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이탈’은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금값 폭락해도 세계 투자자들의 ‘핵심 자산’으로 선택받는 이유- 프레지던트 온라인(일본)
■ 투자자 "달러는 믿을 수 없다"
1월 26일, 금 선물 가격이 트로이온스(31.1035그램)당 5,000달러를 돌파했다. 29일 도쿄 시간, 5600달러 직전까지 급등했다. 월초 대비 상승률이 30%에 육박했다. 데이터가 수집될 수 있는 기간 이후에 처음이다. 그야말로 사상 최고 가격에 도달했다.
그 배경에는 세계 기준 통화인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 하락이 있다. 특히 1월에 베네수엘라 위기와 그린란드 위기가 연이어 발생했다. 그 어느 때보다 트럼프 정책의 위험성이 뚜렷해졌다. 이렇게는 달러를 믿으라는 말이 무리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해왔던 국제 질서가 무너져 가고 있다. 달러 표시 국채를 매도하려는 투자자가 늘면서 달러 하락이 뚜렷해졌다. 달러를 대체할 안전 자산으로서, 무엇보다 금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결과, 세계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의 ‘달러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달러 약세가 진행됐고, 그 반대로 금 가격이 급등했다.
■ '워시 쇼크'로 금값이 급등락
올해 들어 백금(플래티넘)과 은 가격도 급등했다. 일부에서는 아직 저평가된 귀금속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인 달러 하락에 대비하려는 투자자도 있다. 예측이 어려운 트럼프 정권은 아직 계속될 것이다.
다만, 급격한 가격 상승이 지속된 점을 감안하면 금 가격 변동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케빈 워시 씨가 FRB 의장으로 선임된 소식으로 금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도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달러에 대한 신뢰가 계속 낮아진다면, 역상관 관계인 금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 금이 오른 것이 아니라 달러가 떨어진 것이다
과거 금 시세 흐름을 되돌아보면, 제1차·제2차 세계대전 등 세계 정세가 급격히 불안정해진 시점에서 가격 상승이 뚜렷해졌다. 일부에서는 현재 그와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금의 가치는 일정하다고 생각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금은 물질로서 매우 안정적이다. 산화해서 녹슬지는 않는다. 그만큼 가치도 안정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금에 끌리게 된다. 기원전 1300년대에 사용된 투탕카멘 마스크가 아직도 금색으로 빛나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옛날에 주요 국가들의 통화 발행량은 그 나라의 금 보유량에 따라 정해졌다. 가치가 일정한 금 보유량에 따라 통화를 발행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돈의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려 했다. 금 가격 상승이 금 자체의 가치(우리 생활에 주는 이익)가 상승한 것은 아니다. 거래에 사용되는 주요 통화인 미국 달러의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그 반대로 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세계 중앙은행과 주요 투자자들은 달러 가치 하락을 더욱 우려하게 되었다.
이를 명확히 보여준 것은 올해 1월 다보스 회의에서 캐나다 카니 총리의 강연이었다. 카니 씨는 “오래된 질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세계 정치·경제·안보의 중심을 담당하던 시대는 끝났다. 그는 그렇게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 달러 가치를 계속 훼손하는 트럼프 대통령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그 경제와 군사력을 바탕으로 일독의 전후 복구를 지원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글로벌화 가속을 주도했다. 미국은 다자간 자유무역과 경제 연계를 추진했다. 국제적인 경쟁 규칙도 정비했다. 이 모든 것은 달러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2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가치관을 크게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힘으로 서반구를 마음대로 움직이며 에너지와 희토류 같은 광물 자원을 자유롭게 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특히 유럽 국가들에 대한 비판은 강렬하다. 이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가치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리먼 쇼크 이후, 미국은 세계적인 금융 위기를 막지 못했다. 그 결과 달러에 대한 신뢰가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법에 기반한 세계 질서를 무너뜨렸다. 또한 연준에 금융 완화를 시행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그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으로 인해 달러에 대한 신뢰 하락이 가속화되었다.
■ 러시아와 중국의 금 '폭구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각국이 보유한 외환보유고의 가치는 감소한다. 미국의 제재로 달러를 사용할 수 없게 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최근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러시아, 중국 등 대미 관계가 악화 추세에 있는 국가들은 금 보유량을 늘렸다. 리먼 쇼크 이후, 중국인민은행은 추세적으로 금 보유를 늘렸다.
