자기의 권위주의, 형식주의를 다 버리고 예술소조활동을 전문화하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예술소조활동의 참뜻을 이해하고 당의 방침대로 실정에 맞게 하게 된다.
34. 세 번째 금메달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최정찬 극본, 림창범 연출, 1990, 컬러 80분)
북한의 체육 모습과 우정과 경쟁을 그린 작품. 레슬링 선수인 동철은 4개월 앞둔 세계 레슬링 선수권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따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친한 친구이자 스파링 상대인 성길과 최종 시범경기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기 도중 동철은 팔을 다친다. 동철은 이전에도 상대 선수의 반칙으로 팔을 다친 경험이 있다. 의사협의회는 6개월 동안 안정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동철의 부상으로 성길이 금모래급 대회에 출전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오자 체육단에서는 성길을 참가시킨 것을 후회한다. 소식을 들은 동철은 병원을 뛰쳐나와 체육관에서 체력단련 훈련을 시작한다. 이를 막으면서 성길은 동철에게 그가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왔음을 알려준다. 아울러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말라고 한다. 실의에 찬 동철에게 팀 닥터(선희)는 요양을 권한다. 금메달 성취가 개인의 명예가 아니라 조국의 명예임을 깨닫고 동철은 이를 위한 방법으로 성길에게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는 길이 있음을 알게 된다. 동철의 요청이 받아들여짐에 따라 동철은 성길의 스파링 상대가 되어 성길에게 자신의 기술을 전수시킨다. 친구의 팔을 다치게 하고 그 친구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아 세계선수권 대회에 참가하게 된 성길은 많은 갈등을 하지만, 동철의 말을 받아들여 열심히 훈련에 임하게 된다. 청춘의 우정과 사랑도 조국에 바쳐 가리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훈련에 임한 끝에 선수권 대회가 열린다. 결승전에서 존 스테일(레슬링 선수권대회에서 동철에게 패한 선수)과 성길이 맞붙게 된다. 동철과 경기를 갖기 않게 된 존은 성길을 우습게 보고 자만한다. 결승전에서 성길은 동철이 전수해준 기술을 이용하여 경기를 반전시키고, 위기에 처했을 때 동철의 헌신적인 도움을 연상하면서 이겨내어 결국 역전승을 하게 된다.
35. 숲은 설레인다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조흥업, 홍길숙 극본, 장명복 연출, 1982, 컬러 82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산에 친구의 유언을 받들어 잣나무를 심고 가꾸는 고난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내용이다. 그 험난한 과정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려는 노력과 함께 "수령의 은덕"으로 극복해 가자는 선동적인 내용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매령산이라는 헐벗은 산에 잣나무를 심는데 여러 차례의 실패 끝에 온갖 정성을 들여 동물들이 찾아오는 보물산으로 만든다는 것이며, 그 보물산은 "울타리 없는 자연농원"이라는 수령의 교시를 받들어 노력한 보람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잣나무를 심고 가꾸는 한 개인의 인생 역정을 자전적으로 묘사했으며 친구의 딸에게도 올바른 정신(산골마을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심어주어 대를 이어 푸른 산을 가꾸는 것 또한 수령의 뜻을 이어받는 것임을 강조한다. 헐벗고 불에 탄 산이 미국의 폭격에 의한 것임을 부각하고 그것을 조국에 대한 헌신적인 충성심으로 극복해내자는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
36. 우리 대의원 (조선예술영화촬영소, 1987, 컬러 80분)
