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또 한해를 보내며, 송년모임을 핑계로 이런저런 술자리가 많은 때이지요.
좀은 과장된 얘기같지만 1년에 마시는 술의 절반을 이맘때 마신다더군요.
엊그제 절친한 학창시절 친구 몇 놈과 어울려 송년 술자리를 하였습니다.
건배!, 몇순배 술잔이 비워지니 자연스레 마누라 이야기가 안주가 됩니다.
잠자리를 같이 한 기억이 언제인지 모른다는 각방지기인 "한지붕 두가족"
늙어 웃목 밥술이나마 얻어 먹겠다고 일찌감치 꼬리를 내린 "엄처시하족"
직장을 핑계로 아예 거처를 마련해 따로 떨어져 사는 "주말부부,월말부부"
그런가하면 사실인지 아닌지 이런저런 이유로 이혼하고 혼자인 "나홀로족"
"야! 허당아, 너는 학창시절에도 범생이었으니, 부부생활도 범생인가본데,
그리 원만하게 장수하는 비결이 뭐냐?, 도대체 마누라에게 어찌하는데...?"
"이런 바보같은 놈. 그것을 말이라고 하니?, 부부사이에 비결이 어디 있어?
너는 [마누라는 평생 웬수요, 자식은 평생 부담]이라는 말도 모르고 사니?"
"얘들아!, 얘 말하는 색깔좀 봐라, 그래서 그게 어떻다고?, 무슨 뜻인데....?
마누라가 평생 웬수라면, 늘 서로 으르렁대면서 살아야한다는 뜻 아니냐?"
"이놈 정말 형광등일세. 예수님께서 뭐라 말씀하셨니?, [웬수를 사랑하라]
즉, 마누라는 평생 웬수인데 어찌 하겠어?, 평생 사랑하는 수 밖에.....ㅉㅉ"
친구놈들에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기실 저라고 용빼는 재주가 있겠습니까?
웬만한 것은 못본척 모르는체, 두리둥실 속으로 삭이고 넘어가는 수밖에요.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는데 부부사이는 아닌 것 같지요?
세 살 때까지의 행동양식이 일평생 동안 유지된다는 격언일진데 말입니다.
옛날 신혼 초에는 그런대로 예의를 지키려 하고 매너를 의식하던 마누라요.
부러 애교도 떨고 상냥하게 말하며, 출퇴근시에는 따뜻한 인사도 건넸지요.
밥을 먹을 때도 소리나지 않게 조심하고, 평상 옷매무새도 단정하게 했구요,
안 좋은 모습을 보이지않으려 신경쓰고, 흐트러진 자세를 보이지 않았지요.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데, 세월이 문제인지 남정네들이 그리 만들었는지?
1년, 2년, 10년, 20년이 지나면서 신혼 초의 매너는 서서히 무너져 내립니다.
입을 벌리고 하품을 하는가 하면, 출퇴근 때의 인사는 생각나면 하는지, 원~
주위에 누가 있든 없든 반말을 하기도 하고, 핀잔에 짜증에 신경질을 냅니다.
잠재되고 포장되었던 원래의 모습이 세월이 흐르면서 겉으로 나타나는지요.
가면서 부부 사이는 빛이 바래고 지루해지고 나태해지고 매력이 없어집니다.
물론 신혼 초의 아름답던 모습, 좋은 관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을겁니다.
그러나 부부라면 오래오래 살아도 변치 않는 그 무엇이 있었으면..........?
(이번 송년모임에서 다수의 의견은 주말부부가 제일 좋다고 하더군요. ??!!)
안산에서
허 당입니다.
첫댓글 ㅎㅎㅎㅎㅎ ... 그렇군요 ..... 님의 글을 보니 참 다양한 부부가 많으네요 ...저희는 떨어져 지낸적이 없어서 .. ㅋㅋㅋ...그런데 변하지 않고 신혼의 여자로 있다면 ? ....오히려 부담 천만이 될것 같은데요 .... 그 긴장감을 우예 견디라고요 .. ㅋㅋㅋ .... 안그렇습니까 .. ^^*
술 많이 먹으려구 주말부부 ...... ㅎㅎㅎㅎ ...적당히 즐기는 음주 문화가 건강에 좋습니다 ....^^*
어찌되었든 부부연을 매듭없이 잘 풀지 못하면? 다음 생에도 또 악업으로 만나 풀게 한다하는 설법을 듣고는, 되도록 이승에 인연을 좋게 맺으려 노력하지만.....
ㅎㅎㅎ
듣고보니 그러네요.
ㅎㅎㅎ 가끔 보는 것이 더 좋아~~~ㅛ....편해서~~~~ㅎ
부부란~ 살가운 "정속에 사는 거랍니다. 내(남자)혈육의 씨를 주고 인고의 세월을 마주하다보면 이브자리속 "방귀"냄새도 좋다고 해야 하거늘~ 뭐시기여!~ 허당님은 허당일쎄 그래유 ㅎㅎㅎ 꿈도 야무진 세월의 뒤안길을 서성이고 있으니~ 허허! 황혼으로 가는 세월을 누가 감히 아름답다 하였나이까...
출퇴근때의 인사는 생각나면 하는지..원,,,,그대목읽고 많이 웃었어요..... 울남편은 " 다녀올게" 라는 말 가끔 안하고 휭나가버립니다,,,,나역시도 가끔씩 잘다녀오라는 인사 하기싫으면 안합니다 ....
올만이우.후후^^*잘 있습니까.?잊고 살만하면 나타 나시는구료..후후^^*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건필 하십시요..
마누라는 마주누우라의 뜻인데.... 요즘 마누라는 마주누우면 겁난다고요
웬수를 사랑하라.... 나는 날마다 죽이며 사랑한다...... 또한 죽는게 사는거라는 걸 나는 안다 *^^
님들의 글을보니 우리부부 지극히 정상? 이구나 ㅋ ㅋ