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반짝이는 별들 중에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광성(自光星)이 있고 다른 별빛의 반사를 받아 빛을 내는 타광성(他光星)이 있는데, 별들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현상이 바로 별빛이라고 했다. 어린애가 세상에 태어나면 울음소리로써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듯, 별들은 세상에 태어나 빛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별빛 속에 별의 정보가 다 들어 있었다. 별빛을 분석하면 별들의 구성성분과 나이를 맞출 수 있고 별들의 생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천체를 관찰하는 전자눈은 천체분석 프로그램이 장착되어 있고, 천체를 관찰하는 즉시 분석자료가 정리되어 나타났다.
그러한 자료를 활용하여 별이 생성된 나이라든가 에너지의 구조까지 정확하게 짐작케 한다고 하는데, 우주에 태어난 별들 중에는 아직까지도 자신의 존재를 다 알리지 못한 신성(新星)의 숫자도 자꾸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바꾸어 말하면 별이 태어나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빛을 발하여 우주를 통과하며 빛의 항해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도 자신의 빛이 우주 끝까지 도달하지 못해 자신의 존재를 우주에 다 알리지 못한 별들도 수두룩하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자신의 빛이 우주 끝까지 도달하기도 전에 이미 그 별의 수명은 끝나버린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육안(眼)으로든 망원장치를 이용하든, 현재 관찰되고 있는 별빛이 찬란한 별이라도, 그 별은 빛만 나타나고 있을 뿐 실제 그 별은 수명이 다하여 우주에서 모습을 감추어 버린 지 오래 된 별도 있다고 한다.
별은 사라지고 그 별의 허상만 바라보고 있다는 이치였다. 우주에는 이렇듯 허상만 보여주고 있는 별들도 무수히 떠 있다고 한다. 우주에 태어나 영겁의 세월동안 빛을 발하며 반짝이는 별들은, 자신의 빛이 우주를 통과하기도 전에 생을 마감하고 마는 별들의 운명이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에서 지금 아무리 영롱하게 반짝이는 별빛도, 보석처럼 찬란한 빛을 발하며 아름답게 떠 있는 별도, 이미 실상은 사라지고 허상만 남아 있는 유령별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우리들 영혼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컸다.
우주 전자눈을 이용하면 멀리 떨어진 별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현상처럼 정밀탐사가 가능했다. 별의 표면에 솟아난 산이나 사막이나 바다 같은 자연의 경관도 지상의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관찰할 수 있고, 그 별에 존재하는 물질이나 생명체의 현상들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며 관찰할 수 있었다. 어떤 별에는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현상도 보이고, 어떤 별에는 특이한 광물질들만 가득 채워진 별도 보이고, 어떤 별은 얼음으로만 꽁꽁 얼어붙은 별이 보이기도 했다.
전자눈에는 가상공간 프로그램이 장착되어 있어 전자눈에 비치는 세상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가상현실 체험을 통해 실제와 같은 느낌의 체험이 가능했다. 가상공간에서 전자눈에 비친 세상을 탐방하고 그 세상의 물질을 손으로 만지고 그 세상의 땅을 발로 걸으면서 직접 느낌의 체험이 가능하기도 했다.
유영장의 천체관측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별 중의 하나가 소미심이라는 이름을 가진 별이었다. 표면이 온통 얼음으로 덮여 있는데, 얼어있는 얼음의 형태들이 아주 다양해서 마치 이방지대의 만물상을 보는듯 했다. 마치 얼음 바위를 정교하게 조각해서 세워놓은 듯 얼음 만물상들은 저마다 독특한 이미지와 표현으로 관찰하는 재미를 더하게 만들었다.
어떤 얼음 바위들은 인파의 군중들이 몰려 있는 모양을 하기도 하고, 어떤 얼음 바위들은 기괴한 괴물들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모양을 하기도 하고, 어떤 얼음 바위들은 우주의 뜻을 전하는 철학적 상징들이 무수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모양을 하고 있기도 했다. 소미심이 얼음별은 한마디로 그냥 차가운 얼음으로만 덮여 있는 별이 아니라, 차가운 얼음을 통해 따뜻한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미있는 별이었다.