설미 어머니는 대의원이면서 주택관리반 반장임에도 불구하고 손수 구들장과 벽지를 수리한다. 안전원인 아버지는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아내를 위해 가정생활을 많이 도와준다. 하루는 부위원장인 설미 큰아버지가 오자 설미는 대의원인 어머니와 안전원인 아버지가 그 위치면 자신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을 안 쓴다고 불평한다. 설미는 큰아버지인 부위원장에게 부탁을 해서 대건설장에 가는 대신 영화배우 시험도 보지만 떨어지고 결국 판매직을 받게 된다. 친척이나 부모의 후광을 등에 엎고 개인의 영달만을 꿈꾸는 설미를 어머니는 자상하게 꾸짖고, 반성한 설미는 대건설장으로 향한다. 버스가 자주 오지 않아 인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본 설미 어머니는 포구를 건설하면 휘발유를 줄일 수도 있고, 인민들을 편리하게 할 수 있음을 해당기관과 부위원장에게 건의한다. 그러나 모두들 인민의 고충은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대의원이 너무 나선다고 핀잔을 주기만 한다. 한편 아파트 신축에 매달려 있는 부위원장은 아파트 주변에 자신이 살 호젓한 단독주택에 욕심을 내고, 아파트 신축이 거의 다 마무리될 무렵 그 단독주택에 살고 있던 할머니를 강제로 아파트로 이주시키려 한다. 그 할머니는 대건설장 노동자들을 위한 돼지를 키우기 위해 단독주택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이를 목격한 대의원(설미 어머니)은 인민을 위하지 않고 인민 위에 군림하여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형부를 비롯한 관리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대의원회의에서 설미 어머니는 인민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인민정권의 관리가 되자고 호소하며, 지금 시급한 포구를 건설하여 인민의 불편함을 최소화하자고 주장하여 대의원 만장일치로 의결된다. 이를 다 지켜본 부위원장인 설미 어머니의 형부는 자신이 지금까지 인민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걱정하지 못함을 반성하고, 인민을 먼저 생각하고 사랑할 때 "우리" 대의원, "우리" 위원장으로 불릴 수 있음을 깨닫고 앞으로 그렇게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37. 위대한 품 (2부,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왕재산창작단, 김영준 극본, 오병호 연출 1986, 1부 72분, 2부 74분)
한독당의 김구, 민주당의 이승만, 미국 군부의 하지와 피취, 북의 김일성은 격변하는 우리나라의 정세에 대해 저마다 자신의 입장을 이롭게 하려한다. 통일에 대한 원대한 꿈을 지닌 김일성은 남북연석회의를 주장한다. 김구는 공산주의와 미국의 지원을 얻은 이승만을 반대하며 독자적인 움직임을 갖고자 한다. 미국은 피취를 통해 김구를 안심시키는 반면 이승만을 밀어주기 위해 민심을 조작한다. 김규식은 연석회의에 참가하자고 김구를 설득하나 반대에 부딪치고, 평양행을 주장한 장현덕은 김구의 명령으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장현덕은 안창호의 누이 안신호의 아들 선남과 함께 북으로 탈출한다. 김구는 김일성의 특사를 만나 평양행의 의의를 듣고 김구는 결국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들 신과 서기관을 데리고 평양으로 향한다. 북연석회의는 성황리에 개최되고, 김구는 강초명의 환대를 받으며 머물게 된다. 김구는 그의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한 안신호를 만나게 되고 공산당이 인민의 힘으로 정치를 하고 있음을 듣는다. 또한 안신호의 어머니를 만나 김일성의 도움으로 살기 좋다는 말도 듣게 된다. 장현덕의 양딸 은실은 북으로 넘어와 먼저 북에 온 아버지와 재회하고, 김구를 만나 자신이 알고있는 미국(피취)의 계략을 알려준다. 김구는 강초명의 안내로 평양 시내를 구경하다 학교에 입학한 선남의 의젓한 모습과 가난한 농부로 열심히 사는 김일성의 조부를 보며 감동을 받는다. 드디어 김구는 김일성을 만나게 되고, 김일성이 한 민족 한 핏줄임을 강조하자 김구는 자신이 이곳에서 재생했음을 밝힌다. 연석회의에서 김일성은 반미구국의 기치 아래 당파를 뛰어넘어 진정한 인민의 통일을 이루자고 주창한다. 김구는 김일성에게 감동을 받아 미국과의 모든 인연을 끊기로 한다. 강초명을 비롯한 이들의 환송을 받으며 서울로 오나 결국 김구는 1949년 암살된다.
