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활동하는 타카페에서 게임팁 게시판에 팁으로 올라온 게시물 내용에
운지천 이라는 클래식한 일베 용어를 사용한 회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틀전쯤 운영진에 신고를 했죠.
기본적으로 고인모욕에 해당하는 표현이니까요. 그리고 오늘 그 회원의 게시물에 대한 경고가 주어졌고
확인해보니 해당 게시물은 지워졌더군요.
그런데 신고 할 때 부터 좀 특이했던게 신고 대상에 대해 사실 그렇게 화가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직업상 학생들을 접하고 있는데 별 악한 성향이 없는 평범한 아이들도 '빨간당 좋아 민주당 빨갱이' 하는 이야기를
아주 오랜기간동안 듣고 있어서 그런 표현들이 개인의 성향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는걸 은연중에 체득했던 탓인것
같습니다.
제가 역대 대통령 중 MB를 가장 싫어하는 이유가 개인의 야욕을 위해 젊은 세대들을 오염시키는 작업을 너무 효율적으로
해냈다는 점인데요. 개인적으로는 트라우마에 가까운 일이 그인간이 대통령이던 시절 아키에이지 에서 격었던
전문가의 작업으로 보이는 정치성향 길드의 득세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너무 기니 기회가 되면 이야기 하고..
그즘에 접한 사건이 바로 게임중 파티원이 사망할때 "oo이 운지 했어?" 라는 채팅입니다.
저 역시 아무 생각없이 살던때라 '운지했다는게 뭐죠?" 라고 물었는데 바로 전직 대통령의 사망을 비하하는 그런 말이었습니다.
설명해주던 사람도 좀 멋쩍었는지 "그렇게 말하는 애들이 많아요"하고 말았었죠.
그런데 그 이후 아키에이지가 핫하던 시절 해당 게임에 안기부, 국가정보원, 전땅크.. 등의 이름을 가진
길드들이 게임을 접수하다시피하고 "광주는 폭동이다" 라고해야 사냥터 가는길을 열어주는 막장상황들을 직접 격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의심스러워서 그 길드들이 따로 만든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당시에는 게임 홈페이지 자체에서 만들어준 방들이 있었습니다.)
참 놀라웠던것이 마치 상장기업의 홈페이지 같이 체계적이고 정갈한 모습이었습니다.
~~회의 일정공지, 각종 게시판 탭 구성, 신규 접속자용 게시판, 회원용 게시판의 엄격한 구성...
그전의 어떤 게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업무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멋진 홈페이지 였습니다.
그걸 본 이후 저는 지인들에게 말했습니다.
"친일하던 그들이 지금은 게임을 주 매개로 어린 아이들을 새로운 친일파로 만들려고 한다."
..
그러고 친구들 한테 골수 좌파 같은 취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 찐 보수인데 말이죠.
그리고는 지금이네요. 확증편향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예상대로의 상황이라 거기에 물든 사람이 밉기 보다는
알만한 놈들이 거품같은 권력하나 가져보자고 아이들을 망쳐버린것 같아 그놈들에게 참, 많이 졸라 화가 납니다.
선한것 따위 관심 끊은 지금에 조차요.
그래서 제가 신고했던 그 '일베용어 사용 회원'의 글이 삭제 되고나서 그 회원이 작성한 게시물을 검색해 봤습니다.
그 회원의 아주 많은 게시물들은 전부 이런 내용 이었습니다.
' 이거 어떻게 하는거에요?, 아 고맙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되네요.
~~모드 참 재미있어요, 아 그건 이렇게 하면 되던데요, 이번엔 제가 해본 경험으로 팁을 올려 볼게요.
골치 아픈 영주들은 그냥 운지천 해버리면 되더라구요.......'
하....
(음주중 글 올려서 죄송)
첫댓글 근데 아이들이 쓰는 단어가 기상천외하게 오염되어있어요. 다 게임과 커뮤니티에서 습득한거고요. 가장 많은 애들이 하는 게임 롤 말할것도 없고 관련 사이트 특히 남초커뮤 전부다 뭔가 좀 공격적인 언행이 많은것같아요.
딴거보다 롤이랑 일부 bj, 남초커뮤가 애들 다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롤도 많이 했고 방송도 마니 보고 남초인 알럽에 들어오며...)
공격적인거 정말 공감합니다
혐오표현을 넘어서 욕부터 박는게 아예 기본값이 돼버린듯 해요
어느정도는 공감하고 어느정도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공감포인트 : 무분별하게 단어를 사용하다보니 일베용어를 별생각없이 사용하는 애들이 늘었고, 그런 애들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자기편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늘었스빈다.
문제는 그 단어들이 진짜 찢재명, 빨갱이 등등.. 일베놈들이 좋아할 단어들이 많다는 거지요. 이찍남, 이대남 같은 단어가 늘어 예전같진 않지만, 대신 성향별 갈라치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지요.
비공감포인트 : 사실 예전이 더 심했다고 봅니다. 2010년즈음의 학생들이 제가 느끼기엔 가장 거칠었습니다. 욕도 더 많이하고.... 그 애들이 요즘 20대 중후반쯤 되겠군요.
부끄럽지만 제 세대엔 '엠창' 부터해서 패드립이 꽤 있긴 했네요
어른들이 잘해야할거 같습니다
요즘애들이 더 나쁜표현을 많이 쓰는건 아니라는점은 공감합니다. 술먹고 쓴글이라 전달력이 많이 떨어졌는데(술 때문인겁니다) 근거 없는 정치적 편향성으로 오염되었다에 방점을 찍고싶었던 ㅜㅜ
놀이 문화에 스며들어 이승만이나 전두환 같은 막장을 옹호하는 논리와 편견을 심는데 성공한 느낌..
하지만 막상 그런 인식을 가진 MZ들은 평범한 사람들로 보인다는데서 오는 무력감 같은거 말이죠.
며칠 전에 지하철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애들이 지나가면서 그러더라고요. "민주당이 압승했대. XX 이제 우리나라 망했어."라고. 이 친구들이 대충 어떤 영향을 받고 자라고 있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정치와 근대사 교육의 부재와 교육자들의 정치적 양극화도 이런 상황의 토대가 된것 같습니다.
또래와 놀이집단에서 형성된 의식들은 쉽게 공유되고 이내 개인의 내면에 자리잡기 되니 정치적 방향성이 형성되기 이전을 노리는 전략은 끔찍히도
효율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