전자눈과 연결되어 있는 가상공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소미심이별 표면의 가상현실 공간에 직접 접근해 보았다. 가상현실로 접근한 소미심이별 표면이지만 금세 살을 에는 추위가 밀려왔다. 영하 60℃이하의 추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몸이 얼어붙고 오돌오돌 떨려서 동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사이버 운영자를 불러서 도움을 청했다. 사이버 공간 운영자는 에스키모나 입고 다닐 법한 두터운 털외투를 입혀 주며 따뜻한 열이 발생하는 태양석을 외투의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그러자 무서운 추위가 물러가고 견딜 만했다.
사이버 운영자는 실존의 인물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프로그램에 의해 설정된 가상의 인물이며 사이버 영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털외투나 태양석도 현실의 물질이 아닌 가상의 물질이었다.
가상현실의 기온에 의해 내 몸은 추위를 겪고 가상현실의 물질들을 이용해서 내 몸은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사이버 운영자의 도움으로 몸이 따듯해진 나는 가상공간의 소미심이 별 표면을 거닐면서 얼음 만물상을 만져 보고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탐색했다. 얼음이 녹으면 커다란 호수가 만들어지고 긴 강줄기가 흐르고 망망대해의 바다가 탄생할 것 같은 거대한 빙하의 세상이 소미심이별이었다.
전자눈으로 관찰한 너스욤이별은 생긴 것부터가 재미있었다. 별의 모습은 마치 양말처럼 생겼고, 그것은 별이라기보다 우주에 떠 있는 괴상한 암석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듯했다. 그러나 이 별이 인기가 있는 것은 별의 생긴 모습도 재미있지만, 그 별에서 일하는 인조인간들의 일하는 모습들을 관찰하는 재미도 컸다.
너스죱이별은 생긴 것은 괴상하지만 크기는 샤르별의 100배에 달하는 거성(巨星)이고, 그 별에는 무엇보다 우주타운 건설에 필요한 각종 우주자원이 풍부했다. 그래서 샤르별에서는 너스좀이별에 인조인간들을 파견해서 상주시키며 우주타운 건설에 필요한 자원을 채굴하여 실어나르고 있었다.
인조인간들이 직접 화물용 우주왕복선을 운행하며 너스욤이별에서 채굴한 자원을 우주타운의 산업공단으로 실어나르는 장면을 목격하는 일도 가능했다. 전자눈을 통해서 너스좀이별과 우주타운을 오가는 우주왕복 화물선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고, 우주왕복 화물선에 실려있는 산더미 같은 자원들도 전자눈으로 확인하는 일이 가능했다.
우주 전자눈을 통해 인조인간들이 멀리 떨어진 별에서 자원을 채취하느라 일하는 모습들을 보니 그토록 열심이고 부지런할 수 없었다. 잠시도 한눈을 팔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인조인간을 발견할 수도 없었고, 쉬고 있거나 딴청을 피우는 인조인간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저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쉬지도 않고 반복해서 부지런히 수행하는 인조인간의 모습들이 대견했다. 바라는 꿈도 대가도 없이 주인들을 위해 쉬지 않고 봉사하는 인조인간들의 단순한 삶의 모습이 내 마음을 찡하게 울리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인조인간들의 어떤 모습에서도 불만이나 지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안도의 숨을 내 쉴수 있었다.
너스좀이별에서 인조인간들이 밤낮없이 채굴한 자원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너스좀이별에서 일하는 인조인간들의 모습은 인간개미들이 일하는 모습과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인조인간들이 일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개미들이 합심으로 먹이를 물어 나르는 장면 같기도 하고, 우주판 노예들이 동원되어 열심히 일하는 모습 같기도 했다.