38. 인민교원 (조선2.8예술영화촬영소, 한상운, 허용삼 극본, 천상인 연출, 1964, 흑백 100분)
43번째의 아이들을 졸업시키는 교장은 옛날 모습을 회상한다. 평교사 시절 교장과 일본순사가 와서 공산분자의 자식이라고 동수를 퇴학시키라 강요한다. 교사는 동수에게 나라를 찾기 위해 애쓰는 혁명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길 바란다며 가정에서 개별 지도를 해준다. 학생들이 징용으로 끌려가게 되자 일본을 위해서가 아니라 조선을 위해 싸우겠다며 일본 순사를 넘어뜨리고 도주하는 제자들을 교사는 도와준다. 일본순사에게 핍박을 받지만 교사는 결국 해방을 맞이한다. 드디어 우리의 세상이 왔다고 사람들이 좋아한다. 토지개혁이 시행되고 지주와 백성들의 갈등이 시작된다. 앙심을 품은 지주가 쏜 총에 교장의 어린 딸이 죽음을 당한다. 교사는 지각하던 용식이네 집에 가서 가사일을 도와준다. 교사는 용식이와 이야기 도중 말썽꾸러기 승태지만 좋은 점도 있음을 인정해주라고 조언한다. 승태는 전학을 가게 된다. 교사는 공장에 취직한 졸업생이 제대로 적응 못하고 있다는 편지를 받는다. 교사는 제대로 가르쳐서 내보내지 못한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한다. 교사는 반 아이들에게 전학간 승태에게 편지를 쓰도록 한다. 편지를 전해주러 간 교사는 승태에게 열심히 노력하라는 당부를 한다. 휴가를 맞아 교사는 공장을 방문한다. 공장에서 제자와 같이 일하며 격려를 해준다. 이로 인해 정남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생산량을 부쩍 올린다. 정남이는 교사를 배웅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39. 자신에게 물어보라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왕재산창작단, 1988, 컬러 100분)
방목대장 산매(본명 체련)는 고등중학교 졸업 후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자원하여 8년여 기간 동안 목장에서 근무하던 중 언니로부터 도시로 올라와서 결혼하라는 연락을 받는다. 그러나 소조책임자는 그녀를 보내려 하지 않는다. 산매는 만일 자신이 소조책임자의 딸이라고 해도 도시로 보내지 않을 것이냐는 반문을 한다. 소조책임자는 자신들의 딸이 도시에서 일하는 것 때문에 답변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다음날 소조책임자는 친딸이라고 해도 당적 양심을 걸고 이 곳을 지키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산매는 말만 앞세우지 말고 도시에서 살고 있는 딸을 데려올 수 있느냐고 따져 묻는다. 산매를 사모하는 대호는 소조책임자에게 산매를 도시로 보내라고 말한다. 소조 책임자는 부인에게 딸 하나를 목장으로 데려가겠다고 한 후, 첫째 딸에게 말해보지만 거부당한다. 부인 또한 절대 반대한다. 소조책임자는 실망하며 목장으로 돌아온다. 일을 하면서도 둘째 딸이 내려오리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기다리는 전갈은 오지 않는다. 산매는 자신과 같은 젊은 여성들이 고통을 이겨내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반면 시골이 싫어 떠나서 도시에서 편안하게 사는 도시처녀들을 비하한다. 이러한 불평을 들은 대호는 시대의 속물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면서 진정한 숨은 영웅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고 충고한다. 어느 날 산매에게 소조책임자의 둘째 딸로부터 편지가 온다. 둘째 딸은 아버지를 괴롭히지 말라는 편지를 통해 산매를 꾸짖고 있다. 이를 알게 된 소조책임자는 편지를 불태워버린다. 아울러 산매에게 딸 대신 사과를 하면서 자신의 당적 양심은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진정한 숨은 영웅이 되지 못했던 산매는 소조책임자에게 사과하면서 용서를 구한다. 아울러 소조책임자가 딸을 데려오지 않아도 영원히 이곳에 살겠다고 말한다. 산매의 언니가 산매를 데려가려고 찾아오지만 산매는 언니를 혼자 도시로 보낸다. 어느 날 어린 여성이 목장을 찾아온다. 그녀는 소조책임자의 막내딸이었다. 이제 막내딸과 산매, 소조책임자는 목장의 건설과 발전을 위해 힘쓰게 된다.
40. 참된 심정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왕재산창작단, 설진기 원작·각색, 문정송 연출 1986, 컬러 65분)
진정한 당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는 전형적인 북한영화의 사례. 순심은 본인이 당원심사를 받는 날인데도, 강냉이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비를 무릅쓰고 강냉이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할아버지가 이를 보고 어서 가라고 한다. 춘심은 자신이 당원구실을 할 수 있을까하며 근심스럽게 말을 한다. 할아버지는 당원은 항상 당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참된 심정을 지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순심은 당원심사를 받기 위해 가던 중 비가 계속 내린다. 순심은 제방에 난 구멍을 발견한다. 작은 것이었지만 순심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혼자 막으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의 힘으로 어렵자 마침 지나가는 차를 세운다. 그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은 철수라는, 안면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철수는 제방의 구멍이 대수롭지 않다며 괜찮다고 하면서 당원심사를 받으러 떠난다. 순심과 철수는 2년 전 농장에서 만났다. 당시 철수는 운전사로 농장의 최순심 분조장을 도와주려 하였으나, 돌이 부족해 잘 되지 않고 일에 실수까지 하여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결국 돌을 얻으러 순심과 철수가 군 채석장까지 가나 철수는 포기하고 돌아오고, 순심은 회의중인 책임비서를 설득해 결국 돌을 얻게 된다. 결국 철수는 자신의 부족함을 부끄럽게 여기고 떠난다.
