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을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들이 있는가 하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들도 있다.
산길도 그러한 듯 하다
걷고 싶은 길이 있는가 하면
그저 걸어야 할 길이기에 걷는 길도 있다.
오늘(11.26) 걸어야 할 길이 그러하다.
금년 5월 태종대에서 출발한 치악산 둘레길 원샷 도전이 결국 금대삼거리에서 멈추고,
9월 태종대에서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까지 왕복하고 남은 구간인 금대삼거리에서 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까지 35km를 오늘 걷기로 한다.
세 번째 치악산 둘레길 완주를 올해 안에 끝내기 위해서는 어차피 걸어야 할 길이기에…
이것이 일종의 결벽증에 가까운 의미없는 행동이란걸 알면서도…
금대교에서 바라보는 일출…
일출은 시적인 따뜻한 감성으로 바라보는 현상이지만
과학의 차가운 이성으로 바라보는 일출은 반복되는 지구의 회전일뿐이다.
지구가 한 바퀴 돌아 제자리에 왔을 뿐이며 그래서 우리의 일상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제자리이지 않을까…ㅎ
금대삼거리에서 15km지점, 반곡동 소공원에서 첫 휴식을 취하고...
행구동 카페거리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관음사를 지나며 큰 입석 앞에 놓인 제물을 본다.
이 사람은 무엇을 그토록 간절히 구하였을까….
며칠 전 끝난 자녀의 수능시험 때문이었을까….
설마 국가대표 축구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간구한건 아니었겠지…. ㅎ
바위와 제물의 연상에서 엉뚱한 철학적 사유를 해본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을까 아님 인간이 신을 창조한 것인가?
나는 후자의 입장에 선다.
인간이 지닌 심리적 오류 중 확증편향의 경향성 때문에…
사람들 마음속에 신은 제각기 다른 표상으로 자리잡고
비록 한 자리에 모여 ‘믿습니다!’ 를 외치지만 각기 다른 것을 믿기 때문이다
(이건 저의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임을 말씀드리오니 오해 없으시길…..)
둘레길 원주구간에는 일년 사이에 많은 새집들이 들어서고 있다.
몇 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
구룡야영장은 겨울캠핑을 즐기는 캠핑족으로 카라반에는 차들이 빼곡하다.
똑같은 길일지라도 다른 시각과 다른 생각을 하면서 그 길을 걷는다면 그 길은 새로운 길이다.
(이건 분명 나만의 도그마이지만...)
앞으로도 치악산둘레길은 수 차례 걸어야 할 길이니 이렇게라도 합리화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역사적으로 강림면 부곡은 태종 이방원이 두 번을 찾아왔고,
치악산 일대는 세종때 여섯 차례 강무가 이루어진 산으로 가히 왕의 숲길이라 할 수 있으니
치악산둘레길은 '걸어야 할 길'이기에 앞서 '걷고 싶은 길'이라 강변하고 싶다.
그리고 내년에도 난 이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첫댓글 치악산 둘레길
단순히 걷는길보다 역사와 함께 하면 더 좋은데
태종 이방원 외 마을과 마을을 연결해 걷는길이라 생각이듭니다.
수고로운길 잘봤구요
일간 연락 드리겠습니다
내년에 둘레길 걸을땐 방장님 말씀대로 역사적, 문화적 탐사를 해봐야겠네요^^
조만간 제가 전화드릴께요...
목표하셨는 그 길 잘 마무리 하시기를...
수고가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