어찌 보면 측은하기도 하고, 어찌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어찌 보면 재미있게도 보이는 인조인간들의 일하는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4차원 문명세계의 특이한 장면이었다.
우주공간의 멀리 떨어진 별에서, 마치 여왕벌을 위해서 평생을 헌신하고 희생하는 일벌들처럼, 샤르별의 신천지 건설을 위해 힘든 노동에 종사하는 인조인간들은 과연 무엇을 얻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으며 충성과 봉사를 마다하지 않고 있을까하는 생각도 곰곰이 가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인조인간들이 열심히 일하는 표정에는 어떤 원망도 괴로움도 나타나지 않았고, 힘들어하거나 피로에 지친 모습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떤 인조인간의 일하는 모습에서도 힘차고 활기차며 생동감이 넘치는 표정만 읽을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고 가벼웠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삭막한 별을 찾아가 우주건설에 필요한 자원을 실어 나르기 위해 여념이 없는 인조인간의 개미군단을 바라보며, 4차원 문명세계의 진면목을 바라보는 듯 했다.
전자눈은 이처럼 우주공간에 멀리 떨어진 천체를 관찰할 수도 있었고 인조인간들이 샤르별 인류들을 대신해서 우주를 오가며 자원을 실어 나르고 열심히 일하는 장면들을 관찰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우주 전자눈으로 천체들을 탐색하다가 또 다른 재미있는 별을 발견했다. 별 전체가 백사장의 모래사막으로만 덮여 있는 모래별이었다. 모래별은 끝없이 이어진 지평선까지 온통 백사장의 사막으로 덮여 있고 모래로만 이루어진 낮은 능선의 산들이 여기저기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바위나 암석이나 흙은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는 백사장 모래밭의 세상이었다.
돌멩이나 이물질 하나 섞이지 않고 결이 고운 순수한 모래로만 이루어진 백사장의 세상... 그 신비한 별을 쉬지 않고 자세히 관찰하면 아주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람도 공기도 없는 모래별에서는 파도처럼 모래 결이 일어나서 밀려왔다 밀려가기도 하며 모래 산들이 사라졌다 새로운 모래 산이 나타나기도 하며 모래 산이 움직여서 장소를 이동하는 모습까지 발견되기도 했다. 모래 산의 모양도 변하고 위치도 변하며 때로는 하나의 모래산이 여러 개로 분열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모래가 움직이는 현상은 그 세상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현상이라기보다는 자연의 현상에 불과한 장면이겠지만 처음으로 대하는 눈은 신비한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외에도 천체관측소의 전자눈으로 수많은 우주의 은하계와 별자리와 별들을 관찰하며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우주의 신비한 현상들을 관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주의 신비한 현상들을 발견할 때마다 마음속은 온통 신비감으로 물들기 마련이지만 아무리 신비한 현상이라도 우주 속에 존재하는 자연의 현상이요 본연의 모습일 뿐 특별한 의미조차 부여할 이유는 없었으리라.
천체관측소에서 우주를 관찰하는 자체만으로 불가사의하게 느낄 수 있는 현상들은 부지기수였다. 평소의 생각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상들이 우주 본연이란 이름으로 우주 속에서 발생하고 있었고, 벗겨도 벗겨도 의문이 풀리지 않을 미스터리 현상들이 태연하게 진행되고 있는 우주의 공간이기도 했지만, 불가사의하고 미스터리한 그 자체가 우주스러움인 것을 속 좁은 분석력을 동원하는 자체가 우스꽝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6 <4차원의 현상과 초월적인 삶의 세계 1> - 박천수著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나도 인조인간으로 쓰일까?
ㅠ.ㅠ
감사합니다
신선이십니다 ^^
감사합니다
@그릿 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인조인간 이라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다보면 그냥 댓가없이 일만하는 인조인간으로만 남아있을까요
지구도 찬란한 문명에서 쇠퇴했듯이 인조인간의 반란은 없을지~
네 안전합니다
인류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 도와주는 인조인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