그런데 오늘의 당원심사 후보자에 순심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철수는 제방을 막고 있을 순심을 생각한다. 결국 순심이 나타나지 않자 책임비서는 무슨 일이 있을 것이라고 기다리자고 한다. 그때 책임비서에게 제방이 위험하다고 연락이 와 당원심사를 연기하고 모두 제방으로 간다. 제방에 있던 군인은 제방의 구멍을 한 여인이 초기에 잘 막아내어 제방이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보고한 뒤, 그 여인은 비옷만 남기고 사라졌다고 덧붙인다. 책임비서는 다시 당심사를 하기 위해 돌아가던 중 순심을 만나고 순심이 늦게 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결국 철수는 자신이 당원의 자격이 없다고 고백하고 순심이 당원이 된다. 당원의 "정치적 생명은 승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심장에 있다"라고 하며 당원이 된 순심은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41. 청춘이여 (조선 예술영화 촬영소, 리일철 극본, 전종팔 연출, 1995, 컬러 92분)
북한 내부 가정사의 한 측면을 엿볼 수 있으며, 여전히 남아있는 남녀에 관한 고정 관념의 개선에 관한 계몽성 영화. 아버지는 신문사 체육기자, 어머니는 유원지 책임지도원인 가정에 큰아들과 딸 다섯이 있다. 큰아들은 고구려 무예사 연구로 준박사 학위를 따야 하는 노총각 연구사, 큰딸 일옥은 축구, 이옥은 역도, 세옥은 농구, 네옥은 예술체조, 막내 오옥은 수영선수인 이 집안에 가장 큰 골칫거리는 큰 아들의 결혼문제다. 체육선수 며느리는 절대로 안 얻겠다는 어머니는 아들과 협력하여, 딸들이 가져온 며느리 후보의 사진을 보고 모두 체육선수라고 거절한다. 아버지는 부인과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 딸들이 운동하는 청춘거리에 나와 체육선수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나, 끝내 실패한다. 아들 기호는 고구려 무예 연구 차 대학습당에 갔다가 고구려 무예를 연구하는 태권도 선수 은경을 만나 가까워지고, 그녀가 수예사인 것으로 잘못 안다. 이 소식은 들은 어머니는 수예사 처녀 은경을 찾아 며느리로 삼겠다고 한다. 그러나 은경은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알고 기호에게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한다.
한편 기호는 은경이 태권도 선수임을 알고도 은경의 "수령과 조국을 위한 열정"에 감명을 받아 마음에 들어하며 만나 줄 것을 당부한다. 은경은 태권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여 "공화국 깃발을 날리면" 그때 마주하자고 한다. 기호는 고구려의 기상이 넘치는 논문을 통과시킬 것을 결심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이 만나는 처녀가 태권도 선수임을 알고 세계 태권도대회가 열리는 체육관으로 기호를 뒤밟아가 처녀와 아들과 떼어놓으려고 한다. 은경이 세계 태권도대회에서 우승하여 공화국 깃발을 휘날리자 어머니는 아들의 애인을 자랑스러워하며 낡은 사상을 깨고, 체육선수인 은경을 며느리감으로 인정한다.
42. 탈출기 (신필름영화촬영소, 최서해 원작, 김희봉 극본, 신상옥 연출, 1984, 컬러 105분)
신상옥 감독이 자신의 최고작으로 꼽기도 하는 북한에서의 대표작으로서 최은희의 허벅지가 드러나는 장면으로 북한에서 또 다른 화제가 되었던 영화. 생활력이 없는 노모와 처자를 간도 땅에 버려두고 집을 떠난 성렬이 "가족을 못 살리는 힘으로 어찌 사회를 살리겠냐"며 가족 곁으로 돌아오라는 편지를 보낸 친구 김군에게 자신이 떠날 수밖에 없었던 심정 및 과정을 해명하는 편지 형식의 구성 방식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1920년, 경성에서 고학을 하던 성렬은 고향에 계신 부친의 와병과 생활고로 결국 학업을 마치지 못한 채 귀향한다. 고향에서 성렬은 순사시험 대신 어려움 속에서도 땅을 개간하여 전답을 만든다. 그러나 마을아이들에게 글도 가르치고 땀을 흘리며 소박하게 살아갈 꿈에 행복해하던 것도 잠시, 개간한 땅은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팔리고 이를 분해하며 항의하던 부친은 일제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성렬은 노모와 처자를 이끌고 새 땅을 찾아 간도로 이주하지만 일제의 앞잡이를 거부한 탓에 지독한 가난을 피할 수 없다. 중국인 지주에게 도조를 떼이고, 병든 아들은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고, 구들장 수선, 대서소, 두부장사, 남의 집 빨래 등 세 가족이 잠시도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지만 제대로 끼니 이어가기도 버겁다. 출산한 며느리를 위해 호박을 구해오던 모친이 개에 물리는 큰 사고를 당하지만 보상도 못 받고 가난하여 치료를 받을 수도 없다. 분노한 성렬은 중국인 약방을 때려부순 죄로 일본 순사에게 잡혀가 졸지에 사상범이 된다. 감옥으로 호송되던 성렬은 ×단 조직에 의해 구출, 폭력단원이 된다.