2017년에는 우크라이나 문제로 경제 제재를 받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 구매를 늘렸다. 터키 중앙은행도 외환보유 비중을 외화 준비금에 비해 높였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러시아의 대형 은행 등에 경제 제재를 가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국제자금결제시스템인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 접근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하는 신흥국이 늘어나고 있다. 달러 대비 달러 이탈이 한층 가속화되면서 금 수요가 더욱 증가했다. 지난해 9월, 폴란드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75개 국가·지역의 중앙은행 중 약 30%가 금 보유를 늘릴 방침이라고 한다. 작년 중국의 금 보유량은 정부가 발표한 2,303.5톤을 넘어선 5,500톤에 달했다는 추정도 있다.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이고 달러 신뢰 하락에 대비해 금 보유를 늘리는 중국의 방침은 명확하다.
■ 정부·은행뿐 아니라 개인의 수요도 증가
현재로서는 금 공급량이 안정적이다. 전 세계 금광산의 연간 생산(채굴)량은 약 3,500톤 수준이라고 전해진다. 산업용 금 재활용을 포함하면 공급량은 약 5,000톤에 달한다.
그 가운데 중앙은행이 금을 구매한 양은 연간 채굴량의 3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신뢰도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금 구매 증가로 투자 수요도 높아졌다.
개인용 보석류 등 실수요도 증가했다. 인도에서는 봄에 열리는 종교 의식(악샤야·트리티야) 시기에 금을 사면 길조라고 전해진다. 2024년, 인도 정부는 금 관세를 인하했고, 개인 구매가 늘었다.
중국·중동 등에서도 금을 사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에서는 국내 금 거래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실적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있다.
■ 트럼프 정책이 지속되면 '달러 이탈'이 진행될 것이다
1월 30일, 뉴욕 금 선물은 전일 종가에 비해 한때 12% 하락했다. 금 가격 급등에 대한 조정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FRB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워시 씨는 과거에 양적 완화(QE)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 결과, 미국 금리가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가 매수되며 반등했고, 그와 동시에 금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앞으로 금 가격 전개를 고민할 때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침이 어떻게 변할지이다. 현재 트럼프 씨의 지지율은 침체된 편이다. 1월 하순, 여론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38%로 하락했다. 미네소타 주에서의 강경한 이민 단속에 대한 반발이 늘어났다.
지지를 늘리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미국 제조업의 복구를 조속히 실현하겠다고 주장할 것이다.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은 그 전조처럼 보였다. 쿠바에 대한 압력도 강화돼 서반구 지배 체제를 견고히 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 대한 제재 및 관세 정책을 확대할 우려도 있다.
당분간 트럼프 대통령이 법 질서를 중시하는 정책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본다. 이민 정책을 미세 조정하는 만큼, 대외 정책은 강경해질 것이다. 미국의 정책 리스크 상승에 따라 달러에 대한 신뢰가 더욱 낮아질 우려가 있다.
■ 장기적으로 보면 금 가격은 '상승' 신호
앞으로도 중국과 신흥국의 금 구매는 늘어날 것이다. 중국 최대의 금광 회사인 자금광업그룹은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사업을 확대했다. 1월 하순에는 캐나다의 금광 회사인 알라이드 골드 코퍼레이션도 인수했다. 앞으로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그에 따라 금 가격이 한 단계 상승할 것을 예상한 전략일 것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책 수정을 지적하거나 충고할 수 있는 경제·통상·안보 전문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1기 정권과의 주요 차이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달러 이탈도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린란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덴마크 연금 기금 아카데미 카펜션은 월말까지 보유하고 있던 미국 국채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순수한 위험 분산을 위해 달러 표시 자산을 처분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대응이나 보복 조치로 미국 국채 매각을 시사하는 국가가 등장할 우려도 있다. 달러는 추세에 따라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과거 대규모 분쟁이 발생했을 때에 비해 금 가격 상승률이 아직 낮다는 지적도 있다. 변동성을 동반하면서도 달러 신뢰도 하락의 반작용으로 금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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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베 아키오 / 타마 대학 특별 초빙 교수
1953년 가나가와 현 출생. 히토츠바시 대학 상경학부를 졸업한 뒤, 제일관업은행(현 미즈호은행)에 입행. 런던 대학 경영학부 대학원 졸업 후, 메릴린치 사 뉴욕 본사 파견 근무. 미즈호 종합연구소 수석 연구원, 신슈 대학 경제학부 교수, 호세이 대학원 교수 등을 거쳐 2022년부터 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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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대학 특별 초빙 교수 마카베 아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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