43. 한 지대장의 이야기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왕재산창작단, 리종순 극본, 김덕규 연출 1966, 흑백 70분)
김일성 부대의 항일 유격대 전통과 항일 계급 투쟁 정신이 결합된 영화. 김일성 부대에 있다는 전제 위에서 1929년 가을 혜영은 중학교 교원으로 있는 아버지의 제자인 철만이 아버지를 찾아오자 함께 아버지를 기다리며 봉선화 노래를 부른다. 철만은 평소 "낡은 자본주의 사회는 멸망하고 노동하는 사회가 성공한다"라는 가르침을 준 혜영의 아버지를 존경한다. 그 후 철만은 독립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을 하게 되고, 두만강을 건너가 간도에서 일본에 대항해 운동을 벌인다. 일본인은 철만을 잡기 위해 혜영의 집에까지 찾아와 혜영의 아버지를 잡아가고, 혜영은 철만의 집으로 철만을 만나러 간다. 철만은 없고, 철만의 어머니만이 남아 있자 혜영은 철만의 어머니를 모시며 철만과 혼인하기로 결심한다. 한편 철만은 일본인에게 잡혀 옥살이를 하게 되나, 구사일생으로 풀려나 빨치산이 된다. 혜영은 철만의 편지를 받게 되고, 철만을 찾아 떠난다. 철만을 찾는 길은 고생의 연속이지만, 혜영은 자신도 혁명전사가 되어 사회주의를 위해 일하겠다고 결심한다. 한편 철만은 빨치산 운동 중 김일성으로부터 친서와 총을 선물받고 감격해서 눈물을 흘린다. 혜영은 고생 끝에 철만이 있는 부대를 만나 철만과 반가운 만남을 갖는다. 철만은 혜영에게 돌아가서 편안하게 기다리라고 하나 혜영은 자신도 혁명을 위해 싸우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빨치산 운동 중 철만은 적들에게 포위되어 부상을 당한다. 철만은 총상 중에도 "나에게 다른 길은 없다"라고 하며 김일성이 선물해준 총을 보며 다짐하고 부대는 다른 길을 찾아 이동한다.
44. 해운동의 두 가정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위웅용 극본, 리관암 연출, 1996, 컬러 93분)
북한에도 가장의 생활 방식에 따라 다른 가족들의 반응이 판이하다. 이 영화는 서로 대조적인 두 집안을 모습을 통하여 북한 사회의 단면을 엿보게 하지만 노력 동원형에 대한 선호는 여전하다. 봄이네 아파트에, 남편은 용접분야 박사이고 아내는 가수인 별이네 가족이 이사를 온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이사를 도와주는데, 정작 이사온 집의 남편은 그 자리에 없다. 남편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봄이네 집은 남편은 과학기술 분야 박사이고 아내는 특허발명품을 소개하는 강사이다. 봄이의 아버지는 무척 가정적이다. 오히려 직장의 일을 소홀히 하고 가정생활을 더 중요시하는 모습이 보인다. 물론 박사가 되기 전까지는 그렇지 않았다. 별이 엄마와 아빠가 봄이네 집으로 초대를 받아 음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별이 아빠와 엄마의 갈등이 시작된다. 가정적이고 처가에도 잘하는 봄이 아빠에 비해 별이 아빠가 일밖에 모르는 것에 대해 엄마는 불만을 털어놓게 된다. 왜 봄이 아빠처럼 살지 않느냐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공장 지배인이 봄이 아빠에게 "무니켈 용접봉" 개발을 이야기하면서 과학원으로부터 대출한 책을 주지만, 관심이 없는 봄이 아빠는 그 책을 이미 다 보았다며 지배인에게 돌려준다. 오히려 무니켈 용접봉을 개발하던 별이 아빠가 그 책을 참고자료로 삼아 용접봉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 무렵 별이 엄마는 지방공연을 가게 되고, 부부관계에 대하여 회의적인 메모를 남기고 떠난다. 별이 아빠는 별이를 돌보면서 용접봉 개발에 힘쓰게 되고, 인민반장을 포함하는 주위 여성들이 별이를 돌보아준다.
별이 엄마와는 반대로 봄이 엄마는 가정생활에 충실한 남편보다는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별이 아빠를 더 존경한다. 그리하여 남편에게 옛날의 헌신적인 모습으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남편은 옛날 이야기는 그만 하라고 뿌리친다. 지방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별이 엄마에게 인민반장은 별이 엄마가 더 행복한 여성이라고 말한다. 봄이 엄마 또한 별이 엄마가 행복한 여성이라고 말한다. 별이 엄마 또한 마음이 서서히 변하게 된다. 반면 이즈음부터는 가정생활을 중시하는 봄이 아빠와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남편의 모습을 원하는 봄이 엄마 사이에 갈등이 시작된다. 여러 실패 끝에 별이 아빠는 기존의 용접봉보다 열효율이 두 배나 높은 "무니켈 주철 용접봉" 개발에 성공한다. 발명품 전시회에서 봄이 엄마가 이 발명품을 소개하게 되고, 그 영광을 별이 엄마가 받게 된다. 축하 꽃다발을 들고 별이 엄마는 공장을 찾아 책상 위에서 잠든 자랑스런 남편을 만족스럽게 바라본다. 전시장에 나타난 봄이 아빠는 자신의 과거 생활태도를 반성하고 이제 개인적 사생활보다는 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가짐을 하게 된다.
45. 헤어져 언제까지 (신필름영화촬영소, 리희찬 극본, 박창성 연출, 1984, 컬러 100분)
북한의 체제 우월성을 남북 분단과 혈육의 맥락에서 풀어간 전형적인 영화. 서울이라는 자막 아래 직업안내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후줄근한 주인공 서기호는 친구 민수가 자신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소식을 한 남자로부터 듣게 된다. 남자는 기호를 민수가 살고 있는 프랑스로 데려간다. 프랑스 공항에서 민수를 만난 기호는 호화로운 호텔에서 묵게 되고, 민수에게 고마운 마음과 왜 자신을 여기로 오게 했는지 궁금해 한다. 민수는 기호에게 어릴 적 헤어진 딸의 이름이 서희란인지 확인하고, 민수의 딸일 것 같은 여자가 평양에서 온 서커스단 중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회상) 기호는 젊은 시절 평양에서 살았으나, 잠깐 돈을 벌러 서울에 올라가게 된다. 기호의 딸 희란은 아버지가 가는 것을 싫어하며 가지 말라고 붙잡았으나 기호는 오이를 주며 오이를 다 먹고 나면 돌아오겠다고 딸을 달래며 떠난다. 서울로 떠난 기호는 소식이 없자 기호의 아내는 희란을 옆집에 맡기고 기호를 찾아 서울로 떠난다. 기호의 아내는 기호가 경찰서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기뻐하며 뛰어가다가 차에 치어 목숨을 잃게 된다. 이때 삼팔선으로 나라가 두 쪽이 되고, 기호와 희란은 영영 이별을 하게 된다.
기호는 민수의 말을 듣고 희란이 자신이 애타게 찾고 있던 딸임을 확인하고 만나고 싶어하나, 서울에서 기호를 데려온 남자(대한민국 대사관직원)는 기호와 희란이 만나지 못하게 한다. 대사관 직원은 딸을 만나지 못해 병이 난 기호에게 희란을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로 데려가서 살면 되지 않겠냐고, 희란의 국적을 바꿀 것을 권유하라고 부추긴다. 기호는 드디어 희란과 만나고, 희란에게 같이 서울에 가서 살자고 하나, 희란은 자신의 조국을 배신할 수 없다고 거절한다. 자신이 이렇게 훌륭히 성장한 것은 "모두 수령의 은혜와 조국의 좋은 제도 때문"이라고 한다. 대사관 직원은 희란을 한국으로 데려가는 것에 실패한 것을 알고 기호를 납치해서 서울로 데려간다.
46. 겨떡과 금덩어리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교육영화제작단, 아동영화, 1972 컬러 20분)
어린이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만화영화로서 실질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정신을 계몽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욕심 많고 심술궂은 지주와 부지런한 머슴인 갑돌이가 살고 있다. 갑돌이는 지주의 말을 듣고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고 지주는 온갖 욕심을 부리며 재물을 모으고 머슴인 갑돌이에게 갖은 구박을 준다. 어느 날 많은 비가 내려 마을이 점점 물에 잠기게 되자 이들은 뒷산의 큰 나무로 몸을 피하게 된다. 갑돌이는 지주가 먹으라고 던져준 겨떡을 싸 가지고 피신하고 지주는 온갖 물건들을 가지고 피신하려다 금덩어리만 지니고 피신한다. 비가 며칠동안 내리고 온 마을이 물에 잠겨 나무에서 내려올 수 없게 되자 갑돌이는 준비해간 겨떡을 먹으며 지내고, 지주는 금덩어리를 가져온 것을 후회하다가 갑돌이에게 금덩어리와 겨떡을 바꾸자고 유혹하지만 갑돌이는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화가 난 지주가 갑돌이를 잡으려고 나무를 오르려다 물에 빠져 죽어 버린다. 물이 빠지고 지주가 없어진 마을로 내려온 갑돌이는 겨떡을 먹으며 열심히 자기의 일을 해나간다.
47. 누구의 잘못일까요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문화창작단, 김유경 극본, 사상준 연출, 아동(인형)영화 13분)
야옹이, 꿀꿀이, 깡충이가 공부를 한다. 그러나 야옹이는 공부는 하지 않고 머리 속에는 낚시하는 모습만 떠오른다. 이에 야옹이는 집에 계신 할아버지가 몹시 위중하셔서 집에 가 보아야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할아버지는 감기에 걸렸는데 감기약을 먹고 한숨 자려고 자리에 눕자, 이 틈에 야옹이는 낚시도구를 챙겨 낚시를 하러 간다. 공부를 하고 있던 두 친구는 야옹이 할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야옹이 집에 오게 된다. 그런데 이들은 감기약을 먹고 깊은 잠에 빠져있는 할아버지가 아파서 그런 줄 알고 의원을 모시러 간다. 낚시를 하고 있던 야옹이는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원을 모시러 가는 차를 뒤쫓아간다. 버스를 놓친 야옹이는 달리는 트럭에서 뛰어 내리고, 배를 타고 가다가 강물에 빠지는 등 가진 어려움을 겪다가 간신히 살아난다. 이미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의원과, 뒤늦게 온 야옹이는 할아버지가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오자 어이가 없어 서로 쳐다만 본다. 야옹이는 친구들에게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따지자 애초에 거짓말을 한 사람은 바로 자신임을 깨닫고 반성을 한다.
48. 쇠도끼와 금도끼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영화창작단, 차계옥 극본, 리찬걸 연출, 아동(만화)영화, 1985, 19분)
병든 어머니 약값을 구하기 위해 나무를 해서 팔아 끼니를 때우는 가난한 외동이는 부자집에 살고 있는 지주에게 어머니 약값에 쓸 돈 10푼을 꾸고자 한다. 그러나 지주는 꾸어주지 않고, 나무를 해서 마련한 돈마저 빼앗는다. 어느 날 외동은 어머니 약값을 위해 나무를 하러 숲으로 가서 쇠도끼로 나무를 찍다가 연못에 쇠도끼를 빠뜨린다. 쇠도끼를 빠뜨린 외동이는 연못가에 주저앉아 슬피 운다. 연못에 살고 있는 금붕어와 금붕어의 어머니는 외동이의 슬피 우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지 살피기 위해 물 밖으로 나온다. 외동이가 연못에 도끼를 빠뜨려 울고 있다는 말을 들은 금붕어는 어머니에게 외동이의 사연을 말한다. 금붕어의 어머니는 자신의 집에 있는 금도끼를 외동이에게 주라고 이야기한다. 금붕어가 금도끼를 외동이에게 주나 외동이는 도끼가 자신의 것이 아님을 말한다. 외동이의 정직함을 칭찬하며 금붕어는 금도끼와 쇠도끼를 외동이에게 준다. 금도끼를 받은 외동이가 집으로 돌아와 금도끼로 나무를 찍자 갑자기 좋은 집과 옷으로 바뀌어 부자가 된다. 외동이가 부자가 된 소식을 들은 지주는 외동이 어머니에게 부자가 된 방법을 듣는다. 지주는 자신의 아들 막동이를 헌옷으로 갈아 입힌 뒤 외동이가 한 대로 쇠도끼를 연못에 일부러 빠뜨린다. 금붕어는 막동이가 빠뜨린 쇠도끼를 주나 막동이는 자신의 도끼는 금도끼라고 말하고, 금붕어에게 금도끼를 받아간다. 지주는 기뻐하며 금도끼에게 자신의 집을 큰집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나, 금도끼는 지주의 집을 모두 부셔 버린다. 지주는 처절한 최후를 맞게 된다. 전래되어 오는 동화 "금도끼 은도끼"와 비슷하지만 설정과 계도성이 더 강하다.
49. 공화국이 걸어온 승리의 45년 (조선기록영화촬영소, 1993, 컬러 30분)
북한 사회의 45년 간 모습과 김일성과 김정일의 행적을 그린 것으로서 북한정권 창건 당시 행사에서부터 6.25전쟁, 천리마운동 등 분단 이후의 45년 역사를 당시의 필름으로 편집하여 북한정권의 위대함을 선전한 영화이다(정부수립과 관련한 김일성의 업적 소개, 6.25전쟁을 미국의 침략전쟁으로 소개, 6.25전쟁 중 김일성의 업적 소개 : ① 6월 26일 방송에서 전쟁의 승리를 위하여 모든 힘을 총동원하라고 명령, ② 최고사령부 직무관에서 총알과 수류탄이 날아오는 중에도 작전에 임함, ③ 불빛과 총알을 뚫고 승용차를 타며 승리를 이끌었음, ④ 전쟁뿐만이 아니라 후방의 인민들도 돌봄 등) 그 다음에는 전후 복구건설을 위한 김일성 업적 소개 (대안전기공장 / 황해제철련합기업소 현지지도 등).
"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고 당신이 없으면 민족도 없다"는 노래와 함께 김정일을 소개하며 주체혁명이 대를 잇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이 전쟁 이후 김일성과 김정일의 힘과 노력으로 복구사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선전하는 자료로서 시대 흐름에 맞추어 전반부는 김일성의 젊을 때의 사진과 장면들로 구성되었으며, 후 반 부에서는 김일성의 노후 모습과 김정일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갈수록 김정일을 부각시키며, 김일성의 특별한 자녀교육과 배려로 주체혁명의 대를 잇고 있음을 강조한다. 영화 중간 중간에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으며, 복구 작업에 훌륭한 역할은 한 북한 사회의 영웅들이 나와 "김일성의 자애로움과 인민을 생각하는 마음"을 증언하고 있다. 무작위적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지 않지만 일반 남한 국민들의 의식 수준과 찬양 일변도의 선전 영화에 대한 거부감을 고려한다면, 북한을 알기 위한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50. 조선가요 화면노래 반주곡 (총련영화제작소 80분)
화면노래반주실(노래방)용으로 만들어진 북한의 대중가요를 보여주는 영화(노래가 나올 때마다 관련 북한 현실이 화면 배경을 이룸. "길동무", "옹헤야"(민요, 풍년에 대한 흥겨움과 수령님에 대한 은혜와 농촌의 도시화를 노래하는 노래로 개사한 것), "신고산 타령"(민요), "내 고향", "우리의 소원"(우리의 소원은 통일, 자주, 민주로 3절), "영천 아리랑"(민요), "아 내 조국", "봉선화", "고향 하늘", "경치도 좋지만 살기도 좋네"(민요), "조국을 노래하네", "평북녕변가"(민요), "웃음꽃이 만발했네", "어머니 생각", "새타령"(민요), "귀속말"(멋진 총각을 흠모하는 여자들의 노래), "단풍이 붉게 피네", "금강산에 선녀들이 내린다 하지만"(나라 잃은 여인에게는 금강산도 아름답게 안보이며 국권이 회복되면 아름다진다는 내용), "사랑 사랑 내사랑"(이도령과 성춘향의 사랑이야기), "사회주의는 우리거야", "다시 만납시다", "노래하자 대동강", "군밤타령"(민요) 등. 노래마다 촬영장소가 나와 그 지역의 모습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북한 음악을 이해하고 즐겨 부르는 노래를 함께 불러 볼 수 있는 자료로서 북한의 지리적 환경과 평양의 광경 등이 배경화면으로 잘 나와있다. 특히 리듬과 가락이 민요는 많이 들었던 음이고 대중가요는 남한의 트로트